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정유정 소설가 "잔잔한 장면 안써져 3주 동안 고민"

김두현

tbs3@naver.com

2019-06-06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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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소설<사진=연합>
정유정 소설<사진=연합>
  • *내용 인용시 tbs <색다른 시선, 김지윤입니다>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새 소설 '진이, 지니' 반응 나뉘지만 초창기 팬들은 반가워해
    - 의식 없는 어머니 옆에서 사흘간 지켜보면서 느낀 것 담아
    - 어렸을 때 꿈은 작가…어머니 반대로 간호학과 진학
    - 어머니 돌아가신 뒤 동생들 키우며 가장으로 살아
    - 결혼할 때 남편에게 집 사면 하고 싶은 일 하겠다고 해
    - 작가 등단하기 전까지 남편이 뒷바라지
    - 남편이 '진이, 지니' 원고 제일 먼저 읽어
    - 남편이 오토바이 추격신 지적…잔잔한 장면 안써져 3주 동안 고민
    - 이번 책 '착하다' 말 대신 '성숙하다'라고 표현하고 싶어
    - <진이, 지니>는 미숙했던 여주인공이 스스로 성장해가는 성장소설
    - <진이, 지니>부터는 100% 이야기에 집중하는 소설 쓰고 싶어

    ● 방송 : 2019. 6. 6. (목)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국제정치학 박사
    ● 대담 : 정유정 소설가 (‘진이,지니’ 저자)

    ▶ 김지윤 : 지난 2009년 등단해 한국 스릴러 소설계에서 아주 독보적인 인물이 된 작가가 있죠. 대표작 <7년의 밤>을 비롯해 지금까지 소설 6권, 그리고 에세이 2권을 발표를 했고, 총 138만 부가 팔린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스티븐 킹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3년 만에 새 작품을 발표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가 스튜디오로 모셨습니다. 정유정 작가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유정 : 안녕하세요.

    ▶ 김지윤 : 네. 이번에 신간 발표하셨어요. <진이, 지니> 작가 입장에서 이렇게 책을 발표하면 떨리지 않으세요, 반응이 어떨까?

    ▷ 정유정 : 네. 쓸 때부터 떨리고, 책을 처음에 시작할 때 내가 과연 이것을 끝낼 수 있을까? 쓰는 중에는 이거 진짜 망하는 길로 가는 거 아냐? 이런 게 있는데, 다 끝내고 나서 나오면 이제 독자들이 이걸 읽고 또,

    ▶ 김지윤 : 반응이 어떨까?

    ▷ 정유정 : 네. 100명이면 100명 다 시선이 다르기 때문에 되게 긴장하죠.

    ▶ 김지윤 : 어때요, 반응이 여태까지는?

    ▷ 정유정 : 여태까지 반응은 두 가지인 것 같아요. 완전히 다르니까 좀 당황하는,

    ▶ 김지윤 : 제가 그랬어요.

