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삶이 묶인 여행업계 "막노동하며 버팁니다"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1-02-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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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코로나19로 우리 사회 곳곳의 발길이 묶였고, 그 발길이 곧 삶이었던 여행업은 1년이 넘도록 얼어붙어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행업계는 번번이 정부의 지원에서 소외돼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조주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우리는 일상을 잠시 벗어나는 여행이 중단됐지만, 여행업 종사자들은 생업이 사라졌습니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따르면 여행업체 3곳 가운데 1곳이 운영을 멈췄고, 매출은 평균 90% 이상 줄었습니다.

    최소 만 6천 명이 일자리를 잃었고, 휴직자까지 포함하면 4만 5천 명 이상이 일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영 / 여행 가이드
    "관광객이 하나도 없어서 먹고 살아야 하니까 인천에서 건설업 일용직을 나가고 있어요. 앞으로 막막한 게 사실이죠."

    지난 1년간 각 업계의 현실을 고려한 맞춤형 기준이 나왔지만, 여행업계는 그대로입니다.

    입국 시 자가격리 2주 규제는 10달 넘게 이어지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입니다.

    매출이 없어 대출을 받아 임대료와 직원 보험료 등을 내고 있지만, 집합제한이나 금지 업체로 분류되지 않아 정부 지원도 거의 받지 못합니다.

    【 인터뷰 】 김명섭 / 여행114 대표이사
    "여행사는 자의 반 타의 반 집합불가 업종이에요. 할 수가 없는 업종이에요. 2,3차 (재난지원금)뿐만 아니라 4차 때도 여행업은 소외됐단 말이에요. 그건 모순이잖아요. 여행업은 지난 1년 동안 매출이 제로였단 말이죠."

    여행업의 특성상 가장 중요한 인적 네트워크도 대부분 끊긴 상태라 이후 부담도 큽니다.

    【 인터뷰 】 유경호 / 삼성투어스 여행컨설턴트
    "보이는 물건을 파는 게 아니잖아요. 서로 믿고 일을 하는 거고 인맥이 가장 중요하거든요. 일 년 넘게 손님 전혀 받지를 못하다 보니까 그분이 이 업종에 계속 있는지 확인도 안 되고…."

    여행업 종사자들은 고용유지 차원의 지원을 넘어 여행업 인프라가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 스탠딩 】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선 회사가 있어야 하고, 회사가 버티기 위해선 여행업의 생존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겁니다.

    우리여행협동조합 등 여행업계는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단체 행동을 이어오며 여행업을 재난 업종으로 명확히 지정해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신용 대출을 확대해달라고 정부 측에 촉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장한 / 우리여행협동조합 이사
    "지금이라도 여행업계의 피해 실태를 제대로 파악해서 적극적으로 지원을 좀 해주셨으면…. 관광 산업의 재난업종 지정, 지원을 위한 특별법 같은 것도 만들어줘야 여행업종이 생존을 할 수 있겠죠."

    또 장기적으로는 자가격리 기간 축소와 손실 보상, 우수 방역 국가끼리 격리 면제 등 여행업의 숨통을 틔워주는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지자체는 '회생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재난 시 국가가 관광업계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막노동을 하고 택배를 하고 은행권에서 대출받아서 유지하고…. 내년 이맘때쯤 되면 아마 폭발적으로 여행수요가 늘겠지. 그 희망 하나로 버티는 거거든요."

    TBS 조주연입니다.

    #코로나19 #여행업계 #여행가이드 #여행은언제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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