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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음악회 '노쓰코리아 가야금'…"눈이 내린다 & 결전의 길로"

고진경

tbs3@naver.com

2019-12-13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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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아 가야금 연주자
박순아 가야금 연주자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코너명 : 4부 [ 인터뷰 제3공장 ]
    ■ 진행 : 김어준
    ■ 대담 : - 박순아 가야금 연주자

    ▶ 김어준 : 금요일 대체로 중품격 음악 방송. 잠시잠시 고품격에 올라갈 때도 있고, 중품격에도 미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누구를 모셨느냐. 남한과 북한과 일본, 세 나라에서 가야금을 하신 분입니다. 박순아 씨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박순아 : 안녕하세요.

    ▶ 김어준 : 태어나시기는 오사카에서 태어나셨죠.

    ▷ 박순아 : 네.

    ▶ 김어준 : 제가 잠깐 프로필을 봤는데. 그러니까 재일 교포셨던 거예요. 그렇죠?

    ▷ 박순아 : 네.

    ▶ 김어준 : 그리고 조총련계 학교를 가셨어요.

    ▷ 박순아 : 네.

    ▶ 김어준 : 거기서 그러면 그때부터 가야금을 하신 겁니까?

    ▷ 박순아 : 네, 학교에서 시작했어요.

    ▶ 김어준 : 학교에서. 그래서 보니까 상도 많이 받으셨는데 상 많이 받으신 것은 인터넷 찾아보면 나오니까.

    ▷ 박순아 :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상 많이 받으셨다. 그리고 특이한 경력은 뭐냐 하면 이 대목에 저희가 주목하는데 평양에 가셔서 또 가야금을 배우시고, 연주도 하시고, 그리고 가야금 금강산 가극단, 여기서 단원도 하시고.

    ▷ 박순아 : 네.

    ▶ 김어준 : 그리고 지금 현재는 숙명여대 강사도 역임하시고, 영남대 겸임교수도 역임하시고, 서울대, 한국예종 강사도 하시고, 한국으로 오셨어요, 아예.

    ▷ 박순아 : 네.

    ▶ 김어준 : 일본에서 가야금을 시작해서 북한에 가서 젊은 시절을 보내시고 이제 한국에 와서 강사를 하면서 이제 국적도 한국이 되신 거죠?

    ▷ 박순아 : 네, 지금은 그렇고요.

    ▶ 김어준 : 굉장히 특이한 경력입니다. 세 나라 모든 곳에서. 이제 궁금한 것 여쭤볼게요. 기본 프로필은 그렇습니다. 저희가 보통은 여러 사람들이 나와서 이야기할 기회가 없거든요, 이 시간에. 소개하다 보면 끝나는데. 경력 자체가 굉장히 특이하신데 가야금 연주는 좀 이따 듣겠고. 북한하고 우리하고 가야금에 있어서 많이 다릅니까? 모든 면에서. 다른 점.

    ▷ 박순아 : 다른 점은 아무래도 사회가 다르기 때문에 북한은 사회주의, 그리고 모든 걸 인민을 위하여, 이런 식의 음악이 발전이 되어 있고.

    ▶ 김어준 : 아, 음악 자체가. 주제가.

    ▷ 박순아 : 그렇죠. 그런데 남한은 정통을 지키면서, 유지하면서 그런 시스템이기 때문에 아직도 왕을 위한 음악이 남아 있고, 북한은 그런 음악은 없어졌고.

    ▶ 김어준 : 아, 가야금이라는 악기는 양쪽 다 남아 있지만 북한은 이제는 북한체제의 가야금으로 만든 노래를 하는 것이고. 현대적 노래겠네요, 그러면 오히려.

    ▷ 박순아 : 네, 전통도 현대에 맞게 발전을 시킨 거죠.

    ▶ 김어준 : 그렇군요. 가야금 주제는 그렇고, 곡의 주제나 이런 건. 그럼 우리는 보통 가야금 하면 예전 곡들인데, 우리는. 그러면 북한에서는 현대적 연주 기법 같은 것도 있겠네요.

    ▷ 박순아 : 악기가 사실은 옛날 악기는 12줄이고 그것 갖고는 전통 음악밖에 못 한다고, 기본적으로는. 그러니까 사람들이 지루해한다. 그렇기 때문에 악기를 줄 수를 늘이고.

    ▶ 김어준 : 개조를 했군요. 몇 줄입니까?

    ▷ 박순아 : 북한에서는 21줄이요.

    ▶ 김어준 : 그럼 표현할 수 없는 음이 없다?

    ▷ 박순아 : 네, 일단은 그렇게 되죠. 서양 음악도 할 수 있게끔.

    ▶ 김어준 : 그러니까 모든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악기로 변모했다.

    ▷ 박순아 : 네.

    ▶ 김어준 : 가야금이 전통 음만,

    ▷ 박순아 : 아니라.

