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밀착취재T] "지구가 끓고 있다"…서울시, 온실가스 감축에 총력 대응

국윤진 기자

tbsfact@tbs.seoul.kr

2023-11-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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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 】

    석유와 가스 같은 화석연료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합니다. 극단적 폭염과 이상 한파를 부채질하는 심한 기후변화로 이제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났고 '펄펄 끓는 지구'의 시대가 왔다는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범지구적인 목표가 됐고 각 나라와 지자체들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죠. 시민들의 참여와 실천을 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과제인데요. 서울시 차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요?

    국윤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시청 앞의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

    2년 전부터 일회용컵 없는 에코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면 다회용컵 보증금이 1,000원 추가되는데, 음료를 다 마신 후 무인회수기에 반납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카페뿐 아니라 시청 등 곳곳에 회수기를 설치한 결과, 컵 반납률이 지난 6월 기준 88%를 기록했습니다.

    일회용컵 7만 개를 줄인 효과를 낸 겁니다.

    【 인터뷰 】김도현 / 인천시 중구
    "한 2주 치 모인 거 쌓아놨는데 제가 나올 일이 있어서 반납하러 나왔어요."

    【 인터뷰 】김동현 / 서울시 중구
    "일단은 일회용컵보다는 내구성도 있고 할인도 되거든요. 그래서 자주 이용하는 편이고 그리고 반납을 하면 또 다시 돈으로 돌려주기 때문에 다시 사용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지난 2021년 시청 근처 카페를 중심으로 시작된 다회용컵 사업은 장례식장, 경기장 등 서울 전역의 제로 플라스틱 거점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향후 3년간 일회용컵 1억 개를 줄여 플라스틱 재활용률을 10%포인트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대형건물이 밀집된 서울에서는 온실가스의 70%가 건물에서 나오는 만큼,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도 주요 과제입니다.

    서울 중구 태평로에 위치한 생명보험사.

    건물 전체 등기구를 고효율 인증 LED로 바꿨더니 올여름 조명을 사용하는 데 들어간 전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이와 함께 에너지 효율이 높은 엘리베이터를 설치하고, 전력을 절전 운영하는 등의 방식으로 올여름 총 전기 사용량을 지난해보다 24% 감축할 수 있었습니다.

    【 현장음 】백병진 / 삼성생명 에스원 주임
    "이 등기구 교체 공사로 인해 워킹 데이 기준으로만 따졌을 때 월 25,000킬로와트시 이상의 에너지가 절감되는 효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시는 건물 온실가스 총량제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에너지 효율 리모델링 사업에 보조금을 확대 지원할 계획입니다.

    【 현장음 】이인근 /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건물 에너지 효율의 등급을 올리기 위한 리모델링 사업을 할 때는 제로 금리로 저희가 3년 거치, 5년 분할 상환의 조건으로 20억 원까지 융자 지원을 해주고 있고 필요한 경우 그 금액을 더 늘리려고 좀 고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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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1.
    일회용컵 없는 매장과 에너지 효율 높은 건물, 리포트에서 살펴봤습니다. 국윤진 기자와 관련해 더 얘기 나눠보죠. 

    일회용컵 대신 다회용컵 사용하는 것, 한 사람 한 사람의 실천이 모이면 의미 있는 결과가 나올 겁니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기도 하고요.
    그만큼 서울시도 플라스틱을 줄이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고요?

    A1. 네, 그렇습니다. 미국 해양보호협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한국의 1인당 한 해 플라스틱 배출량은 88kg으로 미국과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습니다.

    특히 서울에서 하루 동안 발생하는 폐플라스틱양은 2014년 890여 톤에서 2021년 2,700여 톤으로 3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이런 폐플라스틱은 처리 과정에만 연간 40만 톤이 넘는 온실가스가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일회용품인 일회용컵과 음식 배달용기 등을 중점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는데요.

