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인터뷰] 홍기빈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논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

tbsevening@naver.com

2020-08-0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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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 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0. 07. 31. (금) 18:10~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공동대표


    -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수도 이전 문제, 인니에서는 1950년대부터 논의
    - 해수면 상승 등의 생태 위기 + 불평등 등의 사회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
    - 수도 이전시, 비용‧환경 문제와 더불어 문화 생성에도 오랜 시간 걸려
    - 서울, 여러가지 문화가 겹쳐진 희귀한 도시... 과연 어떻게 옮길 것인가
    - 수도 이전 논의, 기능에만 국한되면 안 돼... 역사‧문화‧생태 등도 고려해야


    ▶ 김지윤 : 세상 속 이야기를 좀 더 깊게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홍기빈의 내일의 세상!>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공동대표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 홍기빈 : 예, 안녕하세요.

    ▶ 김지윤 : 오늘부터 이제 매주 금요일 코너를 진행하기로 했어요. 너무 반응이 좋았었거든요.

    ▷ 홍기빈 : 감사합니다. 저도 큰 결심했습니다.

    ▶ 김지윤 : 그러니까요.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주시기 때문에 준비도 사실 필요하시고 그런데 워낙 저희가 또 이런 거에 목말라하는 우리 청취자분들이 많으셔서,

    ▷ 홍기빈 : 아이고, 감사합니다.

    ▶ 김지윤 : 기대가 큽니다. 유튜브 ‘TBS FM’으로 들어오시면 보이는 라디오로도 함께하실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 준비하신 이야기는 어떤 거예요?

    ▷ 홍기빈 : 오늘 수도 이전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해요.

    ▶ 김지윤 : 지금 핫하죠.

    ▷ 홍기빈 : 지금 우리나라에서 수도 이전 이야기 많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오늘은 우리나라 말고 인도네시아의 수도 이전 이야기를 좀 해 보려고 그래요.

    ▶ 김지윤 : 인도네시아에서도 수도 이전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 홍기빈 : 예. 이것을 갖다가 이야기하는 이유가, 저는 그런 게 있어요. 우리나라 지금 수도 이전 이야기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너무 좀 정치적인 입장 간에 진영 간의 문제로 돼 가지고 수도 이전이라는 큰 문제를 지금 좀 거시적으로 볼 필요가 있는데, 너무 좀 이야기의 틀이 작은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인도네시아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드리겠지만, 기후 위기라든가, 생태 위기라든가, 사회 불평등이라든가 여러 가지 쟁점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생각할 점이 굉장히 많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우리가 예전에, 우리 대표님은 아실지 모르겠지만, 그런 게임 많이 하잖아요. 왜 아이엠그라운드 수도이름대기 해 가지고 도시 이름 대고 막 이런 거요. 그런 데서 나오는 약간 트릭이 있는 질문 중에 하나가 ‘브라질 수도 어디?’ 이런 거 물어보고,

    ▷ 홍기빈 : 그렇죠. 다 틀리죠, 브라질리아인데.

    ▶ 김지윤 : 리우데자네이루 나오고 이러잖아요. 그래서 그런 재미 삼아서 했었는데, 사실 수도 이전을 한 국가들이 좀 있어요. 아주 옛날에 한 국가도 있지만 최근에 한 국가도 있고요.

    ▷ 홍기빈 : 그렇죠. 많습니다. 지금 브라질 같은 경우도 그 경우고요 오스트레일리아도요 지금 오스트레일리아 수도 하면 다 틀려요.

    ▶ 김지윤 : 다 틀려요.

    ▷ 홍기빈 : 여기가 1911년에 옮겼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자꾸 멜버른, 시드니 이러는데, 여기가 캔버라라는 도시죠.

    ▶ 김지윤 : 할 거 아무것도 없어요, 거기. 길 가다가 캥거루 만나는 줄 알았어요, 하도 한적해 가지고.

    ▷ 홍기빈 : 그리고 인도 같은 경우에도 큰 주들이 수도를 옮긴 경우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수도를 옮기는 경우는 꽤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터키도 많이 틀려요, 사람들이.