    ▷ 정유정 : 그리고, 그러니까 <7년의 밤>부터 제 소설을 보신 분들은 당황하고요. 맨 초창기에 제가 등단했을 때부터 제 소설을 봐오신 분들은 굉장히 반가워합니다. 초창기로 귀환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전 <7년의 밤>부터 시작을 해서 그런지 되게 착해졌다, 책이, 그 생각을 솔직히 좀 했는데, 그런데 이번에 소설을 쓰시게 된 계기가 사실은 그 출발이 어머니의 죽음이었다고 밝혀졌어요. 말씀을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 정유정 : 네. 엄마는, 엄마가 돌아가신 건 이제 올해로 하자면 31년 전이에요. 그런데 이 소설 쓰고 있을 무렵에 29년 전이었죠. 책을 읽고 있는데, 그전에 소설 때문에 자료조사차 책을 읽고 있는데, 그 책 안에 인용된 문구가 ‘시간의 어느 순간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문구가 있었는데, 거기서 제가 발이 딱 걸려 가지고 움직이지를 못했어요. 이게 이제 저희 엄마가 돌아가실 때 제가 그 당시에는 제가 중환자실 간호사였거든요. 그래 가지고 엄마가 병동에 있다가 중환자실로 내려오셨는데, 아무 의식도 없고, 완전히 심장만 뛰고 있는 상태, 그래서 제가 이제 간호사니까 중환자실에 있을 수가 있잖아요. 옆에, 엄마 옆에 앉아 가지고 사흘을 지켜봤어요. 그러니까 어떤 순간이 엄마한테 오기까지 사흘이 간 거요, 아무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그때가 생각이 나면서 우리 엄마는 그때 어디 있었을까, 엄마의 영혼은? 그런 생각을 하니까 만약에 내가, 나라면 신이 나를 어딘가로 보내주겠다, 이런다면 나는 어디로 가고 싶을까 생각해보니까 저는 희한하게 한 3천만 년 전 인간이 영장류가 이 세상에 막 탄생했을 때 그 태고의 땅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어떤 태고의 땅에 있는 존재를 끌어오고, 현재에 있는 이 주인공과 영혼을 이렇게 교차시켜서 이야기를 풀어보면 죽음에 대한 이야기라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김지윤 : 그런데 지금 그 말씀을 딱 하시니까 사실 저는 책을 읽었거든요. 딱 떠오른 장면이 있어요.

    ▷ 정유정 : 그래요?

    ▶ 김지윤 : 네. 그 장면을 생각을 하시고 책을 쓰셨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이렇게 딱 떠오른 장면이 있네요. 그런데 지금 말씀하셨을 때 중환자실 간호사였다라고 말씀하셨잖아요. 사실 처음부터 문학도는 아니셨잖아요.

    ▷ 정유정 : 네. 그렇죠.

    ▶ 김지윤 : 간호사의 길을 가시다가 또 다른 직업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계시고, 그러다가 좀 약간 느지막이 글을 쓰시기 시작을 했는데, 그렇게 용기를 내기도 쉽진 않을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작가면 아무래도 힘든, 경제적으로도 궁핍할 수 있는 그런 직업이다 보니까, 무엇이 계기가 되셨어요?

    ▷ 정유정 : 저는 어릴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어요. 작가가 꿈이었는데, 우리 엄마가 굉장히 타이거맘이에요. 그래서 딸의 인생을 엄마 계획대로 가야 하는 그런 분이셨어요. 그래서 제가 문학 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셨어요. 외삼촌이 희곡 작가, 희곡을 쓰시다가 요절하셨거든요.

    ▶ 김지윤 : 어쨌든 유전자는 좀 있으셨네요.

    ▷ 정유정 : 네. 그러니까 이제 외삼촌 같은 길을 갈까 봐, 이제 작가들 술 먹고 이러다가 또 그런 일이 닥칠까 봐 그러셨는지 반대하셔서 대학을 이제 간호대학을 갔고요. 그리고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제가 큰딸이기 때문에 20대를 이제 통째로 가장처럼, 한 집안의 가장처럼 동생들 데리고 그렇게 살았어요. 그러다 이제 결혼할 때 남편한테 내가 이제 집을 사면 그때는 직장을 그만두고, 나는 내 길을 갈 테다. 왜냐하면 난 지금까지 내가 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야겠다 그러니까 결혼하기 전에야 뭐 하늘의 별도 달도 따다준다고 할 때니까 그러라고 그래서, 결혼하고 실제로 6년 만에 집을 샀는데요. 집 사고 진짜로 그만뒀어요.

    ▶ 김지윤 :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안정이 됐다라고 생각을 하시고, 그다음부턴 본인이 항상 꿈꾸어 오던 작가의 길로,

    ▷ 정유정 : 네.

    ▶ 김지윤 : 지금 남편 이야기를 잠깐 하셨는데, 연하라고,

    ▷ 정유정 : 네. 남동생 친구에요. 어디 가서 제가 연하를 이렇게 홀릴 만한 재주가 없고, 집에 놀러오는 동생 친구가 이렇게, 저는 그 당시에 제가 시치미를 뗐지만 사실은 고의적으로, 제가 흑심이 전혀 없었다고 늘 말을 하는데요. 사실은 그 앞에다 밥도, 집에 오면 누나들이 밥 차려주고 그러잖아요.

