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포항 지진,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이강훈

gh@tbstv.or.kr

2017-11-21 09:21

프린트
  • [앵커]

    이번 포항 지진은 무려 1,8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수천 채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초동 대처와 수습 과정에서 비교적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웃도시 경주시가 먼저 겪은 지진을 반면교사로 삼은 효과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1년이 넘는 기간을 경주시는 어떻게 보냈을까요. 이강훈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번 포항 지진은 지난해 9월 진도 5.8 지진의 악몽을 딛고 안정을 찾은 이웃도시 경주시를 다시 술렁이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진에 내성이 생겨버린 터라, 이번 지진을 담담히 바라보며 추가 재난 대비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기자스탠딩>
    지난해 9월 지진 이후 무려 600번이 넘는 여진을 경험한 경주시는 다시 찾아올 큰 지진을 대비하면서 각종 대책을 시행했습니다.

    작년 지진의 진앙지였던 경주시 내남면.
    건물 균열 피해를 입었던 초등학교는 올해 내진 보강을 한 뒤 이번 지진을 맞았습니다.

    <김낙곤 교장 / 경주시 내남면 내남초등학교>
    “아마도 다른 경주시내 학교는 이번 포항 지진으로 다소 피해가 좀 있었을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우리 학교는 내진 보강시설을 다 해놨기 때문에 피해가 미미하지 않았나….”

    이 학교는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대피 훈련도 올해 4번 이상 반복했습니다.

    <김낙곤 교장 / 경주시 내남면 내남초등학교>
    “본교 아이들은 작년 9&#12539;12 지진을 직접 경험한 바가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안정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지 않았겠나….

    주변 마을은 세대마다 경주시가 보급한 지진행동요령을 익히고 비상용품이 든 일명 ‘생명배낭’을 집 안 잘 보이는 곳에 비치했습니다.

    <기자스탠딩>
    생명배낭 속에는 지진이 났을 때 신체적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안전모와 마스크, 구급 의약품 키트가 들어있고 장기간 생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생수와 비상식량도 들어있습니다. 또한 몸을 따뜻하게 보호하도록 이렇게 은박 형태의 비상 담요까지 갖췄습니다.

    시내 전역에선 지진에 취약한 한옥과 문화재 정비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기자스태딩>
    큰 지진의 흔적을 보여주듯 이처럼 한옥 기와지붕이 파손된 채 남아 있습니다. 경주시는 시내 한옥 2천 채를 보강한 결과 이번 포항 지진 때는 큰 피해를 면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경주시는 기존 민방공 대피소와는 다른 지진 전용 대피소를 시 전역에 지정했습니다.

    <최병식 / 경주시 안전정책과장>
    “지진대피소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 136개소 지정했습니다. 공무원들을 전부 지정 대피소에 분담해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공무원들이 나가서 안내를 하도록 지정했고….”

    경주시의 이 같은 경험은 포항시에도 전해져 이번 지진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는 분석입니다.

    <기자스탠딩>
    포항시는 이번 지진으로 이재민 1,800명이 발생하고 주택 수천 채가 파손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초동 대처와 이재민 지원 등 재난 수습 전반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포항시는 이재민 수를 빠르게 파악해 대피소를 설치하고 실내 난방과 구호물자 보급도 원활히 진행했습니다.

    경주 지진 당시 별도 대피 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공원 등에서 야숙을 했던 것과 비교되는 모습입니다.

    <이강덕 / 포항시장>
    “주민들을 대피시키는 것에 그동안 갖춰 놓은 매뉴얼과 훈련한 것이 그대로 적용이 돼서 혼란을 훨씬 줄일 수 있었고 결국 피해 예방과 복구 작업에도 많은 도움이….”

    대학교 등 민간 시설도 미리 구축한 대피 매뉴얼을 가동해 피해를 줄였습니다.

    <기자스탠딩>
    “건물 외벽이 무너져 내리는 큰 피해를 입은 한동대학교는 지진 당시 학생 전체가 10여 분 만에 대피를 완료하는 등 발 빠른 상황 대응을 보여줬습니다. 평소 총학생회가 직접 지진 대비책을 철저히 갖춰 놓았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안재홍 / 포항시 한동대학교 생활관 학생자치회장>
    “작년 경주 지진이 일어났을 때는 사실 프로토콜(규칙)이 없어서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었어요. 경주 지진 이후 지진 대피 프로토콜이 완료됐고요. 그것을 바탕으로 실전에 다시 한 번 적용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포항시는 이번 지진으로 무엇보다 건축물 내진 보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면서 중앙과 지방이 관련 예산을 아끼지 말 것을 호소했습니다.

    <이강덕 / 포항시장>
    “내진 설비 보강에 대한 투입 비용을 매몰 비용, 쓸 데 없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나도 아깝지 않아야 하고 안전과 관련한 것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투입해야….

    포항과 경주, 두 번의 지진은 정부와 전국 자치단체의 재난 대비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전망입니다.

    다만 경북 동해안 일대의 지각 불안정성이 확산되면서 정부의 원전 신설 계획도 다시 흔들리는 등 묵직한 과제들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tbs 이강훈입니다.
    gh@tbstv.or.kr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tbs3@naver.com / copyrightⓒ tb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카카오톡 페이스북 링크

더 많은 기사 보기

개인정보처리방침  l  영상정보처리기기방침  l  사이버 감사실  l  저작권 정책  l  광고 • 협찬단가표  l  시청자 위원회  l  정보공개

03909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 31 S-PLEX CENTER | 문의전화 : 02-311-5114(ARS)
Copyright © Since 2020 Seoul Media Foundation TB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