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택시를 환승한다?…장애인 울리는 장애인 콜택시 [이슈 탕탕탕]

지혜롬 기자

hyerom@tbs.seoul.kr

2021-08-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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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멘트 】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휠체어 탑승 장비를 설치한 택시가 바로 '장애인 콜택시'입니다.

    그런데 지자체마다 운영 조건이 모두 제각각 이어서, 같은 수도권 내에서도 택시를 타고 한 번에 갈 수 없는 곳이 수두룩합니다.

    하루 이틀 전에 미리 예약해야 하거나, 그마저도 치료 목적으로만 이용할 수 있는 곳도 상당수인데요.

    국가가 마땅히 보장해야 할 이동권이 완전히 무시되고 있는, '장애인 콜택시 운영 실태'를 집중취재했습니다.

    [이슈 탕탕탕], 지혜롬 기잡니다.


    【 스탠딩 】
    "지자체마다 이름도 요금도 운행 시간도 제각각인 장애인 콜택시,

    심지어 원하는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가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장애인 콜택시 이용에 어떤 불편함이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 기자 】
    뇌병변 장애가 있는 김유현 씨.

    혼자서는 거동도 의사소통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유현 씨에게 장애인 콜택시는 든든한 발과 같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하는 데 따르는 수많은 제약.

    언제 택시를 타야 할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평일 밤에 이용하려면 이틀 전에 사전 예약을 해야만 합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 밤에는 탑승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 인터뷰 】서미영/장애인 활동지원사
    "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임종을 못 지켜보셨다고…. 돌아가시는 건 예약하고 돌아가시는 건 아니니까. 부천에 있는 순천향병원까지 그렇게 멀지는 않은데, 갈 길이 없어서. 비장애인들은 전혀 고민되지 않는 것들이…."

    비장애인들은 자신이 원할 때 언제든 택시를 큰 불편 없이 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 인터뷰 】김유현
    "어쩔 수 없지만, 너무 답답해요."

    유현 씨와 직접 장애인 콜택시를 타고 시흥에서 서울 여의도, 그리고 다시 시흥으로 함께 이동해보기로 했습니다.

    <11:15 장애인 콜택시 접수>

    【 현장음 】
    "여의도 이룸센터를 가려고 하는데요."
    "죄송한데 갈 수 있는 차량이 없어서 한 시간 정도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네 알겠습니다."

    1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 일도 다반사,
    이동할 때 걸리는 시간도 천차만별입니다.

    <12:30 콜택시 도착 시흥→서울>

    【 인터뷰 】서미영/장애인 활동 지원사
    "세종에 출장을 갔다가 차를 놓쳐서 그다음 차를 타고 용산에 왔는데 (장애인 콜택시도 안되고) 전철이 끊겨서 올 방법이 없는 거예요. 그래서 지하철에서 노숙하셨다고…."

    【 인터뷰 】서미영/장애인 활동 지원사
    "'기차 타고 지하철 타고 오면 되지' 누구는 이렇게 쉽게 말할 수 있어요. 휠체어 타고 이동하는 분들한테는 너무 절실한 거예요. 이 장애인 콜택시가…."

    <14:02 서울→시흥 장애인 콜택시 접수>

    서울에서 시흥으로 다시 돌아오는 길은 더 큰 불편이 따릅니다.

    대기시간도 길지만, 목적지까지 한 번에 이동할 수도 없습니다.

    서울의 경우, 인접한 경기도 12개 시군과 인천국제공항까지만 이용이 가능해 시흥까지는 갈 수 없다는 겁니다.

    시흥까지 한 번에 갈 수 없다 보니, 환승을 위해 부천에서 내렸습니다.

    부천에서 다시 장애인 콜택시를 부른 후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

    결국 콜택시 환승을 포기하고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습니다.

    <17:08 시흥능곡역 도착>

    【 스탠딩 】
    "서울에 갔다가 다시 시흥까지 돌아오는데 거의 6시간이 걸렸습니다.

    일반 택시를 이용했다면 두시간이면 될 거립니다."

