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심듣귀] 술 마시고 잡은 운전대가 불러온 비극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1-07-1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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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11월 6일


    "서울 강남에서 귀가 중이던 대만인 유학생 쩡이린(曾以琳, YeeLin Tseng)씨가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습니다."

    8개월 후,

    스위칭 / 고 쩡이린 어머니
    쩡칭후이 / 고 쩡이린 아버지

    "딸을 보내고 저희의 신앙, 저희의 기대, 저희의 신념, 모든 것이 무너졌습니다."

    태어났을 때 작고 귀여워서 '또우또우'
    콩이라 불렀던,
    하나뿐인 딸,

    2020년 4월,
    이린이의 생일날

    "생일 축하해, 콩아"



    엄마, 아빠를 항상 웃게 하던 딸이었습니다.

    "이린이가 중학교 이후에는 외국에서 공부했고 외국에서 공부할 때도 매일 화상 통화를 했습니다. 이린이는 우리와 대화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사랑스러운 딸이었어요."

    그런 딸이 떠난 지 여덟 달,
    슬픔은 더 깊어졌고,

    "아침에 일어나서 눈을 떴을 때 그녀가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생각하면 할수록
    그 사고가 원망스럽습니다.

    "사고를 낸 사람은 눈이 좋지 않다고 했어요. 운전을 80km/h 이상을 달려놓고 안 보였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 술을 마셨으면 운전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쩡이린 사고' 피고인에 징역 8년 선고
    (2021년 4월 14일, 1심)

    바로 항소한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2021년 7월 7일, 항소심)

    "피고인 아내가 제 친구와 교회, 남편 직장까지 와서 우리를 찾았어요. 우리는 정말 너무 무섭고 두려웠어요. 음주운전 3범인데 우리는 절대 합의 못해요."

    "제 딸의 목숨은 징역 8년 가지고도 바꿀 수 없어요. 우리 딸은 정말 소중해요."

    2018년 윤창호법 시행으로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대한 처벌을 최고 무기징역까지 높였지만, 실제 법 적용은 상대적으로 가볍습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한 양형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는 세 번째 음주 사고를 냈어요. 만약에 첫 번째, 두 번째 음주운전을 했을 때 제대로 처벌했다면 아마 세 번째 사고는 없었을 것이고 제 딸은 무사했을 것입니다."

    딸의 죽음은 모든 걸 놔버리게 했습니다.

    "매일 눈물 흘리면서 이린을 생각합니다."

    <서울숲>

    이린 양을 그리워하는 또 다른 사람들,
    친구들입니다.
    이 숲에서 이린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 인터뷰 】최진
    "서울숲에서 다 같이 피크닉을 마지막으로 한 기억도 있었고…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네요."

    【 인터뷰 】정사라
    "우리는 네가 너무 보고 싶어."



    추억을 기억하려고
    최근에 친구들은 기부를 하고 벤치 하나를 입양해
    이린이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 인터뷰 】박선규
    "신기하게도 올 때마다 나비들이 그렇게 많더라고요. 이린이가 더 좋은 세상에서 나비와 같이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린 양은 어떤 친구로 기억되나요?)

    【 인터뷰 】최진
    "정말 사랑이 많았고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는 친구였어요."

    【 인터뷰 】정사라
    "이린은 한국이 고국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항상 이곳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했어요. 낯선 사람들도 그녀의 가족처럼 대했어요."


    그런 친구가 떠나고,
    남은 친구들은 거리로 나섰습니다.

    【 인터뷰 】최진
    "먼저 이린이 부모님을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지금 무엇이 제일 필요하실까…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보자는 생각으로…"

    【 인터뷰 】박선규
    "과거를 바꿀 수 없지만 상황을 바꿀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서 이린이가 이대로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 인터뷰 】정사라
    "만약 이린이가 여기 있었다면 그녀는 그녀의 친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을 겁니다. 이린이가 여기에 없으니 우리가 그녀를 위해 하는 겁니다."

    이러한 마음은 계속 모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장태선 / 대만인
    "제가 한국에서 생활했었고 나중에 다시 갈 예정인데 만약에 저도 똑같은 일을 당했다면 저희 부모님은 어떻게…한국 법과 한국 사회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죠."

    【 인터뷰 】고 쩡이린 아버지‧어머니
    "3천700명이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이중에는 이린이의 친구도 많이 있겠지만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애정하는 마음으로 우리를 도와줬어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희 딸의 희생이 하나의 계기가 되고 더 이상 희생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린이에게,
    "우리를, 이 나라를 사랑해 준 것처럼 우리도 너를 기억하면서…"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우리 걱정하지 말고…내 보물 콩아"

    항소심 선고는 8월 25일 예정돼 있다.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이번 <민심듣귀>는 한 통의 제보 메일로 취재를 시작했습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유튜브에서 다시보기

    "한국으로 유학 보낸 딸, 사고로 잃었어요...음주운전 3범하고 합의 못해요." [민심듣귀]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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