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브닝쇼] “글쓰기 전문가, 말하기에 주목한 이유는?”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

tbsevening@naver.com

2020-07-10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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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용 인용 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0. 07. 10. (금)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강원국 작가



    ▶ 김지윤 : 故 김우중 회장과 故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써온 베스트셀러 작가, 강원국 전 청와대 연설비서관이 최근 신간을 내놨습니다. 제목은 《나는 말하듯이 쓴다》입니다. 글쓰기와 관련해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분이 말하기에 주목을 하셨는데요. 왜 말하기에 주목을 하셨는지 강원국 작가를 직접 모셔서 여러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 강원국 : 정말 방송을 잘하시네요.

    ▶ 김지윤 : 감사합니다.

    ▷ 강원국 : 제가 예전에 거기 한 금요일에 3개월 앉아있었던 적이 있는데,

    ▶ 김지윤 : 예, 맞아요.

    ▷ 강원국 : 제가 왜 잘렸는지 알겠네요.

    ▶ 김지윤 : 아니에요. 그때 당시에 작가님께서 그만두시기로 하신 걸로 제가 들었어요.

    ▷ 강원국 : 아니요, 정말 그만두길 잘했습니다. 더 좋은 분이 오셔서.

    ▶ 김지윤 : 아유, 무슨 그런 말씀을. 이렇게 이 자리에서 뵙게 돼서 저도, 사실은 서로의 어떤 콘텍트라는 건너서의 그런 건 있었는데, 직접 뵙기는 사실 처음이라서.

    ▷ 강원국 : 그러네요.

    ▶ 김지윤 : 오랜만에 작가님 나오셨는데요 궁금하신 분들은 유튜브 TBS FM 들어오시면 보이는 라디오로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책을 이렇게 읽어봤는데 그 말이 와닿았어요. 강연과 글쓰기로 먹고사는데, 그 부분이 있잖아요. 요새 강연 없잖아요. 어떻게 잘 지내세요?

    ▷ 강원국 : 한 2월부터 지금 강연이 전혀 없고요.

    ▶ 김지윤 : 그러니까요.

    ▷ 강원국 : 대신에 덕분에 《나는 말하듯이 쓴다》 이 책을 쓸 수 있었어요.

    ▶ 김지윤 : 시간이 아무래도 좀 있으시니까.

    ▷ 강원국 : 그전에는 강의가 하루에 두 개, 세 개 이렇게 있었거든요. 그런데 전혀 없어서 오히려 기회, 책 쓴 기회가 됐습니다.

    ▶ 김지윤 : 아, 그러셨군요? 하루에 두 개, 세 개면 완전히 스타강사이신데요?

    ▷ 강원국 : 저는 일타강사입니다.

    ▶ 김지윤 : 일타강사? 오! 일타강사는 딱 꼭 집어서 알려주기도 하지만 굉장히 많은 페이를 받는 걸로, 일타강사는?

    ▷ 강원국 : 그렇죠. 돈도 많이 벌었죠.

    ▶ 김지윤 : 이야, 그러시군요. 제가 왜 기분이 좋죠? 그래서 6월 책을 내셨는데 《나는 말하듯이 쓴다》. 이게 되게 특이한 게 흰색 부분과 파란색 부분이 있어요.

    ▷ 강원국 : 그 파란색 부분은 말에 관해서고요 한 60%는 글쓰기이고 40%는 말하기인데, 제가 글쓰기 책을 한 세 권 냈었는데 이게 하다 보니까 두 가지 이유입니다. 하나는 말하기 시장이 굉장히 크다는 걸 알게 됐고요.

    ▶ 김지윤 : 다니시다 보니까.

    ▷ 강원국 : 여기에 진출을 해 보자. 그리고 또 하나는 제가 말을 잘하더라고요.

    ▶ 김지윤 : 굉장히 잘하세요.

    ▷ 강원국 : 글쓰기에 관해서 말을 하다 보니까 말을 잘한다는 걸 알아서 이 정도면 말하기에 대해서 글을 써도 되겠다 싶어서 이번에는 글쓰기만이 아니고 말하기를 포함한 글쓰기 책을 내게 됐습니다.