    ▶ 김어준 : 전통 음만 연주하는 게 남한이라면, 혹시 그런 건 없어요? 제가 얼핏 들은 이야기라서 자세히 잘은 모르는데 북한의 속주, 빨리 연주하는 거, 이거 굉장히 즐거워하고 재미있어한다.

    ▷ 박순아 : 즐거워하는지는 모르지만 중요하게 생각하죠.

    ▶ 김어준 : 속주.

    ▷ 박순아 : 네. 아무래도 클래식 음악의 영향, 구소련이나 중국이나 그런 쪽에서 영향을 받아서 가야금도 약간 빠르고 테크닉적인.

    ▶ 김어준 : 예를 들면 바이올린 막 속주하듯이?

    ▷ 박순아 : 네, 그런 걸 좋아해요.

    ▶ 김어준 : 그런 거 빨리하는 사람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 박순아 : 결코 그렇지는 않은데.

    ▶ 김어준 :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반 시민들은 그렇게 받아들이는.

    ▷ 박순아 : 쉽지 않으니까, 일단은.

    ▶ 김어준 : 빨리빨리 하십니까?

    ▷ 박순아 : 빨리 하도록 연습 많이 했죠.

    ▶ 김어준 : 북한에 가서. 알겠습니다. 빨리 연주하는 게 중요하고, 그다음에 곡은 현대 곡이고, 21개의 현이어서 사실은 빠지는 음이 없다. 다 커버한다.

    ▷ 박순아 : 네.

    ▶ 김어준 : 여기서 일단 첫 곡을 앉아서 연주하시나요?

    ▷ 박순아 : 연주할까요, 그러면?

    ▶ 김어준 : 잠깐 앉으셔서 다른 곡 연주하시기 전에 속주를 한번 들려주세요. 제가 가야금 속주 같은 건 들어 본 적이 없거든요. 가야금 속주. 일단 보통은 이렇게 연주하는데 북한의 속주는 이런 식으로 합니다.

    ▷ 박순아 : 보통은,

    (연주)

    ▶ 김어준 : 익숙해요, 이거는.

    ▷ 박순아 : 이런 느낌이죠.

    ▶ 김어준 : 이런 느낌인데, 북한에서는?

    (연주)

    ▷ 박순아 : 이런 거.

    ▶ 김어준 : 저는 속주가 좋아요. 속주 한번 다시 부탁드리기로 하고. 속주로 완성한 30초 곡 이런 거. 그거 좀 이따 듣기로 하고, 그러면 오늘 첫 번째는 북한 곡입니다. 제가 설명을 잠깐 먼저 드릴게요. 북한의 대표 명곡이라고 합니다. ‘눈이 내린다’ 눈이 펑펑 내리는데 눈길을 헤쳐 간 동지들을 그린 노래. 자, 부탁드립니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연주)

    ▶ 김어준 : 황교익 선생님 들어오시네요. 자리에 앉으십시오. 이야…. 제가 듣다가 이건 가야금이 아니라 가야금 + 기타, 그런 느낌인데요. 그렇죠?

    ▷ 박순아 : 네.

    ▶ 김어준 : 기타에 트레몰로 기법이라고 있어요. 손가락으로 빨리 잘게 연주하는 거. 그런 기법도 거기 들어간. 가야금 하나에 기타까지 합쳐져서 연주하는 이런 건 처음 들어 봤어요. 잘하시네. 깜짝 놀랐네요.

    ▷ 황교익 : 악기만 우리 전통이지 소리는 전통이라기보다는 뭔가 새로운 세계.

    ▶ 김어준 : 완전히 새롭네요, 완전히. 가야금으로 이렇게 되는구나. 그리고 이게 이제 북한의 혁명, 그러니까 ‘함박눈이 펑펑 내리는데 함께 힘차게 헤쳐 간 동지’ 이렇게 되어 있는데, 설명은. 저는 그게 아니라 눈길을 떠난 연인을 바라보는 그런 마음 같은데. 여기서 어떻게 혁명이 나옵니까, 지금?

    ▷ 박순아 : 그런 느낌이죠. 피 흘려 싸운 사람들의 발자국을 다 눈이 덮어서 사라진.

    ▶ 김어준 : 아니, 그러니까 그걸 빙자해서 실제 작곡한 사람의 마음은 떠나간 연인을 떠올리며 만들었을 거예요. 그런 느낌인데. 여기서 어떻게 혁명이 떠오릅니까? 말도 안 되지.

    ▷ 황교익 : 난 떠오르던데.

    ▶ 김어준 : 떠올라요? 이야, 가야금으로 이게 되는구나. 이런 건 못 들어 봤어요. 선생님 들어 보셨어요?

    ▷ 황교익 : 가야금으로 새롭게 음악을 만들어 내는 분들 사실 많이 있어요.

    ▶ 김어준 : 물론 현대음악도 하죠.

