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명랑시사]하재근 “GS25 ‘남혐 논란’, 미러링은 분풀이일 뿐...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아”

TBS 명랑시사

jeongwjpd@hanmail.net

2021-05-06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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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시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1. 05. 06. (목) 18:11~19:30 (FM 95.1)


    ● 진행 : 이승원 시사평론가


    ● 대담 : 하재근 문화평론가








    하재근 “GS25 ‘남혐 논란’, 미러링은 분풀이일 뿐...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아”








    - GS25 포스터 논란, 남녀 서로 공격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전투 소재로 발견돼


    - 손가락 모양, 굉장히 보편적인데 쓰지 말라면 답답... 여혐·남혐 주장 표현도 너무 늘어


    - 젊은층 사이 전투적 양상, 미러링 때문에 감정싸움만 남은 상황


    - ‘백래시’, 사회적인 변화에 대한 반발로 나타나는 움직임... 2030 의미 자체를 기분 나빠해


    - 미러링, 일종의 보복 행위... 여성·남성 모두 불안해 예민해지고 공격적이게 돼


    - 성별 구분 떠나 사회의 경제적 모순구조들 바꾸려는 노력 해야








    ▶ 이승원 : 지난 1일 게시된 GS25의 이벤트 포스터가 남성 혐오논란에 빠졌습니다. 불매운동이 시작됐고 편의점주들은 집단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GS리테일 사장까지 사과를 했지만 논란은 지속되는 양상이죠. 전문가의 시각은 어떤지 함께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와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하재근 : 네, 안녕하세요.





    ▶ 이승원 : 지금 이 포스터를 보신 분들도 계시고 못 보신 분들도 상당할 텐데요, 일단 이 포스터에 삽입된 이미지가 온라인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있습니다. 어떤 점 때문에 그렇습니까?





    ▷ 하재근 : 그게 포스터가 캠핑과 관련된 이벤트 포스터였는데 거기서 소시지가 있고 그것을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해서 집으려는 그러한 장면이 나오는데 그 손가락으로 집으려는 그 손가락 모양이 바로 페미니즘 커뮤니티, 거기에 상징적인 그 이미지를 차용한 것이 아니냐 그렇게 해서 논란이 됐고, 그게 문제가 되니까 그 손가락 이미지가 삭제됐거든요. 그 손가락이 삭제가 되면서 초생달 모양이 하단에 등장했는데, 그 초생달 모양이 이번에는 또 다른 ‘여성주의 커뮤니티의 로고 아니냐?’ ‘왜 손가락을 삭제하면서 초생달을 집어넣었느냐?’ 거기다가 영어 문구가 들어가는데, 그 영어 문구의 마지막 부분을 조합하면 특정 여성 커뮤니티 이름이 나온다, 이 세 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이유고, 그거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지적이 됐는데, 지금 너무 여러 가지가 지적이 되니까, 이걸 여론몰이라고 하나요? 이런 식의 의혹제기가 굉장히 복잡다단하게 나오는 것 같아서 일일이 파악할 수도 없고 굉장히 많은 이유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이승원 : 저도 당초에 그 문제가 됐다고 했던 ‘캠핑가자’ 포스터를 방송 준비하면서 봤었는데, 저 같은 경우는 좀 문외한이라서 그런지 특별한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메갈리아를 특정하게 인식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은 전혀 거기에 대해서 인식할 수 없는, 그냥 아주 평범한 그런 사진이라고 생각이 되는데, 이게 왜 이렇게 문제가 되는 걸까요?





    ▷ 하재근 : 모르는 사람은 당연히 모를 수밖에 없는데, 일단은 그 손가락 모양이 제가 말씀드린 대로 메갈리아 로고 이미지랑 비슷하다는 것 하나하고, 그다음에 한 번 그랬으면 그게 우연일 수도 있는데,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손가락을 삭제하면서 그다음에 초생달 모양이 들어왔고, 그다음에 영어 단어 마지막 자를 조합하면 ‘메갈’이라는 글자가 나온다는 거고, 그거 말고도 몇 가지가 더 지적이 되면서 동시에 이 회사에서 만든 다른 포스터도 그러한 유사한 이미지들이 나온다고 하니까 이게 한 번, 1회, 그러면 혹시 우연일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가 이렇게 연결돼서 나온다면 이것은 어떠한 배후에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의혹을 제기한 측에서는 주장하는 거죠.





    ▶ 이승원 : 일단 GS25 측은 포스터를 거듭 수정하다가 삭제를 했고, 사과문도 두 차례나 올렸습니다. 그런데 일부 남성들은 불매운동을 해야 된다 이렇게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근본적인 이유를 어떻게 보시나요?