    ▷ 홍기빈 : 그렇죠. 앙카라인데 자꾸 이스탄불이라고.

    ▶ 김지윤 : 이스탄불로. 그렇다라면 이 인도네시아 이야기를 조금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수도 이전 계획이 끝난 건가요, 아니면 아직까지도 이야기가 오가고 있는 건가요?

    ▷ 홍기빈 : 단계는 대통령이 지금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라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강력한 의지를 표명을 해서 발표를 했고요, 지금 의회의 비준은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워낙 곯고 곯은 문제고, 조금 이따가 말씀드리겠지만 아주 절박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성사될 거라고 대부분 봅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자카르타. 이제 어디로 옮겨가게 되나요, 그러면?

    ▷ 홍기빈 : 그건 조금 이따가 말씀드리겠지만 여러 후보지가 있습니다만, 자카르타라고 하는 곳은 인도네시아를 이루는 여러 섬 중에 자바섬이라고 하는 데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여기가 문제가 돼서 그 옆에 보르네오섬이라고 큰 섬이 있어요.

    ▶ 김지윤 : 약간은 위쪽에 있던가요?

    ▷ 홍기빈 : 예. 약간 북쪽으로 가서. 보르네오섬의 동쪽 해변의 칼리만탄이라고 하는데, 인도네시아말로는. 거기로 갈 거라고 이제 봅니다.

    ▶ 김지윤 : 그 섬이 되게 특이하잖아요. 인도네시아도 있고, 말레이시아도 있고, 브루나이도 있죠.

    ▷ 홍기빈 : 브루나이라는 나라도 있죠. 그리고 또 하나 잊을 수 없는 게 조금 이따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만 혹시 베어 그릴스 좋아하세요?

    ▶ 김지윤 : 저는 좋아한다기보다 알긴 알아요.

    ▷ 홍기빈 : 그 시리즈에 보면 압권을 이루는 생존탐험 중에 가장 최악의 정글에 가서 살아남은 데가 있었는데요 거기가 바로 보르네오섬이에요.

    ▶ 김지윤 : 그렇군요.

    ▷ 홍기빈 : 그래서 여기가 최대의 정글이자 그다음에 생물 다양성도 아주 풍부하게 담고 있는 어마어마한 정글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석탄하고 석유의 매장량도 엄청나요.

    ▶ 김지윤 : 그런데 그런 데로 옮겨가게 되면 거기가 또 파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또 드는데요?

    ▷ 홍기빈 : 그 이야기 좀 드릴게요.

    ▶ 김지윤 : 그러면 언제부터 이 이야기가 나온 거예요?

    ▷ 홍기빈 : 먼저 이 자카르타라고 하는 곳이 인도네시아가 만든 도시가 아니에요. 17세기에 네덜란드 사람들이 동인도회사가 들어와서 여기를 쭉 오래 식민지를 했는데, 사람들의 통상의 필요 때문에 생겨난 도시거든요. 그래서 1950년대부터 이 인도네시아란 나라가 그 당시에 수카르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만들었을 때부터 이 인도네시아가 섬이 무려 1만 8천 개 정도로 이루어진, 그러니까 어마어마하게 섬이 많은 데예요.

    ▶ 김지윤 : 그렇게 많은 줄은 몰랐네요.

    ▷ 홍기빈 : 섬의 나라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너무 수도가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데다가 이게 식민지의 유산을 담고 있는 도시라서 수도를 옮겨야 된다라는 이야기는 수카르노 대통령이 이미 50년대부터 했어요. 그런데 수카르노 대통령이 ’68년에 쿠데타로 무너지고 그다음부터 계속 이런 이야기가 있다가 이제는 도저히 안 되겠다 그래서 옮겨야 되겠다라고 결정을 본 겁니다. 그 절박한 이유들이 있죠.

    ▶ 김지윤 : 어떤 이유예요?

    ▷ 홍기빈 : 생태 위기입니다.

