정치

[서해성의 박학다설] 한국말 속 일본말들을 어쩔 것인가

지혜롬

tbs3@naver.com

2018-07-06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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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성 작가
서해성 작가
  • 내용 인용시 tbs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18. 7. 6. (금)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서해성 작가

    [서해성의 박학다설] 한국말 속 일본말들을 어쩔 것인가

    ▶ 김종배 : 우리시대의 지식광대 서해성 작가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서해성 : 안녕하셨습니까?

    ▶ 김종배 : 조금 전에 무적의 댓글을 진행을 했는데요. 93**님이 ‘땡땡’, 저희가 댓글 소개해 주면서 무슨무슨 ‘땡땡’ 님이 이런 댓글 달았다, 이렇게 했는데, 땡땡도 일본말입니까?

    ▷ 서해성 : 네. 일본말입니다. 물방울무늬를 얘기할 때 나타나는 동그라미라는 뜻입니다.

    ▶ 김종배 : 93**님이 땡땡도 일본말입니다. 일제 잔재입니다, 이렇게 지적해 주시는 문자를 보내주셨네요. 알겠습니다. 시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서해성 : 시정.

    ▶ 김종배 : 시정도 일본말입니까?

    ▷ 서해성 : 네. 일본식 한자.

    ▶ 김종배 : 나 오늘 진행 못해. 진행 못해.

    ▷ 서해성 : 바로잡으면 되겠죠.

    ▶ 김종배 : 그냥 해 주세요. 오늘 그러니까 일본말 잔재, 오늘 이 이야기죠?

    ▷ 서해성 : 그렇습니다. 문장을 하나 읽어보겠습니다. 제가 지어왔습니다, 문장을요. “삐까번쩍한 기라성 같은 와꾸 좋은 카수들이 간지나게 왔다리 갔다리하고 있는데 땡땡이 입은 사람이 꼬붕을 데리고 와서 가오를 잡고 무대뽀로 만나자고 땡깡을 부리길래 쿠사리를 줘서 내보냈다.”

    ▶ 김종배 : 왜 이 문장을 만들어 오셨는지, 저는 이해를, 다 일본말이잖아.

    ▷ 서해성 : 네. 조사하고 연결조사를 빼면 100% 일본말입니다.

    ▶ 김종배 : 그래요?

    ▷ 서해성 : 네. 그런데 문제는 한국인들이 이 말을 다 알아듣고 있다는 점입니다.

    ▶ 김종배 : 다 알아듣죠.

    ▷ 서해성 : 네. 얼마나 일본말이 우리 일상에 깊이 침투해있는가 하는 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단지 일제강점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뒤에도 이런 일본말들이 계속 수입되어서 들어왔던 것입니다.

    ▶ 김종배 : 그 뒤에도? 남아있는 게 아니라?

    ▷ 서해성 : 단지 남아있는 것만이 아니라 63년도 이후 일본과 수교를 하고 그러면서 죽어있던 일본말이 살아나기도 하고, 또 새로운 일본말들이 들어오기도 하고, 그러면서 이렇게 되었는데, 정말 지금 이 문장에 제가 일부러 써왔습니다만 이 말에서는 일본어가 주인 행세를 하고, 우리말이 뒤에 따라붙는, 이런 형국이지 않습니까?

    ▶ 김종배 : 그렇죠. 조사만 우리말이고, 그렇죠?

    ▷ 서해성 : 네. 그러니까 이게 여기서 일본말을 하나하나 소개, 잔재를 하나하나 소개한다고 하는 것은 죄송스럽습니다만 거의 무의미하다 할 정도로 많습니다.

    ▶ 김종배 : 그러네요.

    ▷ 서해성 : 네. 그러니까 그렇게 하기 전에 정말 이 교통방송에 있는데, 교통방송 정찬영 대표님께 말씀을 드려가지고 매일 단어 하나씩이라도 정확하게 일본말 넘어서기 운동 같은 것, 이런 것들이 가장 그래도 교육적 효과가 가장 높지 않을까? 그래서 1년에 한 300개 정도는 일본말을 극복해보는 거죠.

    ▶ 김종배 : 좋죠.

    ▷ 서해성 : 차라리 김종배 코너에서 그걸 하나 진행하시던지, 그건 2분, 3분이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 김종배 : 왜 저에게 그렇게 시련을 주세요, 또 이렇게? 그렇지 않아도 진행 힘들어죽겠는데, 진행하면서 쓰는 단어가 일본 잔재인지, 아닌지, 이걸 다 또 자기 검열을 해야 되는 거잖아요.

    ▷ 서해성 : 그렇죠.

    ▶ 김종배 : 힘들어.

    ▷ 서해성 : 방송용어에 아주 일본말이 많죠.

    ▶ 김종배 : 그렇죠.

    ▷ 서해성 : 영화제작이라든지 방송용어라든지,

    ▶ 김종배 : 사실 그리고 언론 쪽에도 일본말 잔재 엄청 많아요.

    ▷ 서해성 : 네. 너무 많죠. 보도라는 말이 우선 일본식 한자입니다.

    ▶ 김종배 : 인쇄 쪽도 그렇고,

    ▷ 서해성 : 방송이라는 말도 일본 한자입니다.

    ▶ 김종배 : 방송도?

