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민동의 없이도 세울 수 있는 수소연료전지발전소…허가제도 ‘구멍’

채해원 기자

seawon@tbs.seoul.kr

2021-11-22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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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멘트 】
    정부 정책의 일환인 수소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되는 수소연료전지 발전도 수소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데요.

    발전소를 짓기로 한 지역에서는 주민반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민 동의 없이도 허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가 갈등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채해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40MW(메가와트)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이 추진됐던 가평군 하색리 일대.

    가평읍 주민 2천명은 발전소 건립에 반대해 산업통상자원부에 탄원서를 냈고, 이후 사업자는 허가 신청 서류를 회수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옆 마을인 대곡리에 또다시 1.9MW(메가와트)급 수소연료전지발전소가 추진되며 다시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문제는 지난해보다 발전 용량이 줄면서 주민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발전용량이 3MW(메가와트)를 초과하면 전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산자부 장관이 발전사업 허가를 결정하지만, 이하면 각 시도지사가 허가여부를 판단합니다.

    결국 지난해보다 더 많은 반대탄원서가 제출됐지만,

    지역주민 의견을 근거로 불허가 처분을 내릴 수 없고 발전사업 허가단계에서 지역주민 동의가 필수 요건이 아니라는 판례에 따라 경기도는 발전사업을 허가했습니다.

    이에 사업자가 제도적 허점을 이용해 발전 용량을 줄였다는 의혹마저 제기됩니다.

    【 현장음 】김경호 경기도의원 /더불어민주당 (지난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
    "업체 입장에서는 전기위원회의 심의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소위 사업을 쪼개기해 발전소 허가를 신청한 것입니다."

    경기도 역시 구조적 허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 현장음 】오병권 / 경기도지사 권한대행 (지난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
    "주민 수용성을 심의하려면 산자부 산하 전기위원회라든지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쪼개기 신청이 되게 되면 이런 심의를 회피하게 됩니다. 그런 문제점이 있어 가지고요. 저희가 10월 20일날 산업통상부에 전기사업법 개선을 건의를 했다…."

    【 현장음 】김경호 경기도의원 /더불어민주당 (지난 2일, 경기도의회 본회의)
    "이미 쪼개기 편법 알면서도 지금 허가를 내준 거거든요. 사실은. 물론 법령 상의 문제이긴 하지만."

    주민들은 도돌이표 행정에 답답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양명철 사무국장/ 대곡리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반대 비상대책위
    "3천kW(=3MW) 미만일 때는 경기도청에서 관련 법규상 주민의견 수렴 없이 허가를 내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법의 허점을 경기도청에서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법 제정을 필요할 적에 바로 했으면 저희가 이런 불이익을 안 보는 건데, 작년에도 이러한 내용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도…."

    주민의견이 무시되는 구조 속에 갈등은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습니다.

    【 스탠딩 】가평군 뿐만 아니라 강동구에서도 주민반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3기 발전소 착공식이 열리고서야 이미 발전소 2기가 가동 중임을 알았습니다.

    2기 모두 2019년 전에 세워져 신문 공고조차도 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강동구 유해시설 반대 대책위 관계자
    "그전 규정은 100MW 이상이어야 주민 설명이 의무로 돼 있고, 개정되기 전 기준을 적용받기 때문에 주민들에게 고지나 설명할 이유가 없었죠. 더더욱이."

    게다가 발전소 맞은편에는 대규모 택지개발이 진행 중인 상황.

    그럼에도 인근에 발전소 2기가 더 추진되면서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민들은 4번째 발전소 추진과정이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강동구 유해시설 반대 대책위 관계자
    "관할 지자체에서 주민 설명이 필요하다고 의견 제시했는데 검토가 안 됐던 거에요, 발전허가를 할 때. 해당부지를 사용하고 있는 서울시 상수도공사에서 암사정수장에 연료전지발전소를 설치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을 3차례 이상 공문으로 보냈어요,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에. 그것도 수용이 안됐죠."

    주민들의 불신과 극심한 반대에 결국 강동구는 추진중이던 발전소 2기의 발전허가를 취소해달라고 산자부에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절차상 문제가 없어 임의 취소는 불가능하다는 것.

    강동구는 고심 끝에 3기 발전소에 공사중지 요청을 했고, 4기 발전소는 개발제한구역임을 근거로 공사를 불허했습니다.

    만약 사업자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면 갈등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갈등을 부추기는 허술한 법망 때문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TBS 채해원입니다.

    #수소경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신재생에너지 #주민반발 #가평군 #강동구 #주민배제 #주민동의 #사회적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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