    ▶ 김지윤 : 생태 위기?

    ▷ 홍기빈 : 예. 이게 제일 큰데요. 이 생태 위기를 여기를 들여다보면 지금 21세기의 거대 도시들이 기후 위기와 사회적 불평등이 한꺼번에 엮이면 어떤 끔찍한 일들이 도시에 벌어질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사태예요. 우선 가장 심각한 문제부터 이야기를 할게요. 땅이 지금 조금 이따가 없어집니다, 바닷물이 차서. 그래서,

    ▶ 김지윤 : 자바섬이 가라앉는 거예요, 지금?

    ▷ 홍기빈 : 자바섬이 아니고 이 자카르카 지역이 가라앉는데요, 지금 해수면이 올라가 가지고 이미 없어진 섬이 많긴 해요. 그 1만 8천 개 중에 이미 많이 없어져 가지고 그 자카르타 도시 면적 정도가 이미 없어졌다고 하고요, 2050년까지는 한 3천 개 정도가 없어질 거라고 그래요. 그래서 해수면 상승도 큰 문제인데, 이 자카르타가 특히 해수면 상승에 취약한 이유가 있습니다.

    ▶ 김지윤 : 왜요?

    ▷ 홍기빈 : 이 도시가요 상하수도가 거의 없어요. 대중교통도 굉장히 발달이 안 돼 있어서 이 공공시설에 대한 투자가 워낙 없다 보니까 인구가 또 어마어마하게 늘었어요. 이게 독립할 때는 한 50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도시였는데, 지금은 3천만 명 정도가 살아요.

    ▶ 김지윤 : 50만 명이 3천만 명이 된 거예요?

    ▷ 홍기빈 : 도쿄 다음으로 큰 도시라고 해요, 인구로 보면. 그러니까 좁은 의미의 자카르타는 1천만 명 정도인데, 그 확장 지역까지 하면 3천만 명이 됩니다. 이 사람들이 식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 다 지하수를 뽑아서 해결을 해요. 지하수를 파먹는 수밖에 없겠죠. 상수도가 없으니까요. 이게 굉장히 심각한 문제예요. 뉴욕 같은 경우도 이 문제를 19세기 초에 풀었는데 어떻게 풀었냐 하면 저 멀리 있는 깨끗한 시냇물에서 멀리 멀리 수도관을 뽑아와서 해결했어요. 그래서 센트럴파크 있죠? 거기가 원래 저수지였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 홍기빈 : 그래서 지하수를 자꾸 뽑아먹다 보니까 지반이 내려가기 시작하는 거예요.

    ▶ 김지윤 : 내려가서?

    ▷ 홍기빈 : 그리고 최근엔 어마어마하게 많은 그 고층 빌딩과 이것들이 생겨났잖아요. 개발이 어마어마했거든요. 땅이 지금 1년에 25cm 정도씩 가라앉는데요.

    ▶ 김지윤 : 그 빌딩들 많이 세워서요?

    ▷ 홍기빈 : 예. 그래서 이미 도시 면적의 4분의 1 정도는 해수면 아래 한 2m, 3m 정도가 해수면보다 낮아요. 그래서 지금 해수면에 벽을 쌓지 않으면 도시가 다 물바다가 될 지경인데, 그나마 2050년이 되면 도시의 북부 지역 있거든요. 이 북부 지역은 95%가 물에 잠길 거라고 세계경제포럼에서는 그렇게 예측을 해요.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러면 안 옮길 수가 없는 상황이네요, 지금은 물리적으로 봐서?

