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뉴공] 2022 카타르 월드컵, "다른 의견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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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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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달아오른 축제 열기.

    【 현장음 】대한민국 축구팬
    "생각보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너무 잘해서 감동했습니다."

    【 현장음 】사우디아라비아 축구팬
    "정말 흥분되고 행복합니다. 예상치 못한 승리인데…"

    최초의
    겨울 월드컵, 중동 개최, NO 알콜

    대회 총비용 약 267조 원.
    역대 가장 비싼 월드컵.

    하지만! 화려한 축제 뒤 계속되는 논란...

    【 현장음 】시위 참가자
    "우리는 카타르의 독재에 맞서기 위해 나왔습니다.
    그리고 카타르 여성, 성소수자, 이주노동자들에게
    사랑과 연대를 보내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알 고 보 자, '카타르 월드컵'



    지난 11월 20일 카타르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지구촌이 축구 열기로 들썩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세계 시선이 중동의 작은 나라 카타르를 향하는 이유.. 흥미진진한 축구 경기 때문만은 아닌데요.

    이번 월드컵에선 우리가 눈여겨볼 특이점도 많습니다.

    카타르는 지난 2010년 투표에서 미국과 접전 끝에 2022 월드컵 개최권을 따냈습니다.

    【 현장음 】제프 블라터 / 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2022년 월드컵 개최국은 카타르입니다."



    국토 면적은 우리나라 경기도와 비슷하고, 약 300만 명의 전체 인구 중 80% 이상이 이주 노동자인 나라.

    당시 카타르를 선정한 FIFA의 결정에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헨릭 셀린 / 미국 보스턴대 국제관계학과 부교수
    "월드컵이 지구촌 축제가 됨에 따라 각국과 각 대륙 간 화합을 도모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월드컵이 중동에서 개최된다는 점이 비판의 대상인 것이 아니라 개최국인 카타르가 인프라가 거의 없는 소국이라는 점이 문제인 거죠. 카타르가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됐을 때 많은 사람이 정말 놀랐습니다."

    개최지로 선정된 이후에도 카타르 월드컵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습니다.

    개최지 선정 과정은 뇌물과 비리 의혹으로 얼룩졌습니다.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를 자신했던 카타르는 지난 10여 년간 초현대식 경기장 8개와 호텔, 도로, 지하철을 건설했고, 공항을 확장했는데요.

    여기엔 2,2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갔습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카타르가 이주 노동자들을 혹사시켜 월드컵을 준비했다는 비판이 이어진 것이었죠.

    【 인터뷰 】나타샤 이스캔더 / '21세기 카타르 이주 노동자와 그 이후' 저자
    "카타르 내 전체 노동자의 약 절반은 건설 노동자입니다. 수백만 명의 노동자들이 우리 모두를 위해 월드컵을 건설하는 힘든 일을 한 것이죠. 이주 노동자들은 남아시아, 동아시아(북한인 포함),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심지어 멀게는 라틴 아메리카 출신이었습니다. 그들은 지난 10년간 매우 빠른 속도의 강도 높은 노동에 하루 10~12시간씩 장시간 시달리며, 임금 체불, 강제 노동, 학대에 노출된 채 특히 불볕더위로 인한 위험한 건설 환경에서 일해야 했습니다."

    【 인서트 】샤히드 알리 / 인도 출신 이주 노동자
    "다른 인도인들과 12시간 교대 근무했습니다. 카타르는 밤에 극한 추위가 찾아오는 12월과 1월을 제외하곤 날씨가 매우 더운데요. 찜통더위 속에서 일하는 것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해당 문제를 이슈화시키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영국 가디언의 보도였습니다.


    가디언은 작년(2021년) 2월, 월드컵을 앞두고 카타르에서 사망한 인도,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출신 이주 노동자 최소 6,500명이라고 집계했는데요.

    인권단체 '국제 앰네스티'는 이보다 많은 약 1만 5,000명의 이주 노동자가 사망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카타르 당국은 월드컵 경기장과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 이주 노동자 가운데 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이들은 40명이라며 반박했습니다.