    ▷ 하재근 : 구체적으로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혹시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은 ‘디자인 계통의 누군가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러한 진상을 명백히 밝혀야 되는 거 아니냐?’ 그렇게 주장을 하는 거고, 과거에 방송국에서 이른바 일베 이미지, 그런 것들이 많이 나왔었잖아요.





    ▶ 이승원 : 그랬죠.





    ▷ 하재근 : 그때 방송국에서 사과를 해도 ‘단순한 사과 말고 구체적으로 그런 이미지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지 그 진상을 밝혀야 되는 거 아니냐?’ 그때 그런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이번에도 똑같이 그때 일베 이미지라는 건 보통 우리가 여성혐오 성향이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이번에 그때처럼 ‘남성혐오 성향의 이미지에 대해서도 그렇게 발본색원해야 되는 것이 아니냐?’ 그런 주장이 나오는 거고, 최근에 이른바 미러링이라고 해서 상대방이 한 언행을 우리가 그대로 똑같이 되갚아 준다 이런 식의 사고방식이 있는데, 일종에 말하자면 여성혐오, 남성혐오라고 해야 될까요? 서로 적대하는 측면에서, 이쪽에서 한 번 공격하면 반대쪽에서 똑같은 양상으로 공격하고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과정에서 이번에 그 GS 포스터가 하나의 전투로 소재로 그렇게 말하자면 발견이 된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그런가 하면 같은 손모양이 들어간 경찰 포스터도 있었는데, 이것도 남혐 논란으로 수정됐다고 하네요. 비슷한 손모양이 있으면 무조건 남혐으로 매도되는 상황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또 사실은 우리 일반적으로 꽤 오랫동안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서 물건을 잡는 것은 굉장히 흔한 장면들이고, 광고에도 일상적으로 나왔던 거기 때문에 이게 왜 논란이 되는지를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지나치게 소모적인 논쟁은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하재근 : 그러니까요. 이 손가락 모양이 굉장히 보편적인 모양인데, 이거를 쓰지 말라고 하면 이건 너무나 답답한 노릇이고, 처음에 여성혐오 단어라고 해서, 그때 뭐 김치녀라든가 된장녀라든가 이런 게 등장하기 시작했을 때, 그때는 몇몇 단어가 문제가 있다고 우리가 그거를 학습하고 그 단어가 잘못되면 문제제기를 하고 그랬었는데, 이른바 여성혐오 단어라든가 그 표현도 늘어날 뿐만 아니라 그 반대쪽에서 또 남성혐오라고 주장되는 그런 식의 표현도 너무 많이 늘어나니까 이제는 무슨 표현이 문제가 되는지 일일이 다 알 수도 없고, 제가 아까도 지적하는 게 너무 많아서 지금 복잡하다고 말씀드렸는데, 일일이 그걸 다 신경 쓰면서 살기 어려운 그런 상황으로 가는 것 같은데, 그러한 표현들이 계속해서 새롭게 추가되는 것 같아서 이렇게 많아지다가는 나중에는 완전히 우리의 표현이 지뢰밭에서 뭐가 터질지 몰라서 전전긍긍하면서 표현해야 되는 그런 상황이 될까 봐 저도 모르게 혐오 표현을 하게 될까 봐 굉장히 무서워지는 상황입니다.





    ▶ 이승원 : 어쨌든 이번 사건도 일종에 페미니즘, 반페미니즘 이런 정서들이 서로 복합적으로 서로 상호작용을 하는 것 같은데요, 지나치게 왜곡된 점은 없는지, 평론가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 하재근 : 이게 우리나라에서 지금 굉장히 젊은층 사이에서 전투적인 양상으로 가고 있는데, 바로 그 미러링이라는 것 때문에 서로 감정싸움으로 가고 있는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애초에 잘못된 여성혐오 표현들이 나왔는데, 그거를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고 그 정도 선에서 그쳤으면 되는데, 똑같이 되갚아준다고 하면서 그 여성혐오 표현에 해당하는 반대편의 남성혐오 표현들을 만들고, 한쪽에서는 여성을 비하하고 반대쪽에서는 남성을 비하하고 이러면서 공방을 주고 받으면서 특히 젊은 네티즌들 사이에서 거의 뭐 그들만의 전쟁 비슷한 그런 양상이 되다 보니까 애초에 어떠한 여성에 대한 차별의 구조 그런 걸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시정하자는 그런 취지가 아니라 지금은 상호 간의 감정싸움만 남은 것이 아닌가 그런 느낌도 드는 상황입니다.