    ▷ 홍기빈 : 그런데 이것만 문제가 아니고요 여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뭐가 있냐면 생태 위기를 또 악화시키는 주범이기도 한데요, 이 인도네시아가. 그 사람들을 탓하려고 그런 게 아니고 최대 석탄수출국이에요. 그래서 기후 위기를 어마어마하게 악화시키는 주범 국가 하면 최고 악당 국가가 인도네시아하고 호주, 오스트레일리아가 꼽히거든요. 얼마 전에 오스트레일리아 산불이 사실은 기후 위기에 의해서 너무 건조해서 문제가 된 거다라는 게 나왔죠. 이 인도네시아는 반대로 그걸 뒤집어써서 비가 어마어마하게 옵니다, 최근에 한 10년 동안. 그래서 지대가 낮은 데다가 비가 오니까 비만 왔다 하면 다 물바다가 돼 버려요, 홍수가 나서.

    ▶ 김지윤 : 그렇게 되는군요.

    ▷ 홍기빈 : 이게 다가 아닙니다.

    ▶ 김지윤 : 또 있어요?

    ▷ 홍기빈 : 석탄을 어마어마하게 떼니까,

    ▶ 김지윤 : 공기도 안 좋겠네요?

    ▷ 홍기빈 : 공기가 최악입니다. 그래서 인도의 뭄바이라든가 이런 데가 굉장히 최악이라고 하잖아요? 거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어요. 거기다가 아까 말대로 대중교통이 없으니까 차가 너무 많아서 매연이 너무 심하고 교통체증 때문에 도시 이동 자체가 힘들 정도다. 그러니까 3천만 명이 살고 있는데, 인프라가 제대로 안 갖춰져 있으니까 이게 아주 거시적인 기후 위기에다가 가까운 공해에다가 등등 해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는 지경이 된 거예요.

    ▶ 김지윤 : 총체적인 난국이네요, 그야말로. 그래서 도시계획이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도 우리가 여기서 좀 알아볼 수가 있겠는데, 왜 또 아까 불평등 말씀도 하셨단 말이에요.

    ▷ 홍기빈 : 사회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우선 아까 말한 대로 이 자바와 자카르타라고 하는 데가 식민지 유산으로 생겨난 도시이기 때문에 인도네시아 전체의 경제를 통합할 수 있는 경제수도가 되는데 무리가 있어요. 그런데 이 자바섬의 인구의 산 절반 정도가 여기 자바섬에서 살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다른 지역들은 거의 발전이 안 되고 너무 지역 편차가 심한 거예요. 그다음에 자바섬 자카르타의 내부의 사회적 불평등도 어마어마하게 심하고요, 그러니까 여기서 수도를 옮기지 않으면 지역불균형을 해결할 길이 없다 이게 굉장히 강한 이슈 중에 하나입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 홍기빈 : 하나 더 있어요.

    ▶ 김지윤 : 또 뭐예요?

    ▷ 홍기빈 : 이거는 민주주의 위기인데, 인도네시아라는 국가가 이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이 많긴 합니다. 그런데 이 나라가 생겨날 적에 철저하게 세속국가다. 절대로 우리는 종교랑 국가를 섞지 않겠다라고 하는 그러니까 다양성을 존중한다라는 게 이 인도네시아 정치체제의 기반인데, 최근에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굉장히 크게 발호하고 있어요.

    ▶ 김지윤 : 인도네시아에서도요?

    ▷ 홍기빈 :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인도네시아 국가를 갖다가 이슬람 국가로 만들어야 된다라는 아주 굉장히 강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그 무슬림 급진주의자들이 많이 뿌리를 두고 있는 데가 바로 이 자바섬이에요. 그러니까 여기에 계속 수도를 뒀다가는 인도네시아 민주주의와 국가 체제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라고 하는 게 위도도 대통령의 아주 절박한 문제의식이다 이런 것도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굉장히 절박한 이유들이 있네요.

    ▷ 홍기빈 : 여러 이유가, 생태 위기에, 사회적 불평등에, 민주주의의 위기에.

    ▶ 김지윤 : 그러네요.

    ▷ 홍기빈 : 전 세계 위기의 축소판이라고.

    ▶ 김지윤 : 그러면 어디로 옮기자는 거예요, 지금?

    ▷ 홍기빈 : 아까 말한 베어 그릴스의 뒤를 따라서 정글로 갑니다. 보르네오섬으로 가는데, 여기로 가면 이제 해결이 될 거냐? 거기서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이야기를 하면 여기 스마트시티라고 하는 말들 많이 쓰죠?

