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지하철 바퀴가 고무타이어? 서울 제2호 경전철 '신림선' 탑승 취재기 [기자강림]

이강훈 기자

ygh83@tbs.seoul.kr

2022-06-1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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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TBS 이강훈 기자입니다.


    서울 제2호 경전철인 '신림선'이 개통한지 총 2주가 됐습니다.

    과연 시민들이 얼마나 많이, 또 편안히 이용하고 있는지 직접 타보면서 체크해보겠습니다! 


    ▶ 체크 포인트1
    : 콩나물시루? 빈차 운행?


    출근 시간대 출발역인 관악산(서울대)역 승강장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입니다.

    차량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종점인 여의도 샛강역까지 모두 11개역을 달려봤는데요.

    두 번째 역인 서울대벤처타운역부터 금방 승객이 늘더니 순식간에 발 디딜 틈이 없어집니다.

    【 현장 기자 멘트 】
    "차내가 시민들로 가득 찬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2호선과 환승이 되는 신림역에 정차했을 때 차내가 완전히 꽉 찼는데요. 시민들끼리 서로 몸이 부딪힐 정도로 혼잡함이 상당히 높은 상태입니다."

    이 정도면, 일단 이용률 측면에서 흥행엔 성공했다고 봐야 할까요?

    【 인터뷰 】 오상근 / 신림선 운영사업총괄본부장 (로템SRS)
    "하루 이용객 수는 평균 10~11만 명, 많게는 13만 명까지이고요. 당초 목표인 13만 명에 다소 못 미치기는 하지만 서남권, 서서울권의 대중교통으로 충분히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서울의 첫 번째 경전철인 우이신설선이나 김포도시철도 경전철의 하루 이용객 수는 6~7만 명선.

    신림선은 이보다는 훨씬 많은 수준인데, 그렇다면 차내 혼잡한 정도 역시 더욱 심한 수준일까요?

    두 노선에 비해 혼잡도는 오히려 낮은 편으로, 비교적 여유가 있는 편인데요.

    승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간에도 사람끼리 완전히 밀착되는 '콩나물시루' 상태까지는 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를 찾자면, 신림선은 다른 경전철 보다 1량이 더 많은 3량 규모로 운행되고 있는 점이 주목되는데요.

    신림선 차량 1칸의 폭(2.4m)과 길이(9.14m)는 우이신설선(폭 2.65m, 길이 13.5m) 보다 작지만, 칸 수가 1량 더 있는 것이 공간 여유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는 거죠.

    【 인터뷰 】 오상근 / 신림선 운영사업총괄본부장 (로템SRS)
    "혼잡도는 우이신설선이나 김포골드라인에서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고요. 단지 차량이 3량 1편성이긴 하지만 일반 중형 전동차에 비해 작다보니 일반 승객분들이 느꼈을 때는 조금 더 혼잡함을 느끼셨을 거고요. 아직까지는 그 정도는 아니라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으로 신림선 이용객이 점차 늘어나면 혼잡한 정도가 올라갈 것으로 승객들을 내다보고 있는데요.

    【 인터뷰 】 유유리 / 직장인 (서울 강서구 염창동)
    "차량이 너무 작고 칸이 조금 밖에 없어서 앞으로 사람이 많아지면 김포골드라인처럼 미어터지고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돼요. 솔직히 아직까지는 주변에 신림선이 생긴지 모르는 사람도 많은데요. 저는 여의도에서 신림쪽으로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점점 승객이 많아질 것 같아요."

    운영 수지를 생각하면 이용객이 더 늘어나야 맞지만, 신림선만이라도 지옥철의 악명을 쓰지 않고 조금이나마 쾌적한 노선으로 유지되면 좋겠단 생각은 드네요.


    ▶ 체크포인트 2
    : 시민들 이동 시간, 얼마나 줄었나

    서울 관악구・동작구 일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신림선은 지하철 1· 2·7·9호선과 환승할 수 있어, 경전철계의 황금노선으로 떠올랐는데요.

    서울시는 신림선 개통을 알리면서, 그동안 여의도 샛강역에서 관악산(서울대)까지 약 35분 걸리던 것이 신림선으로 불과 16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됐다고 홍보하고 나섰죠.

    19분이 단축되는 효과인데, 실제 이용객들의 얘기를 들어볼까요.

    【 인터뷰 】 표대열 / 서울대 대학원생 (서울 구로구 개봉동) 

    "저는 7호선 광명사거리역에서 출발해 보라매역에서 신림선으로 갈아타고 왔어요. 원래는 대림역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고 신림역에 간 뒤 5516번 버스를 타고 서울대학교로 들어갔는데요. 막히면 1시간 10~20분, 안 막히면 1시간 정도 걸렸는데 이제 지하철은 막히지 않잖아요. 시간이 줄었어요. 50분 정도로요."

    【 인터뷰 】 유유리 / 직장인 (서울 강서구 염창동)
    "전에는 9호선 염창역에서 여의도로 간 뒤 버스로 환승해서 동작구 보라매병원으로 가거나 염창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보라매병원으로 갔는데 그거는 차가 많이 막히고, 버스전용차로가 없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거든요. 그런데 신림선이 생기면서 출퇴근이 시간이 20분 정도 줄었어요. 원래는 1시간 30분 정도를 잡고 왔는데 지금은 1시간 정도만 생각하고 와도 출퇴근이 가능해요."

