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청정지역 '옹진군 승봉도'의 설날은?

정선미 기자

tbscanflysm@tbs.seoul.kr

2021-02-1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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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수도권 유일의 코로나19 청정지역, 인천의 옹진군인데요.

    코로나 청정지역 답게 올해 설은 철저한 비대면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옹진군 승봉도의 설날 풍경을 정선미 기자가 담아 왔습니다.

    【 기 자 】
    【 현장음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할아버지가 준영이를 보고 싶어서 죽겠어."
    "할머니가 세뱃돈 보냈으니까 어디 나가지 말고 맛있는 거 사 먹고 장난감도 사고 그래."

    고사리 같은 손주의 손을 잡고 볼을 비벼본 지 반년이 넘었습니다.

    혹시나 아이들에게 해가 될까 지난 추석에 이어 이번 설까지 오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명절에 가족과 함께 할 수 없는 쓸쓸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 인터뷰 】황영욱 / 승봉도 이장
    "사실 표현을 안 하지만 좀 쓸쓸해요. 모처럼 만의 명절인데 애들이라도 왔다 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여객선을 타게 되면 사람들이 많잖아요. 무증상 코로나 환자가 있다고 하잖아요. 그러니까 걱정이 되는 거예요. 그래서 아예 오지 말아라."

    예년 같으면 스무 명 가까운 대가족이 한 상 가득 차려 놓고 왁자지껄하게 보냈던 설.

    하지만 오늘은 노부부만 단촐히 떡국을 앞에 두고 마주 앉았습니다.

    【 현장음 】
    "나물도 안 하고 그냥 김치 해서 먹읍시다"

    섬 주민 60%가 코로나19에 취약한 65세 이상 노인.

    먹을거리를 사고 머리를 자르고 병원 진찰을 위해 자주 찾던 인천도 어르신 대부분이 발걸음을 끊었습니다.

    【 인터뷰 】신형월 / 승봉도 주민
    "내가 아무리 인천을 가서 깨끗이 하고 온다고 해도 그래도 걱정이 되잖아.
    그래서 한 번도 못 나갔어, 우리. 1년을 한 번도 못 나갔어. 그래서 연골 주사도 못 맞아서 아파 다리가."

    올해로 87세 황인균 주민은 매일 찾던 노인회관을 가지 못해 집에서만 지내는 생활이 답답하지만 이렇게 얘기합니다.

    【 인터뷰 】황인준 / 승봉도 주민
    "절대 많이 모이는데 가지 말아야죠.
    마스크는 그냥 쓰고 다녀야 하고
    각자 조심하면 아무래도 덜할 거 아니야, 없어질 거 아니에요."

    코로나19가 사라져야 볼 수 있는 그리운 자식과 손주들에게 건네는 한 마디.

    【 인터뷰 】신형월 / 승봉도 주민
    "희태야 소연이 다 코로나 조심 잘하고 해서 잘 댕기고 건강해, 우리 딸도. 코로나 지나고 다 또 만나보자."

    【 현장음 】
    "고향을 찾아주신 선배님과 후배님들께서도 가시는 날까지 마스크를 착용하시고…."

    【 스탠딩 】
    코로나 청정지역을 지켜낸 힘은
    '쓸쓸함까지 견디어 낸 인내'였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은 코로나 속에 하얀 소의 해가 밝았습니다.

    우직한 소처럼 방역을 지키는 옹진군 사람들의 모습, 2021년 우리 모두가 기억해야 할 자세입니다.

    TBS 정선미입니다.

    #코로나_청정지역 #옹진군 #승봉도 #청정지역의열쇠 #인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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