    ▶ 김지윤 : 저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는데, 하여튼 많이 쓰죠.

    ▷ 홍기빈 : 논란이 많은 말입니다.

    ▶ 김지윤 : 중국에도 굉장히 많이 지금 사실은 하고 있고요.

    ▷ 홍기빈 :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도시를 새로 만들면 다 스마트시티를 만든다 그래서 꼭 나오는 게 데이터, 그다음에 친환경 에너지, 그다음에 생태적 환경 기타 등등해서 21세기의 유토피아 같은 그런 모습을 가진 스마트시티를 만들겠다라는 아주 예쁜 청사진을 만들어놨어요. 그래서 절대로 환경 파괴 없게 하겠다. 그런데 이 환경 파괴가 없을 것이냐라고 하는 데인데요. 아까 말한 대로 이 보르네오라고 하는 데는 정글이 어마어마하고요,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입니다. 전 세계 포유류의 12%가 여기 살아요.

    ▶ 김지윤 : 우와! 그럼 좀 남겨놔야 되는 거 아닌가 싶은데요?

    ▷ 홍기빈 : 그러니까 걱정들을 굉장히 많이 하죠. 그 포유류 중에 제가 가장 사랑하는 오랑우탄이 있는데,

    ▶ 김지윤 : 왜 사랑하세요?

    ▷ 홍기빈 : 제가 팔이 길어서 별명이 오랑우탄이었습니다.

    ▶ 김지윤 : 여태까지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이제는 대표님 나가실 때마다 볼 것 같아요, 팔이 얼마나 긴가 하고.

    ▷ 홍기빈 : 얼굴도 좀 비슷하다고...

    ▶ 김지윤 : 이게 또 유튜브로 우리 청취자분들을 끌어들이려는 고도의 빅픽쳐 같은데요?

    ▷ 홍기빈 : 오랑우탄 보시면 뭐하려고 그래요? 그래서 이 오랑우탄을 비롯한 생물종 다양성 문제라든가 정글이 파괴되는 문제에 대한 걱정이 굉장히 높아요. 그런데 정부는 여기에 대해서 계속 걱정하지 말라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과연 이럴 것이냐라고 하는 걸 우리가 숫자를 좀 들여다 봐야 되겠죠. 도시를 옮기려면 이게 돈이 들죠?

    ▶ 김지윤 : 그렇겠죠.

    ▷ 홍기빈 : 대략 이 비용으로, 물론 추산입니다. 2004년부터 이주를 시작하겠다는 게 계획인데요, 2024년부터. 한 얼마 정도 들거라고 보냐면 추산으로 한 40조 정도가 들 거라고 보는데, 이게 인도네시아 정부가 그렇게 돈이 많은 정부는 아니에요. 그래서 여기서 정부 스스로가 감당할 수 있는 거는 20%가 채 안 된다라고 하거든요.

    ▶ 김지윤 : 그럼 나머지 민간한테 주는 거예요?

    ▷ 홍기빈 : 그렇죠. 그거는 결국 투자자들을 유치하겠다라는 이야기인데, 과연 투자자들이 여기 뛰어들었을 적에 친환경, 그러니까 오랑우탄도 건드리지 않고, 정글도 예뻐하고, 그다음에 환경을 살리는 방식으로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 것이냐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죠.

    ▶ 김지윤 : 그렇죠. 아무래도 이윤을 뽑아먹기 위해서,

    ▷ 홍기빈 : 여러 이권을 요구할 것이고, 여러 가지 개발 계획들이 막 중구난방으로 나올 텐데, 스프롤이라고 그러잖아요. 못생기게 커져나갈 도시가 될 위험이 있지 않느냐라는 거예요. 여기에 하나 더 있어요. 위험을 걱정하게 하는 요소가 있는데, 이 섬이 석탄이 어마어마하게 많아요. 전 세계에서 석탄매장량이 가장 많은 도시,

    ▶ 김지윤 : 이건 또 그럼 자원의 저주가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이 확 드는데요?

