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1동의 한 아파트 단지.
곳곳에 검정색 근조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단지 옆 전동차 차량기지 이전 계획이 무산된 것에 대한 주민들의 항의 표시입니다.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책임론이 들끓자, 구로구가 어제(13일) 주민 설명회를 열어 차량기지 이전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장음】 문헌일 / 구로구청장
"국토교통부가 구로차량기지 이전사업을 미온적으로 추진해온 것을 질타했고, 이전 당위성을 주장해 재추진 약속을 받았습니다."
다만, 재추진을 하더라도 최종 성사가 쉽진 않을 거라며, 앞으로 새로 수립될 국가철도망계획에 반영될지 여부가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장음】 이병희 / 구로구 주택정책국장
"우리 구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한다고 무조건 반영되는 것은 아닙니다. 차량기지 이전을 '제5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포함시키지 못하면 정말로 사업이 무산되는 것입니다."
구로구는 이번에 무산된 광명시 노온사동이 아닌 다른 이전 부지를 찾는 연구용역을 내년 12월까지 마치고, 관련 전문가 TF 구성 계획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미 지칠 대로 지쳤다며 날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현장음】 구로구 주민
"지금 이걸 시작하면 우리가 죽고 나서 하실 겁니까?"
【현장음】 구로구 주민
"18년을 기다렸어요. 그럼 언제 할 건데요, 대체."
또 대체 부지를 찾을 수 있을지, 회의론도 쏟아졌습니다.
【현장음】 구로구 주민
"광명이 아니고 시흥, 안산 이쪽으로 내려가면 경제성 분석에서 (통과가)안 될 게 뻔한데 그 때 또 주민설명회를 하실 건가요?"
【현장음】 문헌일 / 구로구청장
"이 사업을 지금 안 하길 원하시는 겁니까? 아니시잖아요."
불투명한 사업 전망에 들끓는 민심까지, 수세에 몰린 구로구의 부담이 더욱 커졌습니다.
TBS 이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