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랑] 세계 최초! 그래핀 대량 생산 가능해졌다

백창은 기자

bce@tbs.seoul.kr

2023-01-11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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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의 신소재 '그래핀'

    홍병희> 안녕하십니까. 저는 홍병희라고 하고요. 서울대학교 화학부의 교수이자 그래핀스퀘어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습니다.

    백창은> 감사합니다. 그래핀스퀘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 신소재, 그래핀. 꿈의 물질이라고 불리잖아요. 이 그래핀을 양산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셨다고 들었는데 먼저 그래핀이 뭔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홍병희> 그래핀은 여러분이 잘 아시는 흑연의 한 층에 해당하는 물질입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연필로 글씨를 쓸 때 부드럽게 써지는 이유가 흑연이 한 층, 한 층 벗겨지면서 써지기 때문인데요. 사실 그래핀 한 층을 만드는 것은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2004년 정도에 러시아 출신 영국 과학자들이 스카치테이프로 그래핀을 처음 분리해서 세상에 나오게 되었죠. 그래핀은 한 마디로 탄소로만 된 물질인데 육각형 벌집 모양을 이루는 탄소가 원자 한 층으로 존재하면서 굉장히 특별한 특성을 가지는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런 물질입니다.

    백창은> 그럼, 그래핀의 가장 큰 장점은 뭔가요?

    홍병희> 일단 그래핀에서 움직이는 전자가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기 때문에 전도도가 굉장히 좋고요. 또 육각형 벌집 모양이 굉장히 튼튼해서 기계적으로도 강하고. 그러면서도 원자 한 층이기 때문에 투명하면서도 유연하고. 전기를 통하면 열도 잘 나고. 사람들이 그동안 상상하고 있던 모든 특성이 그래핀에서 구현이 되기 때문에 꿈의 물질이라고 불렸던 것입니다.

    백창은> 그런데 그래핀을 처음에 스카치테이프를 이용해서 발견하셨다고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럼 저희도 이렇게 스카치테이프로 흑연을 뗐다 붙였다 수백 번을 반복하면 그래핀을 분리해 낼 수 있는 건가요?

    홍병희> 네. 맞습니다. 물론 거의 20분 정도 뗐다 붙였다 한 다음에 웨이퍼에 문질러서 찾는데도 한 시간 걸립니다. 그렇게 해서 겨우 한 조각 찾으니까. 그래핀이라는 물질로 실험할 때는 문제가 없는데 실용적으로 쓴다고 하면 여러 가지 문제가 있겠죠.

    백창은> 그 여러 가지 문제 중 하나가 흑연에서 분리해낸 그래핀이 크기가 아주 작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이게 실용화가 되려면 크기를 키울 수 있어야 하는데 크기를 키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홍병희> 네. 맞습니다. 저희 연구실에서 처음으로 한 것이 뭐냐 하면 흑연에서 쪼개서 만드는 것을 톱다운 방법이라고 하는데 계속 작게 만드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얇은 원자 한 층을 얻을 수 있지만 크기 또한 작아지니까 실용성이 떨어지는데. 저희는 얇은 원자 한 층의 두께를 유지하면서 촉매를 이용해서 넓게 키우는 방법을 개발한 것입니다. 화학증기증착법이라고 하는데 지금 반도체 산업에서 흔하게 쓰이는 기술이고요. 메탄가스를 원료로 하고 구리 기판을 촉매로 해서 1,000도 정도에서 합성하게 되는데 이렇게 하면 수십㎝ 크기로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실용화가 가능한 그래핀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2009년 화학 분야 논문 인용수 전 세계 1위

    백창은> 처음에 딱 개발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홍병희>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저희가 합성해서 전도를 재보니까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무언가가 있어서 전기가 흐르더라고요. 눈에 보이지도 않고 뭐가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원자 한 층이니까 당연히 눈에는 안 보이죠. 전기가 흐르는 걸 보고 뭔가 합성이 됐구나. 그리고 실제로 저희가 분석을 해보니까 정말 예전엔 보이지 않던 그래핀을 눈에 보이는 A4 사이즈로 처음 키웠을 때 이게 화학적으로 가능하구나. 인류의 기술이 많이 진보하긴 했지만 원자 한 층을 다루는 기술은 많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런 물질이 존재하는 것도 신기했고 또 그런 것을 이렇게 크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가 저희에게 왔다는 게 굉장히 기뻤습니다.

    백창은> 보니까 논문도 인용이 엄청 많이 되셨더라고요.

    홍병희> 맞습니다. 저희가 2009년에 낸 논문이 그 이후에 화학 분야에서 전체 1등입니다. 전 세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당연히 1등이고요. 그만큼 세계에 많은 사람이 저희 논문을 보고 연구를 따라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1만 번 이상 인용됐으니까 그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고요. 그런데 학문적으로는 중요한 업적이긴 하지만 거기서 멈춘다면 또 의미가 없을 것이고. 지금 이렇게 회사를 통해서 실용화돼서 실제 모든 사람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백창은> 약간 야심이 보이셨어요. 지금.