    ▶ 김지윤 : 그러셨군요. 저도 사실은 작가님 방송 나오시고 한 걸 굉장히 많이 봤었는데, ‘어쩜 저렇게 말씀을 맛깔나게 잘하실까?’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읽으면서도 흰색 부분도 물론 좋았는데 푸른색 부분이 너무 재미있었어요.

    ▷ 강원국 : 예.

    ▶ 김지윤 : 말하기 부분이.

    ▷ 강원국 : 아무래도 말하기가 좀 딱딱하지 않고요 재미있을 수 있죠.

    ▶ 김지윤 : 그리고 약간 그런 느낌도 있었어요. 이게 단순히 글 잘 쓰기 말을 잘하기가 아니라 사회생활의 팁이라고 할까요?

    ▷ 강원국 : 처세.

    ▶ 김지윤 : 그런 느낌 굉장히 많이 들었어요.

    ▷ 강원국 : 그런 걸 많이 좀, 제 경험을 담으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단순히 말하는 방법, 글쓰는 방법이 아니라 나는 이렇게 말하고 이렇게 글을 쓴다고 하다 보니까 글과 말 배경에는 자기 생각이나 어떤 자기의 일화, 에피소드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 김지윤 : 그렇죠.

    ▷ 강원국 :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아마 그런 게 좀 많이 포함이 됐을 것 같습니다.

    ▶ 김지윤 :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지금 벌써 청취자분들이 문자 보내주고 계시는데요. 가솔심쿵님 반갑다고요, ‘강원국 작가님 반갑습니다. 오랜만에 나오셨네요. 환영합니다.’

    ▷ 강원국 : 옛날에는 되게 저만 이렇게 좋아한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저 떠나고 나서 보니까 그건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 김지윤 : 그리고 책에봐라님도 이게 체 게바라 이름을 바꿔서 책에봐라라고 하셨는데 신간 쓰고 행복하셨다는 글을 보고 미소를 지었다고. 작가님이 행복하시니까 같이 행복해진 독자분도 계시고요, 또 neofrontiers님께서는 ‘방송 많이 하시더니 예전보다 훨씬 자연스러우시네요’라고 하셨어요. 예전에도 자연스러우셨어요?

    ▷ 강원국 : 예전에 전혀 말을 못했었고요 다만, 제가 한 10년 넘게 故 김우중 회장, 故 김대중 대통령, 故 노무현 대통령 연설문을 준비를 하다 보니까 사실 말을 준비한 거거든요, 연설문은. 그러니까 그런 어떤 말 같은 글을 썼던 거죠. 그때는 몰랐는데 막상 이 책을 쓰면서 보니까 ‘아, 내가 그때 이미 그런 연습, 훈련을 하고 있었구나’ 그러니까 말 같은 글을 쓰는 훈련을 이미 했었고, 그래서 또 이번에 책을 쓰면서 느낀 거는 말을 잘하려면 글을 잘 써야 되고요, 또 글을 잘 쓰려면 말을 잘해야 된다. 말과 글이 별개가 아니다, 함께 가는 거다. 그러니까 서로 상호보완해야 되고 선순환해야 된다. 그러니까 말은 글로 준비하고, 글은 말로 준비하면서 같이 가는 게 둘 다 잘할 수 있는 길이고, 예를 들어서 나는 말은 잘하는데 글은 못 쓴다는 건 글을 쓰면 말을 더 잘할 수 있다는 거죠. 우리 김 박사님은 글도 쓰시고 또 말도 하시잖아요? 그렇게 돼야 된다는 거죠.

    ▶ 김지윤 : 그런데 유난히 좀 강하다 싶은 부분이 있고, 그러니까 잘 못 한다. 그러니까 예를 들어 말하는 거에 비해서 글이 좀 안 나온다라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반대의 경우도 있고.

    ▷ 강원국 : 그 반대의 경우는 잘하는 쪽에 너무 치중을 하고 못하는 쪽을 도외시해서 그래요, 안 해서. 그러니까 잘하는 쪽으로 해결이 되니까 못하는 걸 안 하게 되거든요. 안 하면 못하는 거죠. 오히려 그런 분들은 좀 못하는 부분에 신경을 쓰고 더 좀 많이 하면 둘 다 잘할 수 있죠. 기존에 잘하던 부분도 더 잘할 수도 있고요.