    카페에서 개인 컵에 음료를 주문하면 서울시가 300원을 추가로 할인해 주는 제도를 이번 달까지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있고요. 내후년인 2025년부터는 일회용컵에 보증금 300원을 부과할 예정입니다.

    당장 이번 달 24일부터는 매장 안에서 플라스틱 빨대와 종이컵, 우산 비닐 등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 금지 지역도 한강공원 등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Q2. 앞선 영상에서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언급했습니다. 서울시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70% 정도는 건물에서 나온다고 하는데 건물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요?

    A2. 네, 지난해 기준 서울의 건물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은 2005년보다 3.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됩니다. 서울에는 일단 건물이 많다 보니까 이에 따른 전기 소비가 급증했고 건물의 연면적이 늘어난 부분도 있고요. 또 디지털 장비라든지 건조기 등 전기를 사용하는 설비와 가구 등이 고도화되고 1인 가구가 증가한 영향이 있는데요. 건물 온실가스는 대부분 전력과 난방에서 발생하는 만큼,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서울시는 대책으로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저탄소 건물 100만 호 확산을 목표로 경로당과 어린이집 등 공공건물을 대상으로 그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난 2020년부터 경로당과 어린이집 240여 곳에 친환경 보일러 설치, 단열창호 교체 등을 통해 에너지 효율을 높인 결과, 경로당은 1곳당 연평균 475만 원을, 어린이집은 1곳당 196만 원을 절약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또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고 있는 게 있는데요. 건물별로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에 따라 등급을 매겨서 자발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건물 온실가스 등급제를 준비 중입니다.

    건물을 12개 유형으로 분류하고, 유형별로 단위 면적당 온실가스 배출 기준량을 정해 실제 배출량에 따라 1~7등급으로 나눠 각 건물에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인데요. 이르면 내년부터 연면적 1,000제곱미터 이상의 공공건물에 등급제를 적용하고, 향후 연면적 3,000제곱미터 이상의 민간 건물에도 온실가스 등급제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Q3. 등급제를 통해 자발적인 감축을 유도한다는 거군요. 에너지도 아끼고 온실가스 배출도 줄이면 좋으니까 지금은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다고 하지만 민간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최근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라는 것을 내놨습니다.
    승용차 이용을 줄여서 온실가스 줄이는 데 동참해보자는 취지인 거죠?

    A3. 네, 기후동행카드는 월 65,000원만 내면 서울지하철 1~9호선과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을 포함해 서울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따릉이 등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내년 1월부터 시범 운영될 예정입니다.

    서울시가 기후동행카드를 추진하는 이유는 대중교통 이용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버스와 지하철이 1km 이동할 때 온실가스를 각각 27.7g, 1.5g 배출하는 데 비해, 자동차는 이들의 10배에 가까운 210g을 배출합니다. 시는 기후동행카드를 도입하면, 연간 13,000대의 승용차 이용이 줄어 온실가스 32,000톤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Q4.
    기후위기 시대에 기업들의 ESG 경영도 중요해졌습니다. ESG는 얼마나 친환경적이고 사회적으로는 얼마나 기여했는지, 지배구조는 투명한지 등을 평가하는 요소인데요. ESG 경영이 기업의 경쟁력이 되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기업들에 관련 교육을 하는 지원도 하고 있다고요?

    A4. 네. 최근 글로벌 경영 환경이 ESG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특히, 당장 지난달부터 유럽연합(EU)에서 수입 제품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시행되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이 준비할 게 굉장히 많아졌는데요.

    이에 따라 서울시가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무료 ESG 교육을 여름부터 진행하고 있는데요. 시작 4개월 만에 85개사가 교육을 수료했고 현재 올해 말까지 수강을 대기 중인 기업도 11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담당 관계자를 만나고 왔습니다. 영상으로 함께 보시죠.


    ① 찾아가는 ESG 교육의 중점 내용은?

