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연설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대외관계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특정해 거론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행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고 운을 떼며 인도와 중국 사례를 거론한 뒤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해봐라.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한국의 관세가 미국의 4배라는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자신들의 무역파트너 중 무역적자액 `톱 10` 안에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약 81조 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어 절대 다수 품목에서 서로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는,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편 겁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는 한국의 부가가치세를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도 있지만, 한국과의 무역 관계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음을 거론한 것도 심상치 않은 대목입니다.
향후 한미간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은 관세 등 경제 이슈와 함께 주한미군 감축 여부와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등을 제기할 가능성도 거론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