    ▶ 김지윤 : 그렇군요.

    ▷ 강원국 : 저는 이 책에서 정말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두 개가 같이 가야 된다.

    ▶ 김지윤 : 같이 가야 된다? 약간 같이 마차에 있는 바퀴같이 이렇게 같이 가야 되는 것이다?

    ▷ 강원국 : 그렇죠. 두 바퀴가 같이 굴러야지 하나만 잘해서는 어렵다. 물론 하나 잘하는 것은 다른 쪽도 잘하면 더 잘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김지윤 : 그래서 말하듯이 쓴다라는 말이 말을 뱉듯이 쓴다 이런 의미도 있겠지만, 둘 다 같이 가는 것이다 이런 의미도 있는 거예요?

    ▷ 강원국 : 간단합니다. 말하듯이 자주 쓰라는 의미도 있고요, 우리가 말할 때는 상대를 앞에 두고 말하잖아요. 글도 읽을 독 자를 앞에 두고 글을 써라, 서로 대화하듯이. 또 구어체로 써라. 저는 특히 쓰기 전에 일단 말해 봐요. 아내에게 이렇게 말해 보고 아내가 안 들어주면 혼잣말 걸으면서 산책하면서 해 보고 말해 보고 쓰면 훨씬 잘 써지거든요.

    ▶ 김지윤 : 그렇군요.

    ▷ 강원국 : 그런 글이 또 잘 읽혀요. 말해 보고 쓴 글은.

    ▶ 김지윤 : 맞아요. 되게 잘 읽혔어요.

    ▷ 강원국 : 술술 읽히고 이렇게 음성지원, 제 음성을 잘 모르시겠죠? 그런 게 되는 글이 사실 좋은 글이죠.

    ▶ 김지윤 : 음성뿐 아니라 영상까지 지원이 됐어요. 이거 보면서 작가님 말씀, 그러니까 목소리하고 얼굴 모습하고 다 지원이 돼서 그래서 아주, 뭐. 굉장히 쉽게 읽었고 제가 또 특징적으로 봤던 부분은 거의 매번 직접 겪으셨던 에피소드 이런 걸 집어넣으세요, 처음에.

    ▷ 강원국 : 다 읽긴 읽으셨네.

    ▶ 김지윤 : 그런데 사실은 그런 게 굉장히 독자로 하여금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빨리 재미를, 흥미를 느끼게 할 수도 있는 그런 방법이잖아요. 그러니까 저는 외국잡지 중에서 이코노미스트가 그런 걸 되게 많이 해서 되게 좋아하는 편이에요.

    ▷ 강원국 : 아, 그래요?

    ▶ 김지윤 : 그런데 작가님 이 책이 그런 부분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개인의 경험을 시작해서 쫙 이야기를 펼쳐나가는데 부담 없이 쉽게 읽혀서 굉장히 좋았어요.

    ▷ 강원국 : 에세이 같은 글쓰기 책을 쓰고 싶었어요. 글을 쓰다 보니까 또 잘 쓰더라고요.

    ▶ 김지윤 : 원래 글 잘 쓰시는데요, 뭐. 그런데 작가님처럼 이렇게 글 잘 쓰려면 말도 잘하고 글도 잘하려면 사실은 그전에 어떤 훈련이 필요할 거 아니에요?

