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화하는 보이스피싱] 김미영 팀장의 저주는 계속된다



【 앵커멘트 】
김미영 팀장을 사칭해 수백억을 뜯어낸 보이스피싱의 총책이 지난 6일 경찰에 붙잡혔죠.

무려 10년 만에 검거된 건데요.

서민들 마음 속 가장 약한 부분을 파고드는 보이스피싱, 왜 끊이지 않는 걸까요.

백창은, 정선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지난해만 7천 억 피해…대출 사기 급증

다른 사람의 고통에 기생하는 보이스피싱.

서민의 일상을 무너뜨리는 사기 범죄죠.

경찰은 올해 초 '민생 범죄 근절'을 내세우며 보이스피싱을 막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는데요.

보이스피싱이 뿌리뽑힐 기미는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발생 건수는 계속 늘었고, 피해액은 지난해만 7천 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서민들의 지갑에서 매일 19억 원이 빠져나간 겁니다.

누가 당했을까.

최근에는 코로나19를 힘겹게 버티고 있는 사람들이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서는 추경 자금에 편성된 정부 지원 대출 신청 대상자로 선정되어 안내 드립니다. ○○은행"

익숙한 은행 이름.

정부의 긴급 자금이라며 낮은 금리로 대출해준다고 합니다.

지난해 9월 하루 평균 270건이던 대출 사기 문자 신고가 올 6월과 7월 2천3백 건을 훌쩍 넘겼는데,

한 음식점 사장도 낮은 금리에 속아 보이스피싱을 당했습니다.

전화기를 손에서 놓지 못하고 식탁 위 잔뜩 놓인 서류를 살피는 식당 주인.

별안간 돈다발을 가져옵니다.

주인이 내놓은 돈다발을 가방에 유유히 담는 남성, 현금 수거책입니다.

선량한 시민 한 사람이 또 보이스피싱 범죄의 먹잇감이 되는 순간입니다.

▶ 대면 편취 급증하는데…현행법은 나몰라라

최근에는 이렇게 직접 만나서 돈을 가져가는 대면 편취 수법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 가운데 대면 편취 비율은 47.7%로 2019년보다 5배 넘게 급증했는데요.

경찰은 피해자를 직접 만나 돈을 받는 수거책부터 검거하면서 총책의 뒤를 쫓게 됩니다.

【 인터뷰 】황학선 팀장 / 인천 서부경찰서 생활범죄수사팀
"수거책이 돈을 받아주지 않으면 범죄가 완성이 안 돼요. 총책이 있으면 뭐합니까. 이 사람들은 그림자지. 실제로 필드에 뛰는 사람들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요. 1차 수거책, 2차 운반책 잡고 해도 총책이랑 연결 안 돼요. 더 점조직이에요 마약보다도."

수거책이 잡히면 내 돈, 돌려받을 수 있는 걸까요?

지난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2조3천억 원.

이 가운데 피해자가 돌려받은 돈은 5천600억 원가량에 그쳤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법이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입니다.

보이스피싱을 당한 뒤 금융기관에 지급 정지를 신청하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요.

돈을 내 계좌에서 다른 계좌로 이체했을 때만 이 법을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근 증가하고 있는 대면 편취, 직접 만나 돈을 준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 것입니다.

▶ "수사 효율 높여야" 제도 개선 목소리

법망을 피해 빠르게 변화하는 보이스피싱.

보이스피싱범을 잡는 경찰들은 보이스피싱 수사를 '추적의 끝판왕'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해외에서 대포폰, 대포 통장을 쓰는 범죄자를 쫓기 위해 통신 회사에 통신 사실 확인 조회, 금융사에 금융 계좌 추적 영장, 한국인터넷진흥원에 IP 조회 등 넘어야 할 산이 첩첩입니다.

【 인터뷰 】서준배 교수 / 경찰대학 행정학과
"계좌 조회, IP 추적(을) 한 번에 영장으로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국가가 만들어 줘야지, 일개 지능팀에 과부하 걸려서 하는 현 상황에서는 잡지도 못하고."

힘들게 잡아내도 직접 피해자를 속인 전화 속 목소리의 주인공, 아니면 그 너머의 조직 우두머리는 아닙니다.

보이스피싱으로 검거되는 범인 10명 중 8명이 돈을 수거하거나 인출하는 낮은 등급의 범죄자들.

【 인터뷰 】안정엽 경위 / 충남경찰청
"전화 금융 사기라는 게 현재, 즉시 검거할 수 있는 수사가 아니거든요. 어찌 보면 과거를 향해 나가야 하는 수사예요. 왜냐하면, 해외에 있기 때문에 즉시 검거가 어려워요. 우리가 과거 범행 찾을 때 지문, DNA 이런 거 많이 찾잖아요, 음성 파일도 DNA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고가치적인 것이 피해자가 녹음한 음성 파일인데 경찰에서 수집 안 하고 있으니 제 입장에선 안타깝죠."

여죄를 밝히는 데 중요한 증거인 '범인 목소리'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곳은 현재 금융감독원인데,

경찰청을 보이스피싱 범죄 주관 부서로 제도화해야 한다는 법안이 준비 중입니다.

【 인터뷰 】서준배 교수 / 경찰대학 행정학과
"사기 범죄는 살인범죄랑 달라서 이게 사기인지 아닌지 전문가들이 판별을 해야 해요. 이게 조직적이고 계획적인지. 그 역할을 누가 할 수 있습니까? 경찰이 할 수 있다는 거죠. 경찰은 범죄의 전문가고 지금도 경찰서에서 이게 사기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기소 의견인지 불기소 의견이냐 그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

10년 전 만들어진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대한 문제의식을 느끼고 발의된 개정안만 13건이고,

보이스피싱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형식적인 범정부협의체보다 전담 조직과 일선 수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법안의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 대출 홍보·범죄 연루…모두 보이스피싱입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는 하루 평균 94명.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이끌려 돈을 빼앗기고 있습니다.

보이스피싱에 당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선 가장 흔한 유형인 '대출 사기'를 피하려면요.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겠다고 은행에서 먼저 연락이 올 때, 특히 은행 전화번호가 일반 전화인 02로 시작한다면 보이스피싱을 의심하셔야 합니다.

마이너스 통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은행은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 준다고 절대 먼저 연락하지 않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가장 많이 사칭되는 검찰 기관인데요.

서울중앙지검이 운영하는 '찐센터'에서 내가 정말 범죄에 연루됐는지 진위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범인이 잡혔는데 검거 현장에서 내 이름의 대포 계좌가 나왔다며 명의가 도용됐으니 전화로 입증 조사를 실시하겠다?

'녹취 조사'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 수사 방법입니다.

예전엔 내 통장에 있는 예치금만 빼앗겼다면, 최근엔 보이스피싱으로 전 재산을 넘어 빚을 떠안을 수 있습니다.

혹시 피해를 봤다면, 범인이 사칭했던 기관과 부서, 가명까지 세세한 내용을 신고해야 나중에 범인이 잡혔을 때 피해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TBS 정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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