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어려움이 닥치더라도 '존버' 생존법 특강…"욕 좀 하고 살자"

고진경

tbs3@naver.com

2019-12-1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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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 작가
이외수 작가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코너명 : 3부 [ 인터뷰 제2공장 ]
    ■ 진행 : 김어준
    ■ 대담 : - 이외수 작가 (신작 ‘불현 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 김어준 : 오늘 뉴스공장은 금요특강 시간을 저희가 마련했습니다. 꼭 하실 말이 있어서 멀리서 오신 이외수 선생님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외수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선생님.

    ▷ 이외수 : 예, 그렇습니다.

    ▶ 김어준 : 제가 선생님 뵌 지가 벌써 20년 이상 된 것 같은데, 그렇죠? 오늘 처음으로 옆에 사모님이 안 계신 모습을 봤습니다. 항상 계시잖아요, 항상.

    ▷ 이외수 : 예, 늘 어디를 가든 어쨌든 함께 다녔었죠.

    ▶ 김어준 : 그런데 올해 졸혼 선언 하셨다는 것을 제가 기사로 접했습니다.

    ▷ 이외수 : 제가 당했죠, 일방적으로.

    ▶ 김어준 : 당했다. 졸혼, 졸혼이라는 게 이혼은 아니고, 그렇죠? 개념을 설명해 주십시오.

    ▷ 이외수 : 결혼에서 졸업했다라고 하는 의미로 쓰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런데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니고, 또 제가 선택한 것도 아니고, 그런 제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 김어준 : 제도 없죠.

    ▷ 이외수 : 그런데 어떤 일방적으로,

    ▶ 김어준 : 일방적으로 끝이야!

    ▷ 이외수 : 저는 지금도 사실 얼떨떨하긴 합니다. 그런데 또 편하기도 해요.

    ▶ 김어준 : 그런데 황혼이혼이라고는 벌써 단어가 등장한 지 오래됐지 않습니까?

    ▷ 이외수 : 그런데 40년 넘게 사는 동안에 걸러질 건 다 걸러졌고, 또 갈등이나 이해할 문제라든가 이런 것을 다 거쳤는데, 새삼스럽게 왜 졸혼을 해야 하는가 싶기도 한데요.

    ▶ 김어준 : 그것도 그렇거니와 기왕 그러면 이혼이라는 아예 법적인 제도도 존재하지 않습니까?

    ▷ 이외수 : 그런데 졸혼 선포 당하기 전에 이혼소송장 먼저 받았습니다.

    ▶ 김어준 : 그러시구나.

    ▷ 이외수 : 받았는데,

    ▶ 김어준 : 어떻게 그런데 합의가 졸혼으로 났나요? 합의는 아니죠.

    ▷ 이외수 : 글쎄, 저는 “꼭 이혼을 해야 되겠느냐?”라고 몇 번이나 간곡하게 다시 한 번 생각해봐라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죽어도 못 바꾸겠다, 이혼해야 되겠다고 그러더니 어느 날 또 돌연 취소됐대요.

    ▶ 김어준 : 그 과정 자체도,

    ▷ 이외수 : 예, 저도 잘 모릅니다.

    ▶ 김어준 : 협의를 통한 게 아니라,

    ▷ 이외수 : 그렇죠. 늘 그래 왔으니까.

    ▶ 김어준 : 사모님이 어느 날 ‘이혼!’ 했다가 ‘제발 그러지 말아줘.’ 그랬더니 어느 순간에 갑자기 그럼 졸혼 이렇게 하신 거예요?

    ▷ 이외수 : 결혼만 제가 간곡하게 사실은 제외했던 것이고, 나머지는 거의 우리 사모님의 주도 하에 다 이루어진 일입니다, 평생.

    ▶ 김어준 : 사모님이 졸혼을 선언하신 이유는 그럼 모르시는 거고요? 일방적으로 통보만?

    ▷ 이외수 : 그렇죠. 쭉 거의 살아오면서 제가 생각하면 딱 두 가지 늘어난 것이 있습니다. 줄어든 것은 한 가지이고, 줄어든 것은 지갑이고,

    ▶ 김어준 : 지갑이고.

