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르포] 열감지기도, 세면대도 없는 중소형 건설현장, '코로나19 비상'

서효선

tbs3@naver.com

2020-02-1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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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코로나19 감염이 국내에선 다행히 주춤해졌습니다만 중국 등에선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외국인 노동자가 많은 건설 현장에선 그래서 우려가 여전합니다.

    코로나19 대응 지침이 내려졌지만 작은 건설 현장은 충분한 손길이 닿지 못해 관리 사각지대에 놓였습니다.

    서효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이른 아침 서울 영등포구의 작은 건설 현장.

    힘 없는 면 천막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노동자들은 마스크도 없이 일하고 있습니다.

    【 INT 】건설현장 노동자
    "조그만 현장 다니니까 안 줘요. 일도 별로 없는데 무슨 마스크를 주고 그래."

    【 INT 】건설현장 노동자
    "큰 데는, 아파트 같은데, 1군 회사 이런 데는 다 하는데 이런 데는 개인이 하는 거라 없어요."

    코로나19를 예방하려면 손 씻기가 중요한데 공사 규모가 작은 현장엔 화장실조차 없습니다.

    【 INT 】건설현장 노동자
    "비누 설치 안 했지, 밑에 식당 있으니까 거기 가서 씻고 그래요."

    대형 현장은 입구에서 열감지 기계나 혈압 측정 기계로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를 관리하지만, 작은 현장엔 아무것도 구비돼 있지 않습니다.

    【 INT 】나덕철 / 중소현장 건설사 대표
    "작은 현장에서는 열감지 기계 비용 때문에 어렵기 때문에 저희는 거의 체크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노동자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일하는 사람이 매일 바뀌기 때문에 신원 관리를 안 하면 현장에서 확진자가 발생해도 추적이 어렵습니다.

    때문에 비자 점검을 피해 작은 현장만 찾아다니는 중국인 노동자들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 INT 】건설현장 관리자
    "공공 현장에 와서 추적을 당할 바에는 소규모 현장으로 가는 거죠. 거기는 신분보다 인력이 필요한 거죠. 불법인 줄 알면서도 쓰는 거고…."

    구청이나 보건소에서도 건설 현장에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지만, 부족한 물량 탓에 실제로 받은 이는 거의 없습니다.

    【 INT 】김구자 / 중국인 노동자
    "(마스크 준다는 거는) 문자로 받았어요. 실제로 받은 적은 없어요."

    게다가 한국어가 서툰 불법 체류자들은 지원 사실을 아예 모르거나, 알아도 신분 노출 걱정에 겁먹고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도 건설 현장에 대응 지침을 내렸지만 법적 강제성이 없어 실효성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TBS뉴스 서효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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