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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 촛불 집회의 함성이 염불 소리 같다고 말한 이유는?
김새봄
tbs3@naver.com
2016-12-19 10:28
명진스님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3부
[인터뷰 제 2 공장]
촛불 집회의 함성이 염불 소리 같다고 말한 이유는?
- 명진 스님
김어준 : 2010년 3월, 당시 한나라당 원내 대표가 좌파라고 지목을 해서 봉은사를 떠났던, 이명박 정부 시절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했던, 명진 스님이 촛불집회에 참석하신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직접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스님.
명진 : 안녕하십니까.
김어준 : 어떻게 지내셨어요, 요즘?
명진 : 허공무착사라고 있습니다. 거기 촛불법당에서 요즘 탄핵경과 하야경 외우면서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김어준 : 허공무착사요? 그런 절이 없는 거죠?
명진 : 그런 절이 없는 거죠. 다 놓으니까 대한민국이 절이고. 대한민국 국민이 신도고 그렇습니다.
김어준 : 무슨 뜻인가요?
명진 : 집착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무착입니다.
김어준 : 어떤 절에서도 스님을 부르지 않는다는 얘기죠?
명진 : 집도 절도 없다는 얘기를 이렇게 고상하게 표현합니다.
김어준 : 하하하. 주말 촛불 집회 참여하셔서 사람들 눈에 띄어서 저희가 아, 이분 모셔야 한다. 해서 모셨는데. 집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것이 염불 소리처럼 들린다고 하셨는데 무슨 의미인가요.
명진 : 종교라는 것이 그냥 법당이나 예배당에 앉아서 찬송가 부르고 염불 외는 것이 아니고. 실제적 삶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현장에서 그분들의 고통을 해결하려고 하는 건데. 촛불이 외치는 함성 소리는 부정부패한 세력에 대한 준엄한 외침이거든요. 그것이 염불이라고 봐야죠. 마음속으로 부처님을 생각하는 것이 염불이니까. 생각 염, 부처 불. 그럼 부처는 뭘까. 정의로움이고 올바름이고. 세상의 고통에 대한 연민이기에. 세월호에 대한 연민도 해결하고자 나온 시민들이 부처님이고. 함성이 염불소리다. 이렇게...
김어준 : 듣고 보니 그럴듯 합니다.
명진 : 실제로 그럴듯 해요.
김어준 : 그렇군요. 그래서 계속 나가시는 거고. 저희가 기사를 찾다 보면, 최순실 게이트 터지고 나서, 대통령이 두번째 담화를 한 직후에. 종교계 인사들을 청와대에 모십니다. 그런데 거기 조계종의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도 독대를 했다. 이렇게 보도가 됐어요. 최순실 게이트에서 불교계, 특히 조계종 역할을 어떻게 지켜보셨는지.
명진 : 이명박근혜의 하수인 역할을 했거든요. 총무원장은. 본인이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내가 하수인 역할을 했는데 득 본 게 없다. 문화관광부 차관이었던 박성주라는 방송인, MBC에 계셨던 분이 차관 인사를 왔을 때. 하수인 소리를 듣는데 득 본 게 없다고 전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지금 와서 박근혜에게 물러나라든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밀림 속에 아주 표독한 암사자 한 마리가 촛불에 그슬려서 쓰러지니까 다 물어뜯고 대들고 하이에나, 늑대, 여우, 들개떼들이 사실은 촛불에 그슬린 암사자에게 대드는 형국이 되버린 거죠.
김어준 : 아우, 참 무서운 얘기를 하시니까. 내가 한 얘기가 아니니까요. 하하. 자승 스님은 두번째 담화 때는 하야 얘기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는데.
명진 : 그때 했던 얘기가, 나무는 꽃을 버려야 열매를 맺고. 강물은 강을 버려야 바다에 이른다 했는데 아주 멋진 얘기긴 한데, 듣는 박근혜 대통령도 그게 무슨 소리인지 못 알아들었을 거고.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니까. 문장 연결능력이 없거든요. 그런데다가 제가 알기론 자승 원장도 그 말이 무슨 말인지 알고 했을까 싶어요. 누가 적어줬을 텐데. 자승 원장의 최순실은 누군가 궁금합니다.
김어준 : 아, 이것 참. 강한 얘기를 팍팍해버리시니까. 그게 무슨 뜻인지... 저도 모르겠는데. 스님은 아십니까?
