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 분 남북 고위급회담, 성과 및 과제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김새봄

tbs3@naver.com

2018-01-10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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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사진=연합뉴스)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2부


    [인터뷰 제 1 공장]
    '훈풍' 분 남북 고위급회담, 성과 및 과제는?
    -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김어준 : 어제 남북 고위급회담이 열렸죠. 여기서 합의한 내용들이 좀 있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전화연결 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까칠한 장관님.

    정세현 : 예, 안녕하세요? 너무 자주 나오는 것 같아요. 너무 자주 불러내는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런데 이제 대목이지 않습니까, 지금? 공동보도문이 나왔는데요, 내용은 보셨죠?

    정세현 : 봤습니다.

    김어준 : 이게 전문가가 보기에는 잘 된 겁니까? 해설 해 주십시오.

    정세현 : 총체적으로는 잘됐죠. 우선 올림픽선수단, 대표단 참가하는 문제는 실무회담하기로 했으니까 그건 앞으로 이어져 나갈 거고, 그 다음에 군사회담을 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군사회담은 지난 우리가 작년 7월 17일 날 제안했던 거죠. 이게 비로소 시작이 된 건데, 적십자회담은 지금 거론되지 않은 건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첫술에 배부를 수 있습니까? 그 다음에 또, 앞으로도 고위급회담을 필요로 하면 열기로 했으니까 남북 간에 대화의 어떤 모멘텀은 지금 확실하게 조성이 됐다. 이렇게 봐야죠.

    김어준 : 그런데 파견한다고 하는 대표단을 보니까 태권도 시범단도 있고, 응원단도 있고, 예술단도 있고, 굉장히 대규모더라고요.

    정세현 : 대규모죠. 그 쪽에서는 대대적으로 해서 좀 평화분위기, 화해분위기를 좀 띄우자 하는 그런, 우리 쪽에서도 많은 대표단이 좀 와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처음에 했기 때문에, 그런데 경비지원 문제도 잘 비켜나가겠죠. UN제재에 위반된다 하는 비판도 나올 수 있지만, 미국에서도 그러지 않도록 잘 협조하도록 하겠다고 했으니까. 전반적으로 잘 된 것 같아요.

    김어준 : 보시기에 ‘이거는 조금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겠다.’ 혹은, 그러한 지점은 없었습니까?

    정세현 : 비핵화문제를 우리가 처음에 제기를 했는데, 그때는 경청했다고 설명이 나오지 않았어요? 첫 회담에서는. 마지막에 아마 종결회의, 마지막 끝나는 그 때 저 쪽에서 강력하게 반발을 했다. 소식들이 흘러나오고 했는데, 아마도 모니터링을 하고 있던 평양 지도부에서 마지막에 종결을 위해서 강력하게 문제제기를 하라 하는 쪽지가, 쪽지가 아니라 그 때는 전화죠. 전화로 지시가 왔을 거예요.

    김어준 : 지금 남북고위급회담은 평양과 지금 청와대에 각각 실시간으로 전송이 되는 거죠?

    정세현 : 그렇죠. 우리 쪽에서 하는 경우에는 우리는 화면까지 볼 수 있고, 북쪽은 소리만 들어야 죠. 북측 쪽에서 하는 경우에서는 우리는 소리만 듣고 북측은 화면도 보고. 그렇게 시설은 되어 있습니다마는, 아마도 처음에 개막하는 회의 때 비핵화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서, 대꾸하지 않은 데에 대해서 아마 질책이 좀 있었고, 종결회의 때 그걸 리선권 조평통위원장이 강하게 반발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는데, 이게 앞으로 우리 국민들은 비핵화문제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든 간에 언급이 되고 거론이 되기를 바라는데, 북한은 처음부터 ‘이건 미북 간에 하는 거지 남북 간에 할 일이 아니다.’ 하는 식으로 실랑이를 하면 오히려 오염이 될 수 있죠. 그전에 저도 핵문제에 대한 언급을 공동 보도문에 넣기 위해서 공동 보도문 합의할 때 전체 협상시간의 한 4분의 3정도는 그 쪽에다 할애를 했어요. 그래봐야 긴가 민가, 내지는 아주 포괄적인 그런 표현밖에 끌어내지 못했지만, 이게 앞으로 애매할 것입니다.

    김어준 : 애매할 것이다. 최근 갑자기 사이드지만 궁금한 것이, 이렇게 고위급회담을 하면 항상 남한에서 하면 우리가 영상을 보고, 북한에서 하면 우리가 오디오를 동시에 듣고. 이런 식으로 진행 됐습니까, 과거에도?

    정세현 : 예.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러면 지금 그 회담내용은 그럼 우리 쪽에서는 누가 듣고 있는 거죠? 청와대에 대통령을 비롯한 NSC에서 듣고 있는 건가요?

    정세현 : NSC 멤버들도 듣고, 대통령도 궁금하시면 와서 보실 거고. 통일부도 장관이 여기 나와 있으니까. 통일부는 이제 회담본부에 그게 있죠. 있으니까 통일부 장·차관 이외의 간부들, 특히 회담 본부장, 듣고 보고 그리고 후속대책을 세우죠.

    김어준 : 중간 중간에 그러면 연락이 가서 그건 이런 식으로 정리하라든지, 그건 이렇게 하라든지 그런 지시가 내려오기도 합니까? 겪어보셨으니까.

