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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대의 금융스캔들 ‘론스타 사건’ 조명, 경제관료 모피아와 금융자본은 어떻게 결탁하는가!

전덕환

tbs3@naver.com

2019-11-0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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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지영 감독 <사진=tbs>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정지영 감독 <사진=tbs>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3부
    [인터뷰 제3공장]
    희대의 금융스캔들 ‘론스타 사건’ 조명, 경제관료 모피아와 금융자본은 어떻게 결탁하는가!
    - 정지영 감독 (영화 ‘블랙머니’)

    김어준 : 론스타 먹튀 사건, 아주 대형 사건이죠. IMF 직후에 외환은행을, 대략 70조대 가치가 있는 외환은행을 1조대 헐값에 인수한 다음에 2012년에 매각해서 큰 이익을 남겼던 론스타 사건. 이 사건이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블랙머니. 정지영 감독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정지영 : 네, 안녕하세요.

    김어준 : 감독님은 작품들을 보면 ‘남부군’도 그렇고, 빨치산 아닙니까, 그 주제가? 그리고 ‘하얀 전쟁’은 베트남, ‘부러진 화살’은 석궁 사건, 소위. 그리고 ‘남영동1985’는 김근태 의원의 고문, 이것도 실화죠. ‘천안함 프로젝트’도 실화고, ‘국정교과서 516일: 끝나지 않은 역사전쟁’ 보면 대부분 실제 있었던 사건을 다루셨어요. 론스타도 마찬가지지만 우선 왜 이렇게 실제 있었던 사건을 주로 영화나 다큐로 만드시는지 그것부터 궁금합니다.

    정지영 : 우선 블랙머니가 론스타 사건을 다뤘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어요.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김어준 : 본 사람들이. 저희가 모신 이유가 저희가 보통 일반 상업영화는 잘 안 모시고 주로 실제 있었던 사건 혹은 다큐, 그러다 보니까 많이 모시는데 이 블랙머니는 실제 존재했던 사건 아닙니까? 이건 취재의, 더군다나 탐사 취재의 영역인데. 우선 왜 이런 종류의 사건에 관심을 가지신 건지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정지영 : 실제로 있었던 많은 사건들이 있으면 그것이 다 영화 소재가 될 수 있죠. 그런데 실제로 사건이 있었지만 대중들이나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가거나 혹은 잊어버리는 그리고 그 내막은 잘 모르는 이런 사건에 흥미가 있어요. 왜 그러냐 하면 그런 사건일수록 사실은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고 자기가 어느새 어떻게 자기가 변했는지를 모르고 살아가는 게 우리들이잖아요.

    김어준 : 사건은 대형인데 본질은 숨겨지고 만약에 그때 당시에 주류가 이 사건을 왜곡해서 대중들에게 이렇게 인식하라고 막 잘못된 정보를 줬는데 그런 정보를 그냥 받아들인 채로 지나가 버린 사건들, 특히. 실체는 이런 거야, 본질은 이런 거야.

    정지영 : 그래서 다시 꺼내서 그 실체를 우리가 밝혀지는 못하더라도 ‘실체를 우리가 잘못 알고 있구나’ 이 정도만은 인식해야 우리가 주체적으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에서 주로 그런 문제들을 끄집어 낸 거죠.

    김어준 : 론스타는 그러면 그 관점에서, 그러니까 이건 이대로 넘어가면 안 된다. 이 사건이 보통 이렇게 알려져 있거든요. 외국의 어떤 자본이 국내 IMF 기간에 들어와서 헐값에 우리 자산을 사서 비싸게 팔아먹고 떠난 먹튀 한 분한, 분하지만 어떻게 할 수 없는, 이 정도 사건으로 이해하고 있지 않습니까?

    정지영 : 그렇죠.

    김어준 : 그런데 그게 아니다. 그건 껍데기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다른 게 있다. 이렇게 생각하신 거 아닙니까? 그렇죠?

