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재의 기억' 감병석 "생명에 대한 가치는 정치적 기준이 없다"

강세영

tbs3@naver.com

2020-04-1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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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0. 4. 16. (목)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감병석 영화 ‘부재의 기억’ 프로듀서

    ▶ 김지윤 : 총선 개표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사실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정확히 6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동안 4월 16일이 되면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렸습니다마는 올해는 코로나 19 여파로 예년에 비해 비교적 조용히 치러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좀 특별한 분을 모시고 세월호 6주기에 대한 이야기 나눠보고자 합니다. 오스카상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던 영화 ‘부재의 기억’의 감병석 프로듀서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감병석 : 네. 안녕하세요.

    ▶ 김지윤 : 네. 저 사실은 그때 저희가 인터뷰를 한 번 했었어요.

    ▷ 감병석 : 네.

    ▶ 김지윤 : 지금 잠시 저희가 바로 전에 부재의 기억 1부를 보면서 시작을 했는데, 그리고 찾아보려고 했는데 못 보겠더라고요. 왜냐하면, 이 영화가 그 당시 영상통화라든지 찍었던 영상, 이런 걸 토대로 해서 만든 거라서 못 보겠더라고요, 제가. 그래서 죄송합니다.

    ▷ 감병석 : 괜찮습니다.

    ▶ 김지윤 : 보려고 노력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파서 못 봤어요.

    ▷ 감병석 : 그런 분들이 많으세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네.

    ▶ 김지윤 : 저희 아이가 나이를 먹어가니까 더 그렇더라고요. 이때만 되면, 네. 자, 그 이후에 어떻게 지내셨는지 아카데미 시상식 다녀오시고 여러 가지 일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요.

    ▷ 감병석 : 네. 사실은 이제 끝나고 나서 미국에 잠시 있다가요. 또 이제 다른 것들도 제작하고 있어서 영국 갔다가, 일본 갔다가 이제 한국 들어왔는데요. 원래 이제 이맘때쯤 되어서 미국에서 교민들하고 또 공동체 상영하고, 이렇게 진행을 하려고 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여러 가지로 취소가 되어서 다 온라인 상영회나 이렇게 추모로 다 대체가 됐어요. 그래서 이제 서울에 있으면서 그것들 이제 도와드리고, 준비하고, 네. 그렇게 하면서 시간 보냈습니다.

    ▶ 김지윤 : 유족들하고는 이야기를 나눠보셨는지요?

    ▷ 감병석 : 네. 그래서 며칠 전에 12일에 지난 일요일에 있었던 이제 선상 추모회도 같이 다녀왔고요. 그래서 진도에 가서 또 이제 같이 추모식하고, 또 이제 다른 가족분들도 뵙고, 네. 그렇게 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좀 아쉽네요. 많은 분이 많이 봤으면, 저는 못 본 사람이 이런 말을 하니까 아파서, 가슴이 아파서 못 보겠더라고요, 제가. 노력은 좀 많이 했었는데, 그래서 좀 많이 상영되어서 다른 나라에서도 좀 이 일에 대해서 알고 여러 가지로 좀 했었는데, 상영은 그러면 코로나 19 때문에 잘 안 된 거죠?

    ▷ 감병석 : 사실은 이제 저희들이 최초로 공개를 2018년 9월에 했었거든요. 뉴욕에서요. 뉴욕 영화제에서요. 거기서 이제 대상 받으면서 그 이후에 이제 암스테르담 영화제에서도 초청을 받았고, 그 이후에 이제 2019년 동안은 주로 미국 중심으로 많은 영화제의 초청을 받아서요.

    ▶ 김지윤 : 뭐 대상 후보 오른 것만 해도 여러 개더라고요.

    ▷ 감병석 : 네.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생각지도 않은 평가를 받아서 저희들도 사실은 당황했죠.

    ▶ 김지윤 : 당황하셨어요?

    ▷ 감병석 : 예전에 이렇게까지 기대 안 했는데, 네. 너무 감사한 일이고요.

    ▶ 김지윤 : 그런 생각을 했었거든요, 처음에는. 이게 어쩌면 우리나라에서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전 세계인들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게 공감하기가 쉬울까?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어땠나요?