    ▷ 강원국 : 저는 글이건 말이건 자기가 잘해야 되겠다고 마음먹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첫 번째이고. 그런데 되게 글은 좀 그런 분들 계신데 말을 잘해야 되겠다라고 마음먹으신 분은 드물어요. 그래서 잘해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은 게 중요하고 마음만 먹어서 되는 게 아니고 뭔가 준비를 해야죠. 예를 들어서 말을 잘하려면 메모를 평소에 열심히 한다든가 그런……. 무엇보다도 말이건 글이건 글을 읽는 사람, 내 말을 듣는 사람에 대한 존중, 배려 그 사람들을 위한, 내가 그 사람들에게 무엇을 줄 것인가, 어떤 도움을 주고 그게 위로가 됐건, 용기를 주는 게 됐건, 지식을 전달하는 게 됐건, 정보를 주는 게 됐건 내 말을 듣고 내 글을 읽는 사람에 대한 뭔가를 주고자 하는 마음 그런 간절한 마음이 사실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말을 듣고 그런 글을 읽으면 사람들에게 진정성이 느껴지고, 강박적으로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청산유수로 말을 하고 아는 게 많고 이런 것보다는 그런 마음이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 김지윤 : 그러니까 존중하는 그런 진정성 같은 거. 사실 그 부분도 인상적이었거든요. 거절을 하는 방법에서 한 세 가지를 말씀하셨어요.

    ▷ 강원국 : 거절은 일단 거절당하는 사람이 존중 받고 싶어 해요, 거절을 당하더라도. 그다음에 거절을 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 해요, 내가 왜 거절당했는지. 그리고 다른 어떤 대안이나 다른 방법이 없는지 그것도 듣고 싶어 하죠. 그런 것도 사실은 거절을 할 때 그 거절당하는 사람의 입장을 배려하는 마음인 거죠. 그런 마음만 있으면 그런 말을 하게 되죠.

    ▶ 김지윤 : 우리는 되게 힘들어 하잖아요, 거절하는 거를. 어떤 사람들은 힘들어 하신다고, 작가님도.

    ▷ 강원국 : 힘들죠. 예를 들어서 거절하는 이유도 상대, 거절당하는 사람에게 두지 말고 나에게서 찾고 내가 역량이 부족하고 내가 뭘 안 돼서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하면,

    ▶ 김지윤 : 내 탓입니다.

    ▷ 강원국 : 그렇죠. 그러면 거절당하면서도, 그런데 저는 거절을 당하면서도 오히려 관계가 더 좋아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 김지윤 : 그렇군요. 어떻게요?

    ▷ 강원국 : 저는 부탁하는 사람 말을 충분히 들어주는 것. ‘됐고, 그래서 하고 싶은 게 뭐야? 지금 뭐 해달라는 거야?’ 이러지 말고, ‘어떻게 하면 좋냐? 그래? 힘들겠구나.’ 이것만으로도 저는 거절을 하더라도 오히려 관계가 더 좋아질 수도 있지 않는가.

    ▶ 김지윤 : 그러니까 거절하기 전에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이해를 해 주고 그렇지만 나의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받아들이기가 좀 힘들다. 그것만으로도 존경 받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으니까.

    ▷ 강원국 : 나는 못하지만 어디 누구를 소개해 준다든가 이렇게 좀 알아보라든가. 다 아는 이야기예요.

    ▶ 김지윤 : 다 아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잘 실천을 못 해요, 사실은. 그게 문제인 거잖아요?

    ▷ 강원국 : 그렇죠. 막상 이렇게 부탁을 받으면 그런 생각을 않죠. 그런 것 좀 해 보자는 거예요. 뭘 사과할 때건 뭐 할 때건.

    ▶ 김지윤 : 그런데 어떻게 보면 전반적으로 여기서 처세라고 말씀을 하셨지만, 어떻게 하면 성숙한 어른이 될까라는 느낌을 좀 받았어요. 그러니까 말이 굉장히 중요한 거잖아요. 글도 중요하지만 이 말이라는 것이 한마디로 사람을 정말 굉장히 아프게 할 수도 있고,

    ▷ 강원국 : 말이 사실 더 중요하죠.

    ▶ 김지윤 : 그리고 또 치유를 해 줄 수도 있고, 그런데 우리가 이 사회를 살아가는 성숙한 어른으로서 성숙한 말을 통해서 서로를 존중해 주는 방법에 대해서 좀 말씀을 하신 것 같다라고 저는 느꼈거든요.

    ▷ 강원국 : 요즘에 우리 때에 비해서, 우리 때는 아무렇지도 않게 했던 말이 요즘은 문제가 되고요, 우리 때는 말이 기록으로 안 남았거든요. 요즘에는 말이 다 기록으로 남아요, 녹음이 되고.