명진 : 결국 애벌레가 고치를 버려야 나방이 된다, 이런 얘기죠. 갖고 있는 모든 집착. 내가 누리고 있는 것을 버리고.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을 보면. 새는 알을 깨치고 나오려고 한다. 자기 세계를 부셔야만 새로운 영역으로 나아간다는 철학적 뜻이 담긴건데. 그 뜻을 대통령이 알아들었을까요? 자승 원장처럼 정당 권력에 탐취하고 세력 모아서 원장 재임하고, 불교 신자들에게 거짓말하는 사람이. 본인이 버려야죠. 본인이 안 버리면서 대통령에게 버리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 가는 거죠.
김어준 :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시니 절에서 부를 수가 없잖아요.
명진 : 제가 나가는 방송마다 징계를 많이 먹었습니다.
김어준 : 조계종의 종정, 제일 높으신 분이죠. 진제 스님이 엘시티 기공식에 참여했던 사진이 공개되면서. 불교계에서는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저는... 알고 있는데.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그런 생각하지 않을 수 없거든요. 우선 이 장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명진 : 종정이면 정신적 지주가 되죠. 스승이죠. 그런데 엘시티 현장에서 기공을 하는 장면이 나와서 저도 당황스러웠고. 종정이면 정신적 지도자인데, 안 맞죠. 격에 안 맞는데 가신 것으로 보입니다. 성철 스님 같을 때만 하더라도 불자들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존경 받는 정신적 지주였는데. 지금은 정종의 위상도 많이 떨어졌어요. 해운대에서 엘시티 기공식을 할 때, 해운정사라는 절이 있습니다. 그곳이 정종 스님 절이죠. 그래서 참석하신 것 같은데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봅니다.
김어준 : 가까운 곳에서 부탁을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가셨다고 볼 수도 있겠군요.
명진 :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습니다.
김어준 : 왜냐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너무 서글픈 일 아니겠습니까.
명진 : 부패한 권력이나 재벌 앞에 가서 아부하는 형식이 되버린 겁니다. 종정 스님께 함부로 얘기하는 건 어렵지만. 박근혜 대통령 선거활동 때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거활동을 독려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어준 : 성철 스님 때만 하더라도 국민들의 정신적 리더 역할, 그리고 정치계와 속세의 사리사욕과 멀리 떨어져 있는 그런 분으로 존경 받았었는데 최근에 보면 종교계가, 비단 불교계뿐만 아니라. 국민들보다 정치권과 너무 보조를 맞추는 게 아니냐 이런 얘기가 있었지 않습니까. 언제부터 어떻게 하다 이렇게 된 겁니까?
명진 : 불교는 문화재 관리 때문에 국가 예산을 안 쓸 수가 없습니다. 그때 로비를 하던지, 단위 사찰별로 정치 권력자에게 잘 보여야 할 것 아닙니까. 그런 로비를 통해서 정치 권력과 유착하게 되고, 바른 말을 못하게 되죠. 소금 먹은 사람이 물 마신다고. 돈 먹었으니 아부하는 소리 해야 되고. 이런 게 오래 됐죠.
김어준 : 그런 종교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게 된 겁니까? 예전에는 예산을 나눠주고 이 정도에서 점점 우리 쪽의 일도 해줘야지, 이렇게 적극적으로 정치권에서 나서게 된 건가요? 그게 스님이 비판적으로 보시는 이명박근혜 시대의 일인가요?
명진 : 그전부터 물론 종단 예산이 문화관광부를 통해서 집행이 되었는데. 그전엔 이 정도가 아니었어요. 이명박 때부터 템플 스테이 비용이 연 200억원 정도가 되는데 그 돈을 지금 총무원장이 알아서 어느 절에, 어느 절에 보내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거죠. 내가 어느 절 주지를 하는데, 절이 무너져서 보수 하고 싶다. 그런데 돈을 달라는데 안 주면 어떡합니까. 템플 스테이 비용이나 문화재 관리 비용이 총무원장의 통치자금처럼 변했죠.
김어준 : 국가예산을 가지고 원래 나눠주게 되어 있는 건데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종교계가 말을 듣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거고. 종교계 내에서도 예산을 가지고 다시 한 번 종교계 다른 인사들을 조종하고. 그런 일이 벌어진 거군요. 그렇게 했으니 우리가 선거에 나왔으니 도와달라. 그렇게 요구하면 종교계에서도 그것을 들어줘야 하고. 그런데 그걸 안 하셔서 지금 잘리신 거예요?
명진 : 저는 그것을 안 했다기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MB 정권을 비판했었고.
김어준 : 잘릴만 하네요.
명진 : 하하.
