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무렵 서울 강남역.
택시를 기다리는 시민들 사이로 들리는 기사들의 요금 흥정소리.
【 현장음 】 택시 기사
"이 손님이 분당 가거든요. 분당 들렀다 수원 가실래요?"
【 현장음 】 시민
"수원은 간다는데?"
인적이 드문 거리에는 허위로 예약등을 켠 택시들이 콜을 기다리며 서 있습니다.
단속반이 다가가자 갑자기 돌진하는 아슬아슬한 상황도 벌어집니다.
【 현장음 】 서울시 단속반
"콜 대기 중이잖아요. 콜 멈춤을 해놓으시던가. 식사를 하러 가거나 화장실을 가는 경우 외에는 빈차등을 키고 계셔야 해요."
【 현장음 】 택시 기사
"쉬려고 예약콜을 눌러 놓은 거라고요. 택시 얼마나 번다고 요즘. 벌이도 시원찮은데 그거를."
서울시 자료를 보면 일상회복이 시작된 첫날 택시 이용객은 영업제한 시간이 밤 9시였던 이전보다 2배 가까이 급증한 반면, 택시 영업 대수는 62% 느는 데 그쳤습니다.
서울시는 개인택시 한시적 부제해제 등을 골자로 한 심야시간 택시 공급 계획을 발표했지만, 승차난은 여전합니다.
골라태우기 관행이 여전한 데다, 많은 택시기사들이 대리기사나 배달 앱 라이더 등으로 전향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택시기사
"대리기사나 배달업이나. 수입이 배달은 한 달에 4~500만 원씩 번다고 얘기하니까. 택시 해봐야 얼마나 벌겠어요."
급한 대로 해제한 개인택시 3부제도 막상 업계에선 별 영향력이 없을 거라고 전망합니다.
【 인터뷰 】 이양덕 전무 / 전국택시연합회
"택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요금을 풀어야 돼요, 요금을. 요금 체계 자체가 단거리 요금이 굉장히 싸잖아요. 우리나라가. 두 배 이상은 올려야 된다고 봐요."
부족한 택시의 빈자리를 채우겠다던 올빼미 버스 상황은 어떨까?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심야시간 대 올빼미버스 이용률은 2.7%에 그칩니다.
서울시는 시민들이 심야시간에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올빼미버스 노선을 기존 9개에서 14개로 확대하고, 차량도 72대에서 100대로 늘리겠다고 밝혔는데요.
【 인터뷰 】 이상훈 / 서울시 도시교통실 교통기획관
"금번 올빼미버스 확대 운행으로 동서, 남북 간의 이동 연계성을 높여 서울 전역으로 촘촘하게 심야버스 네트워크를 확충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하지만 현장에 나가보니 여전히 시민들의 불만은 많았습니다.
긴 배차 간격에 정류장은 혼잡했고,
【 인터뷰 】 심효석 / 서울 동작구
"N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래도 시간대가 너무 길어가지고…."
【 인터뷰 】 권예지 / 서울 송파구·박희정 / 경기도 부천시
"너무 불편해요. 저 지금 빨리 집에 가고 싶은데. 지금 2~30분 배차여가지고."
어쩌다 한번 오는 버스는 혼잡하기 일쑤.
다른 시·도에서 운행하는 심야 버스와 연결이 되지 않아 아예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일례로 야간시간에 성남을 오가는 반디버스는 서울엔 복정역환승센터까지만 들어오다 보니 정작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 등에선 이용할 수 없어 텅 빈 채로 오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심야 교통난은 경기·인천과의 협업 없이는 해결할 수 없다면서 다른 지자체도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 유정훈 교수 /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서울시만 해서 되는 문제는 아니고 경기도나 인천에서도 같이 좀 해야 돼요. 경기도에서 개별 시군한테 맡기면 안 되고 총괄적으로 서울 주요 거점하고 각 시의 주요 거점을 (연결해야)…."
부족한 차량은 하루에 한 노선만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1일 1노선 제한'을 폐지하거나, 특정 시간에만 탄력적으로 운행하는 차량을 투입해 해결해 나가는 것도 방안이라고 제안했습니다.
【 인터뷰 】 유정훈 교수 / 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지금 올빼미버스는 정규 노선이잖아요. 그것도 늘려야 하지만 거기에 추가로 전세버스 같은 것을 이용해서 수요가 많은 곳에 전세버스를 추가로 공급한다든지."
서울이 누구나 원하는 시간에 편하게 오갈 수 있는 '24시간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수도권 지자체의 시험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TBS 서효선입니다.
hyoseon@tbs.seoul.kr
영상취재 : 손승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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