    등산하기 좋은 요즘, 신림선을 타고 관악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이동 시간이 이전 보다 크게 줄었다는 반응인데요.

    【 인터뷰 】 배연지 / 등산객 (서울 강서구 가양동) 

     "많이 단축돼요. 저는 평소 당산역에서 2호선을 타고 신림역으로 온 뒤 또 버스를 타고 관악산에 가면 1시간 이상 걸렸는데요. 이제 한 20분 정도는 단축되는 것 같아요, 20~30분요."

    일부 시민들의 의견을 들은 거지만, 일단 신림선에 대한 종합적 평가는 대체로 후한 편입니다.

    【 인터뷰 】 유유리 / 직장인 (서울시 염창동)
    (기자: 신림선 이용에 대해 10점 만점으로 종합 점수를 주신다면?)
    “9점이요.”
    (기자: 이유가 있다면?)
    "저는 신림선이 생기고 출퇴근 시간이 단축돼서 좋은데 마이너스 1점을 한 이유는 너무 칸이 조금 밖에 없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되게 불안해서요. 그것 말고는 편안한 것 같아요."

    【 인터뷰 】 표대열 / 서울대 대학원생 (서울 구로구 개봉동) 

    (기자: 10점 만점으로 종합 점수를 주신다면 몇 점을?)

    "10점 만점에 8.5점이요."
    (기자: 이유가 있다면?)
    "냉방요."
    (기자: 냉방이 약한 게 마이너스 1.5점인가요?)
    "냉방이 좀 크거든요. 아무래도 열차를 타는 데 있어서."


    ▶ 체크포인트 3
    : 주행중 '덜덜덜' 흔들거림…이유는 신기술에?


    지금까지 가장 논란이 되고, 이용객들의 민원도 접수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면, 바로 차량이 주행중 심하게 흔들거리는 현상.

    차내에서 내부 손잡이나 차량 이음새를 보면 차량이 계속 흔들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요.

    좌석에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진동이 크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한 유튜버는 승차 후기 영상을 올리면서 ‘최악의 승차감’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차량이 흔들리는 원인을 찾자면, 바로 ‘고무차륜’, 고무바퀴 시스템’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는 신림선이 부산도시철도4호선에 이어 국내에서 두 번째로 도입한 신형 시스템이죠.

    신림선은 굴곡이 매우 심한 도림천을 따라 건설됐는데, 급커브를 반복하며 일반 철로를 건설하기엔 한계가 있어, 대신 커브 주행에 여유가 있는 고무바퀴 궤도가 선택됐죠.

    주 고무바퀴 자체는 철재 바퀴 보다 충격을 더 잘 흡수해 주행에 안정감을 주지만, 양옆에 보조로 달린 작은 안내륜과 레일 사이에서 진동이 발생한다는 설명인데요.

    【 인터뷰 】 이호용 박사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도시철도연구실장
    "바로 이 안내륜과 관계돼 있습니다. 안내레일과 안내륜 사이에 약 10mm 간격이 있어서 주행 중에 좌우로 흔들리는 요인은 바로 이 때문에 있을 수 있고, 바로 급코너 부분에 들어갈 때 간격이 있어 흔들리는 부분이 있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차량 진동은 당장 개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결국 승객들이 적응을 해야 하는 일이 돼버렸네요.

    신림선은 다행히 현재까지 별다른 큰 사고 없이 운행 중인데요.

    다만, 출입문이 오작동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습니다.

    저도 취재 중에 목격을 했는데요.

    【 현장 기자 멘트 】
    "지금 첫 번째 칸 출입문이 열리지 않아서 두 번째 칸으로 시민들이 이동해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기기 설비에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

    전문가들은 철도 운행 초기에 있을 만한 일로 크게 우려할 건 아니라는 설명인데요.

    【 인터뷰 】 이호용 박사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도시철도연구실장
    "현재 모든 철도는 개통이 되자마자 시행 착오는 다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큰 문제라기 보다는 사소한 고장이고요. 또 시스템이 안정되기 전까지는 항상 차량에는 안전요원이 타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크게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

    신림선 개통 지역이 그동안 얼마나 교통이 불편했는지 저도 잘 알고 있는 입장에서 이용객들의 반가운 마음이 많이 공감됐어요.

    다행히 기존의 경전철 보다 1칸이 더 많아 공간 여유가 확보됐지만, 출퇴근길에 콩나물시루가 되는 날이 금방 오지 않을까 우려도 되네요.

    어르신이나 장애인 이용객도 많이 보였는데 현재는 계단만 있는 곳에 에스컬레이터나 전동 리프트 시설을 꼼꼼히 설치할 필요성도 보였고요.

    시종점인 샛강역이 현재 9호선 일반열차만 서는데 급행열차가 설 수 있다면 승객들의 환승 이용에 더 도움이 되겠단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무쪼록 신림선의 안정적 운영으로, 서울의 제3호, 4호 경전철 설계에 좋은 모델이 되길 바랍니다. 


    ▶ 취재 협조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남서울경전철
    로템에스알에스(로템SRS)
    DL이앤씨(DLE&C)


    ▶ TBS 이강훈 기자

    - 국토교통부 출입기자
    - 교통·모빌리티·철도 담당

    - <시티톡> <티포트> <기자강림> 등 코너 연재

    - TBS 교통·모빌리티 유튜브채널 <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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