    ▶ 김지윤 : 그렇죠.

    ▷ 강원국 : 그러니까 이런 변화된 환경을 잘 생각해야 돼요. 그러니까 말에 대한 어떤 감수성이 굉장히 예민해졌어요. 우리가 갑질을 한다든가 무슨 소수자에 대해서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한다든가 이성에 대해서 이런 말들을 이제는 좀 신경을 쓰면서 이제 말을 해야 되는 시대가 됐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지윤 : 그런데 그렇게 예민해져서 뭐랄까요? 좀 극단적으로 가는 경우도 많잖아요. 혐오 표현이라든지 이런 거. 최근 들어서 많아진 걸까요?

    ▷ 강원국 : 그게 갈수록 그 부분은 더 심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건 바탕에 어떤 편이 갈리고 지형 자체가 서로가 서로를 배제하고 타도하는 대상으로 삼고 공격하고 이렇다 보니까 서로 다른 걸 인정 않고 배타적으로 이렇게 하는 분위기이다 보니까 오히려 공격적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 더 환영을 받아요, 자기 진영 내에서.

    ▶ 김지윤 : 그렇죠.

    ▷ 강원국 : 저쪽 상대를 감싸안고 포용하면 왠지 이게 변했다 그러고 더 각을 세우고 더 날카로운 말을 잘하는 사람이 박수를 받고 이렇게 우대를 받는 분위기로 점차, 그러니까 말이 극단화되는 것 같아요. 뭐, 이념적으로 뿐만이 아니고 남녀 간에, 세대 간에 이런 말이 더 이렇게 멀리 떨어지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은 참 안타깝죠.

    ▶ 김지윤 : 좀 자극적인 말이 더욱더,

    ▷ 강원국 : 환영 받는다는 거죠. 자극적으로,

    ▶ 김지윤 : 그런 부분이 되게 아쉬우시군요?

    ▷ 강원국 : 예.

    ▶ 김지윤 : 그런데 맨 앞부분에 그 부분 이야기가 있거든요. 여기에서 진행을 하셨었잖아요, 예전에. 색다른 시선 금요일마다 하셨는데,

    ▷ 강원국 : 3개월 했습니다.

    ▶ 김지윤 : 힘드셨다고?

    ▷ 강원국 : 아니, 제가 저거를 못하더라고요. 질문을 못 해요.

    ▶ 김지윤 : 질문을?

    ▷ 강원국 : 그러니까 저는 우리 작가분들이 주신 질문지의 질문을 하고 답을 하면 그 답에서 내가 질문을 이끌어내야 되는데 그 말을 이어가는 걸 못하는, 방금, 지금 전혀 대본과 관계없이 지금 말씀을 하시잖아요. 저렇게 진행을 해야 되는데,

    ▶ 김지윤 : 아니, 눈을 보니까 빠져들어서.

    ▷ 강원국 : 그게 저는 빠져들지를 못해요.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다음 질문이 뭐지?’ 그것만 생각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렇게 해 가지고는 진행을 잘할 수가 없거든요. 듣는 분들이 궁금해 하는 것들을 계속 물어봐줘야 되는데 저는 예정된 질문만 하다 보니까 답을 듣다 보면 새로운 질문이 생기잖아요, 궁금한 게. 제가 그런 역량이 안 되더라고요.

    ▶ 김지윤 : 아니, 저도 되게 힘들어요, 사실. 많이 고생하고 있는데, 그런데 질문이라는 게 사실 익숙해지기가 힘들거든요. 저도 이걸 진행을 하면서 물론 작가분들이 주신 이야기들, 이런 것들 보고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적응을 해 나가고 있는 중인데, 질문을 한다는 게 익숙하지가 않아요.

    ▷ 강원국 : 우리가 어릴 때부터 질문을 않고 살았어요.

    ▶ 김지윤 : 질문했다가 바보 취급 받을까 봐.