    ▷ 이외수 : 늘어난 것은 불평불만과 빚입니다.

    ▶ 김어준 : 빚. 혹시 그것과 이 졸혼과 상관관계가 어느 정도 있습니까?

    ▷ 이외수 : 좀 저는 있다고 짐작을 하는데, 또 고백을 안 하니까.

    ▶ 김어준 : 선생님의 재정 상태도 내가 머물 필요가 없을 정도다 해서 떠나가신 거예요, 혹시?

    ▷ 이외수 : 사실은 제가 베스트셀러를 많이,

    ▶ 김어준 : 그러니까요. 책을 엄청나게,

    ▷ 이외수 : 놀랍게도 남들이 생각할 때는 서울에는 빌딩이 한두 채는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하는데, 수억 빚을 졌습니다.

    ▶ 김어준 : 당하신 거군요. 그러니까 이 졸혼 통보 역시 교통사고 범칙금 날아오듯이 팍 날아오고, 그냥.

    ▷ 이외수 : 그렇죠. 느닷없이.

    ▶ 김어준 : 느닷없이. ‘왜 당했지, 나는?’ 정확하게 알 수가 없는,

    ▷ 이외수 : 저는 정확하게 물어봅니다, 아직도.

    ▶ 김어준 : 그러면 각자 지금 졸혼한 상태에서 각자의 삶을 영위하시는 거죠?

    ▷ 이외수 : 예, 그렇죠.

    ▶ 김어준 : 거처도 완전히 다르고?

    ▷ 이외수 : 예.

    ▶ 김어준 : 그렇게 완전히 40년 이상의 동반자가 거처를 완전히 달리 해서 눈에 안 보이고, 그러니까 어떻게 됩니까? 삶이 어떻게 변합니까?

    ▷ 이외수 : 제 입장에서는 좀 편해졌어요. 굉장히 편해졌습니다. 왜 그런가 하면 이제 더 이상 눈치 안 봐도 되는 것이고, 또 꼭 상의를 할 이유는 없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살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살고 행동할 수 있고,

    ▶ 김어준 : 권하실 만합니까?

    ▷ 이외수 : 그럼요.

    ▶ 김어준 : 그러면 결혼 몇 년 차쯤에 졸혼하는 게 낫다?

    ▷ 이외수 : 일찍감치 안 하는 게 낫습니다.

    ▶ 김어준 : 물론 이것은 사모님 쪽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 이외수 : 그럼요.

    ▶ 김어준 : 종합판단하기 위해서는 다음 기회에 사모님 모시는 걸로 하고, 그런데 이렇게 졸혼하고 마음이 편하시다 보니까, 그런데 혼자 사시는 건 아니죠, 제자들이 여전히?

    ▷ 이외수 : 그렇습니다. 문하생들이 세 명, 두 명이었는데, 한 명 요새 옛날 문하생이 와서,

    ▶ 김어준 : 다시?

    ▷ 이외수 : 공부하고, 지금 공방이 하나, 감성마을 문학관에 공방이 하나 시설 갖추어서 도자기를 하는 친구가 와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러시군요. 제자들은 있고, 그러니까 적적하시진 않으시겠네요?

    ▷ 이외수 : 그럼요. 문학관 직원들도 계시고 그러니까.

    ▶ 김어준 : 그러니까 그냥 거기서 마이너스 사모님인데, 그랬더니 마음이 엄청 편해졌다?

    ▷ 이외수 : 그러니까 자유의 폭이 넓어졌죠. 적극 졸혼을 권하고 싶습니다, 저는.

    ▶ 김어준 : 어쩌다가 우연하게 결혼한 분들에게 다 권한다. 첫 번째 교훈이었고요, 졸혼은 좋다. 그리고 그렇다고 졸혼을 선택하신 건 아니지만, 당하신 거였다. 그런데 그렇게 편안한 마음 상태가 되시다 보니까 하실 말씀이 막 샘솟았나 봅니다.

    ▷ 이외수 : 사실은 현실적으로 저는 대한민국의 현실에 대해서 의아한 것이 많습니다. 그러니까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 특히 젊은이들에 대해서, 그리고 정치가들에 대해서, 언론에 대해서 이해가 안 되고, 불만이 상당히 많이 쌓여있습니다.

