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로 서울 더 뜨거워질까? "녹지축 계획 우선돼야"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4-08-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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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건물과 도로가 밀집해 있는 도시는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덥습니다.

    최근 서울시가 그린벨트를 해제하고 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하면서 서울이 더 더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도에 조주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시는 주택 공급을 위해 개발제한구역, 그린벨트를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 현장음 】오세훈 / 서울시장 (2024.08.09)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은 피치 못할 선택이 되었습니다. 서울시는 이미 훼손돼서 기능을 상실한 구역에 한정해서 해제할 것입니다."

    서울에는 서초구와 강서구, 노원구 등 외곽에 약 149㎢ 규모의 그린벨트가 있습니다.

    해제 지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북부 지역은 대부분 산이기 때문에 강남권 그린벨트가 해제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지난 2012년 이후 12년 만에 이뤄지는 서울시의 그린벨트 해제 조치가 불러올 영향에 대해 많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도시열섬 현상 가속화, 폭염에 대한 우려입니다.

    기후변화로 폭염은 더 심해지고 있는데, 그린벨트 해제로 녹지가 사라지면,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가 많은 도심은 훨씬 더 더워진다는 겁니다.

    【 인터뷰 】윤여창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산림과학)
    "녹지가 줄고 거기에 건축물이 들어오면 토양 속에는 수분이 별로 스며들지 못해서, 햇볕이 내리쬘 때 땅이 빨리 더워져서 뜨거운 지표면이 되죠. 또 하나는 나무와 풀의 숨구멍을 통해서 발산되는 수분이 대기 중의 기온을 낮추는, 시원해질 기회가 없어지죠."

    서울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보면, 그린벨트가 있는 서울 외곽 녹지보다 중심 상업지역의 온도가 평균 3.46도 높습니다.

    또 폭염에 '덜' 취약한 지역이 서울 외곽 지역과 한강 수계를 따라 분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도시 숲, 정원 등을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어디에 어떻게 만들어야 효율적인 '바람길'이 되고, 열을 분산시키는 녹색지대가 될지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이동근 / 서울대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 교수
    "택지 개발을 하다 보면 주택 공급이 우선되다 보니 건물을 짓고, 자투리땅에 녹지를 만들어서 그렇게 효과가 없을 수도 있어요. 주변의 산림이나 하천과 연계해서 녹지 축, 녹지를 먼저 만들어 놓고, 기후변화에 적응 가능한 도시에 어떤 패러디임을 넣고 난 다음에 건물이, 그리고 도로가 입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집을 공급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해도, 결국 사람들이 '시원하게', '잘' 살 수 있는 집을 공급하기 위해서 자연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TBS 조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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