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철희 "안철수 구세주인양 메시자인양 등장 저래도 되나"

전덕환

tbs3@naver.com

2020-01-2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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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좌)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좌)
  • *내용 인용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19. 1. 20. (월)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이철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 "잘했구나" 총선 불출마 후회는 없어
    - "니들이 야당할때 더했다" 말에 상처 받아
    - 냉정하게 말하면 지난 4년 간 '못난 놈'이었다
    - 정치인에게 나쁜 것은 부패보다 무능이다
    - 2월 임시국회서 경찰 개혁 법안 처리해야
    - 조국에 맡겨 놓고 당청 나몰라라 개인적으로 힘들었다
    - 금태섭 조국 비판은 인정, 조직 결정 따라주는 것도 용기
    - 변호인 메모 허락해줘 인권보호상 받은 검사
    - 검찰 개혁 이제야 첫발떼, 국민 지지로 통과
    - 안철수 귀국, 과거 왜 실패했는지 돌아봐야
    - 내가 안철수인데 하면 또 실패할 것
    - 스펙 스토리 공천 꼭 성공한 단 보장 없어

    ▶ 김지윤 : 오는 4월 총선 국민이 선택을 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뭘까요? 지금 보면 여야가 잇따라 영입 인재를 발표를 하면서 새 인물 발굴에 힘쓰는 분위기인데요. 단순한 물갈이를 넘어서 정치권 세대교체를 주장하며 불출마 선언을 한 분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이번 총선 민심 미리 들여다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이철희 : 네. 안녕하십니까?

    ▶ 김지윤 : 네. 뵌 지 한 한 달쯤 됐죠?

    ▷ 이철희 : 그런가요?

    ▶ 김지윤 : 네. 그 정도 됐는데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얼굴 더 좋아지신 것 같아요.

    ▷ 이철희 : 그래요?

    ▶ 김지윤 : 떠나신다고 하니까 얼굴이 좋아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 이철희 : 마음이 좀 홀가분해져서 그런 것 같아요.

    ▶ 김지윤 : 그러시군요. 지금 뭐 사실상 20대 국회 끝났다라고도 볼 수가 있는데 요새 어떻게 지내세요?

    ▷ 이철희 : 전 국회가 1월 13일 날 마무리되어서 큰 숙제들을 좀 했고요. 아마 2월 국회는 열릴 것 같은데, 민생법안들도 아직 좀 처리가 안 된 게 있고요. 또 최근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경찰개혁 법안도,

    ▶ 김지윤 : 경찰개혁 법안.

    ▷ 이철희 : 어쨌든 논의는 해야 되기 때문에 2월 국회까지는 약간의 방학 같은 느낌이고, 다른 분들은 다 지역구 가서 이제 공천 경쟁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저는 좀 상대적으로 한가롭게 지내는 편이고요. 마무리를 잘 어떻게 하면 잘할까에 대한 고민하고 삽니다.

    ▶ 김지윤 : 어떻게 하시고 싶으신데요, 마무리를?

    ▷ 이철희 : 저 혼자 뭐 정치라는 게 혼자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 그래도 20대 국회가 최악이라는 얘기를 들었잖아요. 저도 책임 있는 사람 중에 하나거든요. 하나라도 법안을 좀 더 많이 통과시키고, 국민들이 왜 저런 것 안 할까? 저런 법안들 해줘야지라는 것들이 있으면 20대 국회 마무리되기 전에, 끝나기 전에 해놓고 가겠다. 해놓고 가고 싶은 마음이 크죠.

    ▶ 김지윤 : 어떤 걸 꼭 해놓고 싶으세요, 가시기 전에 그럼?

    ▷ 이철희 : 법안들이 지금 아까 말한 경찰개혁 법안들도 있고요.

    ▶ 김지윤 : 경찰개혁 법안.

    ▷ 이철희 : 네. 우리가 경제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법안들이 지금 워낙 여러 개 저도 법안에서 다뤘던 것들이 있는데, 잘 안 된 것들이 많아서 하나하나 이걸 다 욕심내면 또 하나도 못 할 수가 있으니까 가능한 대로 좀 하고, 제 욕심 같아서는 우리 국민들이 그 정도면, 그 정도면 똔똔, 이런 표현 쓰나요? 그럭저럭 했다, 이런 평가 정도는 듣고 싶죠.

