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인근 개발 계획에 안전은 뒷전?…방치된 '지하 보도'

김승환 기자

rookie@tbstv.or.kr

2020-05-1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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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철로가 설치된 지상 대신 지하로 사람이 지날 수 있는 길, 이른바 토끼굴이라고 부르죠.

    시민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곳인데, 안전조차 보장되지 못한 상태로 방치되면서 오히려 주민들의 걱정이 이어지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김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STD 】
    제가 있는 곳은 경의중앙선 수색역 바로 아래에 있는 지하 통로입니다. 철도 때문에 단절된 두 동네를 걸어서 이동할 수 있도록 만든 일명 토끼굴입니다.

    150여 미터 길이에 성인 남성 3명은 함께 지나기도 힘들만큼 좁지만, 출퇴근 시간에만 2천여 명이 이곳을 지나갑니다.

    상암과 수색을 오갈 수 있는 유일한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 INT 】상암동 직장인
    "돌아가는 길 있는데 거기는 너무 멀어요."

    문제는 80여 년 전에 지어져 안전을 장담할 수 없고, 배수 시설도 부족해 비가 오면 물에 잠기는 일도 잦습니다.

    2017년과 18년 주민 주도로 두 차례 미화 작업이 진행됐지만 그 뿐입니다.

    【 INT 】이재필 / 수색동 주민자치위원
    "그게 한 번 손 본 거예요. 1930년대에 쌓은 거라…. 큰돈이 들어가는 건 주민들 사업에서는 할 수가 없죠."

    이 터를 소유하고 있는 코레일과 관할 구청은 개선 계획을 세울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수색역 일대에 예정된 개발 사업이 진행되면 함께 해결될 거라는 이유에서입니다.

    안전 문제로 사실상 사용이 중단된 곳도 있습니다.

    지난 2008년 성동구가 철로 인근에 학교를 지으면서 철로 반대편 학생들을 위해 만든 지하 통학길입니다.

    【 STD 】
    학생들이 학교쪽으로 나오는 출구입니다. 그런데 문 앞을 보면 큰 트럭이 세워져 있는데요. 그렇다보니까 이렇게 나왔을 때 사고 날 위험이 높습니다.

    사고 우려에 으슥한 분위기까지 더해져 발길이 끊긴 지하보도는 오토바이 주차장과 인근 상인들의 흡연구역으로 전락했습니다.

    【 INT 】김정진 / 마장동 상인
    "실패작이야. 사람이 안 다니고 하니까 전부 오토바이 주차해놓고"

    이 곳 역시 뚜렷한 개선책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 INT 】성동구 관계자
    “마장동 축산시장 재생사업 일환으로 보고 있는데요. 지하보도를 어떻게 개선하겠다는 계획은 없습니다.”

    두 곳 모두 시민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곳이지만, 개발 계획에 가려 해결책이 미뤄지는 사이 매일 이 곳을 이용해야 하는 시민들의 걱정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TBS뉴스 김승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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