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TBS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의 80% 넘게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 T 블루에 대한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개인택시보다 더 열악한 상황에서 운전하는 법인 택시 기사들을 이용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 현장음 】"콜 대기를 시작합니다"
올해로 15년째 법인 택시, 일명 회사택시를 몰고 있는 유진종 씨.
지난해 4월부터 카카오 T 블루 택시를 시작해 많게는 하루 10시간씩 운전대를 잡고 있습니다.
손님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에 콜을 받고 바쁘게 달려가는 도중에 코앞에서 콜이 취소되는 경우만 수십 차례.
하지만 콜을 취소할 때 자동결제되는 콜 취소 수수료는 단 한 번도 받지 못했습니다.
【 인터뷰 】유진종 / 택시기사
"콜 취소 수수료 일부를 우리가 돌려받는다든지 이런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개인택시는 있는지 모르겠지만 (개인택시는 있어요) 저희는 없습니다. 그냥 띵똥 울리면서 손님이 배차를, 콜을 취소하였습니다 그것밖에 안 나와요, 저희 스마트폰에. 그러면 저희는 다시 콜을 받기 위해서 어떻게 하느냐, 콜 대기하기 버튼을 다시 누르는 겁니다. 전혀 저희가 거기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는 게 없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카카오 덕분에 매출은 늘었지만 덩달아 하루 19만 원으로 는 사납금 때문에 일은 훨씬 더 힘들어졌습니다.
여기에다 배회 영업, 일명 길빵 수입은 물론 우티나 타다 등 다른 앱 수입까지 카카오가 모든 수입에서 수수료를 떼고 있습니다.
【 인터뷰 】유진종 / 택시기사
"카카오 T 콜을 받아서 받은 금액하고 그다음에 다른 앱 콜 받은 금액하고, 그다음에 우리가 순수하게 길거리에서 손님이 손 흔들어서 잡는, 그런 것을 우리는 길빵 손님이라고 그러거든요. 길빵 손님들하고 전부 합쳐가지고 20만 원 찍혔을 때 거기에 대한 수수료를 카카오가 다 가져가는 겁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TBS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콜 취소 수수료는 가맹본부와 법인 택시 사업자가 반씩 나눴지만 지난달 가맹점협의회와 택시 기사에게도 콜 취소 수수료의20%를 주는 것으로 합의해 빠른 시일 내에 수수료 일부를 지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함께 카카오 T 블루는 단순히 콜 중개 서비스 아니며, 수수료에는 자동배차 기반의 영업활동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인프라 비용이 포함돼 배회 영업과 자동배차를 구별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법인 택시 노조는 카카오의 수수료 정책에 반대하는 기사들은 불이익 때문에 쉬쉬하고 있으며, 콜 취소 수수료 배분에 대한 협의는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 인터뷰 】이헌영 정책노사본부장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카카오 기사들은 그런 부분들에 대한 항의를 하면 카카오 택시에서 내리게 되거든요. 반발이 너무 심하거나 하면 회사 차원에서 그 기사를 카카오를 안 태우고 일반 택시로 전환을 시켜버리죠, 타라고. 그러다 보니까 그게 부담이 돼 가지고 그렇게 되는 불이익이 무서워서 울며 겨자 먹기로 카카오를 타는 거예요. 업계와 대화를 충분히 하겠다 라고 하고, 대화를 하고 있다라고 표현했는데 그게 내용을 들여다보니까 자기들한테 갑을관계에서 을의 관계에 있는 가맹점 사업자들하고 그 가맹점 사업자들을 협의체를 전체적으로 구성하게 해서 그 협의체랑만 대화를 하고 있는 거예요. 그분하고만 대화를 하면서 택시업계와 대화를 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주요한 택시 단체들은 전혀 그런 협의를 하자는 제안을 받지 못한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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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 달 전부터 카카오 T 블루 가맹 택시를 운전한 김정수 씨.
개인택시를 거쳐 20년째 택시를 운전하고 있지만 카카오 가맹 택시를 몰면서 황당한 일을 겪고 있습니다.
일반 회사 택시들은 쉬는 공휴일에도 일하고, 연월차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쉬는 날만큼 일당이 깎일 뿐만 아니라 만근수당 등 여러 가지 수당이 빠지면서 월급이 반 토막 나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김정수 / 택시기사
"연차를 한 달에 한 개, 두 개 이런 식으로 쓴다 말이에요, 개인적인 일도 있으니까. 그다음에 법정 공휴일이 있지 않습니까 빨간 거요. 그것도 쉰단 말이에요, 나는 그것도 모르고 쉬었어요. 그랬더니 그것을 월급에서 까더라고요, 하루에 15만 원씩. 왜 법정 공휴일 같은 거 못 쉬게 합니까? 추석날, 구정날, 신정. 전부 다 쉬면 운임에서 까고 그건 아니잖아요. (법인) 일반 택시는 쉬는데 왜 카카오는 뭐가 다릅니까? 같이 운전하는 건데 답답해서 그렇습니다. 똑같잖아요, 운전하는 것은 똑같은데 법인 택시 기사가 단지 카카오 했다고."
여기에다 카카오 가맹 택시 기준금, 일명 사납금 외 수입의 30~50%를 회사가 각종 세금이나 운영비로 떼가는데, 대부분 기사 몫으로 돌아가는 일반 택시와 대조적입니다.
【 인터뷰 】김정수 / 택시기사
"옛날에는 좀 월급이 적더라도 입금이 적더라도 100% 다 입금만 시키면 다 제 돈이거든요. 지금 카카오 하면서는 6대 4로 나누는 그런 구조가 돼 있어요. 다른 데는 7대 3도 있더라고요. 그것도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나 봐요. 그것도 불합리하지 않습니까?"
카카오 모빌리티는 이에 대해 전액 관리제 시행에 따라 법인 택시 사업자들이 월급제를 도입해 운영하는데 법인 일반 택시 기사나 카카오 T 블루 택시 기사 모두 월급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카카오가 각 택시 회사의 근로 계약 내용을 확인하거나 개입할 법적 근거가 없으며 현재 법인 택시의 사납금제는 불법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택시 노조는 월 기준금 증가에 따른 영업 압박과 강도 높은 노동으로 택시 기사들의 근무 환경이 열악해졌다며 카카오에 책임을 묻고 있습니다.
【 인터뷰 】이헌영 정책노사본부장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카카오에 종속돼서 좌지우지되는 산업 때문에 그 누구도 이익을 보는 사람이 없이 근로자 입장에서는 다 어떤 식으로든 손해를 보고 있는 거죠. 과도한 노동 강도와 월 기준금 부담이든 아니면 좋은 콜을 못 받아서 수익이 저하되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카카오 독점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근로자들한테."
카카오의 독점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시민단체들은 감시 제도 수립과 선진 사례 도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김은정 선임간사 /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카카오가 자신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서 기존의 택시 시장에서 합의해온 규칙과 제도를 뭉개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것들을 적용하려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이고 있는데요. 이에 대한 제동을 걸기에는 우리의 국회와 정부가 너무 게으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미국이나 지금 유럽에서 발의됐거나 하원, 상원을 통과한 법처럼 온라인플랫폼 독점을 규제하는 법률도 국내에서 조속히 논의가 있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1월 제출된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은 1년 넘게 국회에서 잠자고, 공정거래위원회의 카카오 모빌리티 조사마저 해를 넘기는 사이 택시 기사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TBS 이용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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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기사들은 왜 카카오를 떠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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