    가디언과 앰네스티 모두 해당 집계가 카타르에서 월드컵 유치 이후 10년간 사망한 전체 이주 노동자의 수치임을 명시했듯 월드컵이 직접적 원인이 된 정확한 사망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열악한 근로 환경과 인권 문제만큼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 인터뷰 】헨릭 셀린 / 미국 보스턴대 국제관계학과 부교수
    "카타르의 인권 문제, 그러니까 경기장과 그 외 인프라 건설에 동원된 이주 노동자 처우를 둘러싼 문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데요. 이는 정당한 비판이라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나타샤 이스캔더 / '21세기 카타르 이주 노동자와 그 이후' 저자
    "온열 스트레스로 인한 사망이 많아서 사망자 수를 파악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카타르 당국은 정확한 수치 파악을 위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디언이 추정한 수치는 오히려 실제보다 낮은 것으로 보이고, 사망자나 부상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경기장과 부대 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과정에서 나온 탄소 배출량 등 이번 월드컵으로 인한 비싼 온실가스 대가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FIFA와 카타르는 이번 월드컵이 역사상 '최초'의 탄소 중립 월드컵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는데요.


    이번 월드컵으로 약 360만 톤의 탄소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했는데 이는 국제 환경단체 및 전문가들로부터 과소평가 됐다는 지적과 함께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린워싱 (green washing)
    실제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


    【 인터뷰 】헨릭 셀린 / 미국 보스턴대 국제관계학과 부교수
    "모든 인프라 건설과 수많은 사람을 실어 나르는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보세요. 특히 이번 월드컵은 이전과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더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든 경기장이 과연 장기적으로 계속 사용되며 정말 지속가능한 것으로 남게 될까. 저는 개인적으로 의심스럽습니다."

    사상 최초로 이슬람 국가에서 월드컵이 개최되면서 기존 대회와 달라진 점도 논쟁의 대상입니다.

    월드컵 관람을 위해 100만 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타르는 모든 축구팬을 환영한다면서도 방문객들에게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 또한 강조하고 있는데요.

    【 현장음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 카타르 국왕
    "축구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분들을 막지 않을 겁니다. 모든 사람이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즐기기를 바랍니다. 모든 분을 환영하지만, 우리 문화를 존중해주길 기대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매우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를 가진 이슬람 국가인 카타르는 주류 판매와 음주를 엄격히 규제하고 있습니다.

    당초 경기장 일원에서 티켓 소지자에 한해 맥주 판매를 허용키로 했었으나 해당 결정은 월드컵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두고 철회됐죠.

    개막 직전 판매 금지라는 날벼락을 맞은 월드컵 맥주 후원사는 팔지 못하게 된 맥주를 우승국에 주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맥주 없이 축구 경기를 관람하게 된 팬들 역시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겠죠.

    카타르는 또한 여성과 성소수자 인권이 취약한 국가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인서트 】독일 ZDF 인터뷰 중
    "동성애가 '하람'(haram)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서트 】칼리드 살만 / 카타르 월드컵 홍보대사
    "그렇습니다. 동성애는 이슬람교 율법에 따르지 않는 행동인 '하람'(haram)이며, 정신적 손상입니다."

    앞서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 내 7개국 월드컵 대표팀 주장들은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한다는 의미의 무지개색 완장을 차고 출전하기로 결의했지만, FIFA는 이를 금지했는데요.

    이를 두고 표현의 자유 억압이라는 비판까지 더해진 상황.

    【 현장음 】토니 블링컨 / 미 국무장관
    "표현의 자유 제한은 항상 우려스럽습니다. 다양성과 포용과 관련해서는 특히 그렇습니다."

    【 현장음 】다나 스피난트 / EU 집행위 대변인
    "무지개 완장의 숨겨진 의미를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유럽과 세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 현장음 】한지 플리크 / 독일 대표팀 감독
    "독일 대표팀 입장에서 무지개 완장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충격적이고 유감입니다. 무지개 완장은 인권과 다양성의 표시일 뿐만 아니라 독일 대표팀이 지향하는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독일축구협회는 FIFA의 '무지개 완장 금지' 조치의 합법성을 따지는 소송을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낼 계획을 발표했고, 유럽연합(EU) 의회는 지난 11월 24일, 카타르의 인권 상황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이처럼 유럽을 중심으로 거세지는 월드컵을 둘러싼 논란이 이슬람 문화에 대한 불만과 비난으로까지 이어지자 일각에선 서방 언론의 비판이 지나치다고 지적하며 카타르 문화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반론도 나옵니다.