    정지영 : 그냥 그렇게만 봐서는 안 되는 사건이죠. 그리고 실제로 제가 경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이것을 처음부터 그 사건이 지나고 나서 ‘이거 영화로 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은 없어요. 다만 그 사건에 상당히 집착을 했던 한 친구가 “감독님, 이거 영화 해 보면 어떻습니까?” 그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바로 이 영화의 제작자인 양기환이라는 제작자인데,

    김어준 : 꽂혔군요.

    정지영 : 그 친구가 꽂혀서 나한테 영화를 하자고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경제에 자신이 없어서 “그거 내가 공부 다 해서 그걸 만들어야 되는데 그거 어떻게 하냐.”, “한번 제 말을 들어 보십시오.” 하고 대략의 설명을 하고.

    김어준 : 넘어가셨구나, 그때.

    정지영 : 그래서 이거 한번 연구를 해 볼 만하다. 그래서 시작했는데 아닌게 아니라 너무 어렵더라고요. 시나리오 한 6년을 썼으니까.

    김어준 : 시나리오만.

    정지영 : 예.

    김어준 : 그럼 그 시나리오를 쓰는 동안 보통 사안의 실체를 알아야 되니까 이런 사건이면 사안에 연루된 사람들도 취재하고 그래야 되잖아요.

    정지영 :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을 만났고요. 자료도 엄청나고.

    김어준 : 공부해야 되는데.

    정지영 : 공부 많이 했습니다.

    김어준 : 그런데 이제 경제를 모르시니까 오래 공부하셨고.

    정지영 : 그렇죠. 그리고 전문가한테 어려운 건 쉽게 설명 듣고.

    김어준 : 그래서 쭉 이야기를 들어 보셨더니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른 진실이 여기 담겨 있어요?

    정지영 :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더 다른 것은 실제로는 사실 그동안 한 2003년부터 2012년 그 사이에 많은 수사도 했고 감사원 발표도 있었고 국회에서도 떠들었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다 나온 거예요. 그런데 그게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에 국민들과 좀 이질감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김어준 : 게다가 10여 년에 걸쳐서 계속 조금씩 조금씩 나오니까.

    정지영 : 그렇죠. 그래서 우리가 잘 몰라요. 다 나와 있는 걸 우리가 잘 터득하지 못한 거죠. 취득하지 못한 거죠.

    김어준 : 그렇죠. 그럼 제가 그러면 이해한 걸 베이스로 해서 여쭤볼게요. 저도 디테일은 모르는데 중간중간 말씀하셨다시피 워낙 오랜 기간 동안 조금씩 조금씩 발표가 됐어요. 그것도 결과 중심으로 발표가 되니까 뭐가 어떻게 됐다는 건지 정확하게 모르겠는데 제가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바는 이게 지금 외국의 자본이 들어와서 우리나라 외환은행을 소위 IMF 때 다 자산가치가 폭락해서 그들이 이걸 헐값에 산 다음에 나중에 팔았다. 이것만 보면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는 거다, 이렇게 보도됐는데 그런데 그동안 공방들을 제가 봐 왔던 바에 따르면 그 사람들, 그러니까 돈을 번 사람들이 그냥 외국계 자본이 아니라 그 외국계 자본의 껍데기를 쓴 검은머리 외국인이라고 표현하죠. 그러니까 한국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이 마치 외국의 어떤 자본인 것처럼 둔갑을 한 채 돈을 벌어 갔다. 그러니까 외국계 자본이 헐값에 인수한 게 아니라 우리나라에 있는 어떤 전문 집단이, 전문가들이 찬스라고 생각해서 외국인인 척하며 이익을 뽑아 먹었다. 그게 숨겨져 있다. 제가 그렇게 이해하고 있거든요.

    정지영 : 그것 자체가 죄는 아닐 것 같아요. 몰래 자기 자본을 넣어서 이득을 취하는데 그 자체는 그들의 돈을 버는 수단일 수 있는데 그 과정이 여러 가지 탈법, 불법을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된 거죠.