    ▶ 이승원 : 2030 세대, 이른바 백래시 현상에 주목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 백래시 현상이 어떤 건지 설명을 해 주시죠.





    ▷ 하재근 : 백래시는 보통 어떠한 사회적인 변화에 대해서 거기에 대한 반발로 나타나는 그런 움직임인데, 보통은 기득권층이 자기들의 기득권이 허물어지는 것에 대해서 반발하는 그런 의미로 쓰이는데, 이제 2030 젊은 세대한테는 그 의미 자체부터가 그들을 기분 나쁘게 하는 거죠. 왜냐하면 그들이 느끼기에 우리는 기득권층이 아닌데 왜 자꾸 남자라는 이유로 우리를 기득권층이라고 하느냐라고 하면서, 그러니까 우리 사회가 정치권도 그렇고 최근에 여성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거든요. 미투운동도 나타나고 그러면서. 그러니까 젊은 남성들이 아니 우리도 살기 힘들고 우리도 불안한데 자꾸 오히려 여성만 상대적으로 더 많이 우대되고 있다라고 하면서 거기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가운데 여성단체 같은 데서 주로 2030 세대가 많이 접하는 게임이라든가 19금 콘텐츠라든가 이런 것에 대해서 규제 목소리를 많이 내니까 거기에 대해서도 감정적으로 굉장히 안 좋게 앙금이 쌓이기도 하고 그런 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이걸 백래시라고 해야 되는지, 어쨌든 좀 감정적이고 집단적인 공격의 양상 그런 식으로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다른 거는 분야별로 여러 가지 차별적으로 느끼는 분야가 여러 개는 있을 수 있다고 보지만, 아까 말씀을 하셔서 미투 같은 경우는 범죄 행위를 고발하는 그런 건데, 그것마저 어떤 여성의 특혜는 아니잖아요. 범죄를 고발하는 거는 특혜의 영역은 또 아닌 것 같은데.





    ▷ 하재근 : 왜냐하면 그 당시에 문제가 됐던 게 처음에는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합심해서 그것을 지원을 했었는데,





    ▶ 이승원 : 헐리우드에서도 미투운동은 있었고요.





    ▷ 하재근 : 우리나라에서도 별로 이견이 없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이견이 나오는 게 뭐냐면 똑같은 말인데 남자가 하는 말은 증거로 채택해 주지 않으면서 여성이 하는 말은 왜 그게 증거가 되는 거냐라고 하면서 거기에 대한 비판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 이승원 : 너무 지나치다?





    ▷ 하재근 : 네. 그러다 보니까 미투운동 자체의 취지를 부정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그것이 그전에 여성들에 대한 열악한 처지를 환기시키려는 그런 목소리가 많이 나왔던 거랑 결합이 되면서 여러모로 젊은층의 정서를 건드렸던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알겠습니다. 어쨌든 젠더 갈등은 여러 측면에서 심화되고 있다라는 거는 그건 현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고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 거라고 보는지. 왜냐하면 평론가께서는 이 대중문화에 대해서 굉장히 오랫동안 관찰해오신 거잖아요?





    ▷ 하재근 : 네.





    ▶ 이승원 : 최근에 이 양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 하재근 : 저는 일단 1차적으로 미러링이라는 것 좀 안 했으면 좋겠는데.





    ▶ 이승원 : 되갚아주마 이런 것들?





    ▷ 하재근 : 네. 똑같이, 일종에 보복, 복수 그런 느낌인데, 지금 젊은 네티즌들이 상호 간에 편을 갈라서 복수전을 벌이면서 감정싸움으로 시간만 소모하는 것 같은, 그런데 그런 감정싸움을 아무리 벌여봐야 상황이 나아질 것은 없고, 그러니까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여성은 여성대로, 또 젊은 남성은 젊은 남성대로 모두가 불안하다는 거거든요. 사회경제적 위치가 굉장히 취약하다. 그렇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예민해지고 공격적이게 되고 그런 측면이 있는 것인데, 이거는 상대의 성을 탓한다고 해서 사회경제적으로 열악한 처지가 나아질 건 절대로 아니고, 이게 성별 구분을 떠나서 지금 젊은층들을 열악하게 하는 우리 사회의 경제적인, 특히 여러 모순구조들이 있으니까 그 부분들을 근본적으로 바꿔 나가려는 노력을 해야 남성이 됐건 여성이 됐건 모두의 지위가 향상되는 것이지 지금과 같은 식의 상대방에 대한 분풀이, 이것은 아무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그런 인식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승원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하재근 : 네, 감사합니다.





    ▶ 이승원 : 지금까지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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