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청량리 여인숙·구치소 감시탑 꼭 남겨야하나요?”…해법은

유민호 기자

mino@tbs.seoul.kr

2020-09-1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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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서울 곳곳에선 낡은 건물과 아파트를 철거하고, 그 위에 새 주거단지나 업무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 진행 중입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건물과 시설을 보존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낡고 사람들이 피하는 것을 굳이 남겨야 하느냔 건데 해법은 없는지 유민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초고층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

    재개발 움직임 속에 아직 철거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낡은 건물들이 있습니다.

    서울시가 여인숙으로 쓰였던 일부 한옥과 건물을 보존해 역사생활문화공간인 ‘여행자 마을’ 조성하기로 해섭니다.

    새 아파트 입주를 앞둔 사람들을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거센 상황.

    과거 성매매업소가 모여 있던 청량리역의 이미지가 떠오를 거란 지역 주민의 시선도 곱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명준 / 서울 전농동
    "굳이 역사에 남겨서 어떤 효과를 볼 수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렇게까지 해서 남길 필요가 있는지 저는 좀 회의적인…"

    장소의 흔적을 모두 지우는 전면 철거가 꼭 답은 아니란 반응도 나옵니다.

    【 인터뷰 】 김영자 / 서울 전농동
    "무언가를 싹 없애고 새로 세우는 게 꼭 좋은 것 같진 않아요. 있는 것은 있는 대로 같이 공존하는 게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송파구 가락동에 있는 옛 성동구치소 부지에도 같은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 스탠딩 】
    "이곳에는 내년까지 신혼희망타운을 포함해 천300가구 규모의 주택이 공급될 계획입니다."

    구치소 감시탑과 담장 일부를 남기겠단 계획이 추진되고 있는데, 주민들은 범죄자를 가뒀던 시설에 무슨 의미가 있느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도시의 흔적 보존을 둘러싼 갈등이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이공희 / 국민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보존하고 기억하려는 인간의 본성은 같지만 이견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것을 기억할 것인가도 다를 수밖에 없고 그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역 주민이 배제되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는 현재 구조를 개선해야 한단 조언입니다.

    【 인터뷰 】 설유경 / 동양미래대학교 건축과 교수
    "흉물인 채로 남아 있는 게 아니라 그것이 주변에 좋은 가치로서 역할을 하게 되고 그렇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게 필요해요. 시각화되고 구체적인 자료를 가지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청량리역 여행자마을 조성 관련 심의는 이르면 다음 달 열릴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에서 이뤄질 전망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주민들의 반대 의견을 반영해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BS 유민호입니다.

    #청량리 #성동구치소 #재개발 #정비사업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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