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우.동.라.썰] “노력한 만큼의 대가를 얻을 수 있는 세상이었으면 해요” 노포들이 사라진다!

조은비 기자

g_light0316@tbs.seoul.kr

2022-08-11 14:00

프린트 51


  •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향수'를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곳은 찾기 힘듭니다. 구도심들이 전면 재개발됐기 때문입니다.

    성수동 서울숲 카페거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폐공장이었지만 지금은 젊은 사람들이 찾는 '힙한 카페거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과연 구도심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는 것이 좋은 현상이기만 할까요?

    일부 시·도는 미래세대에 전할만한 가치가 있는 가게들을 '미래유산'이나 '백년가게'로 선정합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재심사를 통과해야 할 만큼 까다로워 굉장히 명예로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 명예로운 명패가 그저 허울뿐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TBS가 명예로운 명패를 가졌지만 힘없이 사라진 노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힙지로' 이전에 '을지OB베어'



    '을지 OB베'는 42년 동안 을지로를 지킨 터줏대감입니다. '원조 노가리' 로 불린 이 곳은 물가가 올라도 저렴한 가격으로 시원한 생맥주와 노가리를 팔며 수많은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을 함께했습니다. 서울 근현대의 시간을 함께한 을지OB베어는 백년가게이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을지OB베어는 을지로 일대의 어느 가게보다 견고해 보였습니다. 공공성과 문화성을 인정받은 데다 건물주와 35년 동안 계약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 을지로 아닌 '울지로'

     
    서울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을지OB베어는 갑작스러운 건물주의 명도소송으로 42년의 막을 내렸습니다. 을지OB베어측은 강제 철거 직전까지 서울미래유산과 백년가게에 도움을 구했지만 사인 간의 문제라는 답변만 들었습니다. 을지로를 자주 찾던 단골 손님은 저희 취재진에게 "이제 을지로 안 와요. 가던 곳들이 다 없어져서 올 이유가 없어요."라고 말했습니다.


    ◆ 서울미래유산, 전시행정?



    을지OB베어 측은 서울미래유산이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공공성을 인정해주기만 하고 존속과 성장에 대한 제도는 없는 '전시행정'이라는 겁니다. TBS 취재진은 을지OB베어처럼 서울미래유산이나 백년가게로 선정된 후 비슷한 문제로 철거되는 곳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바로 1세대 헌책방, 신촌의 '공씨책방'입니다.

     
     


    공씨책방 역시 서울시가 지정한 미래유산이지만 재개발로 밀려난 이력은 두 번이나 됩니다. 서울시는 공씨책방이 두 번의 강제집행을 겪는 동안 "지정은 해주지만 보존을 위해서는 해줄 게 아무것도 없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 노포, 사람들의 젊음이 깃든 곳

    노포를 찾는 손님들은 저희 TBS 취재진에게 노포는 '나의 젊음이 있는 곳'이라고 했습니다. 
    새로운 장소 대신 오래된 가게를 찾는 이유는 '정취'를 느끼고 싶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제가 한 두 권 팔아드리는 게 큰 힘이 되진 않겠지만 이 책방을 계속 유지해나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책임감 때문에 오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모두의 이야기

    미래유산이나 백년가게로 지정된 곳이 아니더라도 명맥을 유지해 온 곳들이 쉽게 사라진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청년 창업가가 늘어나면서 자영업자 수는 늘었지만 이들이 사업을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제도적 울타리는 미비한 현실입니다.

    ◆ 노포와 상생할 방안은?

    공씨책방 사장님은 두 번의 강제집행을 겪으면서 "쫓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에요. 장사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지 쫓겨나야 하는 상황을 대비할 생각은 못했거든요."라고 말했습니다.

    TBS 취재진이 만난 미래유산 가게와 백년가게들은 '운이 좋아서' 혹은 '좋은 건물주'를 만나서 쫓겨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미래유산이 미래세대들에게 유산이 되기 위해, 백년가게가 100년의 역사를 이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취재기자 : 조은비)

    ≫ 더 자세한 이야기는 아래 유튜브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년가게·미래유산으로 선정된 노포들이 사라진다! [변상욱의 우리동네 라이브 8/4(목)]
    https://www.youtube.com/watch?v=Lh5YBJeh-po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tbs3@naver.com / copyrightⓒ tb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51 카카오톡 페이스북 링크

더 많은 기사 보기

우리동네 추천 기사

수도권 추천 기사

인기 기사



개인정보처리방침  l  영상정보처리기기방침  l  사이버 감사실  l  저작권 정책  l  광고 • 협찬단가표  l  시청자 위원회  l  정보공개

03909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 31 S-PLEX CENTER | 문의전화 : 02-311-5114(ARS)
Copyright © Since 2020 Seoul Media Foundation TB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