    ▷ 강원국 : 질문 않고 잘 알아채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었고 질문하면 뭘 모르는 사람이고 뭔가 이렇게 뭐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반문하는 사람, 대드는 사람, 까칠한 사람 그런 사람들이 손들고 ‘이의 있습니다. 질문 있습니다.’ 이게 별로 대접을 못 받았어요.

    ▶ 김지윤 : 맞아요.

    ▷ 강원국 : 우리는 잘 알아먹고 잘 듣고 잘 받아적고 이런 사람이 똑똑한 사람 취급을 받았거든요.

    ▶ 김지윤 : 그렇죠.

    ▷ 강원국 : 그래서 저도 쭉 그래와 가지고 이렇게 진행을 하려니까 질문을 못하겠더라고요.

    ▶ 김지윤 : 그러니까 예전부터 그냥 개떡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그냥 입 꼭 다물고.

    ▷ 강원국 : 그런 사람이 똑똑하다고 그랬어요, 우리 때는.

    ▶ 김지윤 : 그러니까요. 저희 때도 그랬어요.

    ▷ 강원국 : 개떡같이 말하면 물어봐야죠. 그게 뭔 소리입니까? 말을 개떡같이 하면 제가 어떻게 알아듣습니까? 제대로 하세요, 말을. 그런데 이렇게 하면 대드는 사람이거든요. 까칠한 사람이고. 그래서 대부분 그래도 몰라도 아는 척하면 그냥 대충 넘어가주고 이런 게 우리 그런 게 좀 있죠.

    ▶ 김지윤 : 그런데 그런 게 사실은 요새는 조금 덜한 것 같기는 한데 좀 많이 몸에 체화가 돼서 사실 그 예도 넣으셨잖아요. 예전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그거 굉장히 유명한 사례죠. 기자회견을 할 때 질문을, 사실은 대통령하고 기자회견 할 때 질문을 할 수 있는 기회가 기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잖아요?

    ▷ 강원국 : 옛날에 〈봉숭아학당〉 보면 책상에 올라가서 저요 저요 해야 될 상황이죠. 얼마나 좋은 기회입니까? 미국 대통령이 질문을 하라고 그러는데, 기회를 주는데. 그런데 끝까지 안 했잖아요.

    ▶ 김지윤 : 그래서 한국 기자분들 질문하라고 그런데 아무도 손을 안 들고 한국말로 해도 상관없다, 통역이 있으니까. 그래도 안 하고.

    ▷ 강원국 : 그것까지 이야기했죠.

    ▶ 김지윤 : 결국,

    ▷ 강원국 : 결국 중국 기자가,

    ▶ 김지윤 : 중국 기자가 했잖아요, 결국엔.

    ▷ 강원국 : 기자가 국민을 대신해서 질문하는 사람 아닙니까? 그리고 제일 똑똑한 사람 아닙니까, 우리나라에서? 아니, 똑똑한 분들이 다 기자 하시잖아요. 그런데 질문을 안 한 걸 보고 참 그건 좀 부끄럽더라고요.

    ▶ 김지윤 : 그렇죠. 그게 좀 창피하다라는 이야기들 그때 굉장히 많이 해서 질문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 이야기도 쓰셨길래 ‘아, 우리가 질문을 안 하고 좀 뒤로 빠져있고 이런 어떤 그런 문화가 예전에 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좀 이렇게 의문을 가지고 도전해 보는 그런 정신 이런 게 잘 길러지지가 않은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강원국 : 그리고 사람은 궁금할 때 행복해요, 알고 싶을 때. 그럴 때 의욕이 살아있는 거예요. 뭔가를 자꾸 알고 싶고 궁금하고 그런 게 연애할 때 대표적으로 그런 것이고요. 그리움이라는 것은 궁금증이고 그건 상대에 대한 질문이에요. 아니, 집에 잘 들어갔는지, 지금 밥은 먹었는지, 나를 좋아하는지 다 궁금한 질문이거든요.

    ▶ 김지윤 : 사모님께 질문 많이 하셨어요?

    ▷ 강원국 : 결혼하니까 전혀 질문을 않게 되더라고요. 연애 할 때는 질문이 늘 있었죠.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립기 때문에 궁금한 것이 굉장히 중요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라고 하는데, 지금 또 청취자분들 문자 오셨는데요. 43**님께서 주문완료하셨다고요. 잘 보겠습니다.