    【 인터뷰 】수리야/시흥 두리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사무국장
    "(장애인 콜택시에 대한) 통일된 운영지침이 있는 게 아니고 시군 지자체가 다 달라요. 그러다 보니까 같은 경기도 내에서도 어떤 시에서는 한 번에 갈 수 있고 어떤 시는 그게 안 되기도 하고 갈아타고 갈아타고. 이분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장애인들의 이동권은 왜 보장받지 못하는 걸까요?

    서울과 인천, 경기도 31개 시군의 장애인 콜택시 운영조건을 모두 집계해봤습니다.

    어느 시군에 사느냐에 따라 이용 조건이 말 그대로 중구난방입니다.

    경기 안양시에서는 심야 이용을 위해서는 전날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 인터뷰 】유두진
    "볼일을 보고 안양에 왔는데 저녁 시간이 됐어요. 큰 눈이 막 오고 있는데 (장애인 콜택시는) 이용을 못 하잖아요. 가다가 쉬다가 가다가 쉬다가 눈에 빠져서 바퀴가 헛돌고…. 밤에 어떤 일이 생길 줄 알고 예약을 해요?"

    안산시와 양평군, 연천군 등에는 치료목적으로만 서울 등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콜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모든 지자체에 일일이 장애인 등록증 서류를 미리 제출해야 하는 이해하기 힘든 상황도 발생합니다.

    【 인터뷰 】김선영
    "경기도는 31개 시군이 있잖아요. 거기마다 다 새로 등록을 다 해야 해요.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갈 수 없어서 환승해야 하는 지역의 장애인 콜택시를 예약해야 하는데 등록이 안 돼 있었던 거예요. 못 가고 다시 돌아온 경우가 있어요."

    현행법은 휠체어 탑승 설비 등을 장착한 특별교통수단,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지자체에 위임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지자체에 직접 물어봤더니, 대부분 예산 문제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 전화인터뷰 】안산시 관계자
    "저희도 조금 더 많이 도와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하긴 한데 차량 운행이 여의치 않아서…."

    【 전화인터뷰 】서울시 관계자
    "이용 고객들이 두세 명은 더 탈 수 있거든요. (장거리를 나가게 되면) 서울 시내에 있는 이용 고객들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 전화인터뷰 】안양시 관계자
    "개인 볼일로 이동을 하는 건 조금 많지 않은 부분으로 알고 있고 갑자기 볼일을 본다 이런 부분까지 저희가 이동을 지원해 드리기는 좀 어려운 부분이 있는 거죠."

    경기도는 31개 시군의 장애인 콜택시를 연계할 수 있도록 광역이동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단순히 시군별 전화번호와 홈페이지를 모아놓은 수준에 그쳐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 전화인터뷰 】경기도 관계자
    "시스템만 있는 거지 지금 통합적으로 넘겨주고 직원이 배치된 개념은 아닙니다. 시스템에 대한 고도화 사업을 추진하는 게 있거든요. 사업이 완료되면 1개 시군에 등록된 정보가 31개 시군에 다 공유가 되면서…."

    국민의 이동권은 국가가 보장해야 할 당연한 권리입니다.

    장애인들도 당연히 이런 권리를 보장받아야 합니다.

    【 인터뷰 】변재원/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일각에서는 장애인들이 뭐라고 이렇게 많은 걸 요구하냐 하는데 사실 이동이라는 건 특혜가 아니라 너무나도 기초적인 절차거든요."

    최근 국회에서는 장애인 콜택시의 지역 간 이동 차별을 없애기 위한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 인터뷰 】심상정 의원/정의당
    "생활권이 같은 지자체, 최소한 광역 내에서는 (장애인 콜택시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질을 높이고 그에 해당하는 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에요."

    이번 개정안은 정부 예산지원 확대를 위한 근거 법안 마련에 초점을 뒀습니다.

    더 중요한 건, 정부와 지자체가 장애인 이동권은 국민의 기본권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만드는 겁니다.

    【 인터뷰 】심상정 의원/정의당
    "장애인 이동권 법안이 통과되고도 벌써 17년째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장애인 이동권이 행정구역에 갇혀있었다는 거 정치권에서 성찰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하고 이번에 개정안이 꼭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이동권은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이다>

    【 현장음 】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좀 다르다는 것 때문에 참아야 하는지"

    "장애인도 사람이에요"

    TBS 지혜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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