    정세현 : 우리는 잘 안 해요. 회담 수석대표한테 상당히 많은 권한을 주기 때문에, 위임을 하기 때문에. 북쪽은 그게 층층휘하로 되어 있어서 중간에 쪽지가 들어오는 것을 몇 번 경험했어요. 북쪽에서 대답을 하건 우리 쪽에서 하건 간에.

    김어준 : 그럼 태도가 바뀌거나, 말을 바꾸거나.

    정세현 : 갑자기 어조가 바뀌거나, 말이 바뀌거나. 이런 경우가 있었죠.

    김어준 : 그렇군요. 이 군사당국회담 개최를 합의 했는데 보수매체에서는 ‘이게 진짜다.’ 그러니까 결국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비핵화를 하지 못하는 이 대표단파견, 그러니까 올림픽 참가하고 무슨 의미가 있느냐까지 극단적으로 얘기하는데, 이 군사당국회담 개최가 올림픽하고 무관하게 앞으로도 계속되는 겁니까?

    정세현 : 그건 몇 번 더할 것 같아요. 올림픽은 패럴림픽까지 포함해도 3월 중순이면 끝나잖아요? 근데 이제 이번 봄에 군사훈련은 연기하기로 했으니까, 올림픽기간 중에는 군사회담이 한반도 비무장지대 내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하는 그 쪽에 초점을 맞추겠지만, 올림픽 끝나고 나면 아마 한미연합훈련과 관련돼서 중론이 좀 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입니다.

    김어준 : 올림픽이 끝난 이후로는.

    정세현 : 본격적으로 그걸 가지고 실랑이를 할 거예요.

    김어준 : 그리고 우리가 설 전에 남북 이산가족 상봉 문제, 상봉을 좀 하자고 했는데 이걸 북한이 왜 안 했을까요?

    정세현 : 이게, 아마도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제안했는데 합의를 못한 것은 작년에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적십자회담을 제안 하니까, 중국에 류경식당 종업원 13명인가, 그 문제를 거론하고 나오지 않았어요, 북쪽에서? 그 문제부터 먼저 해결하고 이산가족회담으로 넘어가든지, 상봉하든지 해야 되는 것 아닌가 그랬는데, 그 얘기를 또 꺼낼 가능성이 있고.

    김어준 : 북측에서는 그게 국정원의 공작이라고 주장하고 있죠.

    정세현 : 그렇죠. 그리고 또 하나는 이산가족 상봉하려면 장소가 금강산으로 한정돼 있어요. 거기다 상당히 많은 돈을 들여서 우리가 이산가족 면회시설을 설치 해 놨거든요. 그전에도 거기서 만났기 때문에 이산가족 상봉을 하려면 금강산을 들어가야 되는데, 금강산 들어가는 것을 계기로 해서 북쪽에서는 금강산 관광 재개하고 연계시키려는 그런 계획을 가지고 있죠. 2년 전에도 그 문제 때문에 결렬되지 않았어요? 차관급 회담이. 그러니까 이번에 금강산 관광과 이산가족을 연계하느냐. 그 다음에 이산가족 상봉행사 전에 식당 여종업원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 가지고 확 접점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공동보도문에는 못 들어가죠. 이번에 그것 때문에 시간 좀 걸리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종결회의가 굉장히 오래 걸리더라고요. 글자 수는 몇 개 없는데.

    김어준 : 글자 수는 몇 개 없는데 그렇게 오래 걸렸다는 것은, 정치적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

    정세현 : 네, 그 다음에 핵문제 가지고 아마 저쪽에서 긴 이야기 했을 것이고, 보도문에 안 들어갔지만.

    김어준 : 핵 문제 가지고 지금 시비 걸지 마라, 뭐 이런 얘기. 그런 걸 예상하시는 군요 군통신선이 복원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장관님이 보시기에.

    정세현 : 이게 상시대화채널이라고 봐야 되는데, 이 군통신선은 용도가 군사 당국 간에 통신도하는 거지만 원래 만들 때는 철도도로 연결공사를 위해서 통문을 열고 출입을 해야 되는 문제가 있잖아요? 비무장지대에 그 철조망이 쭉 쳐져있는데 중간 중간에 남북이 연결되는 통문이 있습니다. 통문의 개방시간, 그 다음에 통과인원 등등을 서로 주고받는, 통보하는 그런 채널로 2002년 9월 달에 남북철도 연결하면서 그걸 개설했어요. 그게 있기 때문에 이것은 개성공단 출입. 그 다음에 금강산 출입. 이 용도로 아마 저 쪽에서 군통신선을 먼저 복원을 해 놓은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정세현 : 거기까지 가려고 그러는 거죠.

    김어준 : 그렇군요. 그런 의도가 뒤에 깔려있을 것이다. 진짜 북한 전문가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내용이네요. 장관님,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요. 또 모시겠습니다.

    정세현 : 너무 자주 하려고 하면 청취자들이 지루해 해요.

    김어준 : 안 지루하고 재밌습니다. 장관님이상으로 이걸 해 주실 분이 없어 가지고. 그런데 제가 새벽에 깨웠나 봅니다. 죄송합니다.

    정세현 : 예.

    김어준 :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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