    ▶ 김어준 : 그게 이야기로 터져나오기 시작하신 거군요?

    ▷ 이외수 : 그것이 저로서는 글로밖에 토로할 기회가 거의 없는 입장이고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또 다니는 데마다 자한당 표밭만 다닙니다. 그래서 상당히 사실 대화가 잘 안 되는 입장인데,

    ▶ 김어준 : 주변인들과도, 그래서 그렇게 터져나오는 이야기들을 요약해서 오늘 몇 가지,

    ▷ 이외수 : 가령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일흔네 살이 되는 지금까지 너무 많은 경제 타령을 듣고 살았습니다.

    ▶ 김어준 : 돈 이야기?

    ▷ 이외수 :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정부로부터도 끊임없이 경제 타령을 들었거든요.

    ▶ 김어준 : 항상 경제는 안 좋았고.

    ▷ 이외수 : 단 한 번도 좋았던 적이 없어요.

    ▶ 김어준 : 항상 최악이라고 하고.

    ▷ 이외수 : 항상.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올해 OECD 국가 중에서 경제력 1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행복지수도 11위인가?

    ▶ 김어준 : 그건 아니죠. 돈 타령을 그렇게 오래 했는데.

    ▷ 이외수 : 물질의 풍요가 곧 행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 입증됐는데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그 이야기를 아직도 듣고 있거든요. 그리고 젊은이들이 자기네들이 사는 조국을, 그리고 조국의 현실을 헬조선이라고 표현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소중한 것 세 가지를 포기하고, 다섯 가지고 포기하고, 아홉 가지를 포기하고, 요즘 무한정 포기해서 마치 지옥 같은 현실을 느낀다 이런 이야기인데, 저는 모두들 가치관을 수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경제가 절대가 되어버리면 사실은 사람보다 돈이 중요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런 세상은 지옥 같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입니다.

    ▶ 김어준 : 계속?

    ▷ 이외수 : 그래서 어쨌든 간에 이제부터는 우리가 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 좀 가지자.

    ▶ 김어준 : 돈 타령 좀 그만해라.

    ▷ 이외수 : 그리고 저 어리석은 주의주장, 곧 물질의 폭력은 행복인 양 말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좀 반기를 들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 김어준 : 돈 타령 많이 하죠. 경제가 결국 돈 타령 아닙니까?

    ▷ 이외수 : 그렇죠.

    ▶ 김어준 : 선생님 어릴 때부터 똑같은 이야기를 지금까지 계속 들으니까.

    ▷ 이외수 : 그렇습니다.

    ▶ 김어준 : 그래서 이렇게 객관적 수치로는 분명히 잘살게 됐는데도 돈 타령을 계속 한다, 언제나, 영원히? 그렇게 해서 행복해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행복지수가 입증하고 있지 않냐? 근본적인 프레임을 바꾸자 그런 말씀 하나하고, 사실 선생님이 내신 책 『불현 듯 살아야겠다고 중얼거렸다』 최근에 내신, 그 책에 보면 이렇게 구분해서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잖아요. 그중에 몇 가지만 뽑아서 이 메시지는 꼭 전해야 되겠다, 뭐가 있습니까? 소소한 것이.

    ▷ 이외수 : 일단은 언론에 속지 말자는 겁니다. 도대체가 이 양반들이 얼마나 어이없는가 하면 최소한 육하원칙이 기본이어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육하원칙까지 다 무시해버리고 기사를 쓰는 경우도 많습니다.

    ▶ 김어준 : 추정 엄청 많죠?

    ▷ 이외수 : 저는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언론이 병들면 당연히 국민도 병들고, 국가도 병들 수밖에 없다. 오늘 날 힐링힐링 타령하는 것은 온 국민이 결국은, 사실은 병들어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힐링이라고 하는 것은 어쨌든 치유라고 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니까. 그런데 누가 병들게 하는 거죠.

    ▶ 김어준 : 힐링 말하기 전에 병들게 한 자들이 있는데, 거기 1등이 언론이다라고 보시는군요?