    ▷ 황교익 : 새롭게 음악을 만들어 내시는 분들. 그러니까 전통이라는 게 옛날 그대로의 것을 재현하는 것, 이런 것도 사실 필요하긴 하죠. 그런데 그건 고착이라고 그러거든요. 끊임없이 변화시키고….

    ▶ 김어준 : 훈화 설교에 들어가셨는데. 들어 봤냐니까 답은 안 하시고.

    ▷ 황교익 : 그러니까 전통음악을 하시는 분들 중에 이런 작업을 또 그렇게 좋아하시지 않는 분들도 계세요. 전통을 잃은 행위라고 이야기하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 김어준 : 말이 너무 길어지고 있습니다. 들어 보셨냐고.

    ▷ 황교익 : 음악계도 뒷이야기가 많아요. 충돌하는 이야기가.

    ▶ 김어준 : 못 들어 본 걸로 알겠습니다. 다른 이야기만 실컷 하시고. 저는 처음 들어 봤어요.

    ▷ 박순아 : 네.

    ▶ 김어준 : 최근 들어서 가야금 하시는 분들도 저희 모시기도 하고, 현대적인 창작곡도 하시는 걸 들어 봤는데 연주를 이렇게 하는 건 저는. 아십니까? 트레몰로 기법이라고.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이런 거 아세요? 로망스.

    ▷ 황교익 : 알아요.

    ▶ 김어준 : 그게 어떻게 동시에 가능하지? 한쪽에서 가야금 치고 한쪽에서 기타 치는 것 같았어요. 아, 신난다. 선생님 시간 거의 없어요.

    ▷ 박순아 : 아, 네. 죄송해요.

    ▶ 김어준 : 죄송하실 건 없죠. 선생님은 항상 짧거든요.

    ▷ 황교익 : 아, 제 시간. 아주 짧게 하겠습니다.

    ▶ 김어준 : 1분 정도 있습니다.

    ▷ 황교익 : 치킨을.

    ▶ 김어준 : 또 닭 이야기입니까?

    ▷ 황교익 : 한 10년 뜯을 거예요.

    ▶ 김어준 : 또 닭 이야기예요? 맛없는 닭 이야기인가요, 또?

    ▷ 황교익 : 맞습니다. 맛없다고 이야기하니까 그건 네 입이고, 그러는 분들이 많아요.

    ▶ 김어준 : 그러니까 사람들이 듣다가 처음에 설득되다가 자꾸 이야기하니까 억하심정이 생겨서 나는 맛있어! 이렇게 할 판이에요.

    ▷ 황교익 : 그래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가져왔어요.

    ▶ 김어준 : 맛이 없는 게 어떻게 과학으로 나옵니까?

    ▷ 황교익 : 그 안에 맛이있는 성분이 어떤 비율로 있는가. 맛을 내는 성분이.

    ▶ 김어준 : 선생님, 마지막 곡 들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30초 내에 끝내 주십시오.

    ▷ 황교익 : 짧게 하겠습니다. 농진청에서 6개 경영관리라는 책자에 보면 한국의 치킨이 보통 1.5kg짜리 소형 닭으로 튀기거든요. 외국에는 보통 한 3kg. 우리 닭에 비해서 2배 정도 커요. 이 소형 닭이 맛이 없다는 것을 아주 자세하게 적어 놨어요. 고기 맛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이 일반 닭의 0.12%인 것에 비하면…,

    ▶ 김어준 : 박순아 선생님, 닭이 작으면 맛이 없다는 이야기예요, 이게.

    ▷ 박순아 : 아, 네, 네.

    ▶ 김어준 : 닭을 빨리 너무 잡아서 닭이 작으면 맛이 없다. 다음에 나오실 때 하나 준비해 와 주세요, 창작곡. 작은 닭은 맛없어, 이런 거.

    ▷ 박순아 : 아, 네, 네.

    ▷ 황교익 : 과학적인 거예요. 이게 농진청에서 데이터까지 만들어서. 그리고 또 하나가 뭐냐 하면 여기에 농진청 자료에 보면 큰 닭으로, 그러니까 3kg짜리 닭을 키워서…,

    ▶ 김어준 : 서로 멀티로 나가기 위해서 소리를 각자 조금씩 줄여서 해요. 선생님 하시고요. 박순아 선생님 공연 소식이 있습니다. 12월 20일부터 21일까지 서울남산국악당. 신경 쓰지 마시고 마지막 곡 부탁드립니다. 저한테 여기 문자 가끔 올 때 제가 연주자들 가리면 “김어준 머리 치워” 나오거든요. 오늘은 “황교익, 음악 듣고 싶어 나가” 이런 문자. 머리 치워보다 더 심해.

    ▷ 황교익 : 나도 굉장히 문화적인 이야기 하고 싶어요. 치킨 이야기 그만하고 싶어요.

    ▶ 김어준 : 결전의 길로. 계속하시면 됩니다. 신경 쓰지 마시고. 결전의 길로.

    (‘결전의 길로’ 연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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