    ▷ 서해성 : 네. 그렇게 없던 말을 만들어낸 걸 가지고 우리가 일본제 한자라고 인식만 하면 되는 거고요. 안 쓰자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건 아니고, 그런데 문제는 우리말이 있는데, 지난번에 김종배 선생님 얘기하셨잖아요. 우리말이 있는데 일본말을 쓰고 있는 것, 그건 추방해야 된다는 거죠.

    ▶ 김종배 : 그렇죠. 그런데 아까 읽어주신 문장을 번역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아마 애청자 여러분들 벌써 다 뜻은 전달이 됐을 것 같은데,

    ▷ 서해성 : 뜻은 전달됐지만 그래도 우리 한국어 방송인데, 일본말을 버린 우리말로 한 번 번역해볼 필요가 있겠죠. 이건 거의 번역 수준입니다. 그러니까 반짝반짝 빛나는 별 같은 잘생긴 가수들이 왔다 갔다 하고 있는데, 물방울무늬 옷을 입은 사람이 아랫사람을 데리고 와서 젠체하면서 막무가내로 만나자고 생떼를 쓰기에 면박을 줘서 내보냈다, 이게 우리말입니다.

    ▶ 김종배 : 우리말 번역하면 이렇게 되는 거예요?

    ▷ 서해성 : 네.

    ▶ 김종배 : 그런데 그러면 여기에 아까 읽어주신 문장에 들어있는 일본단어들은 조금 이따 한 번 검토를 하겠는데, 기라성도 일본말이에요?

    ▷ 서해성 : 전형적인 일본말입니다. 기라라는 그 말은 한자에도 없는 말이고요. 반짝이다라는 그 말을 일본식 한자로 붙잡아놓은 겁니다.

    ▶ 김종배 : 그래요?

    ▷ 서해성 : 네. 반짝이는 별이지 않습니까, 성이니까? 그러니까 이게 수많은 별이라는 뜻이기도 하고, 은하수가 되기도 하고, 이를테면 그런 말입니다. 그러니까, 그런데 방송에서 흔히 쓰죠.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이럴 때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있지 않습니까? 한국에서는 베테랑의 의미에 가깝게 쓰기도 하고, 이럴 때 쓰는 말이죠. 와꾸라는 말이야 다 알 테고, 방송에 음악방송 같은 것 들으면, 음악전문방송, 가수들을 재미있게 하기 위해서 카수라고 그러는데 일본말이거든요. 그리고 간지라고 요새 흔히 쓰지 않습니까?

    ▶ 김종배 : 간지난다.

    ▷ 서해성 : 일본에서 칸지루라는 말에서 온 거고요.

    ▶ 김종배 : 간지난다가? 그냥 단순히 우리 속어인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고 비속어,

    ▷ 서해성 : 우리가 흔히 재미있게 말할 때 ‘그 사람 거기서 왔다리갔다리 했어’, 이렇게 쓰는데 일본말입니다.

    ▶ 김종배 : 이것도 일본말이에요?

    ▷ 서해성 : 네. 일본말의 조사에 다리, 이런 말 붙거든요. 그런데 우리말로는 그냥 왔다 갔다거든요. 정말 조심해야 됩니다. 땡땡은 아까 말씀드렸고, 꼬붕이라는 말은 이제 아랫사람 혹은 부하, 졸개, 이럴 때 쓰는 말, 가오, 이런 말 너무 일상적으로 쓰는데 우리말로 하면 체면이라기보다는 사실 허세 혹은,

    ▶ 김종배 : 그렇죠. 가오잡는다.

    ▷ 서해성 : 그리고 정말 쓰지 말아야 되는 말은 땡깡부린다, 우리가 이렇게 쓰지 않습니까? 이게 일본말로 간질병입니다.

    ▶ 김종배 : 그래요? 그런데 왜 뜻이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 서해성 : 왜 이렇게 됐냐면요, 한국인들이 일본 경찰이나 공무원들에게 저항할 때 소리를 좀 지르기도 하고 이러지 않았겠습니까, 일제시대 때. 그때 그 조선인들을 놓고 쟤네들이 땡깡부린다고 그랬습니다. 쟤네들은 간질병이라는 겁니다. 우리의 저항을 저항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걸 간질병이라 부르는데 썼기 때문에 정말 이 말을 쓰면 안 된다.

    ▶ 김종배 : 땡깡부린다가 일제경찰들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향해서 쓴 말,

    ▷ 서해성 : 네. 그때 관청에 와가지고 싫은 얘기도 하고, 너네가 이렇게 하느냐? 이를테면 할 때 그런 것들을 일본 경찰 혹은 관료들이 부를 때 쓰던 말이 땡깡부린다고 했다는 거죠. 그런데 그 당시에 발음이 댕캉 그러는데, 우리가 어떻게 그 말을 한국화된 거죠, 땡깡이라고. 정말 쓰면 안 되는 대표적인 말이라는 말씀드리고, 쿠사리도 마찬가지로 일본 일종 욕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김종배 : 면박 준다. 무대뽀는?

    ▷ 서해성 : 무대뽀라는 말은 일본에서 아주 중요한 말인데요. 이게 일종의 뭐라 그러죠, 고사성어 같은 거죠, 그러니까. 일본 전국시대에 다케다 신겐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이름은 몰라도 되겠습니다.

    ▶ 김종배 : 다케다 신겐 유명한 사람이죠.

