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명랑시사]故이선호 씨 父 “아들, 철판에 깔려 죽어 가는데... 세 단계 거쳐 119신고”

TBS 명랑시사

jeongwjpd@hanmail.net

2021-05-0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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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시 TBS <명랑시사 이승원입니다>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1. 5. 7. (금) 18:10~19:30 (FM 95.1)


    ● 진행 : 이승원 시사평론가


    ● 대담 : 이재훈 씨 (故이선호 씨 아버지)








    故이선호 씨 父 “아들, 철판에 깔려 죽어 가는데... 세 단계 거쳐 119신고”








    - 장례 못 치르고 2주째 빈소 지켜... 직접적 잘못한 두 사람 중 한 사람 극구 부인해


    - 사고 보고 받고 나간 게 아니라 직원들 퇴근하지 않길래 나가봤다 사고 현장 보게 돼


    - 즉각 119신고 이뤄지지 않고 세 단계에 걸친 내부 윗선 보고 끝에야 접수 돼


    - 사회에 던지고 싶은 메시지, 사고 발생 시 ’선조치, 후보고’ 해야한다는 것


    - 원청, 형식적으로만 잘못했다고... 인건비 줄이려 적정 안전관리인원 투입 않은 게 원인


    - 친구 같았던 아들...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의 ‘삶의 희망’ 강탈 당해 너무 참담








    ▶ 이승원 : 최근 포털 사이트에서는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에 대한 뉴스들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이죠. 산재사망사고로 의심되는 또 다른 20대 청년의 죽음은 언론에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바로 지난 달 22일 평택항에서 20대 청년이 안타깝게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는데요. 오늘 명랑 인터뷰에서는 故 이선호 씨의 아버지 이재훈 씨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버님, 안녕하세요.





    ▷ 이재훈 : 네, 안녕하십니까? 故 이선호 군 아버지 이재훈입니다.





    ▶ 이승원 : 네. 아버님, 지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실 텐데요. 이렇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이재훈 : 네, 감사합니다.





    ▶ 이승원 : 지금 2주째 빈소를 지키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2주째 빈소를 지켜야만 하는 이유를 먼저 설명을 해 주시겠습니까?





    ▷ 이재훈 : 네. 제가 사고 난 후에 아들의 사고 경위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직접적인 잘못을 한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 두 사람을 찾았는데요. 한 사람한테는 진심 어린 사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남은 한 사람은 자기가 그런 작업 지시 내린 사실이 없다고 극구 부인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제 아들은 딱 두 사람한테 사죄를 받고 눈을 감아야 되는데 아직 제 아들은 눈을 감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이승원 : 일단 당일 직접 어떤 작업을 지시한 책임자 2명은 찾아낸 것이고 그중에 1명으로부터는 사죄를 받았고, 다른 1명으로부터는 사죄를 아직까지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거군요.





    ▷ 이재훈 : 네. 그 작업 지시라기보다도 그런 상황이 일어나기까지 직접적인 가해가, 가해를 가해 가지고 가해를 해서 죽음에 이르게까지 한 1명, 또 1명은 그 말도 안 되는 위험한 공간에 안 해도 되는 작업을 시킨 그 1명인데요. 작업을 시킨 1명이 아직까지도 자기가 그런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까지 이렇게 빈소가 유지되고 있는 거고요.





    ▶ 이승원 : 알겠습니다. 하나하나 차근차근 좀 여쭤보겠습니다. 좀 힘드시겠지만 말씀을 좀 해 주시면, 故 이선호 씨와 아버님이 항상 출퇴근을 함께 하셨다고 들었는데 맞습니까?





    ▷ 이재훈 : 네. 아침이면 제 처, 아이의 엄마가 해 주는 밥을 똑같이 먹고 제 차를 타고 작업 현장으로 가서 같이 일을 하고 같이 밥을 먹고 같이 때로는 장난도 치고 그렇게 지냈었습니다.





    ▶ 이승원 : 네. 선호 씨도 한 1년 정도 평택항에서 일을 해왔다고 들었는데요. 원래 어떤 업무, 어떤 작업을 해왔나요?





    ▷ 이재훈 : 네. 제가 그곳에 한 8년 정도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가 군대를 2019년 12월 15일 날 제대를 하고 대학 2학년을 등록하기 위해서 잠깐 한 몇 개월 사이에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데리고 갔던 게 아시다시피 작년에 코로나로 인해서 수업을 한 번도 못 받게 됐습니다.





    ▶ 이승원 : 그렇죠.





    ▷ 이재훈 :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하는 바람에 2학년을 마치고 올해 3학년을 등록을 했는데도 역시나 한 번도 학교는 가보지 못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받고 있는 찰나에 그러다 보니까 저하고 같이 갔던 게 1년 한 4개월 정도 일한 걸로 그렇게 되어버렸네요.





    ▶ 이승원 : 주로 어떤 작업을 했나요, 아드님은?





