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코로나19가 끝나면서 대면 수업이 재개됐지만 대학교 주변 상가는 예전만큼 활기를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신촌·이대 상가 공실률은 서울 평균치보다 4배 가까이 높았는데요,
강경지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코로나19가 끝나면서 학교 주변 상가가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예전만큼 활기를 되찾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이대역에서 나오면 보시는 것처럼 빈상가가 줄지어 있는데요. 임대 문의 안내판만 덩그러니 붙어 있습니다
한 때 이대역 주변은 서울을 대표하는 패션·미용의 중심지로 불렸지만, 지금은 옷가게나 미용실 등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신촌역 인근 상가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상황이 이렇자 대학가 주요 소비층이었던 젊은 층도 이른바 핫플레이스로 떠납니다.
【 인터뷰 】익명/대학생
“친구들 만날 때 대부분 홍대나 합정쪽으로 넘어가 만나는 편이에요. 여기 앞에서 놀게 별로 없어서 먹을 것도 많고 놀거리도 많은 합정이나 홍대로 넘어가서 노는 편이에요.”
다른 대학가 상황도 비슷합니다.
건국대 인근에는 개점휴업인 상가들이 많습니다.
학교 앞보다 인근 핫플레이스 상권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전하은/고등학생
“건대 자주 오긴하는데 요즘엔 성수동에 많이 가는거 같아요. 요즘은 건대보다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도 많이 열리고 예쁜 것도 많아서 성수동으로 많이 가요.”
학생들의 발길이 뜸하자 상인들은 상가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호소합니다.
【 인터뷰 】익명/상인
“12월이 되면 잘 돼야 하는데 코로나때 버금가요. 안되는 거에요. 세를 얻어서 하쟎아요. 많이 힘들어요. 유지만 해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거에요”
실제로 올해 3분기 주요 대학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서울 전체 평균 5.6%보다 높습니다.
특히, 신촌·이대 일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22%로 4배 정도 높습니다.
홍대 6.9%, 이태원 8.3% 건대입구 4.3%입니다.
대학가 상가 공실률이 높은 것은 젊은층의 소비 문화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 전화인터뷰 】송승현/도시와경제 대표
"젊은 세대들이 예전처럼 단순히 학교 앞에서 머무르면서 소비를 한다기 보다 새로운 환경이나 새로운 문화가 형성된 곳으로 이동하면서 소비를 하는 경향성들이 나타나고 있어요."
여기에 온라인 발달로 주 고객층인 젊은층들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하면서 대학가 상권이 침체됐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 리포트 영상에 못 담은 상세한 내용, Q&A로 정리했습니다.
Q. 대학가 상권 침체가 심각한데요,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대학마다 차이가 있지만 mz세대부터 확실히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며 동아리 활동도 줄고, 그 중에서도 무리지어 술집에서 새벽까지 마시는 문화가 많이 줄었지요. 그 탓이 매우 크다고 봅니다. 이는 거의 모든 대학에서 보여지는 특징입니다. 대학가 중에서도 대학 주거상권의 매출은 거의 줄지 않았는데 대학의 먹자 상권, 술 집 상권의 매출이 예전같지가 않습니다.
Q. 특히, 이대의 경우 공실률이 높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이대앞은 도시계획의 실패라고 할 수 있지요. 상권이 발전하려면 다양한 업종이 자연스럽게 들어서야 가능한데 이대 앞은 이전 박원순 시장 시절 지구단위계획을 입안하며 블록별로 권장 업종을 두었습니다. 대개 미용, 의류잡화 위주의 권장업종을 이외의 업종을 하려면 부설 주차장 설치 등 불이익을 줬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도시행정의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그럼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까?
A. 네. 신촌 인근의 홍대가 그 반대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홍대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도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항철도가 개통을 하고 외국인 관광객이 늘자 용도지역 상 준주거지역에서도 숙박시설 허가를 해 주었지요. 그게 2016년의 일입니다. 그 이후로 먹자상권, 판매상권에 이어 숙박상권도 그 안에서 해결이 되면서 점점 더 이용객이 늘고 매출고 임대료, 부동산의 가격 모두 오름세에 있는 곳이 되었습니다.
Q. 이대 업종제한처럼 과거 지자체 정책으로 인해 서울 수도권 상권이 침체됐거나 문제가 있는 곳은 어디인가요?
A. 대형 사고가 난 이태원의 경우 용도지역 상 일반상업지역과 1종 일반주거지역이 맞 닿아 있습니다. 그 좁은 골목길에 사람이 몰릴 때는 그리 많은 사람이 모이는데 도시계획도로 같은 걸 빨리 확충하고 낡은 골목길은 빨리 정비를 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지역도 지구단위 계획에 묶여 있는데 여러 필지를 합하여 건축이 가능하게 한 것이 패착이라 봅니다. 그러니 지적도는 일제 강점기에 있는 그 지적도 위에 좁은 도로, 그런데 사람들은 일시에 엄청 몰리니 그런 사고가 있었지요.
