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_이드] 식용 곤충, 굳이 먹어야 돼? 웅! 꼭!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2-09-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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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메뚜기, 백강잠, 누에 유충, 번데기,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미,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아메리카 왕거저리 유충, 수벌 번데기, 풀무치, 장수풍뎅이 유충.

    이 곤충들의 공통점은?

    모두 국내에서 먹을 수 있다고 인증받은 곤충이라는 것.

    식용 곤충, 어쩌면 아직은 낯설 수 있지만, 길거리에서 고소한 냄새를 풍기던 번데기를 먹어본 경험 다들 한 번씩 있지 않나요?

    전 세계 식용 곤충 시장, 2019년 기준 1억 1,200만 달러, 약 1,360억 원 규모입니다.

    오는 2024년에는 7억 1,000만 달러, 약 8,720억 원 규모까지 빠른 속도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죠.

    국내 시장은 2021년 기준 231억 원 정도입니다.

    지난해보다 9% 증가했습니다.

    식용 곤충 시장의 전망은 밝습니다.

    수요도 공급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식량부족, 애그플레이션, 기후 위기의 답으로 식용 곤충이 주목받으면서 시장의 성장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2050년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 폭발을 앞두고, 식량 감소를 유발하는 기후 재앙이 잦아진 지금, 식용 곤충이 '답'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뭘까요.

    ▶ 곤충, 경제적 효율성 WIN!

    우리가 먹는 고기. 그 고기가 식탁 위로 오르기까지는 많은 비용이 발생합니다.

    사료뿐만 아니라 유통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시키려면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죠.
    곤충은 같은 양을 생산하는데 훨씬 더 적은 비용이 듭니다.

    윤은영 교수 / 세종대학교 생명과학대학
    "곤충의 경우 냉혈 동물이기 때문에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사료가 많이 소요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동일한 고기(단백질 등)를 생산할 때 가축에 비해서 필요한 사료가 한 10분의 1 정도라는 장점이 있고, 1년에 여러 세대가 반복되고, 한 번에 알을 낳을 때 한 수백 개 정도를 산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생산 효율이 우수하죠.)“

    곤충은 좁은 면적에서도 겹쳐서 사육할 수 있습니다.

    같은 양을 생산할 때 갈색거저리는 소에 비해 10분의 1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됩니다.

    또 먹을 수 있는 부위의 비율도 높습니다.

    소의 경우 몸 전체의 60%가 버려지지만, 곤충은 80% 이상 먹을 수 있습니다.

    ▶ 지구는 곤충을 조아행!

    우리 지구에도 좋습니다.

    소와 같은 가축을 사육하면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메탄 등)는 이산화탄소로 환산했을 때 지구 전체 배출량의 18%에 달합니다.

    메탄과 이산화질소는 특히 더 치명적이죠.

    반면 곤충을 키우면 소, 돼지를 사육할 때의 100분의 1 정도의 온실가스만 발생합니다.

    분뇨의 처리가 큰 골칫거리인 가축과 달리 곤충이 배설한 분변토는 토양을 비옥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최병수 대표 / 예천곤충나라 '일산 꽃벵이'
    "굼벵이 분변토 자체가 완전히 완숙 퇴비예요. 분변토하고 축산 퇴비를 잘 섞어서 친환경 퇴비를 만들 수 있어요."

    윤은영 교수 / 세종대학교 생명과학대학
    "분변토를 이용해서 상추라든가 여러 가지 작물에 대해서, 비료로 줘봤을 때 생육 촉진 효과, 토지 개량 등의 효과를 이미 검증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작물 생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 운동할 때 먹으면 딱 좋은 곤충!

    경제적이고, 환경에도 좋다. 여기에 더해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점은 뭐가 있을까요.

    영양 성분이 월등히 좋습니다.