김어준 : MB 시대에 거의 유일하게 종교계에서 시국비판을 하셨고. 지금 되돌아봐도 굉장히 워딩이 정확한 시점에 나왔다고 생각하는데. 촛불집회에 나와서 단순히 염불 소리뿐만 아니라 시국에 대해서도 생각이 있으셨을 것 아닙니까. 예를 들어 어제 있었던 일들 중에 박근혜 대통령이, 점점 확인되고 있는 게 .처음엔 4월에 자진 사퇴 이런 얘기도 하다가. 법률 대리인들도 사안들을 전면 다 부인하고 있단 말이죠.
명진 : 본인이 잘못 없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일제 시대 이완용도 본인은 잘못이 없다고 얘기합니다. 다만 외교권을 잠깐 일본에게 맡긴 것 뿐이지. 나중에 다시 찾아오면 된다. 그리고 5.16 쿠데타를 일으켰던 박정희 대통령도 구국의 결단이었고.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도 구국의 결단이었다고... 잘못을 인정 안하는 거죠. 이완용을 암살하려 했던 이재명이라는 분 있죠. 이재명이 이완용을 암살하려다 잡혀서 사형 당하면서 했던 말이. 다른 죄도 다 무서운 죄지만 반성하지 않는 이완용의 죄도 가장 크다고 합니다. 박근혜도 똑같다고 봐야죠.
김어준 : 좀 더 정치적인 사안으로, 박근혜 대통령이 권한을 행사할 수 없자, 황교안이 박근혜다. 이런 구호도 등장하기 시작했어요. 시사평론 불자로서 어떻게 보십니까.
명진 : 저는 교통방송이 차량의 교통만 하는 게 아니고 사람들의 생각과 정보와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교통도 정리해주는 쪽으로 바뀐 것에 대해서 아주 대단히 높이 평가하면서 이 자리에 나왔거든요.
김어준 : 감사합니다.
명진 : 김어준 총수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하.
명진 : 하하. 물어보신, 황교안 총리 대행에 대해서는. 총리 자격도 물론이거니와, 대통령 대행을 할 자격이 있는가. 왜냐하면 이명박 대통령도 군대를 안 갔습니다. 황교안 총리도 징병 검사 세 번을 피하다가 마지막에 담마진이라는 피부병으로 면제를 받는데. 면제 사실이 담마진이라는 것이 판정 나오기도 전에 면제가 되요.
김어준 : 자세히도 아십니다.
명진 : 준비를 좀 했어요. 91만명 중에 1명 나오는 정도의 희귀한 병입니다. 석연찮은 이유로 병역 기피한 사람들,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병역 의무와 납세 의무는 강력하게 처벌해야 해요.
김어준 : 그런데 이분이 입만 여시면 이분이 계속 안보 얘기를 해요.
명진 : 애국 얘기를 하고. 애국가를 4절까지 외우는 걸 자랑으로 생각하는데. 이분들의 애국가는 중국이 쳐들어오면 중국 애국가가 될 거고. 일본이 쳐들어오면 일본 애국가가 되고. 애국가가 바뀌는 사람들이라서 4절까지 부르는. 그렇게 보고 있고. 영국 같은 경우는 모병제입니다. 징병제가 아니고. 그런데 영국 황족들은 의무적으로 군대를 가야합니다. 군에 가서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에서 사망한 비율이 황족들이나 고위층의 자제가 죽은 비율이 서민들의 자제보다 훨씬 높습니다.
김어준 : 맞습니다. 영국은 그렇죠. 왕자도 최전선에서 헬기를 몰고. 실제로 죽을 확률이 있는 거죠.
명진 : 미국도 그렇습니다. 하버드에 재학 중이던 케네디가 군대를 지원하는데 떨어진 거예요. 그러니까 아버지에게 편지 써서 로비해서, 군대를 갑니다. 부상을 입어서 평생 후유증으로 진통제를 먹어야 할 정도로.
김어준 : 그리고 일화를 보면 실제 교전 중에 실종되죠. 실종되서 정확한 일자는 기억이 안 나는데 간신히 살아나서. 정말로 소위 리더들이 국난에 처했을 때 맨 앞장서서 싸우죠.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
명진 : 대한민국은 그런데 어떻게든 군대를 안 가려 하고. 자기 아들 군대 보내더라도 어디 코너링 잘한다 그래서 꽃보직으로 가서 거의 군생활 안 한단 말이에요. 원세훈 아들도 군대를 가서 거기서 모든 자격증을 다 따고 이런 식으로 군생활을 한단 말이에요.
김어준 : 신문 기사를 너무 자세히 보시는 거 아니에요? 하하. 허공무착사에 계시다보니 신문 기사를 다 읽으시는 것 같아요.