    김어준 : 그리고 그것도 문제죠. 만약에 정당했다면 외국인인 척할 필요는 없었던 거 아닙니까? 자기가 하는 일이 정당했다면.

    정지영 : 그렇죠.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한다든가 여러 가지 방법을 쓰는 거죠.

    김어준 : 처음부터 범죄 의도가 있는 거죠.

    정지영 : 그렇게 볼 수밖에 없죠.

    김어준 : 그렇다면 자기 이름으로 했겠죠. 그런데 둔갑을 한 채 페이퍼컴퍼니, 그러니까 한국 사람인데 해외에다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놓고 거기서 마치 돈이 들어와서 외국인들이 이것을 구매하고 하는 것처럼 그런 행위가 실제로 취재를 해 보니까 있었던가요?

    정지영 : 권영국 변호사는 그런 표현을 했어요. 말하자면 도둑놈들이 어느 집에 와서 물건을 훔쳐 갔는데 대문으로 허락받고 나갔다고 우긴다.

    김어준 : 허락받았네요. 도둑놈이었는데, 나는 대문으로 들어왔어.

    정지영 : 그리고 대문으로 나갔어요. 그러니까 그렇게 우긴다는 거죠. 그럼 도둑놈을 들어오게 한 사람들이 있을 거 아닙니까? 말하자면 그 사람들이 같이 도둑질을 한 셈이죠.

    김어준 : 그러니까 거기에 예를 들어서 론스타라고 하는, 론스타이라고 하는 게 사모펀드 이름이지 않습니까? 론스타에서 들어오긴 했는데 도둑인지 알면서 문을 열어 줬어, 우리가. 그러니까 합류했어, 그 도둑질에.

    정지영 : 말하자면 론스타는 어떤 사무실에 잡상인 출입금지를 하잖아요. 론스타는 잡상인이나 다름없어요. 들어올 수가 없는 사람들이에요.

    김어준 : 들어와서는 안 되는 사람들.

    정지영 : 안 되는 사람들이죠. 그런데 들어와서 물건을 장사하고 나간 거죠.

    김어준 : 열쇠를 따 준 거네요, 집 지켜야 할 사람들이. 따 준 사람들은 그런데 그 집안 사람들이었다, 알고 봤더니. 배신당한 건데, 우리가. 그걸 한 7년 추적을 하신 거네요.

    정지영 : 네.

    김어준 : 그러면서 범인이 이쪽이구만? 하고 느낌 오셨어요?

    정지영 : 이 사람들이 범인이 아닐까, 짐작을 할 수 있죠.

    김어준 : 그게 언론에 그런 표현들이 등장했었습니다. “모피아다” 그러니까 경제 관련 부처에 있던 전문가들, 공직자죠. 공무원들인데 그런데 굉장히 이런 사안들을 규정이라든가 이런 걸 잘 아는 사람들이죠. 그런 사람들의 협조가 없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없었다. 협조를 한 것의 대가는 자신들도 그 이익을 같이 공유하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신 거죠?

    정지영 : 당시에 그런 말도 있었어요. “도장값 좀 받았기로서니.” 도장값이라는 말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허락해 준 도장값을 좀 받았기로서니 그게 무슨 문제냐.

    김어준 : 1억에 내가 도장을 찍어 줘서 좀 어려운 걸 쉽게 해 줘서 그 정도는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거지. 도장값이라는 표현이 실제 사건 속에서도 등장합니까?

    정지영 : 영화 속에서는 등장 안 하는데 그 사건 속에,

    김어준 : 실제 사건 속에.

    정지영 : 예. 도장값이라는 말이 한동안 유행했죠.

    김어준 : 그럼 도장을 찍어 주는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거기에 합류했다는 거잖아요, 그 말 자체가.

    정지영 : 그렇게 봐야죠.

    김어준 : 그 사람들은 관료죠.

    정지영 : 관료죠.