    ▷ 홍기빈 : 그리고 석유도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제2차 대전에 일본이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원인 중에 하나가 이 보르네오섬에 있는 석유를 확보하기 위해서였어요.

    ▶ 김지윤 : 그렇군요.

    ▷ 홍기빈 : 그리고 또 하나가 있어요. 여기 도시가 들어서면 농업을, 식량을 조달해야 되잖아요? 이 보르네오섬에서의 농업이라고 하는 게 지금 전 세계를 망치는 원인 중에 하나다라는 욕을 먹고 있는데요, 숲을 태워버려요. 화전이죠.

    ▶ 김지윤 : 그래서 싱가포르나 이런 데서 되게 욕 많이 한다고 그러던데요?

    ▷ 홍기빈 : 지금 그 문제인데, 제 친구가 싱가포르에도 있고 방콕에도 있는데요, 2월에서 4월 사이에는 다 외국으로 나가버려요. 그러니까 미세먼지가 수치가 한 200에서 300 사이가 된다고 해요, 매일매일.

    ▶ 김지윤 : 매일매일?

    ▷ 홍기빈 : 그 원인이 이 보루네오에서 타 가지고 이 산불 때문에 그런 건데, 아까 말한 대로 이렇게 어마어마한 도시를 만들고 거기 투자자들이 80%의 돈을 조달을 했을 경우에 지금 말한 정글을 파괴하고 석탄이나 석유의 개발 같은 문제가 과연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구심들을 갖는 거죠.

    ▶ 김지윤 : 저도 의구심을 갖는데.

    ▷ 홍기빈 : 마지막으로 문제 하나 더 있습니다.

    ▶ 김지윤 : 뭔데요?

    ▷ 홍기빈 : 도시라고 하는 게, 그러니까 뚝딱뚝딱 지어놓는다고 만들어지는 게 아니고 사실은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유명한 사례가 있는데,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도시의 옛날 사례가 러시아의 피오트르 대제가 모스크바에서 이 귀족들 등쌀에 못살겠다 그래 가지고 페테르스부르크(상트페테르부르크)라고 하는 그 도시를 세워요. 한때 레닌그라드라고도 불렸죠.

    ▶ 김지윤 : 한참 서쪽으로 가 가지고.

    ▷ 홍기빈 : 그런데 이게 새로 만들어진 도시인데, 이 도시가 도시의 몰골을 갖추는데 보통 100년이 걸렸다 그래요. 그건 왜 그러냐면 새로운 사람들이 거기 모이고 새로운 마을이 생겨나고 새로운 문화가 생겨나고 등등인데, 지금 이 도시, 새로 만드는 도시를 대략 예측하기로는 공무원들 숫자만 한 150만 명 정도 될 거라고 그러고 계획으로는 한 700만 명 정도가 거주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라는 계획인데요. 우선 이 사람들이 여기로 어떻게 이동하느냐의 문제도 있고, 그다음에 이동하면 바로 무슨 마을이 만들어지고, 살기 좋은 우리 고장 좋을시고 이렇게 되느냐? 세종시도 아직 그렇게 우리 고장 좋을시고라고 여기는 분들이 많은 건 아닌 것 같아요, 아직도. 그러니까 이게 도시가 인간관계라든가 도시의 어떤 무형자산이나 문화적인 게 만들어지려다 보면 하세월이라 그러니까 굉장히 위험한 계획이 아니냐라고 하는 게 있고, 덧붙여서 이 자카르타에 남은 사람들 어떻게 할 거냐? 여기 있는 사람들은 그럼 물에 빠져 죽게 놔둘 거냐?

    ▶ 김지윤 : 그렇죠. 지금 침수되고 있다는데?