    ▷ 강원국 : 예. 고맙습니다.

    ▶ 김지윤 : 나오신 보람 있으세요. 한 권 파셨어요.

    ▷ 강원국 : 그것 때문에 나왔는데.

    ▶ 김지윤 : 그러니까요. mansagogo님 ‘작가님, 말 같은 말을 잘 듣고 있다. 강연도 듣고 사인도 받고 싶고 신간회에도 사인을 받고 싶네요. 뵐 수 있는 날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셨고요. 신간 그럼 사시는 거죠? 또 한 권. 그리고 난또산으로님 이 질문 꼭 해달라고 하셨는데 ‘원고 마감 시간이 있는 건 그래도 써지는데 그냥 내가 쓰고 싶은 거는 잘 안 돼요. 부탁한 글보다 내가 사는 이야기를 쓰고 싶은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작가이신가 봐요 아니면 작가지망생이시든지?

    ▷ 강원국 : 마감이 있는 게 더 힘든데? 그냥 쓰고 싶을 때 쓰는 게 사실 더 편한데요.

    ▶ 김지윤 : 그런데 누군가가 이건 꼭 끝내야 돼라고 하면,

    ▷ 강원국 : 그럼 마감을 스스로 만들면 돼요. 저는 책 내기 전에 다 어느 신문사에 연재를 하겠다고 그래서 했거든요. 요즘에는 그런 지면은 되게 많아요. 온라인 매체들, 동네 그런 데 원고료만 안 받겠다 그러면 그런 마감 있는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고요. 또 무슨 그런 그걸 쓸 수 있는 공간들 되게 많던데?

    ▶ 김지윤 : 저도 사실은 그런 게 있기는 해요. 글을 쓰다가도 언제까지 마감입니다 하면 정신이 바짝 들어서 그런 건 있는데,

    ▷ 강원국 : 뇌간이 그땐 각성하고 집중하죠. 그런 장점도 있지만 사실 그럴 때 아주 좋은 글은 못 써요, 또.

    ▶ 김지윤 : 맞아요, 급하게 쓰다 보니까. 오늘 작가님 모시고 이런저런 이야기 나눠 봤는데요, 이번 신간에서 정말 이걸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이 부분은 꼭 말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저희가 했던 이야기 말고 그런 게 있으시면 한마디 마지막으로 좀 해 주세요.

    ▷ 강원국 : 제가 말도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 김지윤 : 그건 다 알아요.

    ▷ 강원국 : 글만 잘 쓰는 게 아니고 나는 말도 잘하더라. 그러니까 글도 잘 쓰고 말도 잘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말과 글이 동행하는 삶을 사셔라. 말 많이 하셔라. 말 해 보고 말한 걸 글로 쓰고 내가 글쓴 메모한 게 있으면 그걸 반드시 써먹고, 말로. 그래서 말로 써먹어 본 결과를 가지고 또 글을 쓰고. 이걸 계속 말과 글을 오가면서 이렇게 사시면 그것만으로도 재미있고요. 나중에 잘되면 돈도 돼요.

    ▶ 김지윤 : 또 경제 꿀팁을 알려주시고. 알겠습니다. 말과 글이 함께 가고 또 많이 쓰고 말하고 그러다 보면 자극적인 이야기를 좀 덜하게 될 것 같아요, 저는. 글로 남겨놓은 거랑 말하는 거랑은 또 차이가 있기 때문에.

    ▷ 강원국 : 그렇죠.

    ▶ 김지윤 : 그러니까 막 자극적인 말을 하다가도 그걸 딱 글로 써놓으면 창피해질 때가 있거든요.

    ▷ 강원국 : 그건 정말 새롭게 제가 오늘 배우고…….

    ▶ 김지윤 : 그래서 그런 부분도 있지 않을까 저도 열심히 말하고, 또 글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신간 들고 오셨습니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 우리 강원국 작가님의 신간인데요 우리 청취자 여러분들도 많이많이 읽어주시고요,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강원국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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