명진 : 이 정도는 알아야지 사람들 앞에서 얘기도 하고. 같은 고통이니까. 좋아서 군대 가는 사람 어딨습니까. 징병제라서 가거든요. 그런데 그걸 안 가면서 권리를 주장하고 의무와 책임은 피하고. 그러면서 대통령도 되고 장관도 되고. 이런 세상 바꿔야죠.
김어준 : 저희 방송 아침 브리핑하시면 잘하실 것 같은데. 이런 건 어떠세요. 현안에 밝으시니까. 예를 들어 최근에 새누리당의 새 원내대표 자리를 놓고 친박 비박이 정면충돌했는데 결국 친박계인 정우택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이런 사안은 어떻게 논평하시는지.
명진 : 논평할 가치가 별로 없고. 친박 비박하는 것 자체가 한 사람을 놓고 친하냐, 아니면 거리가 있느냐. 이런 거잖아요. 이념, 사상, 노선의 문제가 아니고. 이건 친박도 아니고 아주 천박한 거지. 그렇잖아요. 정치적 이념과 국가경영에 대한 노선으로 입장이 바뀌어야 하는데. 누구하고 친하냐 안 친하냐. 밀박이냐 낀박이냐 친박이냐 이러는데 아주 천박한... 논평 가치가 없어요.
김어준 : 그런 구분에 의하면 비박도 마찬가지입니까?
명진 : 비박도 친박이 안 끼워주니까 비박이 된 거 아닌가요?
김어준 :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하. 보통 방송에서 제일 심하게 얘기하는 게 저거든요. 오늘 그런데 굉장히 심하게 얘기하셔가지고.
명진 : 오늘 굉장히 정제해서 얘기하는 겁니다. 원래 입에서 욕이 막 나가요.
김어준 : 그러시면 욕을 하시면 저희 책임 PD가.
명진 : 제가 법구경보다 욕구경을 더 잘한다고...
김어준 : 하하. 이런 말씀은 사실 이명박 정부 시절에 워낙 주지스님으로서 대놓고 하셔서. 결국은 한나라당의 원내대표가 직접 좌파! 꺼져! 해서 잘리신 거죠. 스님 보고 좌파라고 하는 건 또 제가 처음 들어봤는데.
명진 : 그것도 자승 원장이 템플 스테이 예산 올려달라고 하는 자리였어요. 고흥길 문화관광위원회 위원장하고. 같은 자리에서 얘기할 때 원내대표였던 안상수 의원이 강남 보은사의 좌파 주지를 내쫓아라, 하니까 결국 직영을 만들고 저를 봉은사에서 떠나도록 만드는 역할을 자승이가 총대를 맨 거죠. 권력의 사냥개 노릇한 거죠.
김어준 : 사냥개... 하하하. 스님이 그렇게 표현 안 하시면 누구나 표현을 하실 수가 없는데 사냥개라고 또...
명진 : 권력이 시키는대로 하지 않았습니까. 본인이 나중에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습니다. 이렇게...
김어준 : 그렇군요. 최근에는 어쨌든 퇴진하라고, 12월 6일인가 말씀하셨던데.
명진 : 박근혜 호라는 배가 파손이 되서 가라앉으니까 뛰어내리는 거죠.
김어준 : 너무 늦었다, 진작에 말을 했어야 한다?
명진 : 진작에 말할 용기도 없고 그렇게 못합니다. 이 사람의 신조가 대들다가 맞아죽은 사람은 많아도, 아부하다가 맞아죽은 사람은 없다는 게 신념일 거예요.
김어준 : 하하하하하.
명진 : 아니 왜 이렇게 웃어요. 난 지금 심각한데.
김어준 : 보통 사석에서도 하기 힘든 얘기를 막 하시니까. 시간이 거의 다 되가는데. 한 번 더 모시기로 하고.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이명박근혜에 대한 비판을 자주 하시면서.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느냐, 질문에 대해서. 손석희 같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면 어떨까 얘기를 하셨는데.
