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COP26] 결국, 글래스고에서 지구를 구하지 못했다

강양구 기자

tyio@tbs.seoul.kr

2021-11-1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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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11월 13일(현지 시간) 폐막했습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기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조치를 합의하는 데에는 실패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놓고서 스웨덴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어쩌고저쩌고(blah blah blah)에 불과했다”라고 혹평했죠.

    포인트 #1. 이대로라면 2.4도 상승

    이번 총회에서 세계 각국은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서 지구 평균 표면 온도의 상승을 1.5도 이내로 막아야 한다는 목표치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이미 지구 표면 온도는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약 13.8도) 대비 1.09도 올랐습니다(약 14.89도). 마지노선 1.5도에서 약 0.41도 남은 셈입니다.

    이런 상황의 급박성에 비해서 세계 각국의 대응은 한가했습니다. 이번 총회에서 각국이 제출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를 염두에 두면, 온도 상승 폭은 2.4도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기후 위기를 막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목표였죠.

    결국, 세계 각국은 내년(2022년) 당사국총회에서 각국의 감축 목표를 다시 검토해서 제출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를 줄이겠다’라는 목표치를 제출했습니다.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는 한국 정부의 견해와는 다르게 전 세계 환경단체나 전문가는 미흡한 목표치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반면에, 국내 산업계는 현실을 신경 쓰지 않은 과도한 목표치라고 항변하고 있고요. 앞으로 계속해서 진통이 예상됩니다.

    포인트 #2. 탈석탄 선언, 실패했다

    기후 위기를 막으려면 지구를 뜨겁게 하는 원인인 이산화탄소, 메탄 같은 온실가스를 줄여야 합니다. 이번 총회에서 한국을 포함한 100여 개 국가가 2030년까지 전 세계 메탄 배출량을 2020년 대비 최소 30%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은 ‘국제 메탄 서약’에 합의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반면에, 온실가스를 내놓는 주범 석탄 화력 발전을 줄이는 합의는 실패했습니다. 이번 총회 의장국 영국은 선진국은 2030년대, 개발도상국은 2040년대에 석탄 사용을 중단하자는 목표를 합의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회에서 최종적으로 구속력 있는 결론을 내지는 못했죠.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최초로 “석탄”이나 “화석 연료”를 명시했지만, “석탄 발전소의 단계적 감축(phase down)과 비효율적인 화석 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를 언급하는 수준에서 그쳤습니다. 현재 온실 기체 배출량 3위 국가인 인도 등이 반발한 탓이 컸죠. 인도는 전력 생산에서 석탄 화력 발전의 비중이 50%가 넘습니다.

    다만, 앞으로 전 세계적인 탈석탄 움직임은 더욱더 거세질 가능성이 큽니다. 석탄 화력 발전 비중이 큰 한국으로서도 대비가 시급한 대목입니다. 한국 정부는 ‘2050년까지 모든 석탄 화력 발전을 폐지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 정부도 산업부 장관 명의로 성명에 참여한 ‘선진국은 2030년대까지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자’는 흐름과는 동떨어져 있죠.

    포인트 #3. 국제 탄소 시장 본격화하나?

    이번 총회에서는 2015년 파리 협정 이후 미뤄졌던 국제 탄소 시장 운영의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파리 협정 6조).

    특히, 온실가스 감축량을 계산할 때 국외 감축 실적(ITMO, International Transferred Mitigation Outcome)을 인정하고 이중 사용을 방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즉, 한국이 외국에서 온실가스 감축 사업을 지원했을 때, 그 결과로 발생한 감축분을 두 국가 양쪽이 모두 이용하는 일을 불허한 것이죠.

    온실가스 감축량을 거래하는 국제 탄소 시장의 투명성을 위해서 필요한 조치가 마련된 셈입니다.

    포인트 #4. 미래 세대의 반발

    세계 10대 기후 운동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그레타 툰베리는 폐막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강한 실망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요약하자면, 어쩌고저쩌고에 불과했다”며 온실가스를 줄일 구속력 있는 합의가 없음을 비난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죠.

    다음 당사국총회는 2022년 이집트 카이로(COP27),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COP28)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기후 위기를 막을 시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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