    ▷ 서해성 : 유명한 사람이죠. 이 사람이, 그 사람의 아들이 오다 노부나가라고 하는 사람하고 싸워서 졌어요. 오다 노부나가가 바로 이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 김종배 : 주군이었죠.

    ▷ 서해성 : 주군이 되는 거죠. 그런데 그 오다 노부나가가 어떻게 이기냐면 나가시노라는 곳에서 이기는데, 그때 이제 이 다케다 신겐 세력을 이기기 위해서 방책을 쌓고 그리고 3천 명의 조총부대를 세 줄로 쌓았습니다. 무슨 얘기냐면 조총이 한 번에 발사가 안 되지 않습니까? 연사가 안 되기 때문에 일종의 연사기능을 이제 만든 거죠, 사람으로 만든 거죠. 사실 이게 잘 알아야 되는 게 이게 우리 임진왜란 때 그들이 침략해왔을 때 동래성에서 처음 사용했던 방식이거든요. 우리가 화살 쏘는 속도보다 계속 번갈아 쏘게 되면 더 빨라졌던 거거든요. 바로 이걸 썼던 것인데, 바로 그때 싸움에서 이겼다는 건데, 그때 이제 다케다 가쓰요리라고 하는 그 사람이 조총 없이 나가서 싸워서 졌다는 뜻입니다. 일본말로 조총이 뭐냐면 대뽀입니다. 철포라는 뜻입니다.

    ▶ 김종배 : 무대뽀는 없을 무자 써갖고?

    ▷ 서해성 : 네. 조총 없이 나가서, 무슨 대책 없이, 이런 준비 없이, 이런 말이 되었던 것인데,

    ▶ 김종배 : 그러니까 맨손으로 조총하고 맞섰으니까 무대뽀, 이렇게 해야 되는,

    ▷ 서해성 : 네. 정말 이 말 쓰면 안 되는, 왜냐하면 이건 무대뽀가 일본에서 끝난 게 아니라 바로 사실은 그들이 우리나라 동래성에 처음 쳐들어왔을 적에 우리의 모습이 무대뽀 비슷했겠죠. 그러니까 정말 이 말, 아까 얘기했던 다른 일본말은 얼결이라도 쓰더라도 땡깡부린다는 말하고 무대뽀라는 말은 안 쓰는 게 좋다, 정말로, 이런 말씀드립니다.

    ▶ 김종배 : 그러네요. 우리의 아픈 역사가 이렇게 또 담겨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네요.

    ▷ 서해성 : 그렇습니다.

    ▶ 김종배 : 알겠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일본식 표현 말고 공식문서나 문학작품이나 이런 데에 일본식 표현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게 어떤 거라고 봐야 되는 거예요?

    ▷ 서해성 : 한 번 여기서 말씀드린 적이 있었는데요. 이인직이라는 사람 있지 않습니까, 소설가?

    ▶ 김종배 : 혈의 누?

    ▷ 서해성 : 네. 혈의 누, 혈의 누라는 그 말이 전형적인 일본식 어법입니다. 우리말에는 체언과 체언 사이에 굳이 의를 넣지 않아도 됩니다.

    ▶ 김종배 : 그렇죠. 일본식으로 노(の).

    ▷ 서해성 : 네. 일본 노죠. 그러면 일본식으로 하면 밥솥이 밥의 솥이 되는 거거든요. 혈의 누가 대표적으로 그렇게 쓴 말입니다.

    ▶ 김종배 : 혈루라고 하면 되는데?

    ▷ 서해성 : 혈루라고, 우리말로 있죠, 좋은 말, 피눈물. 그렇게 안 하고, 일부러 이 사람이 우리나라 국비 장학생으로 일본에 건너가가지고 일본어를 배운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올 때는 일본군 통역관으로 한국에 상륙했어요.

    ▶ 김종배 : 이완용 비서라고 했던가요?

    ▷ 서해성 : 이완용 비서였습니다.

    ▶ 김종배 : 맞죠? 방송에서 말씀하신 적 있어요.

    ▷ 서해성 : 그러니까 바로 그런 사람이 우리 문학의 신소설의 기원이 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비극인 것이고요. 그 신소설의 기원이 일본어라는 겁니다. 그게 이제 그전에는 문학작품에는 무슨 의, 노, 이런 식으로 의를 쓰지 않았다는 게 아닙니다. 체언과 체언 사이에 이런 식의 쓴 말이 처음이라는 겁니다.

    ▶ 김종배 : 우리식 표기법은 전혀 아니라는 거죠?

    ▷ 서해성 : 네. 또 하나는 이런 말을 가장 많이 쓰고 있는 곳이 있는데, 한글날, 이렇게, 국경일 중에서 한글날이나 제헌절, 3.1절, 이를테면 이런 것 몇 개 빼놓고는 저축의 날, 향토예비군의 날, 이런 식으로 해서 전부 다 그런 말들이 들어있거든요.

    ▶ 김종배 : 법의 날, 근로자의 날.

    ▷ 서해성 : 네. 대부분 들어있습니다. 노동절에는 안 들어있죠, 그런데. 그러니까 이게 무슨 얘기냐면 일본식 말투, 어법, 사실 그 말이 의가 빠져도 아무 상관이 없는데, 그 말을 쓰면 약간 전문적으로 보이고, 뭔가 조금 더 품격 있어 보인다는 느낌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인들이. 왜냐하면 그렇게, 그 말은 무슨 얘기냐면 한글이 지배언어가 아니고 일본어가 지배언어였던 시절의 기억이 여전히도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김종배 : 그러네요. 그러니까 소유격 조사 의가 그렇게 남발하는 것 자체가 일본식 표기법이고, 일본식 표현법이다, 이 말씀이신 거잖아요?