    ▷ 이재훈 : 금년 2월 말일까지 동식물검역이라는 파트에서 저하고 같이 일을 했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파트, 같은 작업장 안에 있는 CFS라는 그 창고에서 일하는 파트가 따로 있었고요.





    ▶ 이승원 : 창고, 네.





    ▷ 이재훈 : 네. 창고에서 일을 하는 인력이 따로 있었고요. 또 가끔 가다 세관 검사라는 검사가 있습니다. 그때마다 또 인력이 투입되고 세 가지 인력이 투입이 됐었는데요. 최 모 씨라는 사업부장이,





    ▶ 이승원 : 최 모 씨, 네.





    ▷ 이재훈 : 네. 최 모 씨라는 사업부장이 이 회사로 발령 받아 오면서 회사가 어려운데 왜 이렇게 많은 인력을 쓰느냐? 동식물검역 인력은 무엇이고, CFS 창고 인력은 무엇이냐. 다 필요 없다. 다 한 곳으로 몰아서 여기가 바쁘면 저쪽에 있는 사람이 가서 해 주고, 저기가 바쁘면 여기 와 있는 사람이 가서 해 줘라. 그렇게 3월 1일부터 작업이 시작됐던 겁니다.





    ▶ 이승원 : 3월 1일부터요, 네. 그러니까 각자 고유 업무가 있었는데 지금 일손도 딸리고 어려우니까 서로서로,





    ▷ 이재훈 : 그렇죠. 3월 1일부터 인력을 통폐합시킨 거죠.





    ▶ 이승원 : 그렇군요. 그렇다면 지금 아드님은 평소에 하던 일을 하다가 그렇게 사고를 당하신 건가요? 아니면 전혀 안 하던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하신 건가요?





    ▷ 이재훈 : 안 하던 일이었죠. 제가 그래 가지고 우리가 통폐합이 되면서 제 아들은 동식물검역도 하고 있었고, 또 세관 검사라는 업무도 같이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난데없이 작업지시가 내려져 가지고 사고가 났던 FR컨테이너 해체 작업에 투입이 됐고, 그러다 보니까 일어나지 않아야 될 일이 일어나서 이렇게 됐습니다.





    ▶ 이승원 : 이 FR작업을 하다가 이렇게 사고가 났는데 끔찍한 사고가 났는데 당시 안전모나 안전장비 같은 게 제대로 갖춰져 있지도 않았다고 하고요.





    ▷ 이재훈 : 네, 맞습니다.





    ▶ 이승원 : 네. 당시 상황은 어땠습니까? 좀 설명을 어렵겠지만 해 주시면 어떻습니까?





    ▷ 이재훈 : 저는 그날 사고가 났다는 보고를 받고 현장에 간 것이 아니라 저는 현장 작업반장으로서 그날따라 작업인부들이 퇴근할 시간이 다 되어 가는데 저쪽에서 일하는 파트도 안 마치고, 다른 부서에서 일하는 파트도 안 마치고, 또 조금 전에 제가 심부름 시켰던 제 아들도 안 들어오고 그래서 어떻게 되어서 오늘 일을 이렇게 속된 말로 빡세게 시키나 해서 자전거를 타고 현장으로 나갔다가 제 아이가 사고를 당하고 현장에서 죽어있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 이승원 : 그 사고가 났는데 아무도 아버님한테 알려드리지도 않고 아버지가 좀 이상해서 그 현장에 갔다가 직접 목격을 하셨다고요?





    ▷ 이재훈 : 네. 이상해서 간 건 아니고요. 작업을 마치고 퇴근할 시간이 다 됐는데 일하러 갔던 인력들이 아무도 철수를 안 해서 왜 이래 오늘 일을 빡세게 시키나, 어떻게 됐나 싶어서 한 번 나갔던 돌아보러 나가는 찰나에 그 현장에 아이가, 제 아이가 죽어있는 모습을 보게 된 것입니다.





    ▶ 이승원 : 상식적으로 그렇게 사고가 나면 즉각 부모님한테 연락 드리고 당장 119 신고가 가장 먼저잖아요.





    ▷ 이재훈 : 그렇죠.





    ▶ 이승원 : 그 당시 사고 현장에서의 대응은 어땠나요?





    ▷ 이재훈 : 제가 이제 물론 부모 입장에서 자식이 죽었지 않습니까?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봐야 될 것 아니겠습니까?





    ▶ 이승원 : 네.





    ▷ 이재훈 : 그래서 그 사고가 난 경위를 알아보던 과정에서 119 신고가 그렇게 지연됐다는 걸 당사자인 회사 책임자하고 통화를 하면서 알게 되었고, 그 통화 내용을 제가 녹취도 했습니다.





    ▶ 이승원 : 네.





    ▷ 이재훈 : 제가 알기로는 3단계에 거쳐서 신고가 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첫째, A 현장을 먼저 보고 무전을 날립니다.