    【 인터뷰 】안다영 / 대한상공회의소 공급망ESG지원센터 과장
    "ESG 규범화 때문에 법정 공시나 의무화 이런 부분들 때문에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한 내용들, 그리고 앞으로 이제 어떻게 대응을 해야 되는지 그런 부분에 대한 내용들을 담고 있고요. 특히 이제 저희는 각 업종별 특성에 맞춰서 ESG 항목을 어떻게 준비하시고 대비하셔야 되는지 그런 내용들을 또 중점적으로 다뤄드리고 있습니다. 거의 컨설팅에 가깝게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② 참여 기업들 반응은?
    【 인터뷰 】안다영 / 대한상공회의소 공급망ESG지원센터 과장
    "ESG 교육을 기업이 원하는 시간에 현장에 가서 배달해 드리는 그런 서비스를 저희가 제공을 해드렸다 보니까 기업들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고요. 서로 기업 간에 한 번 들으시고 나서 주변에 비슷한 동종업계에 있는 지인들한테 추천해 주셔서 또 소개로 접수하시고 그런 사례들도 굉장히 많았고요."

    자체적으로 대비가 가능한 글로벌 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환경이나 인권, 준법 경영에 대처하는 비용이나 인원 등의 역량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한 만큼 외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합니다. 서울시는 내년에도 대한상공회의소와 협력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컨설팅 지원에 더욱 주력할 계획입니다.

    Q5. 서울에 있는 기업들의 경쟁력이 곧 서울의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찾아가는 교육도 실시하고 있군요.

    온실가스 감축은 지자체만 해서도 기업만 해서 되는 일이 아니고 모두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시민 개개인이 일상에서 아주 작은 실천이라도 해보는 것이 의미 있는 시작이 될 텐데요. 그런 의미에서 소개하고 싶은 곳이 있다고요?

    A5. 네, 서울시 자치구 중 서초구 사례를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서초구에는 재사용이 가능한 물품을 모아가면 친환경 제품으로 교환할 수 있는 '탄소제로샵'이 있습니다. 현재 구내 300여 곳의 매장이 탄소제로샵으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주민들이 직접 모은 옷걸이나 비닐봉투, 쇼핑팩, 아이스팩 등을 탄소제로샵으로 지정된 세탁소나 카페, 정육점 등에 가져가면 업소가 그 물품을 재사용하는 일종의 자원 순환 네트워크 사업입니다.

    무엇보다 자원 재활용을 통해 코인을 적립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인데요. 탄소제로샵 정육점에 아이스팩을 가져다주면 1개당 0.1코인, 10개당 1코인씩 적립할 수 있는 방식인데요.

    적립된 코인을 1코인당 100원으로 환산해 탄소제로샵은 물론 자치회관이나 복지관 시설 이용 시에도 사용할 수 있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할 수도 있습니다. 재활용을 통해 이익을 늘릴 수 있는 거죠.

    서초구는 서초 코인을 통해 탄소중립 실천은 물론 사회적 약자 보호, 재능기부 등 다양한 방면에서 선한 가치를 전파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사업에 참여하는 사장님과 담당자 얘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김인규 / 정육점 사장
    "고객분들께서 포인트를 올릴 수 있고 제 입장에서도 아이스팩을 재활용할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안소현 / 서초구 스마트도시과 주무관
    "앞으로는 탄소제로샵 물품 전달이나 투명 페트병 수거 참여 외에도 아동학대 의심 사례 발굴 신고라든지 장난감 기부 등의 선한 활동에 대해서도 서초 코인을 적립 받으실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Q6.
     옷걸이나 아이스팩, 비닐팩은 많이 나오는 것들이니까 가져가셔서 코인으로 교환하고 함께 환경 보호를 실천하시면 좋겠습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현재의 기후 정책이 유지될 경우 2050년까지 전 세계의 평균 GDP가 약 20%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습니다. 기후 위기는 경제 위기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생명의 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온실가스 감축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이고 오늘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대책을 위주로 살펴봤는데요. 오늘 내가 당장에 실천할 수 있는 부분은 뭐가 있을지 저부터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밀착취재T, 국윤진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국윤진 기자(tbsfact@tbs.seou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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