    ▷ 감병석 : 기본적으로 어떤 잃어도 괜찮, 잃어서는 안 되는 생명을 잃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전 세계 어느 나라든 많이 공감을 하시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어떤 단순히 어떤 세월호 참사가 어떻게 일어났나, 이런 것들보다는 그런 것들을 보시면서 결국 이제 각국에서 계속 하시는 말씀들이 유사한 사건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게 땅이 되든 바다가 되든 하늘이 되든 결국 우리가 믿고 있던 어떤 공동체, 사회, 정부가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 해서 안타까운 목숨들이 희생된 경우들이 많다고 말씀을 하시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러한 어떤 공감들은 나라를 뛰어넘는 것 같아요.

    ▶ 김지윤 : 그렇군요. 어떻게 보면 국경을 초월하는 공감대가 있었다. 어느 나라에나 재난재해는 있고,

    ▷ 감병석 : 그렇죠.

    ▶ 김지윤 : 공동체, 믿었던 공동체, 사회, 정부한테서 어떻게 보면 배신을 당하는, 그 믿음으로부터, 그런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 감병석 : 그렇죠.

    ▶ 김지윤 : 자, 제목이 부재의 기억이에요. 무슨 뜻인가요?

    ▷ 감병석 : 뭐 말씀 그대로 이제 영어 제목은 부재 속에서입니다. 그렇지만 이제 한국, 우리 우리말 제목은 그 당시 부재의 주체는 저희들이 믿었던 정부죠. 정부가 그때 없었다는 사실을 저희들은 다시 한 번 이제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이제 영화를 기획을 할 때 당시에 많은 분들이 세월호를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지만 대부분 이제 우리가 모두 한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었잖아요. 누구를 탓할 것인가, 또 침몰의 원인이 무엇인가, 그런데 이제 너무 한쪽으로만 매몰되지 않느냐, 이제 그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시작을 했거든요. 그렇게 함으로써 이제 이 부재를 단순히 정부를 비난하기보다는 과연 우리가 믿고 있는 어떤 국가와 시민의 관계는 무엇이고, 우리가 무엇을 잃었고, 그날을 통해서 우리가 어떤 것들을 다시 그런 교훈들을 찾아야 되는지, 이런 것들 좀 묻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 부재라는 말을 가운데 두고, 또 이제 기억을 해야 한다는 이제, 네. 그런 의미로 붙였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지금 청취자 분께서, 9264번님께서 보내주셨어요, 문자를. 밥 먹다가 구조신호를 들으셨다고 지금 앞에 인트로에서. 그래서 눈물이 왈칵 납니다. 저와 비슷하신 것 같아요. 영화를 차마 보지는 못 할 것 같은데 그래도 잊지는 않겠습니다. 그리고 영화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감사의 문자 보내주셨습니다. 지난번에 인터뷰를 할 때 기획 단계부터 해외를 타겟으로 했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왜 그러셨어요?

    ▷ 감병석 : 기본적으로 이제 다큐멘터리를 만들다 보면 우리나라의 소재들을 하다 보면 우리나라 시청자들이나 또 청취자들, 되게 이렇게 잘 아세요. 그러다 보니까 이미 세월호라는 단어가 나오는 순간 대부분 다 아신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 저희들이 이제 무뎌지는 거죠. 그렇지만 이제 거꾸로 이것을 단순히 세월호 문제 자체만이 아니라 이것을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할 것인가가 더 중요한데 이제 그런 질문들을 이제 조금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눔으로써 이런 반향들을 다시 우리가 가지고 오면 우리나라에서 다시 한 번 또 관심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또 그리고 기획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래서 그런 측면에서 이제 저희들이 처음에 제작을 할 때도 그 유가족들을 만나서 말씀드렸던 것들이 그런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이승준 감독이 더 많은 분들이 보고 이런 것들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저희들이 노력을 하겠다. 그게 이제 저희들이 드렸던 유일한 약속이었고요.

    ▶ 김지윤 : 그렇군요.

    ▷ 감병석 : 그래서, 네. 해외를 타켓으로 시작을 하게 됐습니다.