    김어준 : 그래서 모피아, 이런 표현들이 등장했었는데. 실제 그런 흔적들을 발견하신 거네요?

    정지영 : 네.

    김어준 : 영화 속에 그런 게 나오지 않습니까? 팩스 몇 장으로 다 이루어진 일이다. 그러니까 이게 외환은행의 70조, 실제 70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하여튼,

    정지영 : 자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 70조대.

    김어준 : 어쨌든 70조든 60조든 50조든 이걸 1조대에 샀으니까 어마어마하게 싸게 산 거죠. 그런데 필요했던 서류가 그럼 실제로 팩스 몇 장에 불과했습니까?

    정지영 : 팩스 5장. 그게 말하자면 이 은행은 부실은행이기 때문에 빨리 외자유치를 통해서 외국에 팔아야 된다. 이런 것을 근거를 마련한 거죠.

    김어준 : 겨우 5장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 5장으로 이 어마어마한 헐값 판매가 이루어진 겁니까?

    정지영 : 네.

    김어준 : 그 5장에 도장을 찍었던 사람들.

    정지영 : 그렇죠.

    김어준 : 이 이익을 공유한 모피아고 검은머리 외국인이 아니냐.

    정지영 : 5장에 도장을 찍었다고 이야기하지는 않아요. 5장의 근거, 이 5장을 보고 도장을 찍은 거지. 이게 근거니까. 이거 부실은행이다, 그럼 이건 팔아도 된다. 그렇게 해서 허락을 받은 게 도장이죠.

    김어준 : 영화가 ‘이 사람들이 범인이야’ 라고 이름이 나오지는 않으나.

    정지영 : ‘이 사람들이 범인이야’ 라고 추측을 하죠.

    김어준 : 그러니까 제 말은 실명이 나오지는 않으나 그때 그런 위치 정도에 있었던 사람들을 충분히 추정할 수 있는. 다큐로 나올 법한 이야기인데.

    정지영 : 사실은 누군가 다큐로 할 만한 이야기인데 실제…. 모르겠어요. 나는 증거가 나왔으리라고 보는데 증거가 덮여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어준 : 이 정도 사건이라면. 그러면 이게 끝난 사건이 아니잖아요.

    정지영 : 그럼요. 아직 남았죠.

    김어준 : 국가소송제던가요? FTA에 있는 ISD던가요? 거기서 론스타가 한국 정부가 제때 팔지 못하게 해서 자기들이 손해 봤다고 소송을 걸었고.

    정지영 : 2008년에 원래 팔고 나가려고 했는데 막 조사하고 이러는 바람에 지연됐잖아요. 그거에 대한 손해를 한 5조 정도 잡는 거죠, 그들이.

    김어준 : 내년에 결론이 나죠?

    정지영 : 소문에 의하면 이미 결론이 났는데 발표를 안 한다는 소문도 있어요. 미확인 정보인데.

    김어준 : 그런 건 소문이 흉흉합니다, 원래. 왜냐하면 액수가 5조이기 때문에. 여전히 론스타의 늪으로부터 우리가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네요. 그래서 꼭 이걸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셨어요?

    정지영 : 그렇죠. 하여튼 중요한 건 제가 만들면서 그게 어렵잖아요. 공부 많이 했잖아요. 이걸 관객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느냐, 이 어려운 걸. 이게 제일 힘들었어요. 그런데 영화 다 만들고 시사를 본 사람들이 재미있고 쉽다고 그래요.

    김어준 : 시사는 특별시사였을 것이고, 감독님과 가까운 사람들이 왔으니 그런 이야기를 한 거 아닐까요?

    정지영 :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는데 일반 시사까지 해 보니까 일반인들도 그렇게.

    김어준 : 해외영화제에도 들고 가시는 거 아니에요?

