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심듣귀] "11분 때문에"…'구급차 막은 택시' 그 후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1-03-17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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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 기사를 처벌해 주세요"

    지난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이 올라와 70만 명 넘는 국민이 동의했던 사건입니다.

    구급차를 막은 이 택시기사, 고의 사고를 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주 항소심에서 1년 10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온라인에서는 형량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아직 사건은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민심듣귀] 이민정 기자가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환자의 아들을 만나봤습니다.

    【 기자 】
    【 인터뷰 】김민호 / 유족
    "누워서 자기 전에 생각이 많이 나요. 왜 나한테 그런 일이 닥쳤지. 참 기가 막히더라고요."

    9개월 전,
    그날의 일은 순식간에 벌어졌습니다.

    "응급실 가는 건데 급한 거 아니잖아요?
    환자 있는 거 둘째 치고 119 불러서 보내라고
    내가 책임진다고, 죽으면"

    【 인터뷰 】김민호 / 유족
    "어머니가 암 투병을 3년간 해 오셨는데 그날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아버지랑 어머니랑 집사람이 사설구급차 타고 가고 제가 5분쯤 뒤에 출발했는데 집사람한테 전화 와서 사고가 가볍게 났는데 택시 기사가 보내주질 않는다고 바로 병원 앞인데…그때는 안 믿었어요."

    도로에서 11분의 시간을 머문 뒤에야

    【 인터뷰 】김민호 / 유족
    "119 차로 응급실에 갔을 때 간호사가 방금 전에 음압 병상이 다 찼다, 좀 대기해주셔야 되겠다…119차 안에서 1시간 30~40분 정도 대기하다 음압 병상이 나오고 그때부터 상황이 급격하게 변하더라고요. 의사들은 빨리 출혈 원인을 찾아야 한다, 대장내시경 준비하다 돌아가신거죠. 어머니랑 손도 한번 못 잡아보고 순식간에 그렇게 됐어요.

    (병원에 모시고 갈 때는 이런 일이 있을 거라고 상상조차…)

    꿈에도 생각 못 했죠. 아버지가 현재로서는 제일 힘들어하시죠. 저도 시간이 지날수록 어머니 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더라고요."

    구급차를 막아선 그 사람이 용서가 안 됩니다.

    【 인터뷰 】김민호 / 유족
    "쇼크 아니면 이 출혈이 왜 있었냐는 거죠. 어떤 변명이든 사과든 할 줄 알았는데,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고 하는데 그 사람이 미워지더라고요."

    지난주 열린 택시 기사 최모 씨의 항소심,

    【 인터뷰 】김민호 / 유족
    "원심 확정도 아니고 2개월 감형해줬다는 것도 아쉽고 재판부에는 반성문을 10여 차례 제출했다고 하는데 그 전에 있었던 사건에 대해서 반성을 하는 거겠죠. 그 사람이 툭하면 고의사고 내서 보험금 편취했으니까…재판부에 반성문 제출하고 반성한다고 하면 죄가 다 깎이고 그게 법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켜보는 유족 입장에선 아쉬움이 남는 판결이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 인터뷰 】이정도 / 유족 변호인
    "기존 사건은 구급차 기사에 대한 사건이 주고요. 항소심 선고까지 난 거고. 저희는 그 후에 추가적으로 어떻게 보면 이 사건의 실질적 피해자는 망인, 유족이잖아요. 유족 입장에서 추가로 고소장을 접수했습니다."

    그날의 사고가 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한 건지,
    최씨에게 책임이 있는지 여부는 결론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이정도 / 유족 변호인
    "경찰에 문의한 바로는 이달 안에 망인의 사망 원인이 뭔지 (최모 씨의) 책임이 있는지 결론을 내리고 수사 종결할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지연된 시간은 11분, 11분 동안 망인의 상태가 많이 악화될 수도 있는 것이고 최소한 사망 결과는 아니더라도 상태 악화라는 상해의 결과에 대해서는 인과관계를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어머니가 떠나고 아홉 달
    남은 아들이 호소합니다.

    【 인터뷰 】김민호 / 유족
    "왜 어머니가 그런 험한 꼴을 보고 가셨는지, 왜 또 그날 돌아가셨는지,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그뿐이에요."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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