    ▷ 서해성 : 네. 굳이 말씀드리면 소유격보단 관형격이라고,

    ▶ 김종배 : 알겠습니다. 몇 가지 예를 더 들어주시죠.

    ▷ 서해성 : 네. 우리말 속에 있는 일본어사전이 여러 권이 있습니다. 그럴 정도로 일본어가 많다는 것이죠. 정말 쓰지 말아야 될 말만 제가 몇 가지 꼽아보겠습니다. 수우미양가.

    ▶ 김종배 : 이것도 일본식 표현이에요?

    ▷ 서해성 : 네. 일제강점기 때 국민학교 성적표에 처음 들어갔습니다.

    ▶ 김종배 : 저 학교 다닐 때 초등학교 때 이것 많이 했죠.

    ▷ 서해성 : 수를 주로 많이 받으셨죠?

    ▶ 김종배 : 저요? 그건 비밀이에요.

    ▷ 서해성 : 그런데 이것도 마찬가지 일본의 사무라이들의 언어입니다.

    ▶ 김종배 : 네? 진짜요?

    ▷ 서해성 : 네. 목을 잘 벤 걸 갖고 얘기하는 것입니다.

    ▶ 김종배 : 진짜요?

    ▷ 서해성 : 네.

    ▶ 김종배 : 살벌해지는데, 갑자기. 그러니까 목을 아주 잘 벴으면 수고, 진짜 그런 뜻입니까?

    ▷ 서해성 : 네. 그러니까 그렇지 않다는 설도 있습니다만 대체로 이 설로 거의 사람들이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이름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바로 풍신수길, 도요토미 히데요시입니다.

    ▶ 김종배 : 제가 그 말씀하니까 남경대학살 때, 일제가 남경대학살 할 때 일본칼을 가지고,

    ▷ 서해성 : 장교 두 명이서,

    ▶ 김종배 : 중국 사람들을 수없이 목을 베면서 누가 더 잘 베나?

    ▷ 서해성 : 잘 베고 빨리 베느냐?

    ▶ 김종배 : 그것 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러면서 수우미양가 매겼다는 거죠?

    ▷ 서해성 : 그 사람들이 수를 바로 준 거죠.

    ▶ 김종배 : 그렇게 된 거군요.

    ▷ 서해성 : 네. 그런데 풍신수길이라는 그 말 자체가 목을 잘 베는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 김종배 : 수길이?

    ▷ 서해성 : 네. 목을 잘 벴다, 수길이 그 말이고, 풍신은 풍부하게 그렇게 해온 신하라는 뜻입니다.

    ▶ 김종배 : 그렇죠. 그게 성이 된 거고,

    ▷ 서해성 : 네. 그런 점에서라도 정말 이 말을 쓰면 좋지 않다. 정말 안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고요. 또 우리 어린이들 노래 쎄쎄쎄라고 있지 않습니까?

    ▶ 김종배 : 쎄쎄쎄 있죠.

    ▷ 서해성 : 그게 일본놀이입니다. 일본놀이이고, 그 말 자체가 일본말입니다. 우리말로 하면 짝짝짝입니다.

    ▶ 김종배 : 의성어입니까?

    ▷ 서해성 : 네. 그래서 아침바람 찬바람에 울고 가는, 이게 일본 얘기라는 것, 그것이 끝날 때 구리구리 구리구리 가위바위보, 원래는 구리구리 구리구리 장껜뽀, 이랬거든요.

    ▶ 김종배 : 장껜뽀.

    ▷ 서해성 : 네. 일본말입니다.

    ▶ 김종배 : 저 어릴 때 많이,

    ▷ 서해성 : 네. 구리구리도 일본말이고요. 그런데 이게 이제 어린이들 동요책이라고 해서 전래동요집 같은 데에 이게 들어있습니다. 정말 이것 하면 안 되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가 국립묘지에 가는 걸 참배 간다고 그러지 않습니까?

    ▶ 김종배 : 네. 참배.

    ▷ 서해성 : 네. 참배, 우리도 이 말을 쓰긴 했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 21번 나옵니다. 그런데 거기서는 임금님을 만나는 알현의 뜻입니다.

    ▶ 김종배 : 참배가?

    ▷ 서해성 : 네, 그때는. 일본에서는 이게 무덤에 가는 일입니다. 순종실록에서부터는 무덤에 가는 걸로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 김종배 : 단어는 있는데 뜻이 전혀 달랐나요?

    ▷ 서해성 : 네. 순종실록에서 무덤이라고 되어있는데 참배로 되어있는 까닭은 그 순종실록을 일본이 편찬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 말을 쓰지 않고 국가묘지에 갈 때 이 말을 주로 씁니다, 참배한다고. 사실은 우리 아주 좋은 말이 있습니다, 대체단어가요. 성묘라는 말이 있습니다.

    ▶ 김종배 : 성묘?

    ▷ 서해성 : 네. 성찰하는 마음으로 무덤을 돌아본다는 뜻입니다.