    ▶ 김지윤 : 그러시구나. 아까 그 말씀하셨잖아요. 다른 의원들은 지역구 많이 내려가셨다.

    ▷ 이철희 : 바쁘죠.

    ▶ 김지윤 : 다음 총선을 준비하느라고. 보시면서 혹시 후회하신 적은 없으세요? 괜히 불출마 선언했나? 나도 한 번 좀 내려가 가지고 해봐야 되는 것 아닌가?

    ▷ 이철희 : 한 번도 그런 생각은 안 했고요.

    ▶ 김지윤 : 정말요?

    ▷ 이철희 : 네. 잘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워낙 바쁘니까. 워낙 바쁘고 시간을 막 쪼개서 써야 되고, 또 경쟁자들이 있는 분들은 초조함도 좀 있을 것 아닙니까?

    ▶ 김지윤 : 그렇겠죠.

    ▷ 이철희 : 그래서 그런 데서 한 발 떨어져서 자유로우니까 내가 잘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죠.

    ▶ 김지윤 : 잘했구나. 시간이 지날수록 잘했구나라는 생각이 드신다고. 한 예능 프로에서 이런 말씀하셨어요. 정치도 사람이 하는 거라 상처를 자꾸 받는다. 가장 상처가 됐던 말이 어떤 거였어요?

    ▷ 이철희 : 주장을 어떤 자기가 어떤 법안이나 현안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얘기를 하면 그 사람의 진의가 뭔지, 그 사람이 주장하는 논리가 뭔지를 이렇게 들어보고 판단해야 되는데, 그러니까 상대방, 상대 당의 주장이다라는 걸로 이제 다 치부가 되어버리는 거예요, 제 진의는 온데간데없고, 이런 게 제일 속상하고요. 어쨌든 논란을 서로 하더라도 법안은 통과시켜야 되는 것 아니냐? 결국 우리가 흔히 입에 발리는 소리로 많이 합니다만 민생은 중요한 것 아니냐, 이렇게 해서 그만 좀 잡고 통과시키자, 이렇게 얘기하면 제일 아프다 그럴까요?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좀 직설적 표현으로 하면 네들이 야당 할 때는 더했다. 이 말을 들으면 돌아보게 되죠. 우리도 야당 때 저렇게 했구나. 누가 덜 했느냐, 더 했느냐는 논외로 하더라도 우리가 야당 때도 저렇게 여당을 힘들게 했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그래서 저 사람들 입장을 좀 충분히 이해하려고 노력을 새삼 더 하게 되는데, 그런 과정을 거쳐서 뭔가 합의점이 나오면 좋은데, 그런 과정을 거쳐서 끝나버리니까, 싸움으로 끝나버리니까.

    ▶ 김지윤 : 합의는 안 나오고.

    ▷ 이철희 : 네. 그게 좀 허탈하죠.

    ▶ 김지윤 : 그러셨군요. 지난 4년 한 번 돌이켜봤을 때 어떠신지 궁금해요. 여러 가지 주옥같은 발언들 많이 하셨어요. 많은 국민들한테 또 인식이 된 발언들도 있는데, 예를 들면 문재인이냐, 안철수냐 둘 중 하나의 선택이 아니다라는 말씀도 하셨고, 좋은 정당이 있어야 좋은 정치가 있다라는 소신에 따라서 민주당에 입당을 했다. 그런 말씀도 하셨고, 못난 놈이 될지언정 나쁜 놈은 되지 않겠다. 굉장히 인상적인 말인데요. 어떠셨어요? 지난 4년 돌이켜보니까 하셨던 말씀에 충분히 지키고 사셨는지?

    ▷ 이철희 : 못난 놈이었던 건 확실한 것 같아요.

    ▶ 김지윤 : 왜 그러세요.

    ▷ 이철희 : 아주 뭐, 아주 냉정하게 뭐 나름 성과가 없었냐? 이렇게 말하면 저도 이것저것 했습니다라고 거론할 게 있습니다만 큰 포부가 정치를 좀 바꿔보자, 이렇게 생각했던 것에 비춰보면 못했죠. 왜냐하면 국민들이 20대 국회가 최악이라고 하니,

    ▶ 김지윤 : 그런데 국회 끝날 때마다 늘 그래요, 그건.

