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우리동네 '분단' 철도, 지하화 가능할까

유민호 기자

mino@tbs.seoul.kr

2022-03-31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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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자 】

    땅 위로 쭉 뻗은 철도.

    지하철 1호선과 경의중앙선, KTX와 경춘선까지 쉴 새 없이 철길을 달립니다.

    서울 전역과 전국으로 뻗어가는 교통망이지만, 동시에 단절을 의미합니다.

    역과 쇼핑몰을 이용하려면 철도 위 임시 육교를 건너야 합니다.

    【 스탠딩 】
    저도 늘 출퇴근하는 청량리역 임시 육교인데요. 한 번 직접 걸어가 보겠습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좁은 길을 1분 정도 걸어야 이곳 청량리역에 닿을 수 있습니다.

    어르신과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한 엘리베이터는 지난 2016년에야 설치됐습니다.

    【 인터뷰 】 박익 / 인근 주민
    "계단 올라야 하니깐 노인들이 굉장히 불편하죠. 엘리베이터 설치하긴 했는데."

    【 인터뷰 】 윤순자 / 인근 주민
    "철도 위는 위험하니깐 저리 돌아서 굴다리로 뺑뺑 돌아다녔어요. 시장을 봐서 노인들이 매우 힘들었는데."

    서울에는 101.2㎞에 달하는 지상철도가 깔려있습니다.

    군데군데 자리한 차량기지 터도 4.6㎢, 여의도 전체 면적과 비슷합니다.

    공간 단절뿐 아니라 소음과 진동 등 불편함이 수십년 간 이어진 상황.

    서울시는 최상위 공간계획인 '2040 서울 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지상철도를 단계적으로 지하화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 현장음 】 오세훈 / 서울시장
    "서울 중심부에 새로운 공간을 창출해서 가용지 부족 문제 해소에 일조할 수 있습니다. 지상철도를 지하화해서 도심의 새로운 활력 공간으로 전환해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해 말 관련 용역을 착수했는데, 이르면 오는 7월 재원 마련과 대상 노선, 시기 등을 담은 결과를 발표할 전망입니다.

    [청량리역 지상철도 구간 <사진=TBS>] 


    서울시가 공식화하자 지상철을 낀 자치구들도 호응했습니다.

    90년대부터 2호선 지하화를 요구한 광진구는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며 환영했습니다.

    강변역을 시작해 구의역과 건대입구역까지 3개 정거장, 3.8㎞ 구간 지하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건대입구역은 복합개발을 통해 사업성을 끌어 올리겠다는 구상입니다.

    주변 지역 가치가 상승하면 개발 이익을 일부 거둬 추가 재원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 인터뷰 】 김선갑 / 광진구청장
    "건대입구역 주변 유동인구가 하루 20만 명이 넘습니다. 지하 공간을 개발하는데 사업성이 있어 민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고밀 개발 추진이 가능합니다."

    서울의 대표 명소인 경의선 숲길 일대.

    서대문구 가좌역에서 용산까지 6.3㎞ 철도를 지하로 넣고 그 위에 공원과 문화 공간을 조성했습니다.

    【 인터뷰 】 김진서 김예인 / 경기 광명시
    "여기가 SNS로 되게 핫한 곳인데 지나가는 길에 구경하고 싶어서 오게 됐습니다. 옛날 분위기를 재현한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지하화 성공사례로 꼽히지만, 추진이 수월했던 이유가 있습니다.

    【 인터뷰 】 박흥수 철도정책 연구위원 / 사회공공연구원
    "여긴 원래 단선 구간이었고요. 열차가 다니는 주력 교통 라인이 아니었고요. 화물 열차가 하루에 띄엄띄엄 다니는 비정기 노선이었거든요."

    기대감이 부풀지만, 수십조 원 상당의 재원 마련 등 숙제가 만만치 않습니다.

    어느 지역과 노선을 먼저 지하화할 것인지 순위를 잘 매겨야 한다는 목소리입니다.

    【 인터뷰 】 김진유 교수 /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현실적으로 지하화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보충하는 목적도 필요해서 적절히 선형적인 공원과 업무, 상업 공간을 섞어서 재정적으로 도움을 받고…"

    사실상 교통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없어서 부동산 개발 논리로만 사업을 접근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함께 나옵니다.

    【 인터뷰 】 박흥수 철도정책 연구위원 / 사회공공연구원
    "4호선이나 청량리~왕십리~망우 구간 김포 골드라인처럼 서울 곳곳에 교통이 막히거나 혼잡한 구간이 있는데 이런 구간을 해소하는 투자가 더 급함에도 멀쩡한 노선을 해체하고…"

    대선을 거쳐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도 철도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 스탠딩 】
    수십년 간 숙원으로 남은 지상철도 지하화. 더 치열한 고민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한 때입니다.

    TBS 유민호입니다.

    영상취재: 윤재우
    영상편집: 한송희
    CG: 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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