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_이드] 애그플레이션...한국이 특히 위험한 이유

이은성 기자

lstar00@tbs.seoul.kr

2023-09-08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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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먹을거리’ 덮친 이상기후…‘애그플레이션’ 현실화?

    올해(2023년) 여름, 전 세계는 지구 가열(지구온난화)과 ‘엘니뇨’로 역대급 폭염과 폭우, 가뭄 등 기상이변에 신음했습니다.

    그리고 기후위기는 이제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쌀 가격 지수는 129.7포인트로, 한 달 사이 2.8% 상승하며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와 태국이 공급량을 줄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남재철 교수/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폭염, 가뭄, 홍수, 그리고 산불 등 기상이변들이 굉장히 강력하고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그렇게 되기 때문에 그런 주요 생산국들이 (곡물) 생산량이 대폭적으로 감소하는 일이 자주 일어나게 되거든요. 이런 현상은 결국은 국제 곡물 가격이 폭등하는 원인이 됩니다."

    여기에 설상가상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 선언 등 불안한 국제 정세까지 겹치며 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물가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 심상치 않은 밥상 물가…설상가상 ‘강한 엘니뇨’까지?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연이은 폭염과 폭우에 양배추 1포기는 5,182원으로 1달 전보다 40.2% 올랐고, 파프리카는 58.1%나 올랐습니다.

    추석 대표 과일인 사과(홍로) 10㎏ 상자의 중간 도매가는 10만 원을 넘겼고, 복숭아 4㎏은 4만 800원으로 1년 전보다 98.5% 급등했습니다.

    【인터뷰】 성문자(70) / 응암동
    "다 올랐어요, 안 오른 게 없어요. 지금은 10만 원도 모자랄 때도 있어요. 힘들어요..."

    【인터뷰】 김성수(35) / 서대문구
    "예전에는 그래도 살 거 사도 10만 원을 안 넘겼는데 요새는 몇 개 안 담아도 그냥 10만 원이 넘는 거 같아요."

    실제로 지난달(2023년 8월) 농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5.4% 오르며 전체 물가를 0.26%포인트 끌어 올렸습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3.4%로 3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섰고,

    이 중 식료품 물가지수는 120.33으로 2020년 1월과 비교해 20%나 상승하며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12%)을 웃돌았습니다.

    【인터뷰】 이동재 과장/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
    "우리나라는 (식료품 가격이) 5~6% 작년에 상승했고요. 최근 같은 경우에는 폭염이나 태풍, 집중호우가 좀 지속되면서 여러 품목 중에서도 과일이나 채소류 같은 농산물이, 가격이 좀 빠르게 상승한 측면이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예상보다 물가 상승폭이 크다며 9월 물가 상승률도 8월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올 하반기에 찾아올 ‘강한 엘니뇨’.

    한국은행 분석 결과 해수면 온도가 1도 올라가면 1~2년 뒤 식량 가격도 5~7%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터뷰】 이동재 과장/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
    "올해 같은 경우에는 강한 엘니뇨가 좀 높은 확률로 발생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 경우에는 과거 패턴을 분석해보면 국제 식량 가격이 크게 오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세계 식량 안보 ‘변곡점’…커지는 식량 위기 ‘경고음’

    국제 식량 가격도 변수입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인도의 쌀 수출 제한과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중단 선언으로 인해 세계 식량 안보가 '변곡점'에 있다는 경고를 보냈습니다.

    2021년 기준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사료용 포함)은 20.9%.

    콩 자급률은 6%, 밀과 옥수수 자급률은 1% 이하로 명맥만 유지하는 실정입니다.

    식품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국제 식량 가격 변동에 취약한 구조입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 각국 식량 안보 지수에서 한국은 113개국 중 39위(22년)로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었습니다.

    【인터뷰】 남재철 교수/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선진국들의 평균 곡물 자급률이요, 102%예요. 결국은 우리가 식량 위기를 선진국 중에서는 가장 먼저 겪을 수 있는 그런 나라입니다."

    특히 수입의 절반가량을 식비로 지출하는 저소득층에게는 생존 문제로 직결됩니다.

    【인터뷰】 남재철 교수/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한 6%, 300만 명 정도는 수입의 대부분을 음식물을 사는 데 씁니다. 엥겔지수가 높은 분들 이런 300만 명들은 곡물 가겨이나 식량 가격이 2~3배 오르면요. 한 두 끼씩 굶게 됩니다. 그럼, 그 300만 명이 굶으면 가만히 있겠습니까? 사회 혼란이 되는거죠. 폭동이 일어날 수 있고, 이게 우리가 겪을 수 있는 미래의 식량 위기입니다."

    이상기후가 일상이 된 지금,
    식량 위기가 심각한 사회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취재·구성 이은성
    영상 취재 류지현 고광현 손승익 전인제
    영상 편집 김은진
    뉴스 그래픽 김지현
    CG 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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