    ▷ 이철희 : 그렇죠.

    ▶ 김지윤 : 19대 때도 19대 국회가 최악이었고.

    ▷ 이철희 : 갈수록 정치가 나빠지는데 정치가 더 나빠지지 않고 현상 유지라도 하게 했으면 우리 정치를 바꾸는 데 제가 이렇게 했습니다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텐데, 못 바꿨으니까 못났다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고요. 다만 처음 시작할 때 못난 놈이 될지언정 나쁜 놈이 되지 말자라는 것은 나쁜 짓 하는, 국회의원이 저지르는 나쁜 짓 많이 있잖아요. 그런 건 안 하겠다는 다짐으로 했었는데, 얼추 그런 건 지켰다 싶은데, 정치인에게는 저는 뭐 이런 말하면 제 발등 찍는 거긴 합니다만 정치인에게 나쁜 것은 부패보다는 무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지윤 : 부패보다 무능이다.

    ▷ 이철희 : 무능이 더 나쁘죠. 부패는 그냥 부패의 그 정도 개인의 어떤 그런 걸로 끝나지만 무능은 다수에게 피해를 끼치는 거거든요. 다수의 삶과 관련된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잘못된 결정을 하거나 결정을 안 해서 그 사람들 계속 힘들게 하는 거라 저는 정치인에게 최악은 무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는 못난 놈이라는 고백이 아프죠.

    ▶ 김지윤 : 본인에게 너무 혹독하게 지금 평가를 하시는 것 같아요.

    ▷ 이철희 : 국민 눈높이에 맞춰서 보면 그래요.

    ▶ 김지윤 : 아니. 그래도 이제 문자 여기 오는 것도 그렇고 보면 나가지 마셔야 될 분이 나가셨다. 다시 돌아오셔라, 이런 말씀도 있거든요. 국회에서 진짜 열심히 하신 분인데 마음이 아프다. 그런 문자 오고 있어요, 지금. 진짜로. 그때 이제 정치판에 들어가면 다 똑같아진다, 이런 얘기들도 많이 하잖아요. 그놈이 그놈이다, 뭐 이런 얘기도 하고. 그런 얘기를 안 들으려고 굉장히 많이 노력하셨다는 얘기를 어딘가에서 하셨다고,

    ▷ 이철희 : 안 듣고 싶었죠.

    ▶ 김지윤 : 네. 개인적으로는 어느 분하고 제일 친하셨어요?

    ▷ 이철희 : 우리 또래가 비슷한 분들은 친하게 지냈어요. 제 옆방에 있는 기동민 의원이나,

    ▶ 김지윤 : 기동민 의원님, 네.

    ▷ 이철희 : 강병원 의원이나 강훈식 의원이나 박용진 의원이나 금태섭 의원이나 뭐 이렇게 우리 또래가 다 비슷하거든요.

    ▶ 김지윤 : 박용진 의원 또래세요?

    ▷ 이철희 : 후배죠.

    ▶ 김지윤 : 형이라 그러던데, 저번에 보니까.

    ▷ 이철희 : 몇 년 후배인데, 객지에서 아래위로 5년은 친구니까.

    ▶ 김지윤 : 아래위로 5년은 친구니까 친구라고 하시는데, 네. 20대 국회 최악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셨는데요. 누구 책임이라고 생각하세요?

    ▷ 이철희 : 정치인 책임이죠.

    ▶ 김지윤 : 아니. 그래도 야당하고 여당하고.

    ▷ 이철희 : 저는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하듯이 저는 쌍방과실이라고 봅니다. 이게 폭행,

    ▶ 김지윤 : 쌍방과실.

    ▷ 이철희 : 쌍방과실인데, 어쨌든 여당이 더 책임이 크죠.

    ▶ 김지윤 : 그렇게 보세요?

