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강 물에 비아그라가? 약을 무심코 버리면 생기는 일들

김초롱 기자

tbs3@naver.com

2021-06-0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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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6월 5일은 환경의 날입니다.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시작됐는데, 여전히 잘 지켜지지 않는 문제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날짜가 지난 약이나 연고, 어디에 어떻게 버리십니까?

    김초롱, 백창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스탠딩 】
    모두 유효기간이 1년 이상 지난 약들입니다.
    정부는 2008년부터 이런 약들을 약국이나 보건소에 가져가도록 했는데요.

    10년도 더 지난 지금, 현장은 어떤지, 제가 한 번 직접 가보겠습니다.

    약국과 보건소를 둘러보지만, 약 수거함이나 수거 안내문은 없습니다.

    【 현장음 】A 약국 관계자 (음성변조)
    "저희는 이쪽에 박스에다가 모아 놓고…."

    【 현장음 】B 약국 관계자 (음성변조)
    "(수거 안내문) 그런 건 없는데요. 못 받았는데요."

    【 현장음 】보건소 관계자 (음성변조)
    "(안내문 같은 건 이 안에 안 붙어 있나요?)" "현재는 없어요."

    한 주민센터는 아예 약국이나 보건소로 가라고 돌려보냅니다.

    【 현장음 】주민센터 관계자 (음성변조)
    "(혹시 폐의약품은 어디에 버려요?)"
    "의약품은 약국 가시던지 보건소에…."

    지난해 기준, 수거함이 있는 약국은 14.2%, 수거 안내문을 게시한 곳은 단 5%.

    이렇게 안내조차 잘 되지 않아, 약을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 스탠딩 】
    지난 2018년 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은 날짜가 지난 약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절반 이상은 쓰레기통이나 하수구, 변기를 통해 버려지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오래된 약 제대로 버려야 하는 이유, 환경 때문입니다.

    당장은 문제 없어보여서, 약국이나 보건소까지 가져가기 조금은 귀찮으시다고요?

    그런데 하수구에, 변기에 무심코 버린 약이 다시 내 입으로 돌아온다면 그래도 귀찮으신가요?

    최근 비아그라, 발기부전 치료제 성분이 한강에서 검출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대부분 가정에서 상비약으로 갖고 있는 해열제나 진통제 성분도 함께 검출됐습니다.

    【 인터뷰 】김현욱 교수 /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하수처리장으로 모여서 거기서 처리가 돼야 하는데 다양한 화학 물질(케미컬)들이 그냥 방류가 돼요. 완전하게 처리가 되지 않고. 결국은 많은 의약품들이 (하천에) 들어오고 있다고 보면 되겠죠."

    하천에 녹아 있는 수많은 약들은 서서히 생태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 인터뷰 】최경호 교수 / 서울대 환경보건학과
    "물고기에 내분비계 교란을 일으켜서 제대로 번식을 못하게 하는 증거들도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혹은 체내 장기에 문제가 생겨서 죽게 할 수도 있는…."

    사람도 예외는 아닙니다.

    【 인터뷰 】김현욱 교수 /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상류에 있는 도시에서도 똑같은 화학 물질이 지류로 들어올 수 있고. 지류로 해서 상수원으로 들어올 수 있는 거죠. 결국은 상수원도 노출이 되는…."

    약국이나 보건소를 거쳐 약이 안전하게 소각될 수 있도록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최경호 교수 / 서울대 환경보건학과
    "지금까지는 자발적 협약으로 지자체에 맡겨놓았고 그러다 보니까 이 지자체는 이렇게, 다른 지자체는 어떻게 하는 식으로 중구난방이고요. 약사님들도 약을 처방할 때 이런 게 중요하니까 이렇게 해주십시오 알려주기도 하고, 약 봉지에도 그런 게 쓰여 있어야…."

    【 스탠딩 】
    오래된 약을 어떻게 버려야 하는지 약사가 안내하도록 하는 법안이 지난해 발의됐지만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 스탠딩 】
    법안은 아직이지만, 의약품을 올바르게 버리기 위한 노력들이 있습니다.

    초등학교 보건수업 모습입니다.

    약을 함부로 버리면 어떻게 될까?

    학생들은 환경 문제를 함께 고민하며, 날짜가 지난 약을 담아 버릴 '약쏙상자'를 만들어 봅니다.

    【 인터뷰 】김혜순 보건교사 / 발산초등학교
    "우리 학생들이 오늘 보건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가지고 가정에서 직접 폐의약품을 분류해보고, 모아보고, 또 약국에 가서 전달해보고 하는…."

    수업 후 한 학생이 약을 담은 상자를 들고, 약국을 찾습니다.

    【 현장음 】
    "폐의약품을 여기에 모아 왔는데, 이거 어떻게 버리면 돼요?"
    "(여기 앞에 수거함에 넣어주시면 돼요.)"

    올바른 의약품 폐기법을 알리는 교육용 도구 '약쏙상자' 7천500개가 서울 지역 27개 학교에 배포됐습니다.

    【 인터뷰 】김채윤/ 초등학생
    "실감나게 행동으로 하니까 제대로 알 수 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약쏙상자에 폐의약품을 넣어서 약국에다가 버릴 거예요."

    마구 버렸다간 내게로 돌아올지 모르는 유효기간이 지난 약.

    제대로 버리면 내 건강도 환경도 지킬 수 있습니다.

    TBS 김초롱입니다.


    김초롱 clkim324@tbs.seoul.kr
    백창은 bce@tbs.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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