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철회 줄 잇던 서울시 신통기획 재건축…최근 달라진 분위기, 왜?

이강훈 기자

ygh83@tbs.seoul.kr

2023-03-0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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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재건축·재개발 계획 수립에 드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가 직접 공공성과 사업성을 모두 고려한 정비계획안을 제시하는 방식을 '신속통합기획', 줄여서 '신통기획'이라고 합니다.

    상당수 재건축 추진 단지가 이 신통기획에 참여했다 철회를 선언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건이 좀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는데 또 최근에는 변화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어떤 상황인지, 이강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사람 나이로 마흔 살이 된 송파구 오금현대 아파트.

    한때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1호 단지로 추진됐었는데, 지난해 신통기획 참여를 철회하고 자체 재건축으로 돌아섰습니다.

    서울시의 정비계획안을 확인한 조합원들이 예상보다 많은 임대주택비율에 반발한 게 핵심 원인.

    이같이 신통기획에 참여하겠다고 했다가 이탈하는 일은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도 잇따랐습니다.

    서울 서초구 신반포4차 아파트 
    <사진=TBS>  

    【 스탠딩 】
    이 서초구 신반포4차 단지는 지난해 신통기획 참여를 신청했지만 당초 기대한 이익을 거두기 어려울 거란 조합원 목소리에 힘이 실리면서 4개월 만에 신청을 철회했습니다.

    최근에는 송파한양2차도 철회를 요청했는데, 서울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갈등을 빚다 극적으로 협의가 재개됐습니다.

    【 인터뷰 】 김용식 / 서울 송파한양2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장 직무대행
    "서울시는 이 신통기획 안에서 좀 해보자, 도와주겠다는 것이거든요. 그러면 우리 조합도 나름대로 정비계획안을 만들 테니 우리 것을 좀 수용해달라, 일방적으로 그림 그리지 말고. 어차피 신통기획 2기는 자문 방식으로 한다니 우리 단지도 그런 형식으로 해주고…."

    이 밖에 서초구 신반포2차, 강동구 고덕현대 등에서도 신통기획 철회를 검토한 이력이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처럼 적지 않은 재건축 추진 단지가 신통기획에서 이탈하거나 이를 저울질 한 건 서울시가 '신속'한 재건축 진행의 조건으로 제시하는 임대주택 등 공공기여분이 조합원들의 눈엔 과도한 요구로 보였기 때문입니다.

    많게는 20% 수준의 임대주택 배정 비율이 조건으로 제시되자, 단지들은 사업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겁니다.

    이렇게 신통기획을 놓고 여러 곳에서 잡음이 나오는 걸 의식한 듯 최근 서울시는 개선방안을 내놓으며 재건축 단지들과 접점 찾기에 나섰습니다.

    우선 이미 주민제안정비안이나 지구단위계획이 세워진 단지는 서울시가 기획설계를 하지 않고, 자문만 해주는 방식을 추가했습니다.

    【 인터뷰 】 서울시 주택정책실 관계자
    "신통기획사업을 하다 보면 저희가 용역을 발주해야 하고 시간도 소요되기 때문에 주민제안안이 있으면 그것을 바로 자문하는 방식으로 하면 더 진행 기간이 단축되겠다는 취지에서…."


    재건축을 추진 중인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 
    <사진=TBS>  

    현장의 반응은 긍정적인 편.

    특히 최근 50~60층 초고층 설계 경쟁에 뛰어든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의 기대감이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정희선 / 서울 여의도 대교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부위원장
    "저희는 이 자문방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요. 왜냐면 그동안 서울시가 안을 만들어서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안 자체를 주민이 만드는 거잖아요. 기존 신통기획 방식이 가장 문제가 됐던 건 주민과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시간과 기회가 없이 (정비계획안이) 결정돼서 내려오니 (신통기획을) 철회하는 단지도 많았던 거잖아요."

    서울시는 또, 공공기여분에 대한 반발이 큰 단지의 경우 임대주택 비율을 낮추고 다른 공공시설 기부채납을 늘리는 등의 수정안도 제시하며 협의점을 찾는 모습입니다.

    강남구 신통기획 재건축 1호인 대치미도아파트의 경우 시는 당초 전체 세대의 16.6%를 임대주택으로 배정하겠다는 안을 내놨지만, 현재 이를 더 줄이고 대신 공공기반시설 기부채납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현재 서울시의 신통기획 재건축 트랙에 오른 단지는 약 20곳으로, 목동과 노원 상계 등 곳곳에서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TBS 이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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