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청노동자라 더 서럽다]① 원청이 도급액 확 줄이니…하청노동자들 실직 위기

문숙희 기자

moon@tbs.seoul.kr

2020-10-15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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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코로나19로 면세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올해 만 명 넘게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자세히 분석했더니, 원청 직원 한 명이 실직할 때 하청 노동자는 28명이 실직했습니다.

    하청업체가 처한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노동자들은 더 서럽습니다.

    문숙희 기자가 실상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공항에서 입국이 불허된 사람들을 임시로 대기시키는 송환대기실입니다.

    이곳에서 일하던 사람들 절반이 코로나19 여파로 무급휴직에 들어갔습니다.

    이들은 항공사 운영위원회 하청업체인 인력파견업체에 소속돼 있습니다.

    원청업체인 항공사 운영위가 하청업체에 비용을 지급해야 하청업체도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할 수 있는데, 원청은 경영이 어렵다며 도급액을 기존보다 확 줄였습니다.

    【 인터뷰 】 김혜진 / 송환대기실 노동자
    "회사에서는 직원들을 줄여서 도급액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고 그러니 인력 감축으로 이어지는 게 저희 직원들 생계와 직결돼서 무급휴직 들어가거나 권고사직을 할 수밖에 없고."

    송환대기실을 관리하는 구조도 기형적입니다.

    【 인터뷰 】 박영순 의원 /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더불어민주당)
    "법적 소관은 법무부이고 실제 장소가 있는 곳은 인천공항인데 국토부 산하기관이고 또 운영은 항공사 연합체인 항공사운영위원회에서 운영을 하는데 이를 인력 재위탁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고."

    송환대기실 무급휴직자들은 정부가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소속된 업체가 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한 매출 감소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업체는 인천공항 송환대기실 말고 은행, 병원 등 다른 사업장에도 인력을 파견하는데, 항공 관련 사업장인 송환대기실은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반면, 다른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별다른 타격이 없어 전체 회사 매출에 큰 영향은 없었던 겁니다.

    【 인터뷰 】 박수민 / 송환대기실 무급휴직 노동자
    "송환대기실 하나만 보면 지원 대상자가 맞긴 맞는데 회사 차원으로 보면 보안업체나 아파트 경비 등 여러 곳으로 파견을 하다보니까. 저희는 회사 소속이지만 아무 소속도 아닌 붕 떠 있는 소속이더라고요."

    정부도 이들이 사각지대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인터뷰 】고용노동부 관계자
    "현행은 사업주 단위로 전체적으로 판단하게 돼 있어요. 파견업이나 인력공급업은 사업장마다의 상황에 따라 (수익) 변동 폭이 심하기 때문에 지원 요건에 안 맞을 수 있는 것이죠. 사각지대라고 하죠."

    원청의 책임을 강화하는 법제도 정비와 함께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까지 지원하기 위한 기준 개선이 시급합니다.

    TBS 문숙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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