    ▷ 이외수 : 그렇게 봅니다. 왜냐하면 예전에는 사실 ‘그거 신문에 났어’라고 하면 말다툼해서 ‘신문에 났다’ 그러면 인정하게 됩니다, 무조건. 그랬는데, 오늘 날은 ‘신문에 났어’ 그러면 ‘어, 거짓말이구먼’ 이렇게 됩니다.

    ▶ 김어준 : 그거 따져야 봐야 돼, 처음 반응이. 언론에 대해서 불만이 많으시다. 저희가,

    ▷ 이외수 : 당연히 정치에 대해서도 불만이 있죠. 그런데 저는 제가 볼 때 대한민국은 정말 거룩한 나라라고 생각합니다. 절대 저는 헬조선이 아니라고 보거든요, 지금도.

    ▶ 김어준 : 어떤 의미에서 그렇습니까?

    ▷ 이외수 : 해븐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은 건국이념을 보십시오. 건국이념을 보면 인간을 널리 이롭게 한다는 겁니다. 이건 굉장히 범인류적이고 파괴적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대한민국이 인류를 널리 이롭게 하는가 하면 실제로도 저는 그렇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왜 그런가 하면 지금 사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만든, 대한민국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19번이나 금메달을 땄어요.

    ▶ 김어준 : 손재주가 좋다?

    ▷ 이외수 : 그런데 작년에 1위를 뺐겼습니다, 중국한테. 은메달이 돼 버렸는데요. 그것이 저는 양반 정신에 근거한 것도 아니고, 선비 정신에 근거한 것도 아니라고 봅니다. 그것은 장인 정신에 근거한다고 보거든요. 장인들은 자기가 쓰는 물건을 대충 만듭니다. 그런데 남이 쓰는 물건은 온갖 정성을 다 바치거든요. 이 정신이 사실은 오늘 날 IT산업이라든가 전자산업을 세계 1, 2위를 다투게 만들고, 그리고 그 저력을 가지게 하는 것이 사실은 저는 온 국민의 DNA 속에 다 용해돼 있다고 봅니다.

    ▶ 김어준 : 그러니까 장인 정신이 우리한테는 있다, 실제로도.

    ▷ 이외수 : 그럼요.

    ▶ 김어준 : 손재주도 있고, 장인 정신도 있다, 우리한테.

    ▷ 이외수 : 대단하죠.

    ▶ 김어준 : 장인 정신이 없다고들 말해왔는데 그건 아니다?

    ▷ 이외수 : 그러면 국제기능올림픽에서 19연패를 했겠습니까? 금메달만 19번을 땄는데, 전문가들로부터 기술력, 경쟁력,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는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것을 사실은 아는 국민들이 드물다는 겁니다. 이것도 사실 언론이 책임을 져야 돼요.

    ▶ 김어준 : 기능올림픽 이야기 더 이상 안 하죠. 기능올림픽까지 그렇고요. 또 있습니까?

    ▷ 이외수 : 또 대한민국은 사실은 1인칭 단수보다는 복수를 중시합니다.

    ▶ 김어준 : 그렇죠, 우리라고 표현하는.

    ▷ 이외수 : 남을 많이 의식하고, 그리고 사실은 공동체 의식을 특히 어떤 나라보다 많이 하는 나라죠. 그래서 1인칭 단수 문장에서 1인칭 단수를 쓰는 경우보다는 복수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보다는,

    ▶ 김어준 : 우리라고 하죠.

    ▷ 이외수 : 그렇죠. 우리라고 하는 표현을 많이 쓰는데, 심지어는 우리 집, 우리 동네, 우리 차, 마누라는 자기 것인데도 우리 마누라 그러지 않습니까? 그래서,

    ▶ 김어준 : 혼자 살아도 우리 집이죠.

    ▷ 이외수 : 예, 그렇습니다.

    ▶ 김어준 : 그러면 제가 이것을 거꾸로 책에 나온 이 이야기를 좀 여쭤볼게요. 욕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왜 하신 겁니까?