    홍병희> 네. 그렇습니다.

    백창은> 아까 말씀해 주신 교수님의 기술로 그래핀을 만드는 데 크기의 제약이 없어졌잖아요. 그래서 오늘 저희한테 식빵도 구워주시고, 저희 날씨도 추운데 좀 따뜻하게 해주실 거라고 들었어요. 그거 한번 보여주실 수 있을까요?

    홍병희> 네. 보여드리겠습니다.

    ▶ '투명한' 토스터

    백창은> 먼저 이게 토스터인 거죠?

    홍병희> 일단 토스터는 기능 중 일부이고 여러 가지 요리도 할 수 있고 고기도 구울 수 있는데 오늘은 토스터 기능만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백창은> 이거 어떻게 구우면 되는 건가요?

    홍병희> 일단은 보통 토스터는 빵이 구워질 때 보이지 않으니까 빵이 익는지 타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 그래핀이 투명하기 때문에 열이 나면서도 빵의 굽기를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요. 또 뒤집을 필요 없이 양쪽을 한꺼번에 구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보시는 바와 같이 활짝 핀 다음에 빵을 이렇게 놓고요.

    백창은> 그러면 지금 여기에 다 그래핀이 씌워져 있는 건가요?

    홍병희> 유리가 2장이 들어가 있는데 그 사이에 껴 있어서 저희가 그래핀을 직접 만지는 건 아니고 유리를 통해서 열이 전달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얘를 덮은 다음에 (전원을) 켜면 2분에서 2분 30초 정도면 빵이 구워지게 됩니다. 일단 장점을 말씀드리면 보통 토스터에서는 빵이 마르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래서 시중 토스터 중에는 물을 보충해주는 고급 토스터가 있는데 이건 그럴 필요가 없이 빵 안에서 나오는 습기를 계속 머금고 있어서 속은 촉촉하고 겉만 바삭하게 익습니다. 그래핀에서 나오는 특유의 파장이 얼음하고 수분을 특히 잘 데우거든요. 곧 올 설날에 전을 굽고 싶으면 뒤집지 않아도 한꺼번에 되고요. 그래서 상상에 따라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데 이전에는 투명하면서 열을 내는 것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 300~400도까지 올라간 건 없었거든요. 그러니까 나중에는 인덕션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아무데나 펼치기만 하면 조리를 할 수 있는 거죠.

    백창은> 휴대성도 너무 좋을 것 같아요.

    홍병희> 네. 맞습니다. 그래서 캠핑용까지 생각하고 있고. 이게 소비 전력이 한 600와트 정도로 보통 주방에 쓰는 전열기구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러니까 휴대용도 가능할 것이고.

    백창은> 교수님 쇼 호스트 같이 말씀을 진짜 잘하시네요.

    홍병희> 여러 번 하다 보니까. 냄새가 좀 스물스물 나고 있죠. 빵 색깔이 변하는 걸 볼 수 있고 이렇게 눈으로 보면서. 그러니까 요리는 먹는 것이 아니다. 보는 것이다. 저희가 주장을 하고 있고.

    백창은> 어디서 많이 들었던 광고 문구 같은데.

    홍병희> 보시면 빵이 수분을 머금고 있고. 겉은 바삭하고요. 양쪽이 한꺼번에 구워지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수분이 잘 남아 있습니다.

    백창은> 겉바속촉이네요.

    홍병희> 굉장히 뜨겁고요. 이렇게 펼쳐놓으면 여기에 커피도 같이 놓고. 식지 않게. 요리할 때는 250도, 음식을 데울 때는 80도 정도로 해서 식탁에서 같이 온 가족이 먹을 수도 있고.

    백창은> 이게 여기서 그럼 온도 조절도 되고 시간 조절도 되는 거예요?

    홍병희> 네. 나중에는 휴대폰과 연동을 해서 휴대폰에 저장된 레시피로 그대로 요리를 해주고 그런 것까지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백창은> 저 이거 먹어봐도 되나요?

    홍병희> 그럼요. 드셔도 됩니다.

    백창은> 진짜 촉촉하다. 맛있어요.

    홍병희> 맛있다고 하더라고요. 저희가 올 초에 CES에서 거의 한 빵 1,000개를 구워줬습니다. 사람들이 제품 언제 나오냐고.

    백창은> 거의 제빵사님이시네요. 그런데 진짜 맛있어요.

    홍병희> 다음 달에 글로벌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서 글로벌 출시 계획이 있습니다.

    백창은> 아, 정말요?

    홍병희> 사실 수 있습니다.

    ▶불멍할 수 있는 라디에이터가 있다?