    ▶ 김지윤 : 그렇죠.

    ▷ 정유정 : 밥도 많이 주고, 맛있는 반찬 있으면,

    ▶ 김지윤 : 앞에다 이렇게 놔주고,

    ▷ 정유정 : 네. 그러면서 이렇게 작업을 좀 했죠.

    ▶ 김지윤 : 그 남편분이 도움을 많이 주신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제가 알기로 스티븐 킹 같은 경우도 부인이 굉장히 내조를 많이 해줬잖아요.

    ▷ 정유정 : 맞아요.

    ▶ 김지윤 : 버리려던 작품을 읽고서는 정말 재미있다, 계속 써 달라.

    ▷ 정유정 : 네. <캐리>가 그랬죠.

    ▶ 김지윤 : 그래서 정유정 작가님도 남편분이 굉장히 외조를 잘해 주신다, 이런 얘기를 들었거든요.

    ▷ 정유정 : 네. 맞아요. 제가 이제 등단하기 전에 6년 정도 빈 세월이 있었는데, 긴 세월이 있었는데, 그때도 무슨 고시생 뒷바라지 하듯이 그렇게 해줬어요. 자기가 바깥에 볼 수 있는 일 다 봐주고, 지금도 가장 먼저 원고를 봐줘요.

    ▶ 김지윤 : 그럼 <진이, 지니>도 이번에 가장 먼저 원고를 보셨군요?

    ▷ 정유정 : 네. 가장 먼저,

    ▶ 김지윤 : 뭐라고 그러셨어요?

    ▷ 정유정 : 저는 굉장히 감동받을 줄 알았는데, 완성을 해 가지고, 어때? 그러고 딱 보니까 잘 읽다가 중간에 마지막 그쯤 이렇게 오면서 표정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러더니 딱 이걸 닫더니 좀 잘못 쓴 것 같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왜, 어디가? 그랬더니 마지막 절정이 제가 평상시에 이제 스릴러도 쓰고, 이렇게 로드픽션도 쓰고, 이러다 보니까 절정에서 저는 모든 것이, 모든 갈등이 다 절정에서 모여 가지고 폭발해야 된다고 믿기 때문에 우당탕퉁탕이 많은 편이에요. 그러니까 뭐 싸운다든가 액션이 많고, 그러니까 여기서도 그런 거예요. <진이, 지니>에서도 막 오토바이 추격신, 이런 게 나온 거예요. 자기 생각에 여기서 오토바이 추격신이 나와서 막 119하고, 길에서 막 이렇게 도로에서 이런 걸, 막 드리프트하고, 이런 걸 할 게 아닌 것 같다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는데? 그때 이미 화가 났어요, 저는 이제. 어떻게 해야 되는데? 그랬더니 여기는 이제 마지막 장이니까 둘이 서로의 감정도, 자기 스스로 감정도 정리하고, 자기 삶도 정리하고, 뭐 이런 아주 굉장히 조용하고 잔잔하면서 어떤 인상 깊은 그걸 만들어내야 되는데, 왜 여기서 오토바이 추격신을 하고 막 이러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까 이제 그 순간에 자존심도 상하고, 또 그걸 고치려면 앞에 복선 부분까지 다 드러내고 다시 깔아야 되기 때문에 화가 나더라고요, 막. 그래서 한 3주 정도 제가 주정뱅이로 살았어요, 잘 안 되어 가지고.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받아들이시기로 결심을,

    ▷ 정유정 : 아니. 뭐 어떡할 거예요. 이미 결점이 드러난 상황에서 모른 채 갈 수는 없는 거거든요. 조용하고, 이렇게 잔잔한 씬을 쓰기가 더 힘들어요. 그 장을 쓰기가, 아무 쓸 수가 없으니까 저녁마다 앉아서 술 먹고 막 벽에다 머리 찧고, 나는 이런 건 안 되나, 막 이러면서 한 3주 정도 그렇게 괴로워했던 것 같아요.