    ▶ 이승원 : 무전이요.





    ▷ 이재훈 : 전화가 아니고. 자기 윗선에다가 김 모 대리를 찾습니다. “대리님, 큰일 났어요. 여기 119 와야 될 것 같아요.” 그 무전을 받은 김 모 대리가 현장으로 달려옵니다. 현장을 봤습니다. 보고 나서 그 김 모 대리는 사무실에 있는 자기 윗선에 있는 또 다른 김 모 대리한테 전화로 보고를 합니다. 그 보고를 받은 김 모 대리가 119에 신고를 했다고 자기가 말한 사실이 녹취가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습니다. 이거 분명히 잘못된 것 아니냐? 사람이 죽어가는데 어떻게 그런 보고를 할 정신이 있느냐? 119에 먼저 신고를 해야 되는 것 아니냐?





    ▶ 이승원 : 당연히 그렇죠.





    ▷ 이재훈 : 잘못된 건 맞습니다. 그러고 인정을 했습니다.





    ▶ 이승원 : 사고가 나자마자 즉각적으로 119에 신고한 것이 아니고 무전을 치고, 김 모 대리가 현장에 오고, 그분이 현장에 와서 확인하고 또 전화하고, 이 시간 동안 계속 아드님은 그냥 그 자리에 계셨던 거군요.





    ▷ 이재훈 : 그렇죠. 그래서 제가 이 사회에다 던지고 싶은 메시지 중에 한 가지가 그겁니다. 그 무거운 철판에 사람이 깔려서 숨이 끊어져가고 머리가 터져서 피를 철철 흘려가고 죽어가고 있는 아이를 보고 현장 책임자, 회사 책임자가 119에 신고를 하는 게 아니고 윗선에다 보고를 한다는 게 저는 사람이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회사뿐만이 아니고 물론 다른 회사들도 사고에 대한 매뉴얼이 일단은 선조치, 후보고가 그런 매뉴얼이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됐습니다. 너무 안타깝죠.





    ▶ 이승원 : 지금 그 사고 이후에 원청의 물류업체 측은 어떤 입장인가요?





    ▷ 이재훈 : 원론적인 말로서 통상적으로 우리 회사가 100% 잘못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 제가 물어봤습니다. 100% 잘못했다고 하는데 무엇을 어떻게, 어떻게 해서 100%를 잘못했다고 하는지 대답을 해라 그러니까 대답을 못합니다. 그냥 형식적으로 원론적으로 잘못했다고 하는 겁니다. 이 모든 근본적인 사고의 원인은 원청에서 단지 인건비를 줄이고자 법으로 정한 적정 안전관리인원을 투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겁니다.





    ▶ 이승원 : 네.





    ▷ 이재훈 : 그 인원만 투입했더라면 이건 날래도 날 수가 없는 사고였단 말입니다.





    ▶ 이승원 : 지금 진상조사를 아버님께선 요구하고 계시고 진심 어린 사죄를 요구하고 계신 건데 지금 둘 다 제대로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까?





    ▷ 이재훈 : 진상규명은 지금 아직까지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고요. 진정한 사죄는 없었기 때문에 제가 아직까지 빈소를 이렇게 유지하고 있는 거지 않습니까? 제 아들이 아직 눈을 못 감았지 않습니까? 용서받아야 할 사람한테 용서를 받고 가야 되는데.





    ▶ 이승원 : 지금 아버님께서 인터뷰한 기사를 보면 참 가슴이 아팠던 게 선호 씨를 ‘삶의 희망’이라고 휴대전화에 저장해놓으셨더라고요.





    ▷ 이재훈 : 네, 맞습니다.





    ▶ 이승원 : 어떤 아들이었나요?





    ▷ 이재훈 : 뭐 어느 집 아들이고 간에 안 귀한 아들이 어디 있겠습니까마는 저는 그래도 아들이지만 친구처럼 지냈습니다. 옆에서 누가 들어봐도 이건 부모와 자식 간에 대화 내용이 아니고요. 선호 또래의 같은 친구들이 나누는 대화 내용이었고요. 그렇게 같이 장난 치고 친구처럼 그렇게 지냈고, 저도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서민의 한 사람입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서민의 한 사람의 마지막 희망, 삶의 희망이 그 가진 자로부터 강탈 당했습니다, 지금. 너무 참담합니다.





    ▶ 이승원 : 네, 알겠습니다. 하루빨리 진상조사 그리고 무엇보다 진심 어린 사죄가 아직까지 사과를 하고 있지 않은 분으로부터 이루어지기를 바라보겠습니다. 오늘 어렵게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고인의 명복을 빌겠습니다. 아버님, 고맙습니다.





    ▷ 이재훈 : 네, 감사합니다.






    ▶ 이승원 : 네. 지금까지 故 이선호 군의 아버님 이재훈 씨와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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