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빠가 변했다"‥교육 받았더니 재학대율 '뚝'

문숙희 기자

moon@tbs.seoul.kr

2020-11-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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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네. 이어서 문숙희 기자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조금 전 리포트를 통해 보셨습니다만, 아동학대 상담이나 교육을 받은 그룹에서는 재학대율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절반이나 낮았습니다.
    아동학대 가해자를 교육하고 상담하는 분을 문 기자가 만나고 왔죠? 실제 교육을 받고 달라지는 모습들을 현장에서 많이 보신다고요?

    【 기자 】
    네, 제가 만난 상담사는 학대는 지식의 부족, 그리고 양육 기술의 부족 때문에 발생하는 사례를 많이 봐왔다면서, 교육과 배움으로 올바른 양육 방법을 알아가면서 변화된 가정이 정말 많다고 말했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소개해드리면 아버지 홀로 아이 넷을 키우는 가정인데, 아버지가 체벌을 가하기도 했고,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폭언을 하면서 정서적인 학대를 가했습니다.
    그래서 우선 교육을 통해 아이들 각자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고 상황별로 아이들을 어떻게 양육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교육이 이뤄졌고요.
    또 스스로 감정 조절이 잘 안 돼 아이들에게 화풀이로 이어지지 않도록 분노조절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요. 가령 화가 날 때는 잠시 밖에 나가 걷고 온다거나, 물을 마신다거나, 거울을 보는 행동 등을 하면서 스스로 화를 삭일 수 있도록 나름의 해결방법을 찾아 나가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교육 이후에 아이들이 아버지가 대화하는 방식이 부드럽게 바뀌었다며 좋아했습니다. 아버지가 정말 많이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상담사의 이야기 들어보시죠.

    【 인터뷰 】권주영 팀장 / 서울성북아동보호전문기관
    "술을 드시고 집에 들어왔는데 그걸 참아내고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방에 들어가는 아빠를 보고 이 아이가 너무 좋았던 거예요. 그래서 얼마나 좋았으면 진짜 아빠가 나를 안 괴롭히나 해서 실제 방에 들어가서 아빠를 깨워도 봤대요. / 우리 아빠가 진짜 노력을 많이 하는구나하고 느끼는 거죠. / 아버님과의 상담, 아이들과의 만남 속에서 상담하는 과정에서 변화인 거죠."

    아버지 역시 홀로 아이들을 키우면서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했었는데, 교육 이후에는 상담사에게 '생명의 은인이다'면서 고마움을 표했다고 합니다.

    【 앵커멘트 】
    아이들도 아버지의 변화를 보고 좋아하고 아버지도 다시 살아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되고 가정이 다시 회복된다는 측면에서 교육이 참 중요하네요. 또 다른 사례도 있을까요?

    【 기자 】
    다른 가정은 방임 가정이었어요. 어린 아이들 3명이 있는 집이었는데, 아이들이 삼시세끼를 챙겨먹는 일이 매우 드물 정도로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옷은 빨래를 하지 않아 더럽거나 계절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다니고, 집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어 발 디딜 틈 없고 악취가 진동했습니다.
    아이들이 결국 부모와 격리조치 됐습니다.
    그런데 부모는 처음에 본인들이 학대를 하고 있는지 몰랐대요. 신체적 학대만 학대라고 생각했던 거고 아이들을 방치하는 것도 생계가 너무 바빠서 어쩔 수 없는 일로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통해서 학대가 무엇인지에 대한 인식을 정확히 세웠다고 합니다. 이후에 집을 깨끗이 치우고, 아이들의 의식주를 잘 챙기기 시작했고요. 아이들은 다시 가정으로 돌아가 부모와 같이 살게 됐습니다.

    【 앵커멘트 】
    처음에는 아이들이 분리됐다가 교육을 받고 부모에게 변화가 나타난 이후 아이들이 다시 가정으로 돌아간 거네요.

    【 기자 】
    네. 교육의 목적이 바로 그겁니다.
    격리를 한 다음에 가정으로 돌려보낼 때, 그 가정이 아이가 자라기에 건강한 환경이 돼 있어야 한다는 거죠. 그걸 교육을 통해서 만들어 나가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교육을 의무화하자는 건데요. 이를 통해 재학대율을 낮출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재 관련 법안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입니다.

    【 인터뷰 】고영인 의원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앞으로는 격리를 철저히하고 다시 재복귀할 때는 복귀할 수 있는 환경을 정확히 만들어서 해야한다는 것 하나, 그리고 부모들의 인식의 전환과 심리치료 등을 반드시 거쳐서 해야 한다는거 이를 경각심 가지고 하지 않으면 앞으로 재학대율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고 보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법 개정 관련해서는 얼마만큼이나 진행됐나요?

    【 기자 】
    지금 법안 소위에 들어가 있고, 올해 안에는 반드시 통과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요.
    사실 아동학대 피해 아동을 분리조치한다든가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한 다른 법안들은, 각 소과부처별로 취지에는 공감한다 해도 이견들이 있는데, 교육 의무 법안은 법무부나 복지부나 큰 이견이 없어서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법안이 통과되도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을 진행할 인력과 예산이 뒷받침돼야 하죠.

    그리고 제가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쭉 했지만 아동학대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육만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학대가해자와 피해자의 적절한 분리, 사후관리감독, 여러가지가 유기적으로 함께 가야 하는 거죠.

    【 앵커멘트 】
    네. 교육의 목적이 가정을 회복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것이라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지금까지 문숙희 기자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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