    ▷ 홍기빈 : 그럼 결국 엑소더스식으로다가 사람들을 나를 거냐? 그것도 좀 황당한 이야기잖아요? 그래서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 김지윤 : 이게 참 수도를 이전한다는 게 쉬운 문제가 아닌데 지금 인도네시아 사례를 가지고 오셔서 이야기를 풀어주셨는데, 우리한테 시사한 점은 어떤 것일까? 지금 우리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 홍기빈 : 제일 먼저 저는 그 문제가 중요한 것 같은데요, 도시라고 하는 거를 인프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김지윤 : 인프라로 보지 말라.

    ▷ 홍기빈 : 사람들이 도시라고 그러면 자꾸 시멘트라든가 건물이라든가 도로라든가 하는 유형적인 것만 가지고 생각을 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기능적인 걸로 도시가 이렇게 옮겨갈 수 있다라는 생각들을 너무 쉽게 하는데요. 저는 수도를 이전하고 안 하고 이건 전문가분들이 결정한다든가 민주적인 토론을 통해서 결정될 문제지만, 여기서 가장 중요한 거는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가 과연 파괴될 것이냐, 더 좋아질 것이냐에 대한 배려 같은 거예요. 도시를 옮긴다라고 한다면 어떤 사회적 문제가 있고, 어떤 인간적인 문제가 있고, 어떤 생태적인 문제가 있는가에 대해서 문제의 범위를 굉장히 넓게 봐야 됩니다. 단순히 땅값이 오른다 내지는 보기 싫은 세력들이 있다 이런 것 가지고는 안 되고 아주 깊고 큰 역사적이고 생태적인 시각으로 문제를 접근해야 되고 그래서 새로운 도시를 만든다라고 했을 적에는 정말로 말로만 스마트시티 이런 장비를 갖춰서 어떻게 하겠다 이런 폭좁은 접근이 아니고 마찬가지로 굉장히 포괄적인 계획을 가지고 아주 심모원려의 방식으로 도시를 만들 필요가 있어요. 그러니까 뚝딱뚝딱 해결할 일이 아니고 아주 큰 시각에서 아주 광범위하고 아주 대중적인 토론을 거칠 필요가 있겠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우리 대표님께서 보실 때 인프라가 문제가 아니다. 사회적 관계망도 굉장히 중요하고, 그리고 서울이 가지고 있는 어떤 문화적인 게 있잖아요. 여기서 쌓아온 사회적 어떤, 글쎄요, 문화 자본 같은 것도 굉장히 많고 이런 것이,

    ▷ 홍기빈 : 서울은 참 독특한 도시인데, 도시 중에 트로이란 도시 아시죠?

    ▶ 김지윤 : 고대?

    ▷ 홍기빈 : 트로이전쟁. 그 트로이가 하나의 도시가 아니고 파면 1천 년 정도 기간 동안에 한 7, 8개 정도의 도시가 여러 층으로 나눠져 있어요. 서울이라는 도시가 전 세계적으로 굉장히 희귀한 경우인데, 전통시대의 국가의 수도의 흔적도 남아있고요, 식민지 시대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아있고요, 그다음에 경제개발 당시의 개발도상국의 수도로서의 모습도 고스란히 남아있고요, 그다음에 지금 지구화된 거대 도시의 아주 세련된, 글로벌한 도시의 모습도 있습니다. 그래서 4개 정도의 도시문화가 겹쳐져 있는 아주 희귀한 도시예요. 그러니까 여기에서 이 도시가 가지고 있는 이 무형자산을 우리가 옮길 수 있을까? 그다음에 옮긴다면 어떤 식으로 옮겨야 할까? 간단한 문제가 아니겠죠?

    ▶ 김지윤 : 그냥 새로운 어떤 무형자산을 또 만들어낼 수도 있는 거잖아요?

    ▷ 홍기빈 : 그렇죠.

    ▶ 김지윤 : 그럼 어떻게 만들어내야 될까요?