    김수희 교수 / 경민대학교 미래식품산업과
    "곤충 하면 가장 대표적인 성분이 단백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필수 아미노산을 골고루 잘 함유하고 있고, 갈색거저리 유충이라고 하는 고소애 같은 경우 50퍼센트가 넘는 단백질 함량을 가지고 있고요. 지방도 포화지방산이 비교적 함량이 낮고 불포화 지방산의 함량이 70~80퍼센트 정도로 높은 분포를 보이고…."

    우리가 많이 먹는 닭가슴살의 단백질 함량이 23% 정도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고단백 식품이라고 할 수 있죠.

    단백질과 필수 지방산, 불포화 지방산 외에도 칼슘, 철분 등 무기질 또한 풍부해 완전식품에 가깝습니다.

    ▶ 식용 곤충, 마트에서 보려면?

    하지만 여전히 곤충은 대다수 사람에게 먹을 순 있지만 먹고 싶지는 않은 '식품'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혐오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생김새.

    혐오감을 지운 가루 형태나, 기존 음식에 일부만 곤충을 첨가한 형태의 음식이 적극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오병인 대표 / 선우인섹트 아카데미
    "이 가루를 이용해서 드실 수 있는 거는요, 감칠맛이 있어서 요리 같은 거 하실 때 있잖아요. 어떤 요리에든 접목이 다 돼요."

    황은주 부회장 / 한국곤충산업중앙회
    "식품 안에 모양이 보이지 않게, 기능 성분 추출해서 제품 안에 저희가 좋아하는 애들 간식용으로 빵이나 젤리 초콜릿 다양한 제품으로 먹을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개발되고 있지만 우리가 마트에서 식품이 된 곤충을 접하긴 아직 어렵습니다.

    익숙한 소고기보다 낯선데다 비싸기까지 한 곤충 식품을 집기는 쉽지 않죠.

    식용 곤충은 약이 아니라 식품이기에 맛, 가성비, 접근성 등을 개선하는 것이 과제입니다.

    김수희 교수 / 경민대학교 미래식품산업과
    "(식용 곤충이) 일상에 스며들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산업 구조가 형성이 될 필요가 있죠.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쉽고, 맛 좋게 다양한 식품을 선택할 수 있는 산업이 형성되어야 하는데 가장 기초가 되는 것은 생산 기반이겠죠. 사육 농가의 입장에서는 소비처가 확보돼야 생산을 늘릴 수 있습니다. 유기적인 산업 구조가 완성이 돼야 하는 거죠."

    곤충 사육 농가는 지난 2017년 2,000곳을 넘었고, 매년 증가해 지난해는 2,845곳으로 집계됐습니다.

    농가는 늘고 있지만, 소비처에서 원하는 원료를 생산하기 위한 노력은 좀 더 필요합니다.

    윤은영 교수 / 세종대학교 생명과학대학
    "생산하는 농가 수는 꽤 늘어났는데 규모화가 되지 않았다고 할까요. 굉장히 소량으로 하는 농가들이 있고, 사육 방법이라든가 사료라든가 이런 것들이 표준화가 되지 않은 그런 문제점이 있어서…. 공장 입장에서 제품으로 만들어서 팔려고 하다 보니까 표준화된 원료가 필요한데 그때그때 다르고 함량도 다르고…. 표준화가 먼저 돼서 양질의 원료가 되게끔 농가에서도 조금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오늘 점심은 고소애 수프?

    곤충은 블루오션입니다.

    지구상 동물의 70%를 차지하는 최다종이지만, 연구나 개발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죠.

    곤충이 식탁에 오르는 일상, 가능성엔 공감하지만, 아직은 준비 단계입니다.

    하지만, 해마다 반복되는 이상 기후, 그 결과로 나타나는 식량 위기. 이런 충격이 반복되면 곤충이 우리의 식탁과 대화에 오르내리는 일은 시간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점심은 고소애 수프와 귀뚜라미 샌드위치 어떠신가요?”

    취재·구성 조주연
    영상 취재 윤재우 허경민
    영상 편집 이아름
    뉴스그래픽 홍해영
    CG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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