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수도권 곳곳 '교량 명칭' 두고 이웃 지역 간 신경전 '팽팽' [여긴 왜!]

이강훈 기자

ygh83@tbs.seoul.kr

2023-02-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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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새로 들어서는 지하철역 등 주요 시설의 이름을 두고 이웃한 지역끼리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 종종 보셨을 텐데요.

    현재 수도권에서 건설 중인 두 개 대형 교량의 명칭을 두고, 지자체와 주민들이 설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이강훈 기자의 '여긴 왜'에서 들여다봤습니다.


    서울 강동구 고덕동~경기 구리시 토평동 간 교량 
    <사진=TBS>  

    【 기자 】

    서울 강동구 고덕동과 경기도 구리시 토평동 사이에 건설 중인 대규모 교량.

    한강의 33번째 다리가 될 세종포천고속도로 한강횡단교량입니다.

    올해 말 완공 예정인데, 다리에 붙을 공식 이름을 두고, 강동구는 '고덕대교', 구리시는 '구리대교'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습니다.

    강동구는 교량의 시점이 한강 남쪽인 고덕동에 있고, '고덕대교'란 가칭이 수년 전부터 사용돼온 점을 강조합니다.

    【 인터뷰 】 김희덕 / 강동구청 자치행정과장
    "사업 시행 초기부터 공사 시행 업체인 한국도로공사가 '고덕대교' 명칭을 사용해왔으며, 각종 언론에서도 고덕대교로 통용되고 있습니다."

    강동구는 구리시가 주장하는 '구리대교'의 경우 이미 인근에 있는 '구리암사대교'와 혼란을 줄 수 있어 적절치 않다는 입장.

    반면, 구리시는 전체 교량의 대부분이 구리시 행정구역에 속해, 당연히 '구리대교'가 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 인터뷰 】 여호현 / 구리시청 균형개발과장
    "행정구역으로 보면 교량의 87%, 90% 가까이가 구리시 행정구역에 속해 있습니다. 당연히 그에 따라 명칭이 '구리대교'가 돼야 하는 가장 큰 근거이고요."

    구리시는 인근에 '강동대교'가 이미 있어, 이번엔 '구리대교' 차례란 논리도 덧붙입니다.

    두 지역 주민들은 거리에 현수막을 내걸고, 수만 명 서명운동을 펼치는 등 뜨거운 홍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허현수 / 구리발전추진시민연대 대표
    "구리시를 좀 배려하는 차원에서, 또 구리대교가 만들어지면서 구리시가 겪는 불편함이 많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모두 고려해 당연히 구리대교로 해야 합니다."


    제3연륙교 조감도 
    <사진=인천경제자유구역청>  

    다리 이름 논쟁은 수도권 서쪽에서도 한창입니다.

    오는 2025년 인천 중구 영종도와 서구 청라국제도시를 연결할 길이 4.7㎞의 '제3연륙교'.

    청라주민들은 국제도시의 상징성을 반영해 '청라대교'로 할 것을 요구합니다.

    【 인터뷰 】 소민서 / 청라시민연합 기획국장
    "청라국제도시는 국제도시라는 공식 명칭을 부여받은 도시로서 인천을 대표하는 대도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성공적인 브랜드가 된 청라의 이미지는 관광객 유치는 물론 세계적인 도시 이미지와도 부합하기 때문에 제3연륙교를 '청라대교'라 하면 좋겠습니다."

    이에 맞서 영종도 주민들은 다리 목적 자체가 '섬'에 있다며 반발합니다.

    【 인터뷰 】 김요한 /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
    "대한민국 연륙교 지명의 70% 가까이가 섬 지명을 따르고 있습니다. 제3연륙교는 영종이라는 섬 지명을 기본 원칙으로 해야 합니다."

    가능한 이름으로는,

    【 인터뷰 】 김요한 /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
    "영종도에 하늘신도시가 있고 인천공항이 하늘을 상징하기 때문에 '하늘빛대교' '스카이브릿지' 정도가 될 수 있겠죠. 또 영종이 국제도시이니까 '영종국제대교',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안이 많이 있어서…."

    두 교량의 이름은 각각 한국도로공사, 인천시 지명위원회에서 1차 선정될 예정입니다.

    교량 이름은 일반적으로 한쪽 지역의 이름만 쓰거나 양쪽 지명을 모두 담는 경우, 아니면 양쪽 지명의 한 글자씩만 따서 합치거나 아예 지명이 아닌 제3의 이름을 쓰는 경우도 있는데요.

    월드컵대교나 이순신대교 같은 경우입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교량 이름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익숙하게 들릴지, 시설물의 위치와 목적이 얼마나 직관적으로 이해될 지가 중요한 기준이 돼야 한다고 조언하는데요.

    지역 간 마찰을 최소화하면서 이용자들에게 '잘 지었다' 소리도 들을 수 있는 최적의 이름이 도출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이강훈의 여긴 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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