    ▶ 김종배 : 성묘는 그냥 명절에 가는 것, 이렇게 우리는 알고 있는데,

    ▷ 서해성 : 그렇게 알고 있는데, 사실은 이 말을 쓰면 됐어요. 꼭 그걸 명절에만 굳이 할 필요가 없지 않습니까? 국가명절에 참배하러 가는 거니까요. 국가명절에 성묘 간다, 이렇게 말함으로써 원래 우리말의 전통, 왜냐하면 저는 참배라 써도 상관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말이 신사참배에서 일반화되었기 때문입니다. 신사참배 다시 하고 싶으십니까?

    ▶ 김종배 : 왜 해요.

    ▷ 서해성 : 그게 아니잖아요. 바로 그러니까 기왕이면 우리말을 썼으면 좋겠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써온 말, 성묘라는 말이 있기 때문에 그냥 우리 국립묘지를 성묘하였다라고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리고 우리가 그 사람 사쿠라다, 이런 말 쓰지 않습니까? 대부분 사람들은 그게 일본 국화 ,


    ▶ 김종배 : 고기인 걸로 제가 알고,

    ▷ 서해성 : 맞습니다. 일본에서 사쿠라니쿠, 사쿠라고기라는 뜻인데요. 왜냐하면 일본에서 이게 말고기를 소고기로 속여서 팔아서 그게 가짜라는 뜻이 된 겁니다.

    ▶ 김종배 : 네. 저도 그렇게 들었어요.

    ▷ 서해성 : 그러니까 그 말뜻을 정확하게 알아야겠다. 그리고 또 하나 신토불이라는 이 말,

    ▶ 김종배 : 이것도 일본말이에요? 신토불이가?

    ▷ 서해성 : 네. 일본말입니다. 일본 육군에서 만든 말입니다. 일본 육군에서 일본음식으로 먹자, 이런 슬로건으로 만들었는데, 그 용어는 불교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불교에서 가져오긴 했습니다만 그걸 만든 사람이 육군 약제감 이시즈카 사겐이라는 사람이 1907년에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소개된 건 1989년에 처음 소개되었는데요. 마치 이게 우리말인 것처럼 되어 있는데 그렇지 않다. 또 하나는 이것이 일본 군국주의의 산물이라고 하는 점, 이 점을 같이 생각해야 되겠다는 겁니다.

    ▶ 김종배 : 아니. 우리는 우리 것이 좋은 것이오, 하면서 신토불이를 쓰잖아요.

    ▷ 서해성 : 네. 그 말뜻은 좋으나 적어도 이 말을 만약에 불가피하게 써야 된다고 한다면 일본 군국주의 용어에서 나왔다고 하는 점을 같이 생각을 해야 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종배 : 그렇군요. 오늘 모르는 것 정말 많이 배우네요.

    ▷ 서해성 : 그리고 낭만이라는 말도 일본 나쓰메 소세키라고 하는 유명한 일본의 소설가가 영어 로만을 번역했는데요.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 말이 로만으로 읽힙니다.

    ▶ 김종배 : 잠깐만요. 로만을 일본사람이 낭만으로 번역을,

    ▷ 서해성 : 아니요. 일본어로는 로만으로 읽힙니다.

    ▶ 김종배 : 낭만이라고 하는 한자를 일본식으로 발음을 하면?

    ▷ 서해성 : 낭이 로가 됩니다. 그러니까 이게 우리말에서는 낭만이거든요. 이 낭만이라는 한자는 과거부터 있었습니다. 뜻은 좀 달랐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로만티시즘의 그런 뜻은 아니었죠. 왜냐하면 로만티시즘은 이 나라에, 중국이나 한국이나 일본에 없었기 때문이죠. 그 한자는 있었습니다. 낭만이라는 한자는 있었는데, 그것이 일본에서는 읽으면 로만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일제 시대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래서 낭을 바꿔가지고 로로 썼어요, 아예, 왜냐하면 발음이 정확해야 되니까. 그런데 해방이 되고 나서 계속 썼던 거죠. 그러니까 기왕에 우리말에 사실 정말 좋은 말이 있습니다. 사실 좋은 단어가, 풍류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마치 이건 국악이라든지 전통무용 같은 데만 쓰는 말처럼 되어 있는데, 사실은 낭만에 가장 근접한 전통언어를 사용한다면 풍류라는 말을 쓸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또 하나 이 말씀 꼭 드리고 싶은데, 뒤마 피스의 소설, 유명한, 동백여인이라는 뜻인데요. 그런 것을 베르디가 만든 오페라, 그걸 각색해서 만든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죠. 그런데 일본말로 그 말이 춘희입니다.

    ▶ 김종배 : 춘희.

    ▷ 서해성 : 네. 춘희입니다. 그런데 이게 일본말에서 무슨 뜻이냐면 이게 동백아가씨라는 뜻입니다. 원래 그 뜻이, 뒤마 피스가 쓴 소설이 원래가 동백아가씨에요.

    ▶ 김종배 : 그런데 춘희 할 때 춘이 봄 춘자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네요.

    ▷ 서해성 : 문제는 뭐냐면 이 춘 자가 한국어에서는 동백나무로 춘이 없다는 겁니다.

    ▶ 김종배 : 그래요?