    정지영 : 해외영화제는 모르겠어요. 이 작품이 해외영화제감인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해외영화제는, 이 영화는 대중 영화예요, 말하자면. 나는 감독 스스로가 처음부터 많은 대중을 끌어들이겠다고 생각하고 만드는 거지 나는 예술을 할 거야, 영화제 노릴 거야, 이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영화제에서는 그냥 영화제에 필요하다면 주는데 영화제를 노리고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김어준 : 그런 걸 노리고 영화를 만들어 보신 적은 없으시고?

    정지영 : 그런 적은 없습니다.

    김어준 : 왜 그러셨어요?

    정지영 : 대개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작품들이 대중들과는 거리가 있는 영화들이라.

    김어준 : 봉준호 감독은 아닌데요.

    정지영 : 봉 감독님은 그동안 닦아 놓은 실력이 있어서 그래요, 그게. 그런데 왜 그러냐 하면 영화제에서는 항상 새로운 것을 원해요.

    김어준 : 그렇겠죠.

    정지영 : 새로운 시각, 새로운 눈, 새로운 안목, 그리고 새로운 스타일, 이런 걸 원하기 때문에 관객과 익숙하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대중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관객하고 익숙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그런 방법을 씁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익숙하지 않은 소재를 익숙한 방법으로 연출해서 알려 드리려고 하는.

    정지영 : 그렇죠.

    김어준 : 그렇게 해서 내가 국제영화장에서 상을 못 받았다.

    정지영 : 아니, 상 받았어요. 영화제에서 상 받았습니다. 받았는데 다행히 상을 줘서 받은 거지.

    김어준 : 노리지는 않았다.

    정지영 : 예.

    김어준 : 그 숫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그렇다, 그러면. 영화제에서 상을 받은 게 많지 않은 이유는 나는 국제영화제 같은 거 크게 신경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감독들이 많이 이야기하더라고요.

    정지영 : 그래요?

    김어준 : 그런데 왜 제가 여쭤보냐 하면 이런 사건들이 의외로 그 나라에서 벌어진 사건인데, 그 나라 국민들에게만 영향을 미쳤던 사건인데 의외로 이런 사건들이 국제영화제에 나와서 이런 일이 있었구나, 우리도 다르지 않은데, 이런 공감을 일으키거든요.

    정지영 : 이 영화야말로 사실은 인터네셔널한 테마라고 봐요. 왜냐하면 ‘금융자본주의 문제를 들여다보자’ 라는 것이 이 영화의 테마니까 이건 전 세계, 어느 나라고 다 이런 영향과 이런 배경하에서 자기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는 상당히 국제적인 영화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말이 벌써 바뀌셨잖아요. 그래서 이 어려운 주제를 상업영화로 다뤘구나 해서 꼭 모셔야 되겠다, 저희가 생각을 했습니다. 그동안 가장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가 관객 수로만 따져 보자면 과거에 감독님의 영화 중에?

    정지영 : 관객 수로 말하자면 정확하게 ‘부러진 화살’이 성공한 건데 옛날에 ‘남부군’ 이라든가 이런 작품은,

    김어준 : 큰 성공이었죠.

    정지영 : 그때 관객 수는 측정이 안 됐기 때문에 아마도 남부군이 지금으로 말하자면 한 500만 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김어준 : 부러진 화살이?

    정지영 : 350만.

    김어준 : 블랙머니는 몇 명을 예상하십니까?

    정지영 : 블랙머니를 처음에 만드는 과정, 그러니까 완성되는 과정에서 주의 스탭들이나 투자자들이나 걱정을 많이 하더라고요. 어려운 경제 영화인데,

    김어준 : 게다가 돈 조달하기도 쉽지 않았을 텐데.

    정지영 : 그래서 저는 그런 말을 했어요. “안심해라. 이것은 300에서 400만 사이에 들 거다.” 이렇게. 사람들이 의아해했어요. 어떻게 저렇게 자신감 있게 이야기하지? 그런데 지금 솔직히 시사를 보고 나니까 내가 너무 작게 잡은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런데 감독님이 300만, 400만을 이야기하신 근거는 사실 없었죠?