    ▷ 이철희 : 이끌어가야 될 책임이 저희한테 있는 것이고, 의석도 저희가 많고, 책임도 저희가 많이 져야 되고, 권한도 더 있다고 하면 야당은, 저희가 야당도 해봤기 때문에 으레 흔히 발목 잡는다고 표현합니다만 반대를 많이 하기 마련이거든요. 그래도 잘 설득해서 한편으로 어르고, 한편으로 달래고 해서 이렇게 잘 끌고 갔어야 되는데 그런 게 좀 부족했다 싶죠. 그래서,

    ▶ 김지윤 : 잠깐만 지금 안 나가신다고 지금 다 막 던지시는 것 아니에요, 혹시?

    ▷ 이철희 : 제가 이런 얘기하면,

    ▶ 김지윤 : 당에서 안 좋아하실 것 같은데?

    ▷ 이철희 : 저 친구 안 나간다고 저렇게 얘기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죠. 그러나 기왕에 할 얘기라면 그런 조건하에서라도 해야죠.

    ▶ 김지윤 : 기왕에 할 얘기기 때문에 하신다. 여당 책임이 더 많다라고 보신다고 하셔 가지고 살짝 놀랐거든요. 둘 다 책임 있다, 그건 당연히 말씀하실 것 같긴 한데,

    ▷ 이철희 : 그런데요, 어느 때나 정부여당 책임이 크고요, 포괄적으로 보면. 그러나 각 사안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어떤 경우는 저는 야당에 책임을 물을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걸 하나하나 따지기 이전에 포괄적으로 보면, 책임의 양으로 보면, 비중으로 보면 여당이 더 크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이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조국 전 장관 사태, 어떻게 보면 작년 후반기에 그냥 몽땅 집어삼켰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글쎄요. 굉장히 많은 사람들, 거의 뭐 블랙홀 같았잖아요. 어떤 기사가 나와도 사실은 그 기사가 다 이제 집어삼켰었는데, 네. 그때 어떠셨어요?

    ▷ 이철희 : 힘들었죠.

    ▶ 김지윤 : 힘드셨다.

    ▷ 이철희 : 네. 제가 또 청문위원이었거든요.

    ▶ 김지윤 : 맞아요.

    ▷ 이철희 : 제가 법사위원이었기 때문에 청문위원인데, 분위기, 당시 분위기로 보면 조국 전 장관 후보자 시절에 감싸는 경우는 정치적으로 정말 바보 같은 선택이죠. 워낙 이렇게 바람이 세게 불었기 때문에 이중적 행태다, 뭐다, 이렇게 하면서 여론이 굉장히 안 좋아졌잖아요. 그래서 제가 어딘가에 한 번 고백을 한 적이 있는데 제가 청문위원만 아니라면 저도 그런 바람을 탔을 거다. 그런데 청문위원이라고 하면 최소한 사실관계를 먼저 보고 거기에 기초해서 적격성, 그 자리에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따져야 되는 것 아니냐? 그런 조건에 놓여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팩트를 중심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라고 제가 고백을 했고요. 그 관점에서 보면 그 사람이 잘했느냐, 잘못했느냐는 사람마다 좀 다를 수 있습니다만 제 기준으로 봤을 때 잘못한 것에 비해서 매를 좀 과도하게 맞는 것 같다는 점은 분명히 있었고요. 그러나 왜 조국 장관에게, 후보자에게 저렇게 과도하게 매를 댈까라는 생각해보면 그건 조국 전 장관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우리 같은 정부여당 전체의 책임이다. 정부여당 전체에게 뭔가 불만이 있고, 하고 싶은 말씀이 있고, 회초리를 들고 싶었기 때문에 저렇게 얘기하는데 정부여당은 너무 조국 전 장관 개인에게만 이 문제를 맡겨놓고 나 몰라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불만이 좀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죠.

