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태원 참사] 10만명 모였는데…경찰 경비인력은 137명

장행석 기자

rocknr@tbs.seoul.kr

2022-10-31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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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제된 서울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사진=TBS 이강훈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가 발생한 그제(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는 10만 명 정도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당시 현장관리를 위한 경찰 인력은 137명 배치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경찰청은 "(이태원) 핼러윈 대비 경력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에는 경찰관을 34~90명 수준에서 동원했다"면서 "올해는 지구대·파출소 인력을 증원하고 경찰서 교통·형사·외사 기능으로 합동 순찰팀을 구성했으며 시도경찰청 수사·외사까지 포함해 총 137명을 배치했다"고 어제(30일) 밝혔습니다.

    경찰 경비인력이 부족해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오자, 오히려 올해 더 많은 인원을 배치했다며 사실상 반박에 나선 것입니다.

    경찰에 따르면 핼로윈데이 행사와 관련해 이태원 일대에 배치된 경력 총원은 2017년 90명, 2018년 37명, 2019년 39명, 2020년 38명, 지난해 85명 등이었습니다.

    2020년과 지난해에는 이와 별도로 기동대 인력이 추가 배치됐는데, 경찰은 "기동대는 방역 목적으로 배치한 것으로 통상적으로 경찰서 자체 경력으로 (행사에) 대비해 왔다"고 했습니다.

    경찰은 또 용산 대통령실 이전 이후 경호·경비 인력이 쏠리면서 현장 대응 인력이 부족해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대통령실 경호는 과거 청와대 시절과 마찬가지로 용산경찰서와 무관한 경호 전문 경찰부대(101경비단, 202경비단)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경찰이 올해 투입했다고 밝힌 137명은 수사 50명, 교통 26명, 지역경찰 32명 등이어서 수사와 교통 외에 질서유지·안전관리 업무에 주력하는 지역경찰은 오히려 2019년(39명), 2018년(37명)보다 적었습니다.

    수사 경찰은 주로 강제추행과 마약, 불법촬영 등 단속에 집중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경찰은 32명이었지만 나머지 인원들도 같이 질서유지 업무를 했다"며 "질서유지는 경찰관의 기본 업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의 설명대로 더 많은 인원이 투입됐다고 하더라도, 10만 명이 넘는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상황에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에는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어제(30일) 브리핑에서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 경찰·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참사의) 원인과 책임은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며 "참사를 대응하는 과정에서 있어서는 안 될 부적절한 발언을 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민변은 "어떠한 규명이 이뤄지지 않은 채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한다`는 이 장관의 단정적인 발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및 안전관리 책무를 희석시킬 수 있다"며 "뿐만 아니라 참사의 책임을 희생자들에게 전가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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