    ▶ 김지윤 : 그래도 결국에는 남편분 조언을 듣고,

    ▷ 정유정 : 네. 고쳤어요.

    ▶ 김지윤 : 이렇게 착한 소설이 등장하게 되는,

    ▷ 정유정 : 착한 소설이라고 저는 생각하지는 않고요. 착하다는 말 대신 성숙하다는 말을 쓰고 싶은데요.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여주인공 진이는 굉장히 성숙한 여자에요. 인격적으로 성숙한 여자, 그래서 성숙한 판단을 내린 것이고, 미숙했던 민주는 성숙한 여자의 어떤 선택을 보면서 자기 삶의 의미를 찾는 그런 소설이거든요. 그래서 본인도 스스로 성장하는, 그래서 성장소설이에요.

    ▶ 김지윤 : 그 생각을 저도 많이 했어요. 보면서 이게 주인공이 되게 여럿 같잖아요, 느낌이. 그런데 과연 마지막 정말 얘기하고 싶었던 주인공은 누굴까라고 생각을 했을 때 물론 이제 에필로그 때문은 아니지만 민주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읽으면서. 그래서 좀 예전의 소설하고는 결이 달라서 약간 낯설었지만 굉장히 또 특별한 소설 쓰셨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데 여전히 정유정 작가님은 리서치를 많이 하시잖아요.

    ▷ 정유정 : 네. 그렇죠.

    ▶ 김지윤 : 이번에도 제가 그걸 느낀 게 보노보를 모르는 사람들 굉장히 많을 거예요.

    ▷ 정유정 : 맞아요.

    ▶ 김지윤 : 우리가 침팬치, 고릴라는 알아도 보노보? 그런데 <혹성탈출>을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아는데, 그래서 보노보에 대해서 사실 잘 모르고 있다가 이번 이제 소설을 읽으면서 찾아보고, 이런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연구 많이 하셨죠, 보노보에 대해서?

    ▷ 정유정 : 네. 일단 아무것도 모르니까요. 저도 다른 보통 사람하고 똑같이 보노보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침팬치보다 조금 작은 종? 이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어요.

    ▶ 김지윤 : 조금 더 선하게, 착하게 생겨서,

    ▷ 정유정 : 네. 더 예쁘게 생겼다, 뭐 이 정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취재를 해야 되는데, 다른 때보다 취재거리가 엄청 길었어요. 다른 때는 그래도 국내에서 이루어졌는데, 우리나라에 보노보가 없어요. 있었던 적도 없고, 그래서 이제 또 주인공이 침팬치 사육사고, 그래서 서울대공원에 이제 우경미 사육사님 찾아가 가지고 사육사에 대한 ABC의 모든 걸 배우고, 또 이제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님 찾아갔는데, 그분이 이제 우리나라에서 동물학자로서는 가장,

    ▶ 김지윤 : 그렇죠. 최고죠.

    ▷ 정유정 : 네. 최고니까, 그런데 이제 그분이 길을 다 깔아주셨어요. 그래 가지고 일단 국립생태원에 있는 류흥진 박사님이라고, 우리나라 보노보학사님 1호에요. 보노보 노안에 관한 연구로 박사로 학위를 받으셨는데, 이분이 왐바에서 이제 학위를 받으셨어요, 현장연구를 하셔 가지고. 그래서 왐바에 대한 이야기, 또 그분이 왐바에서 촬영했던 보노보 영상들 수백 편을 저한테 공유를 해 주셨어요. 그리고 그다음에 간 곳이 일본교토대학교 영장류센터에 가서 거기에 이제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다 모여서 영장연구를 하는 곳이니까 거기 가서 한 2박3일 거기서 그분들에게 배우고, 실험에도 직접 참여하고, 그다음에 또 구마모토에 있는 보노보 생츄어리를 갔어요. 마침내 보노보를 거기서 만난 거죠.

    ▶ 김지윤 : 일본에는 있어요?

    ▷ 정유정 : 네. 있어요. 아시아에 유일하게 일본에만 있어요.

    ▶ 김지윤 : 그렇군요.