    ▷ 서해성 : 네. 한국에서는 이 나무 목에 봄 춘자 쓰는 게 참죽나무에요. 그러니까 이게 우리말로 하면 굳이 말하려면 굳이 동백아가씨라고 붙이던지 그래야 되는 거죠. 이미자라는 가수가 이 노래를 불렀지 않았습니까, 이와 유사한 내용을?

    ▶ 김종배 : 동백아가씨.

    ▷ 서해성 : 동백아가씨죠. 그래서 왜색가요라고 금지시켰던 거예요, 박정희 시대 때요. 그러니까 그랬는데 이게 정말 바꿔야 되는 대표적인 문학작품에 들어있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가 흔히 이제 구어체로 잘 쓰고 있는, 음식점에서 잘 쓰고 있는 말이 세꼬시라는 말이지 않습니까?

    ▶ 김종배 : 없어서 못 먹는,

    ▷ 서해성 : 그렇죠. 우리말에서 바꾸자고, 뼈회라고 쓰자고 하기도 하고, 뼈꼬시라고 쓰자고 하기도 하고, 이런 주장들이 있습니다. 일본말입니다. 그 말씀을 드리는 거고, 그런데 우리말 정말 좋은 말이 있습니다. 있어요, 원래 쓰던 말이. 통회, 통째로 회를 만들었다는 거예요.

    ▶ 김종배 : 통회라는 말이 있어요?

    ▷ 서해성 : 네. 있습니다. 우리말로 통째로 그걸 회로 쓰면, 그런데 세꼬시라는 말을 굳이 대안언어를 찾을 필요가 없고 통회라고 부르면 된다는 말씀드리고,

    ▶ 김종배 : 그 말씀하시니까 갑자기 같은 업종에서 나오는, 초밥이라는 단어를 꼭 스시라고 부르고, 회라고 안 하고 사시미라고 부르고,

    ▷ 서해성 : 그게 마치 전문가처럼 그렇게 되어있는,

    ▶ 김종배 : 사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왜 우리가 굳이 그렇게 부를 이유가 없는 거잖아요.

    ▷ 서해성 : 없죠. 그런데 꼭 이 말씀 드리고 싶은데, 약간 지위가 있다 하는 사람들이 꼭 잘 쓰는 말이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전형적인 일본 한자입니다. 그냥 뜻이 뭐냐면 깊은 위로의 말씀을, 뜻입니다. 우리말로 그냥 그렇게 하면 돼요.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하면 되는데, 자꾸 한자를 쓰죠. 그리고 소설책에 맨날 나오는 그녀.

    ▶ 김종배 : 그 여자 할 때 그녀?

    ▷ 서해성 : 네. 피녀, 일본말로 하면 피녀라는 말을 그대로 쓰고 있는 건데, 우리말에서는 그렇게 할 필요가 없어요. 우리말은 그냥 그라고 하면 그게 다 통칭이 되는 거거든요.

    ▶ 김종배 : 최근에 문학작품 몇 개 보니까 그녀라고 하는 단어가 안 나오더라고요.

    ▷ 서해성 : 요새는 많이 안 나옵니다.

    ▶ 김종배 : 그라고 그냥,

    ▷ 서해성 : 네. 그라고 하죠. 또 하나는 방명록, 우리말로 그냥 이름철 혹은 우리 한자의 좋은 점이 뭐냐면 이름 명을 두 번 쓰면 이름이 많다는 뜻이 되는 거거든요. 그냥 명명록, 이렇게 쓰면 좋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말이 들고요. 그리고 관용어들, 우리가 맨날 일상에 쓰는 대표적인 말 중에 몇 가지만 꼽아보면 수백 가지가 있는데, 도토리 키 재기, 일본말이거든요.

    ▶ 김종배 : 잠깐만요. 도토리 키 재기가 일본에서 온 말이에요?

    ▷ 서해성 : 네. 우리말로 하면 도긴개긴이죠.

    ▶ 김종배 : 그렇죠. 도긴개긴.

    ▷ 서해성 : 우리말에 있어요. 없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그런 말이? 그러니까,

    ▶ 김종배 : 도토리 키 재기가 일본식 표현,

    ▷ 서해성 : 새빨간 거짓말, 이런 말 다 일본말이거든요. 제 얘기는 이런 말을 당장 버려라 하기 보다는 이런 말에 대응할 수 있는 우리말을 다 있거든요. 그걸 찾아서 다시 더 일상으로 많이 쓸 수 있도록 유도해 주는 일,

    ▶ 김종배 : 잠깐만요. 새빨간 거짓말도 일본식 표현이에요?

    ▷ 서해성 : 네. 일본식 표현입니다. 일본말을 한국말로 번역한 겁니다.

    ▶ 김종배 : 저는 무슨 반공산주의가 여기에 옛날에 빨갱이들이 거짓말 잘하고 하는, 새빨간 거짓말, 이렇게 된 건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에요?

    ▷ 서해성 : 아닙니다. 그래서 일본말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말, 우리말로 한꺼번에 다 바꾸자 하면 머리가 너무 아프잖아요, 그럼요. 그러니까,

    ▶ 김종배 : 네. 입력이 다 안 되는,

    ▷ 서해성 : 오늘 방송하는 내용 중에서도 아마 저나 김종배 선생님이 일본어식 말투를 많이 사용할 수도 실제로 있거든요. 우리도 주의하지 않으면 많이 새어나가는데, 그런 말들이, 한꺼번에 바꾸기보다는 정말 하루에 하나씩 정도씩이라도 바꿀 수 있도록 해볼 수 있는, 그런데 정말 이런 말 안 썼으면 좋겠는 게 판결문에 맨날 나오는 가압류, 가처분, 이런 말들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그건 임시집행 혹은 임시처분, 이런 말이고요. 우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일본이 부르는 말이 가정부였습니다. 가짜정부라는 거예요.