    ▶ 김지윤 : 그렇군요. 당시에 그때 그런데 금태섭 의원 같은 경우, 박용진 의원도 사실 모처럼고, 김해영 의원도 그렇고 조금 당하고 다른 목소리를 냈단 말이에요. 그래서 많은 비난을 받았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이철희 : 아니. 뭐 각자 정치인이 각자 자기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전 시비 걸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직에 속해있는 사람이 조직과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만이 용기냐? 생각이 좀 다르더라도 그 조직의 결정을 따라가 주는 것도 용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어떤 집단이나 조직의 결정과 다른 얘기를 하면 멋있다고 얘기하고, 조금 속은 생각은 다르지만 대의를 위해서 또는 전체를 위해서 승복하고 따라가 주는 것도 상당한 전 용기고 정치인으로서 필요한 덕목인데, 그건 소홀히 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각자의 주장은 전 존중한다. 그러나 정치인이라면 자기 주장하는 데만 그쳐서는 안 되고,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주장에 공감하게 만들어서 이른바 대세가 되고 다수가 되게 만드는 게 정치인의 자질이고 책무인데, 저부터, 저도 그런 얘기를 가끔 하니까 소신 있게 주장하는 사람일수록 이른바 정치 문법에 대해서는 스스로 좀 성찰해봐야 된다. 자기주장 하기는 쉬우나, 그 주장에 동조하는 다수를 모으기는 더 어렵거든요. 정치의 본령은 이건데, 이건 안 하고 자기 목소리만 내는 데 너무 급급하면 안 된다라는 저 스스로의 반성과 좀 그런 경계심도 있습니다.

    ▶ 김지윤 :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목소리를 따를 수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모으는 것, 그게 사실은,

    ▷ 이철희 : 그게 정치죠.

    ▶ 김지윤 : 정치다라는 말씀이시고요. 뭐 어쨌든 이번 정부 뭐랄까요, 숙원사업이라고 해야 되나요? 검찰개혁, 패스트트랙 통과가 되면서 일단락이 지어졌습니다. 우리 이철희 의원님 보시기에 어떻게 평가를 하고 계시는지, 검찰개혁 앞으로 중요한 것은 또 뭐라고 생각을 하시는지 궁금한데요.

    ▷ 이철희 : 큰 이정표를 넘어선 거죠, 사실은. 검찰개혁이라는 게 오래된, 우리 사회 오래된 사회개혁의 큰 주제였거든요. 이번에도 다들 안 된다는 전망이 많았습니다만 결국 됐다는 건 국민들께서 그만큼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고 저는 보거든요. 검찰이라는 건 우리가 경찰은 일상에서 만나잖아요. 일상에서 어떻게 보면 피해를 볼 수도 있고, 불만이 생길 수도 있고, 도움을 받을 수도 있는데, 검찰은 일반인들 그렇게 자주 만나는 경험이 아니거든요. 대개 권력이 있거나 힘 있는 사람들이 이제,

    ▶ 김지윤 : 한 번도 못 만나봤어요.

    ▷ 이철희 : 그러니까요. 그런데 직접 만나지도 못 하는 그 검찰에 대해서 왜 그 많은 국민들이 검찰을 개혁해야 된다고 외쳤을까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그만큼 우리 사회가 조금 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특정한 집단이 지나친 권력을 가지고 전행하는 건 안 된다는 이게 일종의 공정이고 공평이잖아요. 이 목소리가 있었다는 거라 저는 이것도 제가 아까 숙제를 했다는 것 중에 하나이긴 합니다만 이건 이제 법적인 어떤 개혁에 성공한 것이고, 이제 해야 될 건 일상에서, 실제, 실제 어떤 관행에서 바꿔내는 건데 이게 더 힘들거든요. 법이라는 건 그냥 큰 틀에서 정해놓은 것이고, 이런 거 적용할 때 많이 다를 수 있거든요. 우리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끔 헌법에 보장된 권리인데도 실제로 검찰에 조사받을 때 보면 변호인 나가라 그러고 변호인 없이 조사받는 경우도 많이 있거든요. 명확하게 헌법을 위반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그랬단 말이죠. 기가 막힌 건 작년에 검사 중에 어떤 분이 인권상, 인권보호상, 인권 보호를 잘했다고 상을 받았는데 뭐 때문에 상을 받았나 이유를 보면 기가 막힌데요. 변호인이 메모를 할 수 있게끔 책상을 제공했다는 거예요.

    ▶ 김지윤 : 그게 인권보호에요?

    ▷ 이철희 : 인권보호 우수사례로 상 받았습니다. 그동안 안 했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니까 이게 현장에서 이런 게 지켜지게 하는 노력들은 필요로 하고요. 특히 이 노력은 검찰 스스로 전 해야 된다고 봅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제도는 바뀌었지만 실제로 그 상황에서, 현실에서 바뀌는 것이 이제 앞으로 선행, 또 따라줘야 된다.

