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울 400여곳 '이것'에 취약하다…방재시설 설치해봤더니

최가영 기자

going1225@tbs.seoul.kr

2024-07-2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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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 】
    서울은 이번 달 내내 장마였습니다.

    요즘처럼 비가 오래 또 많이 내리는 때에는 산사태 위험성도 커지는데요.

    서울에 산사태 취약지역만 400곳이 넘습니다.

    서울시는 산사태에 대비한 시설을 설치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최가영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기자 】
    옹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산과 맞닿은 서울의 한 주택가.

    오래된 나무가 꺾여 아파트 창문까지 내려오자 올해 초 아파트와 가까운 곳에 보이는 나무들을 베어냈습니다.

    과거 산사태 피해가 있던 동네인데 나무까지 사라지자 토사물이 흘러내려 배수구도 막혔습니다.

    【 인터뷰 】주민 (*음성변조)
    "나무가 여기(건물)까지 넘어와 가지고 집 앞 창문까지 왔었어요. 지금 여기(펜스)까지 다 흙이에요. 저게 위에서부터 이제 다 뿌리로 또 나무가 쓰러져 이쪽으로 넘어온다고. 이번 장마에 다행히도 여기까지 토사가 밀려오지는 않았는데…"

    이 지역은 자치구의 신고를 받아 서울시가 산사태 취약지역 지정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인 곳입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중 취약지역 지정에 필요한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내년 장마가 오기 전까지 대상지에 사방시설을 설치한다는 계획입니다.

    【 인터뷰 】정지윤 / 서울시 산지방재과 사면관리팀장
    "산의 면적이 25.3%에 해당되다 보니까 주거라든가 상업이라든가 교육시설 등이 생활권 시설들과 산이 이렇게 인접해 있습니다. 수시로 현장 점검을 통해서 위험하다고 생각되는 지역은 저희가 산림청에 기초조사 대상지로 추천을 해서 진행을 하고 있고요. 올해 같은 경우도 지금 80여 개소를 발굴을 해서 보내놨고…"

    이렇게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2024년 기준 서울에만 모두 444곳.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면 위험성이 높은 순서대로 산지의 붕괴를 막기 위한 사방댐 등의 시설이 설치됩니다.

    올해는 지난 6월까지 97개 지역에 산사태 방지시설이 마련됐습니다.

    시설의 효과는 어떨까?

    지난달 공사를 마친 시설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늘어난 계곡물의 범람을 막는 댐과 유속을 조절하는 저수조를 통해 물이 원만하게 흘러 나갑니다.

    토사를 막기 위한 돌이 산 아래를 둘러싸고 흙을 고정하는 그물망도 씌여 있습니다.

    산이 머금은 물을 배수할 수 있는 관도 눈에 띕니다.

    매년 여름 산사태로 골머리를 앓던 시민들은 만족스럽단 반응입니다.

    【 인터뷰 】김동락 / 택시회사 전무
    "(여름만 되면) 지하실로 물이 차고, 저 마당까지 차고 그래 가지고 차량까지 침수될 정도였었어요. 저 인도까지 나가서 주민들이 지나다니기에도 불편함이 있었어요. 발 못 뻗고 자고 그랬었는데 지금은 아주 편해졌습니다"

    사방시설 설치만으로 산사태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이상기후로 강우의 특성도 달라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연구원은 서울의 연평균 강수량과 강우 일수가 10년 주기로 늘고 있는데다 특정 지역에만 비가 쏟아지는 '국지성 강우'도 뚜렷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습니다.

    이런 특성에 맞춰 산사태 예보를 발령할 때 쓰는 관측망을 늘려 대비하자는 제안도 나옵니다.

    현재 서울기상관측소를 제외한 강수 관측망은 모두 22개.

    관측망을 더 촘촘하게 세우면 한 지역 안에서도 비가 더 많이 내리는 특정 구역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 ☎ 인터뷰 】김정환 / 서울연구원
    "지금의 한 배 정도는 있어야지 개수가 되거든요. 관측망이 좀 촘촘해지면 지금 기후변화 때문에 생기는 그 극한 호우에 대해서 거기에 맞는 적절한 호우 경보를 내릴 수 있으니까…"

    기후변화로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산사태 가능성을 미리 파악하고 대피를 안내하는 일은 더 중요해졌습니다.

    【 인터뷰 】정지윤 / 서울시 산지방재과 사면관리팀장
    "산사태 주의보나 경보를 받으시면 저희 관에서 대피라든가 어떤 안내 체계가 갑니다. 그러면 빠른 협조해서 안전을 지켰으면 좋겠고요. 또 취약지역 관리에 있어서도 저희 관뿐만 아니라 시민분들께서도 샛길을 이용하지 않고 산림을 보호하는 것에도 동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비가 많이 내릴 때는 산림 주변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입산을 하지 않는 등 시민들의 주의도 필요합니다.

    TBS 최가영입니다.




    취재 최가영

    촬영 윤재우 고광현

    편집 김희애

    CG그래픽 박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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