    ▶ 김종배 : 그래요?

    ▷ 서해성 : 네. 그러니까 그런 말 안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당구용어 한 가지만 이야기하고 가면 후록쿠 맛세이 기레이데스네, 농담으로 잘 하지 않습니까?

    ▶ 김종배 : 그런데 맛세이는 불란서말 아니에요?

    ▷ 서해성 : 네. 후록쿠는 영어입니다. 일본식 영어가 되어있는 건데요. 그러니까 플루크라고 하는 영어이죠.

    ▶ 김종배 : 그 영어를 일본식으로 발음해서?

    ▷ 서해성 : 네. 일본식으로 발음해서, 맛세이는 맛세라는 프랑스말에서 나온 거고요. 기레이데스네는 일본말로 아름답다, 좋다, 그런 말이거든요. 영어, 프랑스말, 일본어가 섞여있는 그런 말인데, 기왕이면 당구 치실 때 기왕이면 그런 말 안 쓰셨으면 좋겠고요. 겐뻬이라고 당구에서 둘이 같이 치면 이제 대결적 구도로 하게 되면 그런 말 많이 쓰는데, 우리 겐뻬이로 치자, 그런 말 많이 쓰는데, 그건 일본의 두 시족, 미나모토라고 하는 씨족과 타이라라고 하는 씨족, 두 씨족이 싸웠다 해서 겐페이노갓센이라는 말에서 나온 거거든요. 일종의 일본의 고사성어에서 나왔다는 말씀을 같이 드립니다. 그러니까 되도록 그런 말들 안 쓰고 그냥 둘이 복식으로 하자, 둘이 붙자, 이렇게 말하면 되는 건데, 그렇게 되도록 그런 말 안 썼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김종배 : 공사 현장에도, 저도 막노동, 이런 것 하면 일본말들 엄청 많거든요.

    ▷ 서해성 : 일본말을 익숙해져야 전문가가 되죠.

    ▶ 김종배 : 진짜로 공사 현장에 일본말이 엄청 많이 나왔어요.

    ▷ 서해성 : 그러니까요. 노가다라는 말, 일본말 토카다라는 말에서 나온 말입니다. 공사장 주변에서, 설은 여러 가지가 있어서 설까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제일 많이 쓰는 말들이 공구리라는 말이죠. 콘크리트를 얘기하는 거죠.

    ▶ 김종배 : 공구리친다고 그러죠.

    ▷ 서해성 : 내지를 조여라, 나사를 얘기하는 겁니다. 야, 반내루 좀 가져와라. 영어의 패널을 반내루라고 일본말로 그렇게 얘기하고, 데모도 없냐? 그렇게 말하는데, 조수를 얘기하는 거고요. 그리고 이제 질통을 지고 올라가는 철판이 있는데, 그걸 이제 아시바라고 그러고, 그 철판은 이제 아나방이라고 부르는데,

    ▶ 김종배 : 제가 그리고 시마이했다, 이런 말,

    ▷ 서해성 : 시마이했다, 다 일본말이어서 그런 말들 안 썼으면 좋겠다. 그나마 일본에서 들어왔는데 일본어를 많이 극복하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야구용어입니다. 야구 자체가 일본말이고, 유격수라는 말도 일본말이긴 합니다만 야구용어는 바꾸려고 애를 쓰고 있었고, 그게 그런데 어디서 나온 거냐면요, 포볼을 이제 우리가 볼넷, 이렇게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 힘이 어디서 나온 거냐면 야구 중계에서 나왔습니다. 이게 중요합니다. 미디어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미디어를 들으면서 사람들이 응원을 하기 때문이죠.

    ▶ 김종배 : 요즘 야구 중계할 때 저도 야구 엄청 좋아해서 야구 중계 틈날 때마다 많이 하는데, 포볼이라는 표현 절대 안 쓰고, 그냥 볼넷, 우리말로 쓰거나 베이스온볼스, 영어식 표현으로 쓰거나,

    ▷ 서해성 : 사실 영어식 표현을 쓴 것이 좋지는 않습니다만 일본어 쓰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우월한 뜻이 전혀 아닙니다. 원래 만든 말을 쓰는 거기 때문입니다.

    ▶ 김종배 : 원조가 거기니까,

    ▷ 서해성 : 그렇습니다. 그리고 제과점에서 늘 쓰는 무슨무슨당 하는 그 말이 일본식 말이거든요.

    ▶ 김종배 : 이 상호도?

    ▷ 서해성 : 네. 상호들도, 가게 이름들도 그렇다는 거죠. 정말 이제 우리가 많이 쓰고 있는 말, 오늘 아마 우리가 100번 이상 말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무슨무슨 적,

    ▶ 김종배 : 이건 많이 들었어요.