    ▷ 이철희 : 그럼요.

    ▶ 김지윤 : 라는 그런 말씀이시고, 총선 이야기를 안 해볼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안철수 대표 귀국했잖아요. 어떻게 보세요? 우리 또 워낙 또 평론이나 전망은 기가 막히시니까, 우리 이절희 의원님.

    ▷ 이철희 : 그냥 담담하게 봅니다.

    ▶ 김지윤 : 그래도 좀. 옛날에 그 날이나 촉을 세워서 얘기 좀 해 주세요.

    ▷ 이철희 : 저는 좀 이렇게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이렇게 한 번 말씀드리면 어떨까요. DJ대통령, 김대중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과 이렇게 경쟁해서 떨어졌잖아요. 그리고 정계 은퇴하고 영국으로 가셨잖아요. 그 순간에 다음 대통령이 김대중일 거라고 예상한 사람 있었을까요?

    ▶ 김지윤 : 없었죠.

    ▷ 이철희 : 그렇죠. 그만큼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고 창조적 과정이라 누구든 저는 그런 가능성이 열려있다고 봅니다. 거기서 안철수 전 의원도 예외는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만 크게 보면 잘해서 정치를 떠난 게 아니라 본인이 의도했던 것들이 관철이 안 되어서 대선에서 졌기 때문에 정치를 떠난 것이면 국민들에게 잘못했다. 내가 부족했다. 이런 반성과 성찰의 이야기와 시간이 더 많아져야 된다고 보는데, 처음에는 약간 너무 구세주인양 메시아인 것처럼 등장하는 게 저는 약간 저래도 되나 싶었습니다만 아직은 제가 현실정치인의 신분이기 때문에 너무 과도하게 비판할 수는 없고요. 다만 조금 더 겸허한 자세로 왜 본인이 실패했는지, 또 국민들이 본인에게 원했던 게 뭔지를 초심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고, 정치라는 게 나만 옳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아까 말한 대로 다른 사람,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되는 거구나. 그 사람들의 에너지를 하나로 합치는 게 정치구나, 그게 리더십이구나라는 생각을 한다면 저는 뭐 어려움을 겪겠지만 앞으로 정치인이 어려움을 겪지 않은 사람은 없거든요. 대통령 돼도 어려움을 겪는 거니까 하나하나 헤쳐갈 수 있을 거라고 보는데, 과거처럼 내가 안철수인데 나를 따라라, 이런 식의 자세라면 저는 쉽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 김지윤 : 자, 지금 뭐 인재 영입도 하고 있고요. 공천을 앞두고 있고, 사실 공천이 되게 중요하잖아요. 거기서 어떻게 보면 승패가 결정 난다고도 볼 수 있는데, 더불어민주당 공천위원회에 이런 것만은 꼭 이야기를 하고 싶다.

    ▷ 이철희 : 공천은 말 그대로 공천이잖아요. 사천이 아닌 공천이잖아요.

    ▶ 김지윤 : 그렇죠.

    ▷ 이철희 : 정치 잘할 사람 뽑았으면 좋겠고요.

    ▶ 김지윤 : 정치 잘할 사람.

    ▷ 이철희 : 네. 그다음에 그 정치는 누군가를 대표하는 게 정치잖아요. 누군가를 잘 대표할 수 있는 사람, 그러니까 스펙 좋은 사람, 뭐 잘생기고 말 잘하고 근사한 사람이 아니라,

    ▶ 김지윤 : 본인 얘기하시는 것 아니에요?