    정지영 : 근거 있었어요. 왜냐하면 ‘국가부도의 날’ 이라는 것이 어떻게 보면 경제적인 문제를 다룬 건데 물론 그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그 정도 들었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니까 영화가 그렇게 썩 재미있거나 썩 상업적이거나 이렇지가 않아요.

    김어준 : 국가부도의 날 감독님이 후배죠?

    정지영 : 예.

    김어준 : 후배니까 막 이렇게 이야기하시는 거죠?

    정지영 : 아니, 영화는 훌륭한데 썩 재미있거나 상업적이거나.

    김어준 : 영화 자체는 훌륭한데 상업성 때문에 흥행한 게 아니다, 이게?

    정지영 : 그렇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380만 관객이 됐어요. 그래서 나는 내 시나리오는, 그때 시나리오가 완성됐을 때인데 이건 그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것 같아. 그럼 그 정도는 되지 않을까.

    김어준 : 굉장히 자의적이고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는 상황이네요.

    정지영 : 두고 보세요, 그러면.

    김어준 : 론스타라는 거 한 번쯤 다 들어 봤으니까. 만약 초기에 진짜 재미있다고 입소문이 나면 많이 갈 것 같습니다. 300만은 모르겠지만.

    정지영 : 그런데 20대, 30대들이 잘 모르더라고요.

    김어준 : 모르죠. 이건 2000년 초반에 일어난 일인데요, 실제 사건 자체는. 그리고 대중에게 알려진 것도 거의 노무현 정부 시절에 크게,

    정지영 : 노무현 정부를 넘어서 이명박 때까지.

    김어준 : 그렇지만 가장 크게 문제가 됐던 건 노무현 정부 시절이고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왈가왈부하는 게 있었죠.

    정지영 : 팔고 나갈 때니까, 그때가.

    김어준 : 그로부터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지금 20대는 그때 10대니까 잘 모르겠죠, 사건을. 그런데 굉장히 큰, 어마어마한 사건이죠, 사실은. 70조를 1조에 샀다는 건 이게 무슨 날강도지, 그게.

    정지영 : 이 사건 때문에 말하자면 국회의원들이나 신문 기자들이나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많이 허비했어요.

    김어준 : 맞습니다. 그런데 이 론스타가 원하는 대로 되어 버렸죠. 지금도 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당한 건데, 이게 당한 게 아니라 우리 내부의 사람들이 같이 해 먹은 거다. 이건 다른 사건이죠, 그러면. 그 지점 꼭 지적해 주고 싶으셨던 거죠?

    정지영 : 맞습니다.

    김어준 : 350만 정도를 예상하고 있는.

    정지영 : 아니요, 내가 올렸잖아요.

    김어준 : 400만?

    정지영 : 저는 500만까지 가지 않을까.

    김어준 : 그렇죠. 말은 막 할 수 있는 거니까. 그럼 100만 돌파하실 때 다시 한 번 오시죠.

    정지영 : 정말이에요?

    김어준 : 100만 돌파하시면 저희가 다시 모셔서 시간을 두 배로 드릴게요. 그때는 배우분들하고 다 같이.

    정지영 : 감사합니다.

    김어준 : 그런데 추세를 보아서 ‘이 추세라면 100만까지 안 가겠네’ 싶으면 빨리 배우들과 함께 나오시고요.

    정지영 : 약속하는 거죠?

    김어준 : 그렇죠. ‘100만은 충분히 넘고 이거 500만 짜리다’ 그럼 100만 넘은 다음에 여유 있게 배우들과 나와 주시고.

    정지영 : 감사합니다. 이 시청률 포식자 뉴스공장에서.

    김어준 : 500만을 예상하시고 본인 커리어로는 350만이 최고치인 정지영 감독님의 호언장담이 담긴 론스타를 다룬 ‘블랙머니’ 11월 13일 날 개봉합니다. 다시 기운이 빠진 감독님이 오실지, 의기양양한 감독님이 오실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지영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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