명진 : 대통령이라는 자리를 너무 규정하지 말자는 거죠. 세월호 참사 때, 팽목항에 가서 며칠씩 옷도 안 갈아입고. 유족들에게 위로가 되는 말을 전해주면서 끝없이 뉴스에 대해서 브리핑을 했던 손석희, 따뜻한 감성들. 그리고 저녁 8시부터 9시 반까지 뉴스 진행하고 맨 끝에 앵커 브리핑하는데 멋진 말들이 나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도 저 정도는 되야 하지 않나. 저녁마다 TV에 나와서 국민들에게 오늘은 어느 나라 국가원수를 만났습니다. 오늘은 국무위원들과 어떤 의견을 나눴습니다. 이렇게 브리핑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이 있는 사람. 김어준 총수도 그런 능력이 있는 거죠. 저도 마찬가지고.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을 해야지. 말도 못하고. 무식하고. 조직폭력배 두목 같은 형식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은 정리하고. 정말 따뜻하면서 고통 받는 사람에게 연민도 하고. 그런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어야죠.
김어준 : 기본적으로 국민들에게 시대 정신이 뭐고, 나는 시대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기 생각을 분명히 전달할 수 있어야죠.
명진 : 그렇죠. 언어는 생각이 나오는 거기 때문에. 그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자유롭고. 얼마나 정직한 사람이고. 말장난한다고 그러는데 말장난이 아닙니다. 생각이 자유롭지 않으면 말의 전환, 반전 못 일으키는 거죠.
김어준 : 스님은 굉장히 자유로운 분인 건 알겠어요, 제가.
명진 : 저는 주지도 안 하고 아무것도 안 하니까...
김어준 : 무착사 주지스님. 하하. 또 김제동씨도 언급하셨던데.
명진 : 법무부 장관하다가 총리도 하고 대통령 대행까지 하는 황교안하고 김제동씨 비교를 해봅시다. 누가 더 법정신에 투철한가. 김제동씨가 저는 사드 반대 집회장에 가서 헌법 몇 조 얘기하는데 엄청 감동 받았어요. 그때 보고는 아 나는 이제 마이크는 김제동에게 맡기고 물러나야겠다.
김어준 : 저는 그 장면 보면서 그랬는데. 암기 과목은 잘 했겠구나. 하하. 그래서 법정신의 기본에 투철한 것은 오히려...
명진 : 그럼요. 왜 꼭 국무총리는 정치하는 사람들, 패거리 만들어서 이런 사람들만 시키려고 하느냐. 김미화씨 같은 분을 문화관광부 장관 시키자는 발상. 촛불에 나와서 마이크 잡았던 중고생들을 교육부 장관으로. 이런 식으로 좀 바꿔서 생각해보자는 거예요.
김어준 : 저도 그럼 방송국 몇 개 주세요.
명진 : 방송통신위원장을 하든지, 국정원장을 하든지.
김어준 : 제작진과 그런 얘기했었거든요. 농담으로. 내가 대통령하고 저희 책임 PD에게 너 뭐 줄까 했더니 SBS 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MBC도 해! 배포가 작어, KBS도 해! 그렇게 나눠준 적 있거든요. 하하. 재밌습니다. 시간이 다 됐는데. 요즘 춥다보니까. 그리고 벌써 7주, 8주 되다보니까. 연말연시도 되고. 참석인원이 이제 좀 줄어들고. 아마 또 필요한 순간이 오면 전국의 많은 분들이 다시 오시리라 생각해서 걱정은 안 하는데. 많은 분들이 거기를 나가면서 기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한 묘한 감정인데. 그분들께 해줄 말씀 없으세요?
명진 : 저보고 나가면 시민들이 고맙다고 하시는데. 제가 오히려 거기 나가서 위안을 받습니다. 제가 위로나 위안을 드리는 게 아니고. 그러면서 온 국민이 고통의 바다에서 헤어나고자 하는 그런 염원이 담긴 촛불이라고 봐요. 함성이고. 그때 울리는 촛불이야 말로 부처님 울리는 등공양과 똑같다. 그래서 이번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촛불이 켜질 텐데. 찬송가 대신 탄핵가와 하야가를 부르면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연말연시를 보내는 게 큰 위로와 위안이 되는 촛불이라고 생각합니다.
김어준 : 매주 토요일 어디 가면 스님 뵐 수 있죠?
명진 :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시작해서. 어제는 삼청동 공관 쪽으로 갔었고. 지난주에는 청운동 차벽 앞에서 잠깐 마이크도 잡았습니다.
김어준 : 스님은 그러니까 행진하면서 같이 가시는 거군요. 한가운데서.
명진 : 지난주에는 세월호 엄마들하고 같이 종로에서부터 청운동까지 걸어갔었고.
김어준 : 그러면 혹시 SNS 하십니까?
명진 : 페이스북 합니다.
김어준 : 어디 계시는지 좀 알려주세요. 스님을 꼭 만나고 싶어하는 불자들도 있을 거예요, 현장에 나온. 그럼 페이스북에 미리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명진 스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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