    ▷ 홍기빈 :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우리가 새로운 아파트단지 만든다고 그럴 적에 보통 왜 처음 벌어진 일이 그렇잖아요. 처음 한 1, 2년 동안은 거기 도로하고 아파트밖에 없고, 가게도 없고, 학교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썰렁하다가 그다음에 여기서 몇 개 시설이 들어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기 있는 사람들이 그 지역의 특성을 어떻게 만들어나가느냐가 중요하거든요.

    ▶ 김지윤 : 그러니까 사람이 사실 중요한 거죠.

    ▷ 홍기빈 : 그렇죠. 그렇게 된다면 수도를 만드는 이유가 뭐냐에 대해서 기능적인 이유만 나오면 안 돼요. 사람이 너무 많다든가 도시가 무너진다든가 이렇게 나오면 안 되고, 여기에 모인 사람들은 어떤 정신을 가지고 어떤 의미를 담은 도시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문화적 정신적인 차원에서의 준비도 같이 해야 됩니다. 제가 외국 이야기해서 좀 그렇긴 합니다만 유럽에 있는 아주 이름 있는 도시들의 경우를 보면 막상 가서 그 유명한 성당이니 뭐니 가봐야 그냥 사진으로 보는 게 낫다 싶은 게 실망스럽잖아요. 그런데 그 건물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그 건물를 중심으로 해서 500년, 1천 년 동안 그 도시 사람들이 어떤 애환을 겪었고, 어떤 스토리들이 있는지에 대해서, 그래서 그 도시 주민들이 우리 도시의 개념은 뭐다라고 하는 것들을 설명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를 테면 벨기에의 제가 아주 좋아하는 도시인데, 겐트 같은 도시는요 옛날에 카를 5세랑 무슨 일이 있었고, 그다음에 중세 때 우리가 얼마나 부유했었고, 그다음에 우리가 반란을 일으켜서 얼마나 강력하게 저항을 했고 이런 스토리들이 섞여있어서 겐트 사람들은 자기들의 정체성을 겐트라는 도시의 역사하고 연결해서 생각하거든요. 만약에 세종시로 간다 그러면 세종시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는 세종시의 문화 이런 게 만들어져야 되겠죠.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사실은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만드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먼저 옮기고 하기 전에 그런 것부터 우리가 깊이 있게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

    ▷ 홍기빈 : 한 가지 더 있습니다. 그리고 서울이라는 도시가 아까 생태적 위기 문제를 이야기했는데, 서울이 어떤 공공시설이라든가 인프라가 물론 자카르타에 비유할 바는 아니고 굉장히 잘돼 있는, 상대적으로 잘돼 있긴 합니다만 다가오는 기후위기라든가 생태위기에 과연 완전히 방비가 돼있느냐?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러니까 해수면 상승이 벌어질 적에 그게 한강에서 어떻게 연결이 될지 저도 모르겠고, 사실은 전국에 있는 부분이 해수면이 어떻게 올라가느냐에 따라서 이 지도가 다 바뀌게 돼 있잖아요.

    ▶ 김지윤 : 그렇죠.

    ▷ 홍기빈 : 그러니까 어딘가에서는 그걸 연구하고 그 데이터를 쌓고 있다라고 하는데요, 정부 기관에서. 서울도 그런 어떤 준비를 해야 되고, 서울이라는 도시는 이 생태 위기에서 그러면 완전히 철옹성이냐? 그건 아닐 수 있죠. 저희들도 그 차원에서 한번 서울의 미래를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우리가 행정기관, 행정도시로 만들고 옮긴다라는 이야기를 굉장히 표피적으로 해봤던 것 같은데요 오늘 홍기빈 대표님 모시고 좀 더 깊이 있고 철학적이고, 왠지 문화가 막 쌓인 것 같은, 교양이 팍팍 쌓인 듯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저희가 매주 <홍기빈의 내일의 세상!>이라는 코너에서 이런 이야기들 좀 나눠보려고 합니다. 오늘 수도 이전과 관련된 말씀 나눠주셨는데요, 고맙습니다.

    ▷ 홍기빈 : 예, 감사합니다.

    ▶ 김지윤 : 지금까지 홍기빈 전환사회연구소 공동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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