    백창은> 그리고 여기 옆에 있는 게 라디에이터죠. 여기서 뜨거운 열기가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홍병희> 아까부터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여기서 계속 적외선이 나오고 있고요. 그래서 앞도 따뜻하고 뒤쪽도 따뜻하고. 다른 라디에이터는 굉장히 밝은색이 나오잖아요. 붉은색. 가시광선인데. 가시광선부터 근적외선, 중적외선, 원적외선이 나오는데 가시광선하고 근적외선은 실제 온도를 높이는 데 많이 기여하지 않고 낭비되는 에너지입니다. 그런데 그래핀에서는 중적외선과 원적외선이 많이 나오는데 얘는 굉장히 난방에 효과적이고요. 그렇기 때문에 에너지를 10%에서 최대 30%까지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에너지 효율도 높고. 그래핀이 들어가 있는 투명한 장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여기에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결합했고. 이 위에 있는 디스플레이에서 반사된 영상이 불꽃처럼 보이지만 불꽃이 실제 불꽃이 아니고 홀로그램 불꽃입니다. 불이 날 염려가 전혀 없고요. 불멍도 할 수 있고 불꽃 모양도 많이 바꿀 수 있고. 이렇게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을 저희가 CES에 출품했는데 최고 혁신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백창은> 너무 축하드려요. 요즘 기후 위기, 탄소 중립 이런 이야기가 많은데 라디에이터 개발이 가지는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

    홍병희> 그래핀을 만드는 원료가 메탄가스입니다. 메탄가스는 잘 아시다시피 이산화탄소와 더불어 온실가스로 굉장히 안 좋거든요. 메탄가스를 합성해서 그래핀을 만들고. 또 부산물로 수소가 나옵니다. 그러니까 청정에너지, 저탄소. 이 트렌드에 잘 맞는 소재라고 볼 수 있고요. 에너지 효율 좋고 탄소 저감에도 좋고 수소도 만들 수 있고. 이런 측면에서 향후에 ESG나 환경에 많이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킨슨병도 그래핀으로 잡는다!

    백창은> 그래핀이 또 그런 환경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바이오 의료 쪽에도 쓰일 수 있다고 들었어요.

    홍병희> 맞습니다. 그래핀을 굉장히 작게 만들어서 1나노미터 크기. 1나노미터가 머리카락의 10만 분의 1 크기니까 굉장히 작은 크기죠. 그렇게 만들면 독성이 없어져서 우리가 바이오 용도로 쓸 수 있는데. 저희가 2014년부터 존스홉킨스대학교와 연구를 했어요. 그래핀 중에 가장 작은 물질을 그래핀 양자점이라고 하는데 그 그래핀 양자점이 파킨슨병을 일으키는 원인 단백질이 뭉치는 것을 막아주고. 또 이것을 풀어서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저희가 동물 실험에서 밝혔고요. 그것도 유명 저널에 나오고 많은 사람이 같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에 기반해서 저희가 새로운 바이오그래핀이라는 회사를 만들었고 거기서 차근차근 동물 실험, 전임상, 임상 이런 것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백창은> 그러면 앞으로 그거 말고도 그래핀의 상용화를 위해서 하실 어떤 계획이 있으세요?

    홍병희> 지금 열을 내는 것은 가깝게는 조리 가전, 난방 가전이 있지만 반도체 공정 중에도 열을 굉장히 균일하게 내야 하는 공정이 있고요. 또 전기자동차에도 이 기술이 필요합니다. 전기자동차는 엔진이 뜨겁지 않기 때문에 요즘처럼 눈이 많이 오고 추울 때 눈이 내리면 그 눈을 녹인다든가 습기를 없앨 때 전기 에너지를 써야 하거든요. 그때 그래핀을 이용하면 상당히 효과적으로 제습이나 제상을 할 수 있고요. 그러면 또 배터리를 많이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전기자동차의 표준 부품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고요. 적어도 20개 회사 이상에 그래핀이 적용되는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리콘밸리처럼, 그래핀밸리가 오는 그 날까지

    백창은> 그러면 이걸 연결해서 10년 뒤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 한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홍병희> 10년 뒤에는 물론 이 기술이 한국에서 태동했지만 글로벌 시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세계로 통하는 곳은 미국이고, 미국 시장에서 가장 첨단 기업들. 그러니까 결국 기술의 주류를 바꾸고 큰 발전을 이뤄왔던 혁신은 미국에서 실현됐거든요. 시작은 한국에서 할 수 있지만. 그래서 미국 시장에 진출해 있을 것 같고. 그리고 제자들과 그래핀스퀘어에서 키워낸 인물들이 20개 회사의 대표가 돼서 그래핀이라는 기술을 세계화하고 널리 퍼뜨리는 시기가 아닐까. 10년 후면 아직 결실을 완전히 맺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백창은> 그럼 마지막으로 나에게 그래핀이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홍병희> 저한테는 선물이고요. 만약에 창조주가 있다면 주기율표의 많은 원소를 만드신 거잖아요. 그런데 그 가운데 4주기 원소가 저마늄, 규소 다 반도체 소재입니다. 그 위에 탄소가 있고요. 탄소 위에는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주기율표에서 인류가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탄소라고 생각하는데 탄소 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특성을 가진 게 그래핀이고요. 그런데 그래핀이 수십 년간 감춰져 있다가 2004년에 지구상에 나왔고 그것을 저희가 우연히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됐고. 저는 이게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라고 생각하고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래핀은 저의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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