서울역 서측의 서계동과 청파동 일대의 지구단위 계획도 합필 건축이 굉장히 많아 개발이 어려운데 최근에야 철거 후 새로이 짓는 재개발 형태로 도시계획을 바꿨습니다. 늦었지만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Q. 서울 수도권 상권 침체 해소 방안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상권 침체가 아니고 상가 공급이 정확한 표현이라 하겠습니다. 쇠깍는 공장이 있던 을지로를 개발하면 인근의 종로 상권이 죽는 것은 당연하지요. 경기도로 이야기를 옮겨보면 이야기는 더 심각합니다. 구도심 인근에 택지지구를 만들고 그 곳에 상가 공급을 적정한 수준 이상으로 해 버리니 구도심은 신도시에 배후수요를 뺏기고 그럼에도 신도시는 신도시 대로 상가 공급이 많으니 주동선이 아닌 곳은 장사가 안되고 있습니다. 수원의 경우 남문 구도심 상권의 침체가 영통이나 인계동 개발을 하며 생겼고 화성시 발안읍도 인근에 향남지구 개발을 하며 침체가 가속화되었습니다.
결국 해소방안은 신도시를 공급할 때 세대수 대비 적정한 숫자로 공급하려는 도시행정이 필요하고 구도심은 빨리 신속통합과 같은 정비사업을 통해 인근의 택지지구에 밀리지 않는 경쟁력을 확보하는게 중요합니다.
얼마전 세운 재정비 촉진지구 내 외벽에 떨어져 상인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 곳 상가들이 장사가 잘되는 것도 아니죠. 얼른 정비사업을 해서 보다 안전하고 서울의 위상에 맞는 상권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Q. 상권 침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인을 위해 필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대개 저리 대출같은 언발의 오줌누기 식의 정책을 생각할텐데요, 부실을 연장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저리로 돈 빌려주는 것도 다 세금이고 대출에 부실이 생기면 일부 자영업자만 돕고 국민 모두가 피해를 입는 것이지요. 그래서 장기적이지만 확실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구도심을 신도시로 만들며 상가를 줄여나가는 것이지요. 오세훈 식의 신속통합 재개발이나 공공재개발을 구도심 주거지 뿐 아니라 세운 재정비 촉진지구같은 상업지역에도 적용을 해야 합니다. 문래동 같은 준주거지역을 통합개발하겠다는 구상도 매우 좋다고 보구요. 다만, 이런 곳을 개발을 할 때 ‘마곡지구처럼 상가 공급을 과다하게 하지 않는 도시 행정 (지구단위계획)’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영업자 비율이 남미국가를 제외하곤 가장 높습니다. 이 또한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지요. 거대담론 같지만 자영업자가 너무 많은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이를 위해 고용시장이 유연화되어 40대 이후에도 재취업이 가능하게끔 길이 열려야 하구요, 정책도 청년취업만 챙길게 아니라 고령인구 재 취업에 대한 인센티브도 기업에 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기업에 해외보다 더 많은 세제혜택과 고용과 해고에 대한 자유를 준다면 자영업자가 이렇게 많이 늘진 않겠지요. 우라나라가 자동차 생산라인을 근 40년간 늘리지 않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습니까.
Q. 은퇴후 노후 준비로 상가 투자를 하려는 분들 많을텐데 상가 투자시 유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요?
A. 은퇴 후 상가를 사려거나 창업을 하시려는 시기가 인생에서 가장 큰 위험한 순간입니다. 돈은 많고 공부는 되어 있지 않고 그 돈을 노리는 하이에나 같은 이들은 득실대니까요. 거기다 그 돈을 잃고 나면 재기도 어려 울 시기이지요. 공부를 해야합니다. 대개는 10평 짜리 상가에서 월세 400만원 정도 받는 것을 굉장히 우습게 여겨요.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창업에 관심이 없더라도 내가 자영업 사장님들의 손익이 어떤지는 공부해 두어야지요. 베이커리, 아이스크림 전문점, 커피숖 등이 하나 창업하는데 3억은 넘게 드는게 보통입니다. 그럼 그들의 매출은 얼마나 되고 월세는 평당 얼마나 낼 수 있는지 아는 분들이 거의 없지요. 그런 공부부터 하나씩 해 나가시면 거짓 전문가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나만의 상가투자 기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