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연세로 대중교통전용지구, 10년 만에 해제될까?

이주예 기자

annjuyelee@tbs.seoul.kr

2024-08-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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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서울에서 유일하게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지정된 곳이 바로 신촌역부터 서울 연세대로 이어지는 연세로입니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전용지구 지정이 해제됐다가 현재는 다시 차량 통행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최근 열린 공청회에서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는데 서울시가 해제 여부를 두고 고심하고 있습니다.

    이주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500m 남짓한 왕복 2차선 서울 신촌 연세로.

    버스와 자전거, 사람만이 다닐 수 있는 보행자 중심 공간입니다.

    도로를 줄이고 인도를 넓혀 많은 사람이 오가게 만들었지만 주변 상권의 분위기는 사뭇 어둡습니다.

    【 스탠딩 】이주예
    연세로 양쪽으로 상가가 밀집해 있는데요. 현재 대형 브랜드부터 작은 가게들까지 문을 닫은 곳들이 곳곳에 보입니다.

    서울시가 지난 2014년 대중교통 전용지구로 지정해 연세로에는 버스 외에 승용차나 택시 등은 다닐 수 없습니다.

    이후 상권 침체와 우회 통행 등 민원이 제기되면서 지난해 1월 한시적으로 모든 차량 이동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렇지만 상권 활성화와 지구 해제와의 관계 검증이 필요하다며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다시 제한하면서 상인들의 민원이 잇달았습니다.

    상인들은 방문객이 줄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문선경 / 서울 서대문구
    "이 번듯한 가게들이 지금 다 비어 있어요. 그 전용지구서부터 그게 영향이 없다고 얘기할 수 없어요."

    【 인터뷰 】김봉수 / 연세로 상인 연합 대표
    "(상인분들이) 계속 말씀하셨던 것 중의 하나가 '장사가 안된다.' 그다음에 '어쨌거나 차량을 이용해서 왔던 30~40대 소비자들이 다 없어져 버렸다.' 그런 얘기 많이 하시고…."

    우회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인근 주민들도 교통 불편을 제기했습니다.

    【 ☎ 인터뷰 】홍창기 /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자체가 진입이 안 되니까 외곽으로 삥삥 돌게 되고 그 안에 사는 사람은 어차피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골목골목 리을 자, 디귿 자로 이렇게 돌게 되어서 불편하고…."

    우회 차량이 늘면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커졌습니다.

    【 ☎ 인터뷰 】배선자 / 서울 서대문구
    "오후에 아이들이 이제 나오고 할 때는 항상 이게 그늘막이 있지만 위험하죠. 골목길은 함부로 이렇게 마음 푹 놓고 건널 수도 있고 부딪힐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 계속되자 서울시가 최근 연세로 운영 방향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습니다.

    【 현장음 】윤종장 / 서울시 교통실장(8월 6일)
    "임시 운영 정지 후 재개 과정을 거치며 면밀한 검토 과정을 거쳐왔고… 서울시, 서대문구, 시민, 업계, 학계가 함께 고민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정책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가 제시되기를 기대합니다."

    서울시가 연세로 가맹점 7백여 곳의 지난해와 올해 2~4월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해제 기간이 6.3% 더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제 시 연세로에 심각한 교통 체증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조사 결과도 나왔습니다.

    【 현장음 】정영제 /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현황 보시게 되면 (버스 통행속도가) 한 9km 파워 정도 되는 것들이 지구를 해제하게 되면 5.8까지 떨어졌지만, 그 이후에 신호 운영 개선을 통해서 7.8 그리고 버스베이까지 개선하게 되면 한 8.2까지 그래서 현황과 어느 정도 근접한 수준까지 회복시킬 수…."

    서대문구청은 전용지구를 해제했을 때 지역 상권이 활성화됐다며 해제를 거듭 요청했습니다.

    【 현장음 】이성헌 / 서대문구청장
    "매출 신장률 부분에 있어서 1~9월 사이 유입 인구가 300만 명이나 더 늘어났습니다. 신촌 지역의 매출 신장률이 23%를 기록했습니다. 그 당시에 서울 평균은 8%였습니다."

    하지만 보행권 활성화를 위해 해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 인터뷰 】이민호 / 기후환경연합 기후동행팀장
    "파리의 '15분 도시' 같은, 그러니까 보행권을 활성화해서 이동 거리를 짧게 하고 그로 인해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이러한 연계들을 많이 하고 있는데 대중교통 전용지구는 사실은 굉장히 강력한 교통 정책 중의 하나인 거고….

    또한 공청회에서 연세로를 이용하는 인근 주민의 의견이 제외됐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 ☎ 인터뷰 】문성호 / 서울시의원
    "연세로에서 '차량이 통행한다'라는 조건으로 봤을 때 그게 이제 학생들하고 상인들에게만 너무 집중되어 있다는 거예요. (전용지구 지정 후에는) 저희가 골목골목으로 가야 돼요. 만약 간다면요. 그러니까 안 가죠. 연희나들목(IC) 혹은 동교동 삼거리로 밀릴 수밖에 없는 그런 현상인데 왜 정작 주민들의 의견을 안 물어보느냐 (하는 거죠.)"

    서울시는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수렴해 연세로 운영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교통 여건을 반영하고 교통 수요를 관리해 상권 침체를 해소할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전용지구를 해제하더라도 경기를 살리기 위해 근본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이수범 /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신촌 지역이 굉장히 주차 공간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객단가가 높은 큰 손님들이 주로 차를 몰고 오잖아요. 그런데 그분들이 차 댈 데가 없으니까 잘 안 오게 되는 거죠. 전체적으로 보면 오히려 상권이 좀 내려가는 그런 현상을 보이고… 이제 어떻게 하면 서대문구하고 서울시에서 주차 공간을 활성화할 것인가(를 신경 써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세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해제 여부를 두고 찬반 양측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결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TBS 이주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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