    ▷ 서해성 : 무슨무슨 적, 그게 일본어에서 영어의 틱과, tic, 형용사형으로 발음되는, 나는 거죠. 그것하고 일본에서 적을 발음하면 뭐가 되냐면 테키, 이렇게 발음이 되어서 그 발음의 유사성 때문에 적을 채용했고, 그 적을 쓰면서 이렇게 일상적으로 정말 많이 쓰고 있는 그런 말이거든요.

    ▶ 김종배 : 적이라고 하는 게 주관적, 객관적, 공식적 할 때 들어가는 적.

    ▷ 서해성 : 그렇습니다. 일본말이 현재 우리 일상어에서 자주 쓰든 자주 안 쓰든 다 합쳐서 어떤 분들이 강하게 주장하는 분들은 30만 개의 어휘를 사용하고 있다고 그럽니다.

    ▶ 김종배 : 그렇게 많아요?

    ▷ 서해성 : 네. 그런데 우리 현재 쓰고 있는 가장 큰 국어사전이 표준국어대사전인데, 거기에 수록되어 있는 우리말 어휘가 50만 어휘입니다.

    ▶ 김종배 : 그중에 30만?

    ▷ 서해성 : 아니요. 우리말 어휘는 50만 개고, 일본말 어휘가 30만 개죠.

    ▶ 김종배 : 표집된 순우리말 어휘가 50만?

    ▷ 서해성 : 순우리말은 아니고 한국어에서 쓰고 있는 말들, 그런데 사전에 등재되어 있지 않고 쓰고 있는 말이 30만 어휘에 가깝다는 거죠.

    ▶ 김종배 : 심각한데요, 그 정도면. 그럼 이게 이제 그 하나하나 바꿔가는 것 당연히 해야 되는 거긴 한데, 참 대안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되는 거예요?

    ▷ 서해성 : 방송 시간이 별로 없어서 간명하게 말씀드리면 첫 번째로 순일본말은 바로 버리는 것입니다.

    ▶ 김종배 : 그렇죠. 누가 들어도 일본말인 것 있죠.

    ▷ 서해성 : 네. 두 번째는 언어를 쓰고 있는 사람들 중, 우리가 쓰고 있는 말들 중에서 일본어투 가운데 사용빈도가 높은 걸 찾아내서 그걸 바로 쳐내는 겁니다. 순우리말로 하면 바루어내는 겁니다. 그래서 사용빈도가 높은 말을 순차적으로 한다. 그런데 이건 교육부나 문화부 혼자 못한다. 방송들의 참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는 말씀을 드리고, 세 번째는 사실은 당혹스러울 때가 있는데, 교과서나 동화책을 볼 때 우리말을 바르게 안 쓰고 있는 경우들 상당수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특히 초등학교,

    ▶ 김종배 : 57**님이 지금 문자 주셨는데 초등학교 국어책부터 바꿔야겠네요라고 딱 문자 이렇게 보내주셨네요.

    ▷ 서해성 : 그렇게 왔군요. 그러니까 초등학교 국어책과 동화책을 정말 제대로, 굳이 우리말로 목표를 세운다면 바르고 높게, 왜냐하면 수준이 높아야 되니까,

    ▶ 김종배 : 그런데 사실 작가님이 지금 일본어 잔재 말씀하셨는데, 영어도 크게 다를 바 없어요, 사실은. 모든 단어는 영어고, 조사만 우리말인 경우 많이 있지 않습니까?

    ▷ 서해성 : 그러니까 이런 거죠. 제 얘기는 일본말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 국가 차원에서 중대한 결단 같은 게 있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죠. 세종대왕께서도 훈민정음에서 이렇게 말했지 않습니까? 나랏말씀이 중국과 다르다. 기가 막힌 말입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면 이는 중국어하고만 다르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인이 사용하는 언어, 그리고 한국인의 사유체계가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다르다고 분명히 그걸 확신한 언어철학적 사고에서 나온 것입니다.

    ▶ 김종배 : 그게 주체성이죠.

    ▷ 서해성 : 네. 주체성이죠. 세종의 그 말들 그대로 따라서 하자면 나랏말씀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다릅니다. 그러니까 우리 말글살이, 이오덕 선생님 표현을 하자면 우리 말글살이, 곧 언어생활이죠. 우리 언어생활은 우리 일상과 우리 영혼의 원소기호이자 집입니다. 우리 겨레붙이, 민족을 얘기하는 겁니다. 겨레붙이의 존재 근거이자 이유인 것이죠. 그러니까 한국어가 존재하는 한 한국인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한국어는 정말 그 자체로서 한국인에 대한 보존양태이고, 그 자체로 미래상이라는 말씀을 같이 드리고 싶고요.

    저는 정리하는 말을 한 말씀으로 드리고 싶습니다. 나의 첫사랑을 모국어로 고백했듯이 내 마지막 말, 곧 유언도 가장 따뜻한 모국어로 남기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모국어의 소중함을 하기 위해서 국가 차원에서 정말 어떤 결단 같은 것을 한 번 내려봤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 김종배 : 후련하고 통쾌하기도 한데, 방송 진행하는 입장에서 지금 머릿속에 돌이 올라와 있는 것 같아요.

    ▷ 서해성 : 입장이라는 말이 대표적으로 일본말입니다.

    ▶ 김종배 : 가뜩이나 어휘력이 부족한데, 자기 검열을 해야 되니까 심각해지는데요. 그래도 하긴 해야죠? 할 건 당연히 해야 되는 겁니다. 서해성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서해성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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