    ▷ 이철희 : 아닙니다. 뭐 그러니까 그런 스펙 공천하지 말고, 최근에 제가 약간 쓴 소리 하긴 했습니다만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스토리가 있는 사람이 감동을 주잖아요. 그런 사람들 정치권에 영입하면 참 좋잖아요. 국민들이 정치가 좀 달라지겠구나 기대를 하게 하는데, 스펙 공천이나 또 과거부터 쭉 했던 이 스토리 공천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당이든 다른 당이든 간에 공천할 때 정치 안에서 훈련 받은 사람들, 기초의회든 광역의회든 이렇게 단계, 단계로 이렇게 젊은 나이에서부터 거쳐 온 검증된 친구들을 당에서 잘 육성해서 공천하는 게 저는 그야말로 공천이라고 생각하고요. 어느 날 갑자기 일시적으로 누군가 확 이렇게 끌고 들어와서 이 사람들 해보겠다고 하는 건 저는 좀 지양했으면 좋겠어요. 국회의원이 되고 국회 돌아가는 것, 대한민국 사회가 돌아가는 걸 파악하는 데도 1, 2년 걸리거든요. 그러면 그 사람이 한 1, 2년 배워 가지고 나머지 2년 동안 뭘 한다는 것, 또 사실은 썩 좋은 케이스는 아닙니다. 빨리 배우는 사람들도 있긴 합니다만 그래서 잘 훈련되고 육성된 사람들도 좀 관심을 가져주시고 눈길을 주면 좋겠다. 우리 당뿐만 아니라 유권자 분들, 국민들도 좀 그랬으면 좋겠어요.

    ▶ 김지윤 : 굉장히 좋은 말씀이신 것 같은 게 선진 민주주의 국가들 이렇게 보면 정말 어릴 때부터 정치 뛰는 친구들 많아요.

    ▷ 이철희 : 그렇죠.

    ▶ 김지윤 : 그게 별거 아닌 것 같으면서도 동네 돌아다니면서 사인 받고, 이런 것부터 한 친구들, 그 친구들이 결국에는 정계로 들어와 가지고 훌륭한 인물들이 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어린애들이 이렇게 정치에 관심 있다고 얘기하고 그러면 조그만 게 무슨, 이렇게 나오는데,

    ▷ 이철희 : 그러면 안 돼요.

    ▶ 김지윤 : 그러니까요.

    ▷ 이철희 : 우리가 어릴 때부터 경제를 가르쳐야 된다 그러면서 경제교육 하자고 그러잖아요.

    ▶ 김지윤 : 그렇죠.

    ▷ 이철희 : 사실 경제교육도 중요하지만 정치도 그 사회의 룰을 정하는 게 정치이기 때문에 정치가 잘 돌아가려면 어릴 때부터 정치를 배워야 되고, 정치를 봐야 되거든요. 그러면 정치교육 시켜야죠. 경제는 시켜야 되는데 정치는 시키지 말라, 이건 저는 앞뒤가 안 맞는 얘기라고 생각하고요. 마침 이번에 선거연령이 18세로 내려왔으니까 학교를 완전히 뭐 선거판, 정치판으로 만들 수는 없습니다만 민주시민 교육이라는 걸 잘 이렇게 해서 정치에 대한 올바른 이해, 민주주의에 대한 성숙한 이해를 만들어내는 것도 지금 고민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 역할을 우리 이철희 의원님께서 좀 해 주시면 어떨까.

    ▷ 이철희 : 바깥에서 저는 좀 제가 해보니 이랬습디다, 이렇게 해야 정치가 좀 바뀌고, 대한민국이 정치를 통해서 나아지겠습니다는 얘기는 제가 할 수 있을 것 같고요. 그런데 저도 잘 못해서 그만뒀다는 놈이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도 너무 과하면 웃길 것 같아서 좀 절제되게 하려고 합니다.

    ▶ 김지윤 : 앞으로의 계획은 그럼 어떤 게 있으세요?

    ▷ 이철희 : 우선 좀 놀려고 합니다.

    ▶ 김지윤 : 진짜 부럽다. 좀 쉬시고, 노시고, 또 방송에도 복귀를 하시고.

    ▷ 이철희 : 이제 먹고 살려면 해야 되겠죠?

    ▶ 김지윤 : 평론가로서 또 촌철살인 평론도 해 주시고, 앞으로 좀 더 자유로운 모습으로 많은 좋은 이야기들을 나눠주실 걸 기대를 해보겠습니다.

    ▷ 이철희 : 네.

    ▶ 김지윤 : 네. 저희 방송에도 자주 나와 주시고요. 나와서 이렇게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나눠주세요. 오늘 말씀 정말 감사드리고요. 앞으로 또 다른 길로도 건승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이철희 : 네. 고맙습니다.

    ▶ 김지윤 : 네.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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