    ▷ 이외수 : 그렇습니다. 사실은 우리나라 사람이 남을 많이 배려하고, 정말로 착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그런데 요즘은 나쁜 놈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나쁜 놈들이라고 하는 것은 나쁜 놈이 변해서 나쁜 놈이 된 겁니다.

    ▶ 김어준 : 어원이?

    ▷ 이외수 : 남이야 어떻게 되든 말든 나만 잘되면 된다라고 하는 그 이기성 때문에 나쁜 놈이 된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만물이 존재 이유나 존재 가치가 공이 똑같은데도 불구하고 나만 잘되려고 주는 사람들이 결국은 세상을 망친다고 저는 봅니다.

    ▶ 김어준 : 그래서 그런 걸 보면 꼭 욕을 해야 한다?

    ▷ 이외수 : 그것은 이제는 그건 너그러울 필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이길 이미 포기한 사람은 벌레 취급을 하거나 짐승 취급을 해 줘야 된다는 생각이거든요.

    ▶ 김어준 : 이젠 대놓고 욕을 해라?

    ▷ 이외수 : 자기가 선택했으니까.

    ▶ 김어준 : 참지 말고?

    ▷ 이외수 : 예.

    ▶ 김어준 : 그리고 선생님이 만드신 단어로 지금 굉장히 많이 쓰인 단어가 ‘존버정신’ 아닙니까? 이것도 굉장히 중요한 겁니까?

    ▷ 이외수 : 그렇습니다.

    ▶ 김어준 : 인생을 사는 데 있어서?

    ▷ 이외수 : 저는 쉽게 인생을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고 보거든요. 대한민국은 청소년 자살률 1위, 노인 자살률 1위, 국민 자살률 1위 자살률 3관왕을 상당히 오래도록 지속해 왔습니다. 그랬는데, 이것은 수치스러운 것이거든요. 물론 올해 간신히 우리보다 못한 나라가 하나 나타나서, 어느 나라인지는 잘 기억을 못하겠습니다만 어쨌든 2위로, 지금은 국민 자살률 2위가 됐습니다만 그러나 언제 또 1위를 탈환할는지는 알 수가 없는 것이고, 어쨌든 간에 이런 불행한 사태, 얼마 전에도 유명 연예인이 두 명이나 사실은 자살했는데, 악플러들 같은 경우에도 나쁜 놈에 해당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선플운동도 중요하겠지만, 인간이길 포기한 사람은 인간 취급을 안 한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도. 그래서 이 벌레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라든가 이런 것이 필요합니다.

    ▶ 김어준 : 벌레에게 먹이를 주지 마시오. 그러면 그러한 나쁜 이들이 나타나면 욕을 하고, 필요하면 고소고발도 해버리고,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수단으로,

    ▷ 이외수 : 응징을 해야 된다.

    ▶ 김어준 : 응징해야 한다, 참지 마라, 욕 참으면 병난다?

    ▷ 이외수 : 예, 그렇습니다.

    ▶ 김어준 : 나쁜 이들이니까. 그러면서 그렇게 나쁜 이들은 나쁜 이대로 처리하고, 본인은 존버 정신으로 인생을 살아야 한다.

    ▷ 이외수 : 그렇습니다.

    ▶ 김어준 : 쉽게 좌절하지도 말고, 포기하지도 마라.

    ▷ 이외수 : 버텨야 됩니다. 그러니까 존재함으로 버틴다, 존버. 또는 힘겹게, 어렵게, 있는 힘을 다해서 무지무지 애를 쓰면서 어떻게 해서는 버텨내라는 것이죠.

    ▶ 김어준 : 또는 간단하게 비속어로 사용해서 줄여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만.

    ▷ 이외수 : 방송에 부적합한 것 같아서 참겠습니다.

    ▶ 김어준 : 방송까지 배려해 주시고 감사합니다. 저는 선생님 입에서 튀어나올 것 같아서 제가 미리 차단한 것인데. 여기가 생각보다 살 만하다, 내가 70년 살아보니까. 그렇게 과장되게 이야기하지 말고, 그리고 돈 이야기 좀 그만하고, 나쁜 놈 나타나면 욕하고, 그리고 그렇게 나쁜 곳 아니니까 잘 버티고 살아야 된다 이런 말씀이신 거죠?

