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덴마크에서 답을 찾다] ② 해상풍력 1위 덴마크, 탄소 줄이고 경제성장 이룬다.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천광역시가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TBS는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재생에너지 비중을 점차 늘려 2030년 재생에너지만으로 100% 전력을 충당한다는 목표를 세운 덴마크를 조명하고 한국과 인천 사례에 대입해 연속 기획 보도하고 있습니다.
1970년 전까지 화석연료에 의존했던 덴마크는 1973년 오일 쇼크를 경험하며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습니다.
반세기 만에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뤄낸 덴마크는 탄소중립을 넘어, 마이너스 탄소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데요.
덴마크는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갈등과 비용 문제로 경제성이 낮다는 편견을 깨고 경제성장까지 함께 누리고 있었습니다.
비결은 무엇인지 덴마크 현지에서 취재했습니다.
[인천, 덴마크에서 답을 찾다] 두 번째로 <해상풍력 1위 덴마크, 탄소 줄이고 경제성장 이룬다>입니다.
1970년까지 에너지 사용량의 99%를 화석연료 수입에 의존했던 덴마크.
약 50년 만에 전체 전력의 약 8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며 세계적인 재생에너지 강국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현재 덴마크는 풍력과 수소, 바이오가스 등 재생에너지 확대를 넘어 석유 시추 중단까지 선언했습니다.
석유 시추 중단 선언한 덴마크 <CG=TBS>
2030년부터 북해에 남아있는 석유에 대한 수출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건 놀라운 선언인데요.
이렇게까지 강력하게 그린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온 걸까요?
【 인터뷰 】핀 모르텐센 사무총장/ 스테이트 오브 그린
"덴마크 제도의 특성 때문에 긴밀하게 정책적으로 협력하는 문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합의문에 새로운 에너지 정책이 있다고 하면 정책의 내용에 포함된 것 중의 하나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이걸 바꾸고 싶다면 만장일치여야 바꿀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덴마크는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재생에너지로 전환한다'는 정치적 합의를 수십 년 동안 유지해 왔습니다.
정책의 연속성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인데요.
한국은 재생에너지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과 합리적인 제도의 뒷받침이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 인터뷰 】김종화 위원장/ 풍력학회 풍력산업발전 전략위원회(전 한국전력공사 해상풍력 사업단 초대단장)
"근본적으로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는) 정부주도형 산업이거든요. 그런데 우리나라는 민간 주도 형태로 밀고 정부가 좀 방치했다고 할까 이런 감이 없지 않아요. 사실은 정부가 나서서 계획 입지도 만들고 정책, 제도적인 바탕을 깔아주고 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많이 미흡했고요…"
정부 주도형 계획 입지 선정과 어업인 참여, 수산업 지원을 제도화하는 '해상풍력 특별법'은 몇 년째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21대 국회의 임기인 5월 말까지 국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법안은 자동 폐기돼 22대 국회에서 재논의해야 합니다.
반면 1970년대부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이뤄온 덴마크는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을 다시 살리는 '정의로운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 현장음 】곽자연 기자/ bodokwak@tbs.seoul.kr
"어업에서 석유 그리고 풍력산업까지. 50년 동안 3번의 변화를 겪었던 덴마크 에스비에르 항구입니다. 한때 인구 유출로 고민이 많았지만, 항만 투자를 통해 관련 산업을 유치하면서 청년층도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에스비에르 항구에서는 풍력발전기를 조립해 근처 바다에 설치하기도 하고 조립 전 구조물을 배에 싣고 영국, 대만, 일본 등으로 수출하기도 합니다.
어업에 활용했던 선박과 해상풍력발전에 사용되는 선박은 각각 다르지만, 50년에 걸쳐 각 산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꾸준히 확충했습니다.
【 인터뷰 】예스퍼 뱅크 최고운영책임자(CCO)/ 에스비에르 항구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지난 20년 동안 꾸준히 산업이 성장해 왔고 저희가 보기에 현재까지 해상풍력 분야에서 직접 고용으로 창출된 일자리 수가 4,000개고 그 외에 간접 고용까지 생각하면 훨씬 더 많을 것 같고요"
어업과 석유, 가스산업 종사자들은 꾸준히 감소했지만, 풍력발전단지가 활성화되자 에너지 효율, 수소 등 에너지 관련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에스비에르 항구 일자리 변화 <CG=TBS>
1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는 9,0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석유·가스에서 재생에너지 기업으로 재탄생한 회사도 있습니다.
【 인터뷰 】오이빈드 베시아/ 덴마크 오스테드 유럽 정책 및 대외협력 이사
"(재생에너지 확대와) 같은 방향으로 우리가 가야 된다는 그런 인식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 시작점까지 가보면 에너지 자원의 다변화 그리고 기후변화 이 두 가지가 굉장히 중요한 두 요인이었던 것 같고요"
2007년 기준, 오스테드가 덴마크 석유·가스회사였던 동에너지 시절 매출의 99%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전력망에서 나왔습니다.
하지만 2016~2017년 사이 석유와 가스관련 자산을 청산하면서 사명을 변경했고 지난해 기준 오스테드의 수익 95%는 재생에너지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동에너지에서 오스테드로 전환 <CG=TBS>
세계 해상풍력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스테드는 영국 등 유럽뿐만 아니라 한국의 인천을 비롯한 대만 등 아시아에도 풍력산업을 수출 중입니다.
실제로 IEA의 조사 결과 재생에너지가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지난해 세계 GDP 성장의 10%인 약 3,200억 달러, 우리 돈 440조 이상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GDP 성장에 대한 재생에너지 비중 <CG=TBS>
수많은 갈등을 딛고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 힘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 인터뷰 】김종화 위원장/ 풍력학회 풍력산업발전 전략위원회(전 한국전력공사 해상풍력 사업단 초대단장)
"해상풍력은 전 세계적으로 규모가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걸 잘 하게되면 틀림없이 G5 안에 들어갈 수 있겠다. 이번 기회마저도 놓치면 이제는 우리는 해상풍력 산업이라는 거대한 물결에서 탈락하게 되고 그러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이 좋은 기회를 그냥 놓쳐버리는거죠"
TBS 곽자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