    【 인터뷰 】자르카 팔베즈 압둘라 / 카타르 조지타운대 정부학 조교수
    "(예를 들어) 영국은 카타르와 FIFA를 가장 많이 비난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영국 BBC 방송은 월드컵 개막식을 중계하지도 않았어요. 반면 이슬람교도 학살을 지원하는 중국에서 개최된 베이징 올림픽은 적극적으로 중계했습니다. 이중잣대를 들이밀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문제는 단지 다른 문화라는 겁니다. 카타르에선 이를 허용하지 않는 법이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다름을) 존중해줘야 합니다."

    연인원 400억 명 이상이 시청하는 인류 최대의 스포츠 제전인 월드컵.

    이 거대한 산업을 통해 FIFA가 얻는 수익은 그야말로 천문학적입니다.


    최근 발표된 FIFA 자료에 따르면 카타르 월드컵과 관련해 FIFA는 이미 지난 4년간 75억 달러, 우리 돈 약 10조 1,000억 원의 수익을 냈다고 하는데요.

    엄청난 돈을 몰고 다니는 만큼 FIFA는 물론, 세계 각국은 정치적이거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월드컵을 이용해 왔습니다.

    개최국을 둘러싼 논란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앞서 카타르와 함께 2018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비리 의혹을 받아온 러시아는 월드컵 개최 당시 크림반도 강제 합병과 인권 문제에 대한 논란에 휩싸였고, 2014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은 경기장 신축으로 주민들을 강제 퇴거시켜 국제적으로 비판받았습니다.

    개막 전부터 인권 문제로 논란이 된 이번 월드컵 역시 '스포츠워싱 (sports washing)'에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 현장음 】모하메드 빈 하마드 알 타니 / 카타르 월드컵 유치위원장
    "카타르 월드컵이 중동의 역사와 FIFA에 큰 획을 그을 행사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 인터뷰 】자르카 팔베즈 압둘라 / 카타르 조지타운대 정부학 조교수
    "이렇게 다른 무슬림 아랍 문화권에서 행사가 개최된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곳 문화를 세계에 보여주고 우리가 타 지역인들을 환영한다는 것을 보여주죠. 여기서 더 중요한 건 세계 다른 지역에는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겁니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논란이 쏟아지는 가운데 월드컵이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 중요한 행사라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만큼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는 향후 중동은 물론 국제사회에서 강소국으로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인종과 이념, 문화, 종교를 뛰어넘는 인류 화합의 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이번 월드컵이 카타르를 비롯한 중동 내 인권 재고의 계기가 된다면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이는 전 세계가 월드컵을 관람하고 즐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할 겁니다.

    【 인터뷰 】나타샤 이스캔더 / '21세기 카타르 이주 노동자와 그 이후' 저자
    "월드컵으로 인해 발생한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뉴스 없이 우리 모두는 경기를 즐길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FIFA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중요한 교훈을 얻고, 앞으로 (월드컵) 유치 허가에 있어 인권과 노동권을 중심에 두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들의 개선을 촉구하고 긍정적인 변화에 FIFA가 앞장선다면 정말 멋진 일이지 않을까요?"

    [인터뷰]


    자르카 팔베즈 압둘라 (Zarqa Parvez Abdullah)

    -카타르 조지타운대 정부학 조교수

    -카타르 노스웨스턴대 객원교수 

    -前 카타르재단 중동지역학 연구원


    헨릭 셀린 (Henrik Selin)

    -미국 보스턴대 국제관계학 부교수

    -미국 보스턴대 유럽연구센터 특별연구원

    -'유럽연합과 환경정치' 저자

    -前 MIT 도시계획학과 지속가능한 환경정책 연구원


    △나타샤 이스칸더 (Natasha Iskander)

    -미국 뉴욕대 도시계획학 교수

    -'술이 있어야 인간이 되나? 21세기 카타르 이주노동자와 그 이후'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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