    ▷ 정유정 : 그래 가지고 거기서도 똑같이 실험하고, 학자들한테 배우고, 그랬었어요. 그런데 이제 거기 주임교수님이 카노 교수님이라고 계신데, 저희를 이제 그 보노보의 세계로 인도하신 분인데, 그분이 그러더라고요. 여기에 있는 보노보들은 이제 실험하느라고 이런 터치스크린이 이렇게 프로그램이 지나가면 얘네들 막 뭘 맞추고, 퀴즈 맞추고, 이런 실험을 해요. 그걸 하면 리워드로, 상으로,

    ▶ 김지윤 : 보상으로,

    ▷ 정유정 : 네. 바나나 조각, 이런 걸 줘요. 그러니까 그걸 막 먹다 보니까 얘네들이 비만해진 거예요. 그래서 야생에서 원래 있었던 몸에서 조금 더 뚱뚱해서 안 예쁘니까 원래 야생에 있는 애들을, 정말로 야생에 가까운 애들을 보고 싶으면 베를린동물원을 가라고 그러더라고요.

    ▶ 김지윤 : 독일까지?

    ▷ 정유정 : 네. 거기 베를린동물원 가면 거의 야생하고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보노보를 거기에서 봤을 때 충분히 예뻤는데, 얼마나 더 예쁠까 하고,

    ▶ 김지윤 : 베를린 가셨어요?

    ▷ 정유정 : 갔어요. 네. 정말로 예뻐요. 더 조그마하고 다리가 굉장히 길어요. 그러니까 인간처럼 다리가 길고, 얼굴이 작고, 이마도 훨씬 평평하고,

    ▶ 김지윤 : 훨씬 더 평화적이라고 들었어요.

    ▷ 정유정 : 네. 그렇죠. 연대를 중시해요. 얘네들은 서열이 없기 때문에 침패치야 뭐 정치적인 동물이어 가지고요. 뒤에서, 대장 뒤에서 권모술수 난무하는 게 침팬치인데, 얘네들은 그게 없고요. 인간으로 치자면 남성에 가까운 게 이제 침팬치, 그리고 여성에 가까운 쪽이 보노보라고 해요. 굉장히 연대적이고, 평화를 사랑하는 그런 감성이 굉장히 풍부한,

    ▶ 김지윤 : 그렇군요. <혹성탈출> 영화에서 잘못 묘사가 됐네요. 보노보가 약간 악하게 나오거든요, 거기서는.

    ▷ 정유정 : 그래요? 잘못된, 네.

    ▶ 김지윤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평소 스티븐 킹처럼 나이 들어서도 끊임없이 소설을 쓰고 싶다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 신작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이런 질문 여쭙는 건 좀 이상하지만 다음에는 어떤 구상을 하고 계세요?

    ▷ 정유정 : 저는 어떤 구상보다도 마음가짐이 지금까지는 제가 어떤 작가로서 이야기하는 방식, 정유정의 스타일, 이걸 구축하는데 이제 말하자면 이야기와 그 구축하는 힘과 이게 9대1 정도로 이렇게 그랬는데, 그렇게 하면서 제 스타일을 차근차근 구축해왔는데, 지금 이 <진이, 지니>부터는 사실은 이야기에만 100% 집중하는 식으로 가려고 마음을 먹고 있어요. <진이, 지니>가 그러니까 첫 번째인 거죠, 이야기만 온전히 집중한. 어느 정도 그동안에 책을 내면서 이제 근육에 이렇게 익었다, 제 방식이. 그러니까 이렇게 딱 책 가리고, 이름 가리고 봐도 이거 정유정 소설 아니야? 할 정도의 그런 어떤 정유정표 인장, 이런 게 조금은 손에 익었다고 생각이 들어서 <진이, 지니>부터는 굉장히 이야기에만 온전히 다 집중을 하는 그런 소설을 쓰고 싶고요. 아마 다음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해요.

    ▶ 김지윤 : 알겠습니다. 다양한 이야기꾼으로 더 성장하고 싶다고 하시는 우리 정유정 작가님 정말 오래도록 만나 뵐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이야기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정유정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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