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 세계] '도박' vs '투자' 암호화폐에 문여는 신흥국들...”보안·규제가 핵심 변수”

최형주 기자

hjchoi20@tbs.seoul.kr

2021-09-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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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공식 화폐로 인정한 엘살바도르에 이어 우크라이나도 이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경제 상황이 안 좋은 국가들이 회피처로 선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데요.

    하지만 암호화폐가 미래의 지배적인 결제 수단이 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비트코인 법정통화 도입의 의미와 시장 전망을 [ON 세계] 최형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비트코인 해변'으로 알려진 엘살바도르의 작은 해안가 마을, 엘존테.

    생수 한 병도, 또띠아도 비트코인으로 결제됩니다.

    심지어 공사장 인부의 월급도 비트코인으로 지급되는데요.

    한반도 면적의 10분의 1인 중남미 국가, 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를 공식 법정화폐로 인정한 겁니다.

    비트코인을 달러로 입출금할 수 있는 ATM이 전국 곳곳에 설치됐고, 국민에게 1인당 30달러어치의 비트코인도 지급했는데요.

    기업가 출신인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비트코인 도입이 자국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홍보해왔습니다.

    【 인서트 】나이브 부켈레 / 엘살바도르 대통령 (지난 6월 '비트코인 2021 콘퍼런스')
    "(비트코인 도입은)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공식 경제에서 소외된 수천 명에게 경제 접근성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1980년부터 12년간 이어진 엘살바도르 내전.

    모두 230만 명이 해외로 이주했고 산업기반이 붕괴되며 소비자물가는 치솟았습니다.

    결국, 엘살바도르는 2001년 자국 법정화폐 '콜론'을 없애고, 미국 달러를 공식통화로 선포합니다.

    하지만 2008년 세계금융위기나 코로나19 사태 등 경제위기 때마다 미국 달러가 대거 풀리면서 엘살바도르는 다시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시달려왔습니다.

    이번 비트코인 법정화폐 도입으로 달러 의존도를 크게 낮추고, 경제의 4분의 1이 해외 송금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연간 4억 달러 규모의 송금 수수료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전망입니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국민 70%는 비트코인 통용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시위까지 벌어졌는데요.
    엘살바도르 시민들 비트코인 반대시위 <사진=연합뉴스>

    【 인서트 】글로리아 마르티네즈 / 엘살바도르 주민
    "제대로 된 기술적 기반도 없이 밀어붙인 법이에요. 변동성이 큰 화폐를 사용해야 하는 법이죠. 이에 따른 많은 위험이 있어요."

    암호화폐 논란에도 주변국들은 엘살바도르의 행보를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실제 오는 15일부터 쿠바는 상업 거래에서 비트코인 사용을 허가하는데요.

    금융제재나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피해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신흥국들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모두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달러 의존도가 높다는 겁니다.

    【 인터뷰 】티볼 슈레펠 교수 / 스탠포드 대학 경제법학, '블록체인과 반독점' 저자
    "경제적, 정치적 이유로 미국 달러가 세계의 보유고로서 입지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선택은) 국가 차원에서 도박일 수 있지만, 지정학적 관점에서 볼 때 엘살바도르에 외국인 투자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 훌륭한 전략일 수도 있죠. 명목화폐와 암호화폐 사이에 큰 경쟁이 있고 정치적 전쟁이 생태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국제기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요.

    암호화폐의 익명성 보장, 해킹 불가능이란 특징은 불법 자금세탁이나 탈세, 테러 자금 조달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서트 】제리 라이스 / 국제통화기금 IMF 대변인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하는 것은 수많은 거시경제, 금융, 법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중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세계은행도 "비트코인 투명성 결함"을 비판하면서 자금세탁, 외환 규제 사각지대를 경고했는데요.

    사이버 보안과 규제 장벽이 암호화폐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 인터뷰 】티볼 슈레펠 교수 / 스탠포드 대학 경제법학, '블록체인과 반독점'저자
    "아직 법적으로 해결해야 할 이슈들이 많습니다.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범죄자를 식별하는 방법, 불법 거래 방지하는 방법, 차단하는 방법, 거래 되돌리는 방법 등…"
    '블록체인과 반독점' 저자, 티볼 슈레펠 박사 <사진=TBS>

    지난달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 총액은 2조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천 3백조 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금융 산업 혁신을 이끌 것이냐는 두고는 엇갈린 평가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티볼 슈레펠 교수 / 스탠포드 대학 경제법학, '블록체인과 반독점' 저자
    "현재 6,000개 이상의 암호화폐가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것이 만들어지고, 오래된 것은 사라지고 변화가 많습니다. 어떤 결과가 있을지 지켜봐야죠. 우리가 아는 것은 생태계가 매우 역동적이고 베팅을 하는 것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최형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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