    ▷ 이외수 : 대한민국은 자긍심을 가져도 좋을 만한 나라입니다.

    ▶ 김어준 : 70년 살아보시니까 그렇습니까?

    ▷ 이외수 : 인터넷 해보면 SNS 쭉 온갖 커뮤니티를 저는,

    ▶ 김어준 : 다 보시잖아요.

    ▷ 이외수 : 쇼핑을 합니다만 어쨌든 간에 외국인 젊은이들이 한국에 와서 고백하는 것 들어보면 치안도 잘 돼 있고, 의료도 잘 돼 있고, 정말로 살기 좋은 나라라는 겁니다. 그리고 외국의 석학들도 앞으로 5년만 지나면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행복한 나라가 될 것이다 이렇게 진단을 하기도 하거든요.

    ▶ 김어준 : 밖에서 주어진 조건들을 쭉 훑어봤더니.

    ▷ 이외수 : 그렇죠, 그렇죠.

    ▶ 김어준 : 그런데 안에 사는 사람들은 왜 이렇게 불행하게 사느냐?

    ▷ 이외수 : 그리고 마치 그것이 특정 정치인 한 명이 잘못한 듯이 그렇게 몰아잡는다든가 이건 저는 아주 근본적으로 잘못됐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정치가가 할 수 있는 게 그렇게 대단치 않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는. 대한민국은 어쨌든 제일 사실은 무능한 게 정치가들 같거든요. 그런데 굉장히 많은 특혜들이 부여돼 있는 나라이긴 한데, 그러나 국민의 힘을 우리는 믿어야 합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 어마어마하게 위대한 국민들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총 소리 한 방, 피 한 방울 안 흘리고 오랜 독재, 부정, 부패를 무너뜨리지 않았습니까? 그건 세계가 거의 놀라고 극찬할 만한 그런 사례거든요.

    ▶ 김어준 : 촛불 때도 큰 영감을 받으셨군요?

    ▷ 이외수 : 그렇습니다. 초는 어쨌든 간에 궁극적 의미가 자기를 밝히기 위해서 밝혀지는 거 아니지 않습니까?

    ▶ 김어준 : 주변을 밝히려고.

    ▷ 이외수 : 그러니까 함께하는 이웃들, 어둠 속에 묻혀있는 것들의 실체를 빛 속으로 끌어낸다라고 하는, 존재를 드러내준다라고 하는 거룩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그 일을 대한민국 국민들이 해냈다는 것이죠.

    ▶ 김어준 : 이 이야기들이 선생님 새 책에 담겨 있는데, 저희가 이 금요공연도 있고 금요특강도 한번 마련해볼까 합니다, 앞으로. 선생님을, 그런데 멀리 계셔서 자주 오실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꼭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 저희 금요특강 시간에 저희가 선생님을 매주는 아니더라도 가끔씩 모시고 싶은데, 다시 합칠 생각은 없으시죠?

    ▷ 이외수 : 저는 지금은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입니다만 합치면 빚이 또 늘어날 것 같고, 또 불평불만이 또 늘어날 거 아닙니까? 그만큼 사실은 제가 어깨가 무겁죠. 대한민국 가장들 치고 책임감 없는 가장이 드물다는 생각입니다, 저는.

    ▶ 김어준 : 그건 그렇죠, 모든 가정이.

    ▷ 이외수 : 특히 가정에 대해서는.

    ▶ 김어준 : 사모님을 따로 모시고 그러면 정반대 이야기를 들어봐도 되겠습니까?

    ▷ 이외수 : 그럼요. 이미 다른 데서 많이 했습니다만 우리 사모님은.

    ▶ 김어준 : 혹시 오랜만에 이 자리에서 대면해서 방송 법정을 꾸며도 됩니까?

    ▷ 이외수 : 그래도 좋죠.

    ▶ 김어준 : 앞으로도 저희가 방송 법정, 40년 인생 어떻게 파탄났는가, 결혼 생활, 졸혼하였는가 실시간으로 방송 법정 한번 저희가 꾸며보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책 나왔음을 알려드립니다. 이외수 선생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외수 : 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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