    ▶ 김지윤 : 이게 이제 유튜브에서 보잖아요. 조회수가 250만이 넘었는데 광고 수입이 0원이라고. 자랑스럽다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왜 0원이에요?

    ▷ 감병석 : 일단 광고를 안 붙였고요. 기본적으로 이제 광고를 붙인다는 게 좀 바르지는, 올바르지 않다는 그런 판단이 들었고요. 그리고 이제 아시다시피 단편 다큐멘터리기 때문에 극장에서 상영하기도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런 것들을 이미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저희들이 시작을 했고 완성을 했기 때문에 결국 이제 앞에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약속드렸던 많이 보는 것이 중요하니까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뉴요커 매거진에서 홈페이지에 올리고, 이제 그렇게 함으로써 이제 많은 도움이 됐죠. 네.

    ▶ 김지윤 : 상업적인 이런 부분보다 누군가에게 더 많이 한 번이라도 더 보여주고 싶다, 이런 마음에서 이렇게 하셨는데 오늘 공중파에서 방송이 된다고 들었어요.

    ▷ 감병석 : 네. 5시 반에 방송을 했고요.

    ▶ 김지윤 : 네. 이미 했군요. 제가 시간을 지금,

    ▷ 감병석 : 오늘 추모식, 6주기 추모식하고 바로 편성을 해서 저희들이 이승준 감독이 조금 더 관객들과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를 좀 더 추가를 해서 저희들이,

    ▶ 김지윤 : 감독판.

    ▷ 감병석 : 50분 버전을 만들어서 방송을 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자, 지금 힘들었던 순간이 있으셨을 것 같아요, 만드시면서. 그리고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도 있었을 것 같고.

    ▷ 감병석 : 힘들었던 건 이제 그 유가족 분들을 지켜보는 것들이 상당히 이제 감정적으로 힘들었고요. 그리고 이제 뭐 저희들이 이제 독립 다큐다 보니까 이제 이승준 감독하고 주로 이제 저하고 둘이서 이렇게 같이 다니면서 촬영을 했는데 이승준 감독이 아주 고생을 많이 했고요. 그다음에 제작을 하면서 힘들었던 것들은 이제 도덕적인 고민들인 거죠. 저희들이 엄청난 양의 영상들을 확보를 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과연 어디까지 보여줘야 되느냐. 단순히 이제 사람, 이제 속된 말로 사람들의 관심을 더 끌고, 더 슬프게 하고, 더 분노하게 만들 수도 있었지만 과연 이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얼마만큼 이렇게 관객들에게 고통을 강요를 하면서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해야 되느냐, 이제 이런 부분들을 특히 이제 이승준 감독도 고민을 많이 하고 저희들이 이야기를 많이 했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좀 힘들었어요. 그리고 지켜보는, 나가지는 않았지만 뒤에 있었던 장면들을 지켜보는 것들이, 네.

    ▶ 김지윤 : 자, 마지막으로 이분들, 이런 분들은 이 영화를 꼭 봐줬으면 좋겠다. 어떤 분들이었을까요?

    ▷ 감병석 : 그러니까 이걸 뭐 주장을, 저희들이 어떤 주장을 하는 건 아니고 사실은 보고 판단을 하시라고 이렇게 되게 담담하게 만든 거거든요. 그래서 이제 최근에 이제 많은 어떤 혐오발언들, 막말이라고 표현하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이걸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들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을 한 번 들어보시고 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이제 동조를 하시든 어떻게 하시든 한 번 보시고 판단을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게 어떤 생명에 정치적 가치는 없는 거거든요. 생명은 숫자는 아니고,

    ▶ 김지윤 : 그렇죠.

    ▷ 감병석 : 저희들은 이제 잃어버린 생명에 대한 그 그런 일들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판단을 해야 되는데 그 판단과 변화도 결국에는 시청자와 청취자들이 만드는 거지,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하는 건 아니잖아요. 저희들은 단지 물음을 던질 뿐이니까, 그래서 그냥 보시고 좀 그런 생각을 해 주셨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 김지윤 : 알겠습니다. 네. 오늘 또 그날입니다. 저희 청취자 분들께서 문자를 보내주셨는데요. 오늘 영화 ‘부재의 기억’ 감병석 프로듀서와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감병석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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