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서울 주차장 44만㎡ 싹 다 전기 만들면 얼마? [인싸_이드]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3-10-2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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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에너지 먹는 도시, 서울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대한민국.

    하지만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은 에너지 홀로서기에 성공한 도시도, 재생 에너지 전환의 모범을 보이는 도시도 아닙니다.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서울이 사용한 전력은 44,256GWh.

    이중 서울에서 생산된 건 4,336.754GWh, 9.7%에 불과합니다.

    서울의 전력 자립도는 매년 조금씩 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의 눈부신 밤을 위해 '비'서울 지역의 땅을 발전소와 송전탑으로 채운다는 오명을 벗기엔 부족합니다.

    그나마 서울에서 생산되는 얼마 안 되는 전력도 대부분 '깨끗'하다고 할 수 없는 에너지입니다.

    서울 전체 발전량의 약 87%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에서 만들어집니다.

    태양광, 풍력, 수력을 통해 생산된 건 지난해 기준 53.176GWh.

    서울 전체 발전량의 1.2%, 서울이 사용하는 전력에 비하면 0.12% 정도입니다.

    ▶ 도시들의 선택, 태양광

    서울처럼 좁은 땅에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도시가 에너지 자립과 재생 에너지 확대를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많은 편은 아닙니다.

    세계의 다른 도시는 태양광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일본의 도쿄는 2025년부터 새로 짓는 모든 건물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도록 했고, 프랑스는 모든 대형 주차장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임현지 연구원 /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유럽은 재생 에너지 목표를 상향해서 지금 할 수 있는 부지를 다 찾아서 하는 상황입니다. 의무화 제도를 함과 동시에 지붕에다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경우에는 인허가 기간을 3개월 이하로 단축해 주는 인센티브까지 같이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 태양광의 '공간', 주차장

    태양광의 경우,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을 찾는 것이 핵심입니다.

    건물의 옥상, 외벽, 주차장 등이 가능한 부지로 꼽히는데, 공간의 소유 주체, 설치 편의성 등을 현실적으로 고려했을 때 주차장은 여러모로 유리한 부분이 있습니다.

    권우현 팀장 /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건물 옥상은 이론적 잠재량하고 실제 경제적 잠재량의 차이가 주차장보다 훨씬 클 수 있어요. 건물 사이에 고저 차이가 있어서 쓸 수 없거나, 태양광 설치가 구조 안전 진단했을 때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차장의 경우는) 서울시 안에 설치할 수 있는 면적이 큰 주차장들이 대부분 10개 정도가 공영이에요. 음영이나 다른 기술적인 문제가 크게 없는 경우가 많거든요. 주변이 뻥 뚫려 있고…."

    주차장 태양광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차들은 똑같이 주차하고, 태양광 패널은 지붕처럼 위에 설치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 주차장 부지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설치가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태양광 에너지를 생산하는 주차장은 전력을 공급해야 하는 전기차에는 물론, 그늘이 필요한 일반 차에도 좋습니다.

    권우현 팀장 /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ESS(에너지저장장치)나 배터리 시설, 전기차 충전시설을 연계함으로써 주차장에서 생산된 전기로 전기차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도록, 패키지로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강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태양광 구조물 아래 주차하면 눈이나 태양열로부터 차가 보호되기 때문에…."

    ▶ 서울의 주자창, 에너지 만든다면?

    서울에는 탄천 공영주차장, 김포공항 국내선 제1주차장, 월드컵공원 주차장 등 대형 주차장이 많습니다.

    환경운동연합 조사 결과, 서울의 주차장 중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가 가능한 곳의 총면적은 44만 8,746㎡입니다.

    축구장 63개에 달하는 면적에서 연간 98.275GWh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습니다.

    2022년 기준 서울의 1가구당 월평균 전력 사용량이 237kWh였던 걸 고려하면, 약 3만 4,00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서울 곳곳에 작은 에너지 발전소가 생기는 셈입니다.

    ▶ 주차장의 변화 모색해야

    박지혜 변호사 / 플랜 1.5
    "주차장이 단순히 차량을 보관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합니다. 차량을 운행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또 앞으로는 전기차와 같이 실제로 전기를 사용해서 구동하는 자동차들도 많이 보급돼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차장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 된다고 하면 훨씬 더 본연의 기능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는 방향이 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재생 에너지 자립 도시 서울을 위해 필요한 많은 변화. 주차장부터 시작하면 어떨까요?

    취재·구성 조주연
    영상 취재 차지원 류지현 전인제
    